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오는 9일 오후 9시, LCK 스프링 챔피언 젠지가 '2023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 브래킷 스테이지의 포문을 엽니다. 유럽의 맹주 G2 e스포츠를 상대로 첫 경기를 펼칠 예정이죠. 같은 라인에 또다른 LCK 팀 T1도 있어 MSI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말, 젠지 사옥에서 '딜라이트' 유환중 선수와 '무성' 김무성 코치를 만났습니다. 모 스카우터의 강력한 추천으로 두 사람을 함께 인터뷰 자리에 초대하게 됐는데요. '딜라이트' 선수가 부침을 겪을 때 '무성' 코치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아낌없이 지도하고 격려했고, 이후 '딜라이트' 선수는 우리가 아는 플레이오프의 '딜라이트'로 거듭났다는 후문입니다.

제보가 사실인지 인벤이 직접 '딜라이트' 선수와 '무성' 코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우승 후의 휴가라 더 달콤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지내셨나요?

'딜라이트' : 대회 끝나고 집에서 2~3일 정도 있다가 다시 연습실로 와서 남아있는 사람들이랑 놀았어요. 같이 일본 여행도 다녀왔고요. 집에 가면 저만 부엉이 패턴이라 잠자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어서 일찍 복귀했습니다.

'무성' : 대부분 숙소에 있었습니다. 집에는 컴퓨터도 연결이 안 되어 있고, 숙소가 더 편해서요. 숙소서 넷플릭스를 보거나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면서 지냈습니다.


Q. 이번 스프링은 예상을 뛰어넘은 우승이라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을 것 같은데요.

'딜라이트' : 친구들, 프로게이머 친구들, 전 팀원들에게서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당시에는 많이 좋았는데, 하루 이틀 지나니까 감정이 다시 우승하기 전처럼 푹 꺼지더라고요. 그래도 나도 우승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던 것 같습니다.

'무성' : 작년 서머는 우승할 거라는 확신이 어느 정도 있어서 마냥 행복했다면, 이번 스프링은 예상치 못한 선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많이 행복했어요.


Q. 분명 우승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을 거예요. 먼저 그 출발점, 젠지 리빌딩에 대한 이야기로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해볼게요. '딜라이트' 선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젠지행을 택했다고 들었어요.

'딜라이트' : 원래는 다른 팀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젠지 손창식 스카우터님에게 연락이 왔어요. 제 생각에 나는 아직 어리다고 생각해서 당장의 돈보다는 경험을 우선으로 두고 젠지를 선택했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게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Q. '무성' 코치는 '딜라이트'라는 선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요?

'무성' : 별생각이 없었는데...

'딜라이트' : 코치님, 저 몰랐잖아요(웃음).

'무성' : 저는 별 생각 없었는데, 젠지에서 내부적으로 포텐이 있는 선수라는 이야기를 했고요. 주위에 아는 선수들에게도 물어봤는데, 충분히 잘하는 선수라는 말이 많아서 안심했습니다.


Q. 사실 제가 이렇게 두 분을 함께 모신 이유가, 케미가 상당하는 제보를 받았기 때문이에요. 벌써 조금씩 드러나는 것 같은데, 두 분 좀 친하신가요?

'딜라이트' : 제가 원래 숙소를 1층에서 '페이즈' 선수랑 같은 방을 쓰려다 열도 많이 타고, 코도 골아서 각방 쓰는 2층을 쓰게 됐어요. 근데, 코치님도 2층을 쓰거든요. 4시까지 게임하고 퇴근하면 맨날 코치님 방 가서 힘들다, 힘들다 했어요. 그러면서 친해진 것 같습니다.


Q. 코치님은 매일 새벽 찾아오는 '딜라이트' 선수가 어떠셨나요?

'무성' : 보통 스크림을 하고 다서 그날 하루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많았으니까 저도 공감 가는 내용도 있었고, 때로 하지 말아야 할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으면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기도 했어요. 가끔은 공감도 해주고요.


Q. 코치님의 이런 케어가 많은 도움이 됐나요?

'딜라이트' : 코치님이 항상 쟁취해야 한다는 말을 해요. 그때마다 의욕이 생겨서 보여줘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Q. 두 분의 케미 기대할게요. 그럼 다시 인터뷰로 돌아와서, 사실 개막 전이나 시즌 초반에는 스크림 성적이 예상보다 더 안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상황을 되돌아보자면요?

'딜라이트' : 일단 처음에 저는 '페이즈' (김) 수환 선수와 3일 동안 말을 안 한 채로 스크림을 했던 것 같아요. 동생한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잘 몰랐거든요. 그리고, 인게임적으로는 전 팀에 있었을 때 맡았던 임무와 젠지에서 맡아야 하는 임무가 달라서 그 길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그래서 초반에 힘들지 않았나 싶어요.

'무성' : 수환이 같은 경우는 스크림 초반에 CS를 정말 많이 놓쳤던 게 기억이 나요. 또, 저희 상체가 경력도 많고, 커리어도 어느 정도 쌓여 있어서 바텀 듀오는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 있었어요.


Q. 스크림이긴 하지만, 어쨌든 결과가 안 좋으면 안 좋은 분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잖아요. 그런 문제는 없었나요?

'무성' : 저는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딜라이트' : 그런 게 있었어요. '뉴-젠지.' 스크림을 너무 져서 선수들끼리 이렇게 가면 큰일 난다고 억지로 텐션을 올렸어요. 우리는 내일 다시 새롭게 태어난다고 뉴-젠지라고 장난치면서 분위기를 좀 끌어올리려고 했습니다.

'무성' : 선수들뿐만 아니라 감독-코치들도 같이 즐겼습니다. 스프링 초반부터 엄청 잘할 거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던 게 아니라 궁극적으로 이기는 팀이 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스크림에서 졌다고 해서 분위기가 나빠지지는 않았어요.


Q. 경기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도 궁금한데요.

'딜라이트' : 일단, 처음에는 게임을 보는 시야도 좁았고, 주도적으로 플레이를 한 적이 별로 없어요. 바텀에서 둘이서 서로 의견을 내면서 게임을 했던 경우가 거의 없이 끌려다니기만 했죠. 그런데, 1라운드 후반에서 2라운드 들어가는 시점부터 주도적으로 게임을 하면서 괜찮아졌던 것 같습니다.



Q. 그전까지는 어떤 것에 끌려다녔던 걸까요?

'딜라이트' : 초반에는 당연히 잘하는 선수니까 '피넛' (한) 왕호 형의 오더를 무조건 따랐어요. 이제는 각자 자기 의견도 내면서 조율하는 식으로 게임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Q. 코치님은 '딜라이트' 선수가 성장하는 동안 주로 어떤 피드백을 해주셨나요?

'무성' : 시즌이 시작하기 전부터 '딜라이트' 선수에게 쟁취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피넛' 선수가 인게임 콜을 말도 안 되게 잘하거든요. 근데, 거기에 안도해서 '피넛'에게만 의지한 채로 게임을 하면 결국에는 스스로 뭘 해야 할지 모르게 되고,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도 주도적으로 판단해 행동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인게임 플레이나 밴픽에서 잘하는 사람의 말을 무조건 따르기보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방향을 맞춰가야 하거든요. 결국, LoL에서 대부분의 것들은 스스로 쟁취하려는 마음가짐 없이는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틀리고 부끄럽더라도 계속 적극적으로 쟁취하려고 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딜라이트' : 만 번은 했죠.

'무성' : 극단적으로는 '네가 그렇게 하지 못한 채로 우승을 하면, 너에게 그 우승은 큰 의미가 없을 거야' 라고까지 이야기 했어요. 사실 환중이가 콜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우승은 못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말까지 했던 것 같아요(웃음).


Q.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말이기도 해요. 저는 솔로 랭크도 내가 승리에 기여를 해야 진정한 승리라 느껴지거든요.

'무성' : 특히 환중이는 연봉을 포기하고 많은 걸 배우고, 커리어를 쌓기 위해 젠지에 왔잖아요. 선수를 평가하는 건 대중도 있지만, 진짜 중요한 잣대는 감독, 코치진, 그리고 같은 선수들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들이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어야 값어치를 높일 수 있는 거죠. 그게 제가 원하는 선수의 방향성이기도 하고요.

저는 그런 선수가 '피넛' 왕호라고 생각해요. 환중이도 그걸 배우기 위해서 젠지에 온 거고요. 그리고, 그런 사람이 한 명만 있다고 우승을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상체가 다 베테랑이고 잘하지만, 오더적인 부분은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정글-서포터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환중이에게 많은 걸 맡겼습니다.



Q. 이런 피드백 덕분인지 '딜라이트' 선수는 확실한 성장세를 보여줬는데요. 그 과정에서 '피넛' 선수로부터 어떤 영감을 받고, 어떤 것들을 습득했는지 여쭤볼게요.

'딜라이트' : 전략 노출의 여지가 있어서 자세한 설명은 못하지만, 게임을 보는 각이나 순간 판단을 더 빠르게 할 수 있게 됐어요. 2라운드에서 처음 이기고 나서 제 플레이를 칭찬 받았는데, 그때 정말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무성' : 한마디 거들자면, 그냥 환중이 자체가 쟁취할 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게임을 잘하는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잘 몰랐던 거죠. 또, '피넛' 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 다른 선수들 전부 좋은 영향을 줬어요.

'딜라이트' : 수환이 빼고요(웃음).

'무성' : 수환이는 말을 좀 안 했어서...


Q. 그럼 다시 '딜라이트' 선수에게 질문 드릴게요. 본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을 꼽자면요?

'딜라이트' : 지금까지 만난 분 모두 다 좋은 사람들이지만, 솔직하게 지금 당장 떠오르는 사람이나 깊게 각인될 정도로 영향력 있는 말은 없는 것 같아요. 대신 저한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그냥 이렇게 툭 던지는 말들이 하나하나 쌓이면서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Q. 이야기가 잠시 샜는데 다시 스프링으로 돌아와서, 저는 젠지가 우승을 하는 과정에서 정말 큰 산을 두 번 넘었다고 생각해요. KT와의 최종 결승, T1과의 결승입니다. 두 팀 다 정규 시즌에선 한번도 못 이긴 상대였어요.

'딜라이트' : 정규 시즌에 크게 진 건 아니라 못 이길 상대라고 생각은 안 했어요. 우리가 잘하는 부분을 잘 살리면서 플레이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하면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Q. 긴장감은 없었나요? 결승진출전부터는 뒤가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딜라이트' : 여기까지 와서 떨어지면 굉장히 안 좋은 상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은 있었어요(웃음). 첫 날, KT전 앞두고 감독, 코치님들이 '그냥 들이박아라. 죽더라도 들이박아야 한다. 너무 긴장해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진짜 첫 판에 들이박고 죽었더니 긴장이 풀려서 그 뒤로는 집중력 있게 게임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Q. 코치님은 좀 어떠셨나요? 연전이다 보니까 밴픽을 주도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감독, 코치 입장에서도 부담이 있잖아요.

'무성' : 일단, KT전을 준비하면서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요. MSI라는 국제 대회가 걸려 있어서 다같이 목숨 걸고 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그때는 T1은 생각에도 없었어요. 일단 KT를 무조건 이겨야 하니까요.


Q. 그렇다면 KT를 이기고 나서는요? 다음날 경기가 또 있어서 마냥 기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무성' : 아뇨. 그냥 엄청 기뻤어요. 그리고, 결승전은 준비를 잘해갔다는 가정하에 선수들 컨디션이 좀 좋고, 밴픽이 조금만 잘 되면 충분히 이길 만하다고 느껴서 걱정되는 마음은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딜라이트' : KT전 이겼을 때가 더 신나 보이더라고요. 그때 리액션이 더 컸어요.

'무성' : 아냐, 우승이 더 기쁘긴 했어. 그치만, KT전도 그에 못지않게 기뻤습니다.


Q. KT전 끝나고 어떤 식으로 결승을 준비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스코어' 감독님께서 결승 당일에 엄청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셔서 전날 코치진이 너무 무리한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어요.

'무성' : 사실 결승이라고 밴픽 준비를 엄청 오래 해야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T1이 정규 시즌에 어떤 식으로 밴픽을 해왔고, 보통 1세트에 어떤 식으로 할 것 같다는 건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어요. 심지어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만나본 경험도 있고, 그때 T1이 이겼기 때문에 비슷한 밴픽을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비슷한 양상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고요.

KT전 끝나고 이야기를 계속 하긴 했는데, 엄청 늦게까지 하지는 않았고, 새벽 2~3시 정도까지 하다 잠들었던 것 같아요.



Q. 팀 콘텐츠인 올인을 보니까 밴픽이 잘 됐다는 표현을 되게 많이 하시더라고요.

'무성' : 저희가 밴픽을 준비할 때는 첫 번째로 상대 팀의 성향을 고려하고, 두 번째로는 우리가 높은 티어라고 생각하는 챔피언이나 조합을 봐요.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나왔던 상대 밴픽과 우리 밴픽을 비교해 봤을 때 우리가 팀적으로 우위라고 생각하는 밴픽을 했고, 상대 밴픽도 예측한 대로 유난히 잘 맞아서 그런 표현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Q. 우승의 순간에 '딜라이트' 선수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어요. 그간 고생했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던 가요?

'딜라이트' : 일단 울지는 않았습니다. 눈물이 나오려고 하다가 안 나왔어요. 딱 우승을 했을 때는 뭔가 공허하면서도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순간에 펑 터지는 기분? 공허해지면서도 좋았습니다.


Q. 공허하다는 게 사실 긍정적으로 쓰이는 표현은 아니라 좀 구체적으로 여쭤보고 싶어요. 공허하다는 게 어떤 느낌일까요?

'딜라이트' :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하위권 팀에 있다가 강팀으로 와서 이렇게 바로 우승을 해버리니까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마음 한편에 들었어요. 좋은 건 맞는데, 연습생 때부터 힘들 게 해왔던 것이 한번에 없어지는 느낌? 잡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 완전히 이해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웃음).


Q. 단시간에 우승을 이루고 나니까 그전까지의 과정이 허무하게 느껴진다는 뜻이 담긴 것 같아요.

'딜라이트' : 근데, 이게 여기서 끝나면 당연히 저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겠지만, 저는 더 높게 올라갈 거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고 있습니다. LCK에서 더 나아가 국제 대회도 우승하고, 좋은 선수가 되는 걸 목표로 잡고 다시 과정을 그려나가야죠.



Q. 저는 개인적으로 '딜라이트' 선수가 걸어온 길이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연습생들이 따라야 할 길이라고 생각해요. 강팀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즉시 주전이 될 수 있는 하위권 팀에서 데뷔, 거기서 실력을 쌓고 인정 받아 강팀으로 이적해 우승. 이게 어떻게 보면 진짜 '정도(正道)'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딜라이트' : 연습생 계약이 거의 끝날 무렵부터 1군에서 경기를 뛰고 싶다는 마음이 굉장히 컸어요. LCK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커서 대회를 뛸 수 있는 팀을 찾았는데 그게 브리온이었습니다. 거기서 충분히 경험치를 쌓으면서 열심히 달려왔더니 좋은 기회가 생겼고, 그 기회를 잘 잡았던 것 같습니다.


Q. '딜라이트' 선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경험을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아요. 브리온에 갈 때도, 젠지에 올 때도요.

'딜라이트' : 아까도 말했지만, 저는 아직 제가 어리다고 생각해요. 오래 오래 할 거니까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2021 시즌이 끝나고도 이적할 수 있었지만, 좋은 팀이고 더 경험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남았는데, 그런 것도 결국 다 좋게 작용을 한 것 같아요.


Q. 이제 곧 있으면 MSI가 열리는 런던으로 갑니다. 두 분 다 MSI는 처음이고, '딜라이트' 선수는 국제 대회가 처음이시죠. 기대되지 않나요.

'딜라이트' : 런던이 제 인생 첫 비행일 줄 알았는데, 일본 갈 때 타봐서 비행기에 대한 설렘은 없어졌고요. 이제는 어떻게 하면 잘 적응해서 빠르게 컨디션 조절을 할지, 그게 가장 걱정입니다. 음식도 까다로운 편이라고 생각해 걱정되고요. 한편으로는 해외 팀과 맞붙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있어요.


Q. '딜라이트' 선수는 현지 적응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고, 코치님은요?

'무성' : 작년 롤드컵 4강에서 탈락한 이후에 국제 대회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지 생각을 진짜 많이 했어요. 이렇게 금방 좋은 기회가 찾아온 만큼, 꼭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기대보다는 약간의 긴장이 더 느껴져요.



Q. 국제 대회 경험자로서 '딜라이트'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무성' : 국제 대회를 위해서 해외로 나가면 아무래도 처음 경험하는 게 많기 때문에 신기하고 설레는 감정이 들기 마련이에요. 그래서 우리의 목적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임을 계속해서 인지하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약간 경험에서 나온 말이기도 해요(웃음). 여기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뇌면서 경각심을 가지고 몰입해야 합니다.


Q. 코치님 말처럼 그런 들뜸을 어느 정도 자제해야 하지만, 그래도 런던이잖아요. 먹고 싶은 거나, 하고 싶은 게 있으실까요? 너무 들뜨지 않는 선에서요.

'딜라이트' : 아는 게 하나도 없어요. C9 원딜 '버서커' (김) 민철 선수가 밥 한번 먹자고 해서 먹을 것 같아요.

'무성' : 저는 사실 런던 가는 것보다 비행기 비즈니스 좌석이 더... 지난번에는 잘 누리지 못한 것 같아서 얼마나 편할까 기대가 됩니다. 쭉 누워서 잘 수 있다고 하던데, 못 했거든요. 많이 후회가 됐고, 그래서 많이 기대가 됩니다.


Q. '딜라이트' 선수는 해외 팀과 대결을 기대하고 있던데, 특별히 붙고 싶은 팀이나 선수가 있을까요?

'딜라이트' : 징동에 있는 '룰러' 박재혁 선수랑 C9에 있는 '버서커' 선수를 만나보고 싶어요. 아는 얼굴이기도 하고, '버서커' 선수와는 T1에서 같이 있었던 경험이 있어서 어떻게 바뀌었을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재혁이 형은 해외 팀에 가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느낌을 한번 보고 싶어요.


Q. 경기 영상 보니까 '룰러' 선수는 여전히 건재하더라고요.

'딜라이트' : 수환이를 좀 의식하는 것 같던 데요. 트래시 토크를 상대한테 해야 되는데, '페이즈' 선수한테 하더라고요.



Q. 그럼 '페이즈' 선수를 대신 해서 '룰러' 선수에게 한마디 해주시죠.

'딜라이트' : 수환이한테 밥 만 끼는 더 먹고 오라고 하는데, 수환이도 먹을 만큼 먹었습니다.


Q. 코치님은 어떠세요? '룰러' 선수와 만남을 기대하시나요.

'무성' : 저는 만나고 싶지 않습니다.

'딜라이트' : 와, 뭐예요. 코치님.

'무성' : 징동이 굉장히 까다롭고, 정말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늦게 만나고 싶습니다.


Q. 그렇다면 코치님은 징동과의 결승전을 바라고 계시겠네요. 자, 이제 마지막으로 2023 MSI에 임하는 각오 전하면서 긴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딜라이트' : 잘 적응하고, 잘 준비해서 MSI도 좋은 결과 있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팬분들,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지 읽는 걸 좋아해서 주시는 편지들 늘 잘 읽고 있어요.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무성' : 이번에 열리는 MSI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항상 젠지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