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도타 2 리그인 NSL(넥슨 스타터 리그)이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2주 간의 본선 일정 끝에 최강자의 칭호를 두고 접전을 펼치게 되는 팀은 Team EoT와 FXOpen. 두 팀은 일찌감치 국내 도타 2 프로팀임을 선언, 합숙 생활을 통해 전력을 다지는 등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흔히 말하는 라이벌 관계인 것.

4강에서 이번 대회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였던 버드갱을 꺾고 올라온 Team EoT와 단 1패도 내주지 않고 압도적인 실력차를 뽐낸 FXOpen 간의 결승 무대는 그야말로 초 박빙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양 팀 모두 운영 위주의 전략을 즐겨 사용하는 터라 그 어느 경기보다도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트라이 레인을 역레인으로, 1대1에 강력한 영웅을 선택해 압도한다

FXOpen의 주 전략은 강한 트라이 레인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한 레인에 3명을 위치시키는 트라이 레인의 안정성을 위해 FXOpen은 상대편 서포터보다 강력한 CC기와 치명적인 대미지를 보유한 영웅을 서포터로 즐겨 사용한다. 지난 경기에서 요즘 메타와 동떨어진 영웅인 수정의 여인을 픽한것에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비록 체력은 낮아도 강력한 대미지와 CC기를 초반부터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FXOpen의 컨셉에 잘 어울리는 영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FXOpen은 정석적인 밴을 한다. 1, 2밴은 OP 영웅 위주로 밴을 하는데, 이번 대회에서 FXOpen이 가장 많이 금지한 영웅은 어둠 현자와 나무정령 수호자로 총 3회 밴을 했다. 어둠 현자와 나무정령 수호자는 FXOpen의 장점인 초반 중, 소규모 교전에서 변수를 만들 수 있는 영웅이다.

이후 FXOpen은 나머지 세 장의 밴 카드로 상대방의 조합을 카운터한다. 상대 팀에 어둠 현자가 있으면 시너지가 좋은 나가 사이렌을 밴 하고, 이오가 있으면 혼돈 기사와 연금술사를 밴하는 식이다.



FXOpen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픽은 고통의 여왕, 박쥐 기수, 자이로콥터다. 세 영웅 모두 초, 중반 교전에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영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FXOpen이 승리했던 경기를 살펴보면 하나의 큰 줄기를 발견할 수 있다. 강력한 CC기를 보유한 트라이 레인을 상대방의 트라이 레인과 만나게 한 뒤, 반대편 레인에서는 1 대 1 맞대결을 벌이는 것. 이러한 그림은 FXOpen의 주축인 "Febby" 김용민 선수와 "March" 박태원 선수가 모두 개인기가 뛰어나기 때문으로 지금까지 있었던 경기에서 늘 상대방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단독 작전 수행이 가능한 자연의 예언자, 길쌈꾼이 메인. 양동작전에 매우 능숙

Team EoT는 레인 구성이 상대의 조합에 따라 유동적인 편이다. 자신들의 트라이 레인이 약하다고 판단하면 상대방의 트라이 레인과 만나지 않기 위해 초반부터 순간이동 주문서를 사용해 레인을 맞바꾼다. 미드 레인은 수비적인 영웅이 필요할 때는 퍽을, 레인전에 다소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외계 침략자를 선택한다.

전략의 핵심은 하드 레인에서 찾을 수 있다. 어둠 현자를 선택할 때는 초, 중반 강력한 한타 위주의 경기를 운영하고, 자연의 예언자를 선택했을 때는 자연의 예언자를 제외한 4명의 영웅이 수비 위주로 운영하는 동시에 자연의 예언자가 빈 라인을 빠르게 푸쉬하며 후반을 도모한다.

Team EoT의 밴 역시 FXOpen과 마찬가지로 정석적이다. 우선 1, 2밴은 OP 영웅을 밴하는데 Team EoT가 가장 많이 밴한 영웅은 나무정령 수호자(4회)와 닉스 암살자(3회)다. Team EoT의 경우 FXOpen과는 다르게 레인전에서 상대를 압도하기 보다는 팀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와드를 무시한 갱킹이 가능한 닉스 암살자는Team EoT로서는 껄끄로운 상대. 또한, 한타때 변수를 만들 수 있는 나무정령 수호자 역시 자주 밴하는 영웅이다.



Team EoT가 가장 좋아하는 영웅은 루빅, 자연의 예언자, 길쌈꾼, 어둠 현자이다. 루빅은 "Reisen" 이준영 선수가 수족처럼 잘 다루는 영웅으로 한타 때마다 상대방의 주요 스킬을 뺏어 적재적소에 잘 사용한다. 자연의 예언자는 푸쉬와 빠른 지원에 매우 특화된 영웅으로 "Mafia" 강병훈 선수가 4강전에서 두 번 사용하여 두 번 다 팀의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길쌈꾼도 Team EoT가 매우 좋아하는 영웅이다. 길쌈꾼은 단독 작전 수행이 가능하고 매우 재빠르며 상대방에게 현시의 가루나 투명 와드 등의 은신 감지 아이템을 강제한다. 자연의 예언자나 길쌈꾼을 선택했을 때 Team EoT는 한 명의 영웅으로 탑 레인을 푸쉬하는 동시에 나머지 네 영웅이 봇 레인을 미는 양동작전을 즐겨 사용한다.

양 팀의 픽밴에서도 파악할 수 있듯이 두 팀 모두 게임의 승부처는 한타에서 만들어낸다. 자신들이 짜 놓은 판대로 경기를 운영하길 좋아하기에 무엇보다도 안정을 추구하는 것. 다만, 객관적인 전력상 FXOpen이 다소 앞서는 것은 사실이며, 개인 기량에서도 FXOpen은 상대를 압도할 수준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Team EoT로서는 초.중반 레인전에서 최소한의 손해만으로 성장을 도모한 이후, 운영과 전략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것이 관건이겠다.

국내 첫 도타 2 공식 리그 우승팀이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놓고 펼쳐질 두 팀의 승부. 2시간 만에 압승을 거두겠노라 호언장담한 FXOpen과 그런 FXOpen을 상대로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Team EoT간의 결승전 무대를 기대해보자.


Click! NSL 특별 페이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