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이자 최초의 저그'

한 번의 승리로 하나 이상의 타이틀을 획득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 자유의 날개'의 마지막 개인 리그, 핫식스 GSL 시즌 1 Code S 결승전!
우승자인 신노열 선수는 자유의 날개 '최후'의 강자로 등극함과 동시에 '최초'의 협회 출신 우승자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타이틀보다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게 더욱 기쁘다는 신노열 선수!
우승자의 입으로 직접 들어보는 결승전 뒷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하실까요?




'최후이자 최초의 저그', 2013 GSL 시즌1 우승자인 신노열 선수와의 만남


신노열 선수, 첫 개인 리그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선 소감을 여쭤봐야겠죠?

우승하고 4일 정도 지났는데, 벌써 4달 정도는 지난 것 같아요. 그만큼 크게 와닿는 느낌은 없고 무덤덤해요. 결승전 무대에서는 정말 기뻤는데, 지금은 결승전 후 몇 달이 지난 느낌을 받으면서 연습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우승 하기 전과 후가 달라진 게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지금 제가 우승을 했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없어요. 트로피는 감독님께서 보관하고 계시고…. 아, 상금이 들어올 때 제가 우승했구나 하고 한 번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


우승 후 팀원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일단 신기해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제가 개인리그 성적을 16강 이상 내 본 적이 없거든요. 높이 올라가는 것도 신기했을 텐데 우승까지 해버리니까 다들 놀라시더라고요. 칭찬이나 부러움의 말도 많이 받았고요.

가장 기뻤던 것은 함께 기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는 거에요. 특히, 우승하자마자 전 위메이드 폭스의 김양중 감독님께서 바로 연락을 주셨던 기억이 나요. 가장 기뻐해주신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사실 결승 이틀 전에, 전 위메이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모두 모이는 자리가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결승전 준비 때문에 못 가게 됐고 연락만 드렸었죠. 우승하고 나서 찾아뵙겠다고 했는데, 잊지 않고 바로 연락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그 외에 딱히, 축하한다는 말 외에 기억이 남는 건 없네요. 삼성전자 칸에는 우승자들이 워낙 많아서, '또 우승하고 왔구나'하는 무덤덤한 느낌이랄까요(웃음)? 우승자 또 한 명 생겼구나 하는 분위기라 딱히 다른 말은 없었어요. 그냥 결승전 끝나고 맛있는 소고기를 먹었죠.

집에서도 정말 좋아해주셨어요. 가족이, 특히 어머니께서 제가 프로게이머 되고 나서부터 걱정이 정말 많으셨거든요. 제가 결승전 무대 위에 있는 것을 보시곤 정말 좋아해주셔서 뿌듯했어요.


[ ▲ 자유의 날개 '최후'의 강자, 그리고 협회 '최초'의 GSL 우승자 타이틀을 획득한 신노열 ]


'스타크래프트2 : 자유의 날개'의 마지막 최강자가 됐네요. 기분이 어때요?

굉장히 기분 좋은 타이틀이에요. 제 자신에게 굉장히 뿌듯한 일이죠. 이런 타이틀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고 기분 좋은 일이에요. 꼭 잡고 싶었는데 만족스러워요. 그래도 그 동안 정이 많이 들었는데, 마지막 '자유의 날개' 리그였기에 좋은 것보단 아쉬운 감이 더 큰 것 같아요.


사실 이번 우승은 '최후'이자 '최초'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던 기회였잖아요. 협회 최초로 GSL 우승자가 된 소감은요?

타이틀이 따라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번 우승은 제 자신에게 정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던 기회였어요. 노력했던 성과가 나올 수 있었기 때문에요. 제가 다른 선수들보다 더욱 열심히 했던 것이라는 게 증명됐기 때문에 더욱 보람을 느껴요.

예전에 '자유의 날개'로 전환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사실 연맹 선수들에 비해 협회 선수들이 실력적인 면에서 좀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잖아요.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 기량 차이는 없어진 것 같아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이제 크게 페널티를 느끼고 있지는 않아요. 누가 더 열심히 준비했냐, 아니냐의 차이 뿐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결승전 무대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당연하게 이길 것'이라고 공언했던 신노열 선수가 감동의 눈물을 흘리다니! 그 당시 느낌이 어땠는지요?

사실 제가 우승할 자신이 있다고 하도 말하고 다녀서(웃음) 저도 굉장히 덤덤할 줄 알았어요. 우승할 것이라고 내심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결승 준비를 해 보니 결승 당일까지도 연습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결승전에 막 올랐을 때와는 다르게 불안감이 엄습했어요.

그 땐 정말 혼자 정말 마음 고생도 하고, 힘들었던 순간들이 생각나서 갑자기 울컥했어요. 우승컵을 들자마자 고생했던 시간들이 막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더라고요. 4강 때부터 잠도 못 자고 굉장히 힘들게 연습했거든요. 그런 생각들과 함께 '내가 우승하면서 보상을 받았구나'하는 생각에 벅차올랐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네요(웃음).


[ ▲ 우승 후 눈물을 보였던 신노열 선수의 모습 ]


본인이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해요?

일단 제가 시간 지나서 생각을 해보면요, 정말 4강부터는 모든 것을 제치고 GSL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고. 아, 밥은 먹었었나(웃음)? 여튼 굉장히 몰입을 잘 했던 게 승리 요인인 것 같습니다. 경기에만 집중하면서 살았거든요. 지금 그 때 당시에 제가 대체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날 정도에요. 그런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나왔던 것 같네요.


지난 번에 인벤과 결승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가 막 결승전 준비 초입이었잖아요. 준비 기간동안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저번 사전 인터뷰 때는 윤영서 선수와의 4강전을 하던 날 새벽에 빌드를 전부 다 바꿨다고 말씀드렸었잖아요. 이번엔 사실 그렇게 드라마틱한 사건은 없었어요. 프로리그도 있고 해서 준비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거든요.

대신 신동원 선수에게 고마운 일은 있었어요. 제가 경기 전날까지 강동현 선수가 즐겨 쓰는 빌드에 대한 파해법을 찾질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신동원 선수가 자신의 노하우를 전부 다 가르쳐주더라고요. 그 덕분에 제게 무기가 하나 더 생겼고, 3세트에서 이길 수 있었어요. 아 참, 김정우 선수도 같이 연습해줬어요. 이 두 친구한테 밥을 사야 돼요(웃음).



모두가 인정했던 명승부… '우승자'의 입으로 직접 듣는 결승전 뒷이야기


지난 번에 저와 인터뷰를 했을 때, 이기면 강동현 선수의 약점을 말해준다고 했었잖아요. 자, 이젠 말해줄 수 있죠?

사실 그 때 분명 제가 생각이 있어서 결승전 끝나고 말씀드리려 했는데, 까먹고 말았어요(웃음). 정말이에요, 장난치는 것 아니라니까요. 진짜 게임 생각만 했더니 머리 속이 포맷됐어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제가 결승전 준비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 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게임 생각만 했어요.

어쨌든 강동현 선수의 약점이랄 건 없고요, 제가 강점인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강동현 선수가 주로 쓰는 빌드를 알고 있었다는 점이 카운터였죠. 한 세트는 당연히 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3세트일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그걸 제대로 맞췄고요.

또 한 가지는, 중반에 타이밍 공격이 들어올 것 같아서 정찰을 열심히 하자는 것에 초점을 뒀는데 그것도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제일 열심히 분석한 VOD가 강동현 선수의 4강전이었는데, 이걸 보고 강동현 선수가 초반 올인 공격을 안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예측한 대로였어요. 결국 다 맞아떨어진 거죠. 스타일이 확실하신 분이라 분석하기가 좀 수월했던 것 같아요.


원래 이렇게 상대를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가요?

원래 제가 연습량보다는 분석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해요. 빌드를 배우거나, 따라하는 것을 즐겨했던 편이거든요. 상대를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대처하는, 그런 이기는 게임을 하는 스타일이에요. 제가 게임을 보는 눈 하나는 정말 자부심을 갖고 있거든요. 이번 결승전 경기들도 상대방 빌드를 보고 빠르게 판단해서 잘 맞춰갔던 것 같아요.


[ ▲ 자신의 판단력에 '크게' 만족했다며 웃음을 터트린 신노열 선수 ]


그러면 이번 결승에서 미리 준비한 것 말고, 상대에 맞춰서 플레이했던 것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건 뭐에요?

결승전 경기들을 보시면, 강동현 선수가 정말 제가 예측도 못한 빌드들을 가지고 나오셨어요. 연습 때 겪어보지도 못했고, 다 처음 보는 그런 상황들이었거든요. 다행히 제가 침착하게 판단을 해서 망정이지, 아니면 전 패배했을지도 몰라요.

2경기를 예로 들어볼게요. 강동현 선수가 '바퀴-저글링-맹독충' 올인을 하셨어요. 제가 초반 정찰을 통해 바퀴 소굴을 굉장히 빨리 발견해서, '바퀴-링 러시를 오려나?'하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 뒤에 닥칠 맹독충은 생각도 못했었죠.

그런데 바퀴-링이 제 입구까지 진출하더니, 들어오질 않는 거에요. 그래서 전 '아, 뒤에 맹독충을 준비하고 있구나'라는 판단을 내렸죠. 그리고 추가적으로 '지금 이 타이밍에는 수가 그리 많지 않겠구나'하는 판단에, 여왕과 건물 심시티로 입구를 방어하면 상대의 맹독충을 모두 소모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고 그게 해답이었어요.

그 후 제가 남은 병력을 잡기 위해 미리 저글링을 준비해서 뒤로 돌려놨죠. 지금 제가 생각해도 정말 만족스러운 판단력이었어요(웃음)! 상대방의 생각지도 못한 올인을 보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경기력 이전에 제 자신에게 굉장히 뿌듯해요. 당황하지 않은 제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어요(웃음).


사실 저그 대 저그전이라는 사실에 많이들 안타까워 하셨는데, 이번 결승은 그런 걱정을 불식시키는 엄청난 경기력이었어요. 하지만 박수도 손뼉이 마주쳐야 되잖아요? 상대방에 대한 평가를 해 본다면?

맞아요, 저 혼자서만 잘했다면 일방적이었겠죠. 제가 앞서 세 세트를 가져가면서도, 정말 어떻게 이런 준비를 해오실 수 있었을까 싶어 혀를 내두르게 되더라고요. 저도 똑같이 결승전을 준비했는데 해보지 못했던 생각들인데, 강동현 선수의 준비성은 정말 대단했던 것 같아요. 상대하면서도 감탄했어요.

제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판단력이나 후반 싸움 쪽에서 유리했던 것 때문인 것 같아요. 준비를 많이 하신 만큼,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당황하셔서 대처가 조금 느리셨지 않나 싶고요. 그런 허를 찔러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대단했던 상대였어요.


[ ▲ 너무 강했다! 철저한 준비성을 갖췄던 '네팔렘저그' 강동현과의 승부 ]


예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어떤 부분에서 강동현 선수의 준비성을 느낄 수 있었는지?

사실 전 1세트부터 놀랐어요. 강동현 선수가 무난하게 감염충을 가시면서 진화장을 2개 올리고, 8가스를 가져가는 운영을 펼치셨는데요, 사실 거기까진 무난한데 포인트로 히드라리스크로 센터를 잡으시더라고요. 원래 아킬론 평원이 8가스를 먹기 쉬운 맵인데, 센터를 빠르게 잡아서 우위를 가져간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정말 맵을 잘 분석하셨던 것 같아요.

2세트에서도, 대 저그전에 바퀴-링에 맹독충을 추가한 올인이 들어올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고요. 사실 저그 대 저그 전에서 이런 올인식 공격은 보지도 못했어요. 5세트에서도 제가 찔러 들어가는 빌드를 역으로 이기는 저글링-맹독충 공격에 패배했는데, 지면서도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하지만 판짜기 자체는 제 생각에 좀 더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강동현 선수의 초반 올인 공격을 아예 배제했거든요. 그래서 마지막 두 경기를 제외하고 전부 다 선 부화장 빌드를 선택했는데 그 부분이 주효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 6세트에서도, 원래는 안전하게 하려 했었는데 5세트를 지고난 후 생각을 바꿨어요. 올인을 안 하실 것 같아서 다시 선 부화장 빌드로 바꾸고 승리를 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강동현 선수가 너무 많이 보여주시려고 했던 게 패인이 아닐까 해요. 전체의 그림을 그려봤을 때, 한 번 쯤은 찌르기를 하셨어도 됐을 것 같거든요.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워요.


3세트까지 승리한 후 우승까지 한 세트를 남겼었는데, 두 세트를 내리 졌잖아요. 불안하진 않았어요?

그게, 제가 집중만 했어도 4세트를 이길 수 있었을 거에요. 땅굴망에 정말 허무하게 졌는데, 정찰을 한 후 충분히 전략에 안 당할 수 있던 상황이었는데 제가 3세트 이기고 '우승했다'는 생각에 방심했던 것 같아요. 사실 긴장감이 풀리는 바람에 참았던 피곤이 몰려오더라고요. 몸이 정말 힘들었어요.

그 다음 세트도 지면서 정말 불안했죠. 7세트 가면 제가 몸이 못 버텨서 질 것 같았어요. 아니, 7세트 가면 제가 진다고 거의 확신했죠. 그래서 6세트 시작하면서 '이번 세트가 끝이다'라는 자세로 임했고, 덕분에 이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끝나고 나서 '모든 집중력을 소진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저 정말 농담이 아니고요, 결승 졌으면 너무 충격받아서 은퇴까지 생각했을 것 같아요. 엄청난 공포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어가는 제 모습이 상상되네요…. 그렇게 우승할 것이라고 공언해놓고, '승승승패패패패'라는 충격적인 스코어라뇨? 아마 팬 분들보다 제가 더 큰 충격을 받았을 것 같네요(웃음).


[ ▲ 강동현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꺼내든 선택지는 바로 '땅굴망'! 신노열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


승부처가 됐던 곳은 어디라고 생각해요?

1세트가 승부처였던 것 같아요. 1세트 중반까진 강동현 선수의 준비성에 당황하던 상황이었거든요. 제가 역전할 수 있었던 건 전부 후반 싸움 덕이에요. '무감타(무리군주-감염충-타락귀)'조합 싸움은 예전부터 많이 나왔던 연습 상황이라 자신 있었고, 그래서 잘 했던 것 같아요.

전투 후반으로 가면서 '손이 다 풀렸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 경기를 잡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1세트를 이겼던 바로 그 순간, 오늘 결승전을 이겼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삼성전자 칸의 우승자 라인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높은 곳으로'

[ ▲ 이제는 '우승자 출신' 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신노열 ]

12일, 드디어 '군단의 심장'이 출시됐는데, 플레이해 보니 어떤 것 같아요?

사실 프로리그 때문에 베타 때는 거의 게임을 못 해봤어요. 오늘 처음 시작했고, 한 2~30게임 정도 해 봤나? 여튼 게임은 분명히 더 재밌다고 느끼고 있어요. 반면 재미있는 만큼 게임이 더 어려워졌어요.

일단 현재는 저그가 좋아보이는 그림은 아니에요. 프로토스는 공허포격기가 상향됐고, 초반 연결체에서 미니 모선인 '모선핵'도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초중반에서 후반까지 정말 전부 다 좋아진 것 같아요. 특히 공허포격기가 정말 사기성이 짙습니다. 말이 안 되게 강해요! 저그 유닛으로는 공허포격기가 모이고 나면 상대할 수가 없어요.

테란도 초반 사신 활용이 다시 가능해진데다 땅거미지뢰, 의료선 부스터까지 생겨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좋을 것 같아요. 뭐, 그렇다고 저그가 심하게 암울한 것은 아니에요. 군단숙주 등의 신유닛의 효율은 분명 좋아요. 하지만 좀 후반으로 가야 쓸 수 있는 면도 있고, 손도 너무 많이 가서 타 종족에 비해 활용하기 어려운 유닛이 많아서 그 부분은 좀 아쉽네요.


'군단의 심장'에서 종족별 양상은 어떨 것 같아요? 저그는 빛을 좀 볼 것 같은지?

'군단의 심장'이니까 마지막에 저그가 강해지지 않을까요? 지금 저그 유닛이 스킬 유닛이 많아서 사용자를 좀 탈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여러 재활용 할 수 있는 유닛이 생기다보니, 모든 것에 익숙해져서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저그가 가장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기대감일 뿐이죠…. 제가 꿈을 꾸고 있나봐요(웃음).


이제 '군단의 심장'으로 열리는 첫 시즌, 목표는 어디까진가요?

일단 제가 GSL 우승자이긴 하지만, 게임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큰 기대는 안 하고 있어요. 저그 유닛의 특성 상 빠른 시간 안에 완벽하게 소화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리그에서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힘들어 보이네요.

프로리그에서 역시, 4라운드에서는 조금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5라운드가 위너스리그 방식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없어요. 5라운드부터 잘 하면 프로리그에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다승 4위인데, 4라운드에서 조금 부진하더라도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요. 5라운드에서는 자신 있어요. 다른 선수들이 익숙해진다고 하더라도 제가 더 잘 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괜찮아요(웃음).


[ ▲ 이 때의 기쁨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


이제 삼성전자 칸의 '우승자 라인'에 끼게 됐잖아요. 포부가 있다면?

'우승자'라는 단어가 붙어있는 게 제 자신에게 자신감도 많이 불어 넣어주는 것 같고 뿌듯해요. 앞으로도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번 결승은 제게 자신감과 경험이라는 큰 선물을 줬어요. 그리고 팀의 걸출하고 많은 우승자 형들한테 부끄럽지 않도록 할 거에요.


이제 마지막이네요. 결승 뒷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팬 분들께 한 마디 전해주세요!

제가 이번 결승을 준비할 시간이 정말 부족했어요. 딱 이틀 준비했는데, 그 기간 동안 SK의 이예훈 선수, CJ의 김정우-신동원 선수가 도움을 줬고 특히 우리 팀의 강민수-박진혁 선수가 정말 새벽까지 잠도 안 자고 도와줬어요. 해 뜰때까지 함께 해줬는데 정말 너무 고마워요. 많이 배려해주신 김가을 감독님, 주영달 코치님께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위메이드에 있을 때부터 운영자 분들께서 계속 응원해주시고 계세요. 제가 딱히 잘해드린다거나 성적을 잘 낸 적도 없는데, 항상 믿고 응원해주시는 마음 덕에 이번 결승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 '군단의 심장'으로 넘어가게 됐는데, 개인적으로는 빠른 시일 내에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넓고 길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니, 믿고 기다려주시면 좋겠어요. 다시 한 번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