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기갑병은 군단의 심장이 정식 발매될 때부터, 아니 베타 테스트 기간부터 말이 참 많았다. 현재, 베타 시절보단 나아졌지만, 화염기갑병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계속 나오고 있다.

군단의 심장 베타 시절에는 화염차가 아무런 필요조건 없이 바로 화염기갑병으로 변신하고 의료선에 화염기갑병이 무려 네 기나 탑승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 역시 엄청난 논란거리가 됐었고, 블리자드에서 패치를 통해 현재는 무기고와 군수공장의 기술실에서 '변신 제어 장치 연구'를 통해서만 변신할 수 있고, 화염기갑병 역시 의료선에 두 기만 탑승 가능케 수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염기갑병에 대한 불만은 끊이질 않고 있다. 광물 100밖에 들지 않는 유닛이 체력 135, 공격력 18(경장갑 상대:30)이라는 엄청난 스펙에 범위 공격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경장갑 상대 30대미지는 프로토스와 저그가 테란을 상대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광전사와 저글링에 엄청난 효과를 보여준다.

저그와 프로토스는 물론, 테란 유저들까지 화염기갑병의 너프를 외치고 있다. 과연 화염기갑병의 어떤 점이 문제이며 너프는 어떤 방안으로 이뤄져야 할까?


■ 화염기갑병의 대 저그전 활용



화염기갑병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한건 대 저그전에서의 활용이었다. 화염기갑병은 광물이 100밖에 들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체력 135, 공격력이 무려 경장갑 상대로 30(스플래쉬)이라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저그는 대 테란전에서 저글링과 맹독충을 주로 활용하는데, 저글링에게 화염기갑병은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시절 파이어뱃 처럼, 아니 그 이상의 화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화염기갑병은 대 저그전에서 단순히 경장갑에게 강하기 때문에 논란이 된 것이 아니다. 바로 의료선과 함께했을 때 일벌레 견제에도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그는 의료선을 타고 오는 화염기갑병을 막기 위해선 자원 채취 지역마다 바퀴를 배치하거나, 가시 촉수와 포자 촉수를 건설해야 한다. 하지만 가시 촉수와 포자 촉수를 건설했다 하더라도 일벌레 반응을 조금만 늦게 한다면 화염기갑병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가시 촉수에게 맞으면서 일벌레 대량 학살이 가능하다. 게다가 저그 입장에서 화염기갑병 견제 타이밍에 의료선을 견제할 수단이 여왕뿐이다.

설령, 저그가 화염기갑병 드랍에 피해를 전혀 입지 않아도 테란 역시 의료선을 잃는 게 아니고, 뮤탈리스크가 나오기 전까지 테란이 주도권을 가지며 배짱을 부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들어 많은 테란 게이머들이 대 저그전에서 화염기갑병 드랍 빌드로 시작하고, 큰 이득을 취하지 못해도 전혀 불리하지 않은 채로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이들 사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 대 프로토스전 화염기갑병, 그나마 제일 양호!?



군단의 심장 초창기엔 프로토스 선수들의 화염기갑병에 대한 불만이 가장 거셌다. 대부분의 의견은 "0.1초만 반응을 늦게 해도 탐사정 피해가 심각하다", "10번을 막아내도 1번 당하게 되면 게임을 이길 수 없다" 라는 게 주 내용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모선핵의 광자과충전과 더블 연결체 이후 관문보다 로봇공학 시설, 제련소를 빠르게 올리는 빌드 등의 연구를 통해 그나마 해법을 찾아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화염기갑병 드랍이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프로토스는 항상 멀티 지역마다 광자포와 일부 병력을 배치해놔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게다가 대비를 해놓더라도 화염기갑병이 병력을 무시하고 탐사정만 노린다면 큰 피해를 입기때문에 빠른 반응이 필수이다.

결국, 주도권은 자연스럽게 테란에게 넘어가게 되고, 테란은 언제 어디서 견제가 올지 모른다는 압박감을 심어주며 자신은 트리플 사령부를 가져가고 생산 건물 인프라를 늘리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프로토스 선수들의 공통된 의견에 따르면 "화염기갑병 자체를 막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막기위해 투자해야하는 자원과 시간을 테란쪽에게 빼앗기다보니 진출타이밍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엄밀히 말하면 화염기갑병 유닛 자체보다 그로 인한 상대적인 인프라 시설과 테크 차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라고 답했다.

그러나 "프로토스는 초반부터 의료선을 잡을 수 있는 추적자가 있기 때문에 의료선 제거만 잘 해준다면 프로토스도 크게 나쁘지 않다"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 화염기갑병, 테란 VS 테란에서 제일 상성이 없다?


기자는 많은 저그, 테란, 프로토스 프로게이머들에게 화염기갑병에 대해 물어봤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테란 선수들이 가장 열변을 토하며 "화염기갑병 하향"을 외치는 것이다. 최근 스타리그 인터뷰에서도 최지성, 조성주, 이신형 선수 등이 테란 대 테란의 대결은 '화염기갑병을 누가 먼저 빨리 드랍하느냐, 얼마나 공격적으로 사용하느냐' 라고 대답했었다.

이처럼 테란 대 테란전에서 화염기갑병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상성'이 없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화염기갑병 자체의 가격이 광물 100밖에 되지 않아 별 피해를 주지 않고 일꾼을 빼게 하는 용도만 해도 손해가 아니라는 게 선수들의 의견이다.

특히 초반, 바이오닉의 전투자극제나 다수의 메카닉 유닛이 모이기 전에 화염기갑병의 화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체력 또한 높은 편이라 전투자극제가 되지 않은 해병과 불곰은 의료선의 치료를 받는 화염기갑병을 잡아내기가 힘들다. 테란 게이머들은 화염기갑병이 하향 조정되면 타종족전이 힘들어지겠지만, 현재 테란 대 테란전의 경기 양상이 화염기갑병 하나로 붕괴되어 있어 패치가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 패치는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까?

6월 15일 스타크래프트2 공식 홈페이지 패치노트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하향 테스트를 조정 중에 있다.

화염기갑병
• 공격력이 18+12 (경장갑 추가 공격력)에서 18로 감소합니다.
• 지옥불 조기 점화기 연구를 통해 공격력을 18에서 18+12 (경장갑 추가 공격력)으로 올릴 수 있습니다.
저희는 과연 화염기갑병 드랍이 문제가 되는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하향 테스트를 해볼 생각입니다.


당시, 차원분광기 상향 패치와 더불어 화염기갑병도 같이 패치가 되려 했으나 2.0.9패치에서 차원분광기만 적용됐고, 화염기갑병은 아직 테스트 중에 있다.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패치 방안으로는 '화염기갑병의 경장갑 추가대미지를 없애는 것과 화염기갑병을 하향시키고, 그 외에 다른 유닛을 상향하자'등의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다.

화염기갑병이 공격력과 체력 모두 뛰어난 유닛인데 일꾼까지 순간 삭제가 가능한 것이 가장 골칫거리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하향 방법으로 경장갑 추가대미지를 낮추거나 삭제하는 방안을 대다수 프로게이머나 래더 상위 유저들이 주장하고 있다.

화염기갑병은 현재 많은 테란 게이머들이 사용하고 모든 종족을 상대로 등장하는 유닛인 만큼 어떤 식으로 패치를 시도하게 될지 향후 블리자드의 밸런스 패치에 귀추가 주목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