성능은 챔피언 인기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특히 더 높은 티어를 목표로 달리는 랭크 게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무조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챔피언의 성능은 주로 승률 통계를 통해 추측해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승률은 높지만 픽률이 낮은 챔피언들은 어떤가요? 챔피언의 성능은 좋지만 외모나 재미 같은 요소가 부족해 인기가 덜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에는 랭크 지표를 중심으로 승률이 높지만 픽률이 적은 챔피언들을 살펴봤습니다.


▲ 승률은 높은데... 픽률은 왜? 고승률 저픽률 챔피언들


■ 벌레 같은 외모 때문일까? 상반된 성적표 보여준 '스카너'

오랫동안 유저들과 함께한 '스카너'는 과거 대회에도 자주 등장한 챔피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회는 커녕 일반 랭크 게임에서도 보기 어려운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스카너'의 최근 일주일 동안 랭크 승률은 52.8%로 전체 2위였지만, 픽률은 0.9%로 밑에서부터 3위를 차지해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정도면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승률에 대해 더 이야기하자면, 사실 '스카너'의 고승률을 꽤 오래된 이야기 입니다. 과거 10.15 패치와 10.16 패치에서 핵심 스킬 '수정 베기(Q)'와 하드 CC '균열(E)'이 개선된 '스카너'는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률은 1%대를 머물며 비인기 챔피언 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 이미 꽤 오래된 패치 이후 승률은 지속적으로 높았던 '스카너'


이처럼 '스카너'가 비인기 챔피언에 머무는 이유는 뭘까요? 정확히 꼬집어 말하긴 어렵겠지만, 여러가지 후보가 있습니다. 먼저 '뚜벅이'이라는 점입니다. '스카너'는 자체적인 이동 속도 증가 스킬이 있고, 수정 근처에서는 더 빨라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한정적일 뿐이고, 결정적으로 순간 이동 능력이 없어 적이 대처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랭크 티어가 높아질수록 더 체감되기 쉬운 단점입니다.

또한 '스카너'의 상징과도 같은 궁극기 자체도 '스카너'의 한계로 꼽힙니다. CC 무효화 기술이나 '수은 장식띠' 등을 통해 대상이 탈출해 버리면 '스카너' 픽 자체의 의미가 상당히 퇴색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래전 변경된 궁극기 판정으로 발동 되던 궁극기도 취소되곤 하는 점이 '스카너' 기피의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번외로, 현재까지 오래된 챔피언 대부분이 일러스트 교체를 받은 적이 있지만, '스카너'는 기존 일러스트를 유지하고 있는 구식 챔피언 중 하나라는 점도 어쩌면 비인기의 원인 중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 하네요.


▲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해야하지 않을까? 그래도 이기는건 잘하는 '스카너'


■ 챔피언의 한계? 승률은 1위, 픽률은 평균 이하 '말자하'

'말자하'는 어느정도 '스카너'와 비슷한 단점을 공유하는 케이스입니다. 챔피언의 전체적인 성능은 좋은 편이지만, 다소 밋밋한 스킬 구성과 한계로 높은 수준에서는 다소 선호도가 떨어지는 챔피언입니다.

현재 '말자하'는 랭크 전체 승률 53%로 전체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픽률은 2.5%에 머물며, 높은 승률에 비해 저조한 픽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승률대비 낮은 픽률은 '말자하'가 유저들에게 매력을 어필하지 못했다는 방증이겠죠.


▲ 다이아 티어에서는 더 낮은 픽률을 기록한 '말자하' (통계 출처: https://lolalytics.com)


'말자하'의 한계는 '스카너'와 유사합니다. 상대를 제압하는 궁극기 '황천의 손아귀'는 '말자하'의 핵심 능력이자, '말자하'를 선택하는 이유이지만, '수은 장식띠'와 같은 CC 무효화를 통해 해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상대에게 특정 아이템을 강제할 수도 있긴하지만, 그를 통해 얻는 이득보다 '말자하'의 강점이 지워지는 점을 아쉬워 하는 편이죠.

다소 평이한 스킬 구성도 '말자하'의 비인기에 한몫 하는 듯 합니다. '스카너' 이상의 '뚜벅이' 챔피언인 '말자하'는 제자리에서 스킬을 뿌립니다. '재앙의 환상(E)'은 유닛 처치 시 자동으로 옮겨가는 스킬이고, '공허의 무리(W)'는 거의 자동 공격하는 '공허충'을 꺼내는 스킬이고요. 여기에 스킬을 사용할 때 주춤 거리는 모션도 '말자하'의 굼뜬 컨트롤의 원인이 되곤 합니다.

또, '공허충'을 부리는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공허충'을 제거하기 쉬운 상대에게는 '공허충'이 빠르게 제거 되어 라인 클리어나 딜 교환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카운터를 의식하기도 해야 합니다.


▲ 평이한 스킬 구조가 한계로 꼽히는 '말자하'


■ 프리시즌 관심도 잠시, 제자리 찾아가는 '클레드'

'클레드'는 한동은 높은 승률과 낮은 픽률을 꾸준히 유지해 온 챔피언입니다. 승률은 대부분의 기간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픽률은 일정 수준을 찍은 후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해 왔죠.

현재 '클레드'는 랭크 승률 52.2%로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프리시즌 아이템 변경 업데이트 이후에도 의외로 '태양불꽃 방패'와 잘 어울린다는 점과 변경된 아이템들이 '클레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 '클레드'의 고승률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앞선 두 챔피언과 달리, 다이아 티어에서 오히려 더 높은 픽률을 기록한 것도 '클레드'의 특이점입니다.


▲ '클레드'는 오히려 다이아 티어에서 자주 선택 됐다
(통계 출처: lolalytics.com)


그렇지만 여전히 전체적인 픽률을 보았을 때 '클레드'는 비인기 챔피언에 속하는 편입니다. 도마뱀 '스칼'을 탔다가 내리고, 궁극기로 순식간에 달려갈 수 있어 재밌어 보이는 챔피언인데도 왜 잘 선택되지 않는 걸까요?

이는 아무래도 '클레드'의 라인전이 챔피언 상성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클레드'는 붙어 싸우는 챔피언들과는 재밌는 전투를 펼칠 수 있지만, 강한 견제 능력 등 '클레드'를 봉쇄할 수 있는 챔피언들에게는 고통스러운 라인전이 강요 됩니다.

이와 더불어 '스칼'에서 낙마할 경우, 챔피언 성능이 크게 약화 되는 점도 '클레드'를 다룰 때 느끼는 스트레스 중 하나입니다. 아슬아슬하게 다시 '스칼'을 탑승해 역전하는 것은 '클레드'의 최고 재미기도 하지만, 계속 밀리는 상황에서는 '스칼'을 타기까지 끊임 없이 괴롭힘을 당하는 상황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 "이 배은망덕한 녀석!" 상대에 따라서는 낙마 상태가 계속 될 수 있는 '클레드'

▲ 극단적인 라인전이 스트레스? 저조한 '클레드'의 픽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