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팀이 중간 순위 1위를 두고 대결할 줄 그 누가 알았을까. 여전히 우승 후보급 기량을 선보이는 젠지와 미드 보강으로 확 달라진 농심 레드포스가 2021 LCK 서머 스플릿 8일 차 2경기서 맞붙는다.

젠지의 전통 승리 공식은 다음과 같다. 라인전에서의 이득을 필두로 묵직한 운영을 펼쳐 상대를 서서히 제압하는 것. 그러나 스프링 스플릿에서 그들은 초반이 설계한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엇비슷한 양상으로 중반에 진입했을 시 이렇다 할 마무리 일격을 날리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기가 꽤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서머 스플릿에선 다르다. 서서히 상대의 목을 조르는 대신 적극적으로 때려눕히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시즌 초반이긴 하나 젠지는 경기당 킬-포탑 파괴-분당 대미지 등 공격적인 수치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날과 달리 화끈한 한 방을 노리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


농심 레드포스는 '고리' 김태우 영입이 신의 한 수였다. 농심 레드포스가 자랑하는 매운맛 한타에 가장 잘 어울리는 그는 벌써 네 번의 MVP로 선정됐을 정도다. 가장 큰 약점이 보완되자 '피넛' 한왕호도 날개를 달았다. 숙련된 베테랑인 만큼 출중한 상황 판단 능력이 돋보였는데, 초중반 플레이 메이킹에는 항상 '피넛' 한왕호의 한 방이 있었다.

이번 대결의 핵심 라인은 단연 봇이다. '룰러' 박재혁과 '덕담' 서대길 모두 이즈리얼을 극단적으로 선호하기에 밴픽 수 싸움부터 치열하겠다. 다만 지난 경기의 라인전 단계서 '룰러-라이프' 듀오는 kt 롤스터를 찍어눌렀고, '덕담-켈린' 듀오는 DRX에게 고전한 것이 신경 쓰인다. 이즈리얼을 잡은 '덕담' 서대길의 후반 캐리력은 확실하지만, 그 순간이 올 때까지 젠지가 기다려줄지 의문이다.

전반적인 기본 체급은 젠지가 한 수 위처럼 느껴진다. 지난 스프링 스플릿에서 벌였던 두 번의 대결에서도 젠지가 모두 2:0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농심 레드포스의 최근 기세는 그 어떤 예측도 불허한다. 한 팀은 4연승을 달성하고, 한 팀은 3연승이 끊기는 희비가 크게 갈릴 승부에서 마지막에 웃는 팀은 과연 어디가 될까.


■ 2021 LCK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 8일 차 일정

1경기 리브 샌드박스 vs 한화생명e스포츠 - 18일 오후 5시
2경기 젠지 e스포츠 vs 농심 레드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