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시끌시끌하다. e스포츠 종목 중 리그오브레전드 국가대표를 뽑는 과정이 순탄치 않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주도적으로 움직였던 이번 리그오브레전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 과정은 현재 단점만 드러낸 상태다. 갑자기 선수 '차출'에서 '평가전 등 훈련을 보고 선발'하겠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고, 이를 광주 e스포츠 경기장에서 한다고 급하게 발표했다. 또한, 경기력 향상 위원회와 소위원회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공개하지 않아 팬들에게 질타 받았다. 이에 한국e스포츠협회는 20일, 리그오브레전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소집훈련을 조기 종료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다. 이번 리그오브레전드 국가대표 선발 과정은 다른 전통 스포츠 종목들과 비교해봤을 땐 어떤 차이가 있을까.


1. 급하지 않은 야구


야구는 누가 뭐래도 국민 스포츠다. 가장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스포츠 종목이며, 그만큼 국가대표에 거는 기대 역시 크다. 아마 축구와 더불어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종목이 아닐까.

야구 국가대표팀이 선발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이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되어있는 규정을 요약한 것이다.

- 위원회는 선발일정 등 세부사항을 결정하고 국가대표 선발 결과를 심의한 후 후보자를 추천하면 본 협회장은 추천받은 후보자를 국가대표로 선발하고 체육회의 승인을 받아 확정한다.
- 국가대표가 선발되면 즉시 선발 사유 및 과정 일체를 포함한 선발개요를 공고해야 한다.
- 선발은 객관적인 경기력 지표를 기준으로 하되, 국가대표 지도자의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
- 결원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차 순위를 선정해야 한다.
- 선발된 선수나 그 소속팀이 국가대표 소집 훈련이나 대회 출전에 불응하면,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의결로 해당 팀의 지도자 및 선수를 국가대표 선발 시 제외할 수 있다.

이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야구 국가대표팀 선발 과정은 1월 감독 공개 모집 공고와 함께 막을 올렸다. 2월말엔 감독이 선임되었고 4월 초에 총 172명의 예비 명단 발표가 있었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섞인 대규모 예비 명단이었다. 이들은 각종 지표 등을 토대로 면밀한 검토를 받게 되며 최종 선발될 24인은 9월 중에 소집되어 훈련을 받는다. 이후,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출국한다.

문제는 야구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인원들은 각 구단의 핵심 전력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아무리 24세 이하에 프로 경력 3년 이하인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꾸린다곤 하지만, 와일드카드 제도도 있고 어리지만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들도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는 한창 프로야구 순위 경쟁에 중요한 9월 중에 소집 훈련과 아시안게임이 진행된다는 점과 맞물린다. 그렇기에 야구 프로리그 팬들 역시 국가대표가 선발될 때마다 불만을 토로한다.



2.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까지, 축구


야구가 프로리그 중 가장 관심도가 큰 종목이라면, 축구의 경우엔 국제전에 가지는 팬들의 기대가 하늘을 찌른다. 그만큼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발에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이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U-23 대표팀에게도 마찬가지다.

축구 국가대표 선발 과정은 어떨까. 다음 내용 역시 대한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국가대표 선발 관련 규정을 요약해둔 것이다.

- 국가대표 코치진은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기준'에 따라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또는 기술발전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 구단에 속한 지도자라면, 소속 구단장은 특별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한다. 선발과정 및 결과는 5년 동안 공개된다.
- 선발된 감독은 선수 소집일정과 훈련계획을 작성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 국가대표 명단에 포함된 선수와 그 소속팀은 협회의 소집 요청에 따라야 한다. 부상 등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면 불참 가능하다.
- 소집일 7일 전까지 선수 및 소속팀에게 개별적으로 서면 통보한다. 팀이나 선수는 통보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참가 여부를 협회에 서면 통보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U-23 대표팀은 조금 더 일찍 개막하는 AFC 아시안컵 일정도 소화한다. 따라서, 대한축구협회는 현 황선홍 감독을 이미 작년에 선임한 상태다. 황선홍 감독은 아시안컵 예선을 치르면서 국가대표 명단을 매번 조금씩 수정해나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매회 소집 훈련에 동원되는 선수 명단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두 대회를 순차적으로 치러야 하는 만큼, 소집 훈련이 꾸준히 진행되어야 하는데 시즌 일정과 맞물려 쉽지 않은 모양이다.



3. 선발 과정 비슷하지만... 농구


농구는 상대적으로 국제대회가 적은 편이다. FIBA에서 개최하는 농구 월드컵이 있긴 한데, 우리나라 대표팀과는 유독 인연이 없는 대회다. 하지만 아시아권에서 한국은 농구 강국으로 손꼽힌다. 또한, 종목 자체도 국내에서 인기 종목에 속하기 때문에 국가대표 관련 이야기는 항상 팬들의 주목을 받는다.

대한농구협회 역시 공식 홈페이지에 국가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 대한 규정을 공개해뒀다.

- 지도자는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선발 일정 등 세부사항 정해서 후보자 평가일 한달 전에 공고한다. 이사회에서 선발하고 체육회에서 확정한다.
- 선수는 경기력향상위원회가 경기력 지표들을 참고해 선발하되, 지도자의 추천을 받아 선발할 수도 있다.
- 경기력향상위원화가 선발 결과를 심의한 후 후보자를 추천하면 협회장이 최종 승인하고, 체육회가 대표선수 명단을 확정한다.

다른 종목들과 절차가 같다. 그리고 농구 역시 축구와 마찬가지로 작년에 대표팀 감독과 코치진 선임을 마쳤다. FIBA 올림픽 예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재 농구 대표팀의 공식 일정은 없다. 선수단의 연이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올림픽 예선에서 실격했기 때문이다. 이후, 따로 공개된 대표팀의 공식 일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