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CS 3위를 차지한 정윤종 ]

장현우에게 아쉬운 패배를 맞이한 정윤종과 WCS에 분 돌풍의 주인공 "Sen"Yang Chia Cheng(양치아쳉)의 3,4위전을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국내 최고의 프로토스 중 하나로 꼽히는 선수였고,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린 저그였기 때문.

그렇기에 3,4위전에 임하는 두 선수의 눈빛은 결승에 오른 선수들보다 강렬했다. 더이상 자존심을 굽힐 수 없다는, 그들만의 대화가 오가는 전장 속으로 지금 접속해보자.




1경기

대만 최고의 저그를 상대로 정윤종은 긴장의 끈을 조금도 놓치지 않았다. 앞마당의 입구를 막고 최대한 수비적인 빌드를 선택해 경기 중 피어나는 오차의 범위를 좁히는 데 주력했다. 그러면서 한 기의 광전사를 저그의 멀티로 보냄과 동시에 본진 쪽으로는 두기의 추적자를 생산, 점막 종양을 제거하는 모습.

준결승 패배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심한 듯한 정윤종이었지만 경기에 들어서자마자 그러한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다. 정찰을 목적으로 달려온 저글링 8기 가량을 각도를 이용한 역장 가두기를 통해 아무런 피해없이 제거하는 컨트롤을 선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거신 두기와 다수의 추적자를 앞세워 진격한 1차 접전은 정윤종의 타이밍이 빛을 발하는 경기였다. 아직 Yang Chia Cheng의 타락귀가 모이지 못한 타이밍이었고, 감염충 역시 많은 숫자가 아니었기에 막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것. 정윤종은 거신을 단 한긷 잃지 않고 저그의 멀티를 날려버리는 데 성공했고, 이 병력이 본진으로 밀어닥치는 순간 경기는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한 Yang Chia Cheng은 패배를 선언할 수 밖에 없었다.


2경기

4연속 패배가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 듯, Yang Chia Cheng의 2경기 플레이는 약간 소극적으로 변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프로토스와 마찬가지로 2곳의 자원을 운영하는 저그였지만, 그에 상응할 정도로 프로토스에 타격을 주지는 못한 것. 오히려 공허 포격기를 이용해 공격의 주도권을 정윤종이 가져가며 저그는 계속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었다.

두 종족의 3 멀티 속도는 엇비슷했다. 저그의 속도가 약간 빠르기는 했으나 병력의 질적인 면에서 프로토스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상황. 정윤종은 5 불사조와 한 기의 공허 포격기를 조합해 저그의 하늘을 종횡무진 날아다녔고, 상대의 이후 빌드까지 파악한 후 여왕도 2기 제거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윤종은 유리한 경기를 길게 끌 생각이 없었다. 거신과 추적자를 동원해 한 방 병력의 몸집을 불린 후 바로 맵 중앙의 언덕을 차지한 후 저그의 주력 병력을 공략했다. 이미 프로토스의 공중 견제에 많은 정신적 타격을 입은 Yang Chia Cheng은 정윤종의 거대한 병력을 막아내지 뼈아픈 타격을 입고 말았다. 그 사이 정윤종은 일부 병력을 빼돌려 끊임없는 견제를 시도했고, 피해가 누적된 Yang Chia Cheng은 마지막 자원을 모두 짜내어 무리군주까지 생산했지만, 고위기사의 사이오닉 폭풍과, 모선의 소용돌이에 대부분의 유닛이 노출되며 패배를 시인했다.


3경기

프로토스는 기세를 이어가고, 저그는 정신적 타격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3경기. 정윤종은 전 경기와 대동한 전략을 들고나왔지만, Yang Chia Cheng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게다가 건물을 중복 취소하는 실수까지 겹쳐, 더욱 패색이 짙어지는 상황.

불사조 5기에 의해 멀티와 본진의 모든 여왕이 제거당했고, 이어 등장한 공허 포격기를 상대로도 제대로 된 대응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저그. 이에 반해 정윤종은 시종일관 평온함을 유지하며, 본진에서 거신을 차곡차곡 모아갔다.

프로토스의 진격 타이밍 역시 전 경기와 마찬가지로 날카로웠다. 타락귀가 미처 쌓이기 전을 노린 정윤종의 러시는 바퀴, 저글링, 감염충만으로는 막기 힘든 상태. 하지만 정윤종은 곧바로 진격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공격력 3업그레이드 타이밍을 기다리며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 틈을 노려 Yang Chia Cheng는 허리 찌르기를 시도했지만, 이를 간파한 정윤종은 곧바로 진용을 갖춰 맞대응했다. 결국 저그는 이 교전에서 병력의 대다수를 소진하며 더욱 짙은 패색을 그리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저그는 자원까지 3000가까이 쌓여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라는 것이 드러났다.

남은 자원을 짜내 저그는 바퀴 위주로 병력을 구성했지만 이에 대응해 정윤종이 꺼내든 카드는 고위기사였다. 사이오닉 폭풍의 강력함 앞에 저그는 주력 교전을 피하고 무리군주를 생산했지만, 이미 진영은 광전사 게릴라에 당해 큰 타격을 입은 상태.

결국 모선까지 동원한 정윤종의 마지막 공격을 막는 게 무리라고 판단한 Yang Chia Cheng은 GG를 칠 수밖에 없었다.


■ 2012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 글로벌 파이널 3,4위전 경기결과

"Rain" 정윤종 3 : 0 "Sen" Yang Chia Cheng

"Rain" 정윤종 승 : 패 "Sen" Yang Chia Cheng 묻혀진 계곡
"Rain" 정윤종 승 : 패 "Sen" Yang Chia Cheng 여명
"Rain" 정윤종 승 : 패 "Sen" Yang Chia Cheng 오하나


스타크래프트2 인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