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리얼이 이번에는 '부서진 여왕의 왕관(이하 부여왕)'을 선택했습니다. 협곡에 부여왕이 처음 추가된 11.23 패치 당시 4.5%에 불과했던 부여왕 픽률은 계속해서 증가 추세를 기록했습니다. 결국 현재 12.1 패치에서는 신화급 아이템 픽률 43.1%로 신파자(픽률 21.5%)를 재치고 이즈리얼이 가장 선호하는 신화급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부여왕 빌드가 단순히 선택률만 높지는 않습니다. 신화급 아이템으로 기존의 신파자를 선택할 경우 승률은 49.1%로 5할 주변에 머물렀지만, 부여왕을 선택한 이즈리얼은 56.1%로 높은 승률을 기록하며 통계적으로 부여왕 빌드가 신파자 빌드보다 승률과 픽률을 모두 앞섰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부여왕이 하향된 11.24 패치 이후에도 지속되면서 많은 유저들이 이즈리얼을 플레이할 때 부여왕을 즐겨 선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신화급 아이템에서 신파자를 누르고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부여왕 (통계 출처: lolalytics.com)


부여왕이 이즈리얼에게 좋은 옵션으로 꼽히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싼 가격으로 빠르게 아이템을 완성할 수 있고, 강력한 생존기를 보유한 이즈리얼에게 추가적인 보호 효과로 암살 저항력과 교전 지속력을 올려 줍니다. 정수 약탈자-마나무네로 충분히 대미지를 뽑아내고 얼어붙은 심장을 올려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과 비슷하죠.

부여왕은 마법사 챔피언을 위한 아이템으로 설계 되어 일반적으로 원거리 딜러에겐 쓸모 없는 주문력을 제공하지만, 모든 스킬에 AP 계수가 있는 이즈리얼에게는 분명한 활용도가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스킬 가속 역시 이즈리얼에겐 중요 옵션이고요. 신화급 패시브로는 제공되는 전설 당 이동속도 증가는 이즈리얼의 거리 조절에 어느정도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 싼 가격, 뛰어난 보호 효과, 스킬 가속 등 의외로 어울리는 아이템 구성


단, 높은 승률의 부여왕 빌드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의 신파자 빌드를 그대로 놓고 비교하는 것은 다소 부적절한 부분도 있습니다. 아이템 구성 시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먼저 기존의 신파자 빌드는 첫 코어로 신파자부터 구입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부여왕 빌드는 정수 약탈자-마나무네 이후 3코어로 부여왕을 완성합니다.

따라서 부여왕 빌드는 이즈리얼이 3코어를 완성한 중후반을 기준으로 통계에 잡히게 되는데, 이는 이즈리얼이 게임내 가장 강한 타이밍이기도 하여 자연스럽게 부여왕 빌드가 통계상 높은 승률을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이즈리얼의 승률 변화가 가장 컸던 것은 선제공격 룬 대세가 된 11.23 패치로, 부여왕 빌드가 대세가 된 11.24~12.1 패치에선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습니다.


▲ 이즈리얼의 전체 승률은 크게 변화하진 않았다 (통계 출처: OP.GG)


이즈리얼은 원거리 딜러로 분류된 챔피언들 중 가장 이질적인 챔피언입니다. 과거 정글 아이템으로 분류 되었던 도마뱀 장로의 영혼(도장영)이나 룬 글레이브 유행에 중심에 있었고, 일반적인 원딜 아이템 보다 여눈 빌드를 선호하는 챔피언이기도 하죠. 도벽이나 선제공격처럼 특수한 룬을 활용하는 것도 원딜 중에서는 이즈리얼이 가장 활발합니다.

이는 짧은 쿨타임, 긴 사거리, 온힛이라는 특수한 효과를 가진 신비한 화살(Q)을 기반으로 한 이즈리얼의 독특한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또 새로운 마법사 아이템에 눈독을 들인 이즈리얼은 라이엇 게임즈 밸런스 팀에 항상 의문을 안겨주는 골칫거리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