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협회는 7월 31일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 다목적실에서 열린 프로리그 결승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감독들의 출사표와 선수들의 결승전 심정을 묻는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재균 감독과 김민기 감독은 관록에서 우러나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서로를 날카롭게 만들기도 하고, 유연하게 받아치기도 하면서 장중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김민철과 이신형의 대결이 2세트에서 성사되며 이번 결승의 핵으로 부상한 가운데, 대결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결연한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다음은 미디어데이에서 있었던 질의 응답 전문이다.



에이스결정전만 두 달 동안 준비한 달인이 있다!? 결승 미디어데이 질의응답



이번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는?

이재균 감독 : 결승에 오랜만에 올라왔는데 내심 경험이 오래된 감독들과 붙어보기를 바랐다. STX가 올라와서 걱정 반, 기쁨 반의 감정을 느꼈다. 이제 결승이 3일 남았는데 유종의 미를 잘 거둬서 웅진의 선수들과 이재균 감독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김민기 감독 : 나도 결승 무대에 올라온 지 10여 년이 지난 것 같다. 2004년에 결승에 한 번 왔었는데 당시에는 미디어데이가 없어 이런 자리가 오늘이 처음이다. 결승에서 이렇게 미디어데이를 처음 경험하니 새롭고, 결승전 무대도 처음 경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반드시 우승하도록 하겠다.




이번 결승에 오르는 각오는? 코치의 경우 경험이나 이런 부분에서 도움이 될 만한 요소가 있는지?

김윤환 코치 : 선수 시절에는 프로리그 결승에 오르지 못했는데 코치로라도 무대에 올라 기분이 좋다. 반드시 우승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노력해보도록 하겠다.

백동준 : 이번 결승에서 웅진이나 우리나 프로토스 싸움이 중요하다. 우리 팀 프로토스가 더 강하다고 생각하며, 토스 싸움에서 이겨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겠다

이신형 : 프로리그 첫 결승이다. 정말 열심히 준비해 최선을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


윤용태 : 우리가 시즌 마지막에 결승직행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마음을 졸였다. 마지막에 STX를 4:0으로 이기면서 결승 직행을 확정지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결승에서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고, 스타크래프트2로 열리는 첫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김민철 : 이번 시즌은 내게 뜻 깊은 시즌이다. 개인리그도 우승하고 프로리그에도 우승할 기회가 주어졌다. 올 한해를 기억에 남길 수 있는 해가 되도록 하겠다.

김유진 : 프로리그 결승이 처음인데 후회없는 게임을 보여드리도록 할 것이고, 우리 팀이 강팀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 줄 것이다.


김민철을 2세트에 기용한 이유는? 일각에서는 '김민철 논개설'이 부각되는 중인데 사실인지? 또 4프로토스 맞불 작전을 자주 이야기했었는데 실제로는 2저그 카드를 기용한 이유는?

이재균 감독 : 일각에 들리는 김민철 논개설은 사실 무근이다(웃음). 본인이 자신있어하는 맵이고, 내가 봐도 민철이에게 좋은 맵이라 배치했다. 또 양 팀의 에이스끼리 붙여줘야지 프로리그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결승 무대가 진정한 강팀을 가리는 부분인데 에이스끼리의 대결을 통해 강팀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

또한 맞불 작전은 페인트성 발언이었다. 각 선수들에게 비밀리에 테스트를 줬었는데, 김명운 선수가 그 테스트를 잘 통과했기 때문에 2저그를 기용하게 됐다. (김명운을) 준비 시키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이신형과 김민철이 많은 대결을 펼쳤는데 두 선수의 프로리그 선수의 각오를 들어볼 수 있을까?

김민철 : 많은 분들이 스타리그 8강을 보고 논개라는 말을 하시는 것 같다. 결승전에서는 8강에서 보여드린 경기력과 다른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고 이번에는 반드시 이길 것이다.

이신형 : 프로리그 결승전이다 보니 솔직히 민철이 형이나 유진이 형같은 잘하는 선수를 이겨야 모양새있어 보인다고 생각했고, 내심 바라던 매치가 성사되어 기쁘다.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


신대근이 프로토스전을 잘하는 편인데 테란전을 자주하게 되었다. 이에 대한 감독의 생각은?

김민기 감독 : 신대근이 준PO, PO때 프로토스전 기회가 많이 없었긴 했다. 대근이가 제일 잘하는 전투가 프로토스전이 맞다. 하지만 프로토스와 붙일 일이 별로 없었고, 신대근 선수에게 미안하지만 반 논개 전략에 활용한 부분도 있었다(웃음). 하지만 이번에는 프로토스와 만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우리팀이 4프로토스를 쓰는 이유는 4프로토스가 제일 잘하고 있고, 그간 결승을 만들어온 여섯 명의 선수이기에 계속 기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선수들이 시즌을 잘 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윤환 코치 : 나는 대근이를 이영호와 붙인 것을 반 논개 작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근신 모드'가 나왔다면 이겼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해 아쉽다. 이번 엔트리가 생각보다 잘 나와서 방심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선수들이 흥분한 나머지 플레이가 꼬일까봐 걱정인데 나는 냉정해지는 방법을 잘 알기에 이런 부분에서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금 김윤환 코치가 엔트리가 잘 나온 편이라고 밝혔는데 이재균 감독의 생각은 어떤가?

이재균 감독 : 엔트리가 잘 나와서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재미있는 결승전이 아니다. 뒤집는 맛이 있어야 재미있는 결승이지 않겠는가? 몇몇 세트에서 불리한 엔트리가 분명 있지만 이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어제 스타리그에서 이신형이 조성주에게 0:4로 완패한 것에 대해 '이재균 감독이 제일 좋아할 것'이라는 팬들의 의견이 있었다. 이 승부가 결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는지?

이재균 감독 : 박외식 감독과 친분이 있어 프라임 쪽에서 조성주를 연습상대로 계속 붙여준다고 했었는데, 우리가 바쁘니까 4강에 집중하라고 얘기했던 적이 있다. 어제 경기를 보고 솔직한 마음으로 이신형의 정신력에 영향이 있기를 바랬다.

근데 오늘 아침에 보니 이신형 선수가 웃으면서 잘 버티고 있었다(웃음). 정신력이 흔들리기를 바랐는데 '결승전 잘 준비하면 되죠.'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확실히 정상급 선수임을 느꼈다. 그래도 에이스 결정전에 누가 나올지 모르니 긴장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신형 : 솔직히 타격이 없지는 않은데 내가 테테전을 정말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기갑병 하향이 뼈아픈 것이 사실이다. 민철이 형과의 대결은 저그전이라 상관이 없는데다 웅진은 잘하는 테란이 없기 때문에 딱히 문제는 없다.




이 매치업은 다소 예상하지 못했다는 부분이 있었는지? 그리고 엔트리가 나온 여섯 경기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수령은?

김민기 감독 : 엔트리에서 웅진이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엔트리가 웅진이 많이 꼬였다. 내가 잡고 있는 마이크가 이재균 감독에게 넘어가면 '예상했다'고 하겠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웃음).

엔트리는 경기가 끝나고 선수의 컨디션이나 빌드,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해서 이겼을 때 성공한 엔트리가 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 실패한 엔트리가 되기 때문에 내가 엔트리를 잘 냈다는 이야기를 들으려면 선수가 이겨줘야 한다. 중요한 경기는 김유진 선수와 백동준 선수의 경기가 중요한다고 본다. 나머지는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재균 감독 : 엔트리를 이번에 보면서 류 코치가 인상을 쓰면서 받아보더라. 하지만 나는 기분이 좋았던 게, 엔트리가 너무 좋으면 선수들이 정신줄을 놓아 버린다. 반면 엔트리가 나쁜 경우에는 선수들이 맹연습을 하게 된다. 이번에 시간도 충분했고, 주장 윤용태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도 부담이 없지 않겠지만 해법을 찾아낼 것이라 믿는다.

3일이 남았으니 준비를 잘 하리라 믿고, 우리 팀이 원래 뒤집기 전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겠다. 재미있는 경기 나올것이라고 생각하며 승부처는 1경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1경기를 잡으면 충분히 4:0으로 이길 수도 있을 것이고, 1,2경기를 모두 진다면 다소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김유진 : 내심 다른 종족을 바랬는데 프로토스가 나와서 아쉽긴 한데 프로토스전에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라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백동준 : 나는 프로토스를 노리고 나온것이 맞다. 잠을 자지 않고 할 필요 없이 열심히 노력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군단의 심장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구단과 대결을 벌이게 되었는데 부담은 없는지?

이재균 감독 : 김민철 선수도 특정 선수에 지곤 했었는데 계속 극복시키고자 연습을 시킨적이 있다. STX가 약점이 없다는 이야기를 분석과정에서 들었을때 걱정이 50%, 챔피언의 입장에서 도전자를 기다리는 부분에서 강한 상대가 올라왔구나란 생각에 기쁨이 50%였던 것 같다.


팀의 주장으로서 신대근과의 대결이 불안하지는 않은지?

윤용태 : 대근이가 나와서 긴장하기는 했다. 하지만 어떤 상대가 나와도 연습량으로 승부를 했고, 이번에 준비하느라 다크서클이 점점 내려가고 있는데(웃음) 8월 3일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

팀에 들어왔을때 내가 제일 막내였는데 당시에는 형들의 위치를 잘 몰랐다. 그때는 많이 어렸지만 지금은 주장의 역할로 결승에 올라오니 해야할 것이 많은 것 같다. 이번 결승을 앞두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조언을 하며 준비할 예정이다.


에이스 결정전에 기용할 별도의 카드를 준비했는지?

이재균 감독 : STX는 너무 뻔한 카드지만 그 카드가 너무 강하다. 우리 카드를 예상하려면 머리를 좀 쓰셔야 할 것이다. 우리에겐 에이스 결정전만 두 달 가까이 준비한 선수가 있다(웃음).

김민기 감독 : 두 달 가까이 준비한 카드가 있다고 해도… 그런 선수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진짜 두 달 연습한 선수가 있는지 결승 끝나고 한 번 찾아가서 보도록 하겠다(웃음).


결승전에서 몇 세트로 승리를 거둘 수 있는지 손가락으로 알려줄 수 있나?







모기업 쪽에서도 프로리그 결승에 관심이 있는지? 우승하면 받게 될 포상 문제를 언급해줄 수 있나?

이재균 감독 : 포상 문제는 사무국에서 전담하기 때문에 잘 알지 못하고,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라는 암시만 받았다. 우리 모기업에서는 아주 높으신 분들이 결승에 올라간 것을 알고 기대감이 매우 높으시다. 우리 계열사하고 각 대표님들이 응원한다고 코맨트를 남겨주셨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느낀다. 절대 질 수가 없다.

김민기 감독 : 창단 이후 프론트쪽에서 우리들에게 관심이 없던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창단 당시와 같은 관심을 지금도 받고 있다. 포상 부분은 우리 팀 스스로가 우승이란 목표를 계속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팀에서 포상에 대한 부분은 큰 관심이 없다. 알아서 잘 챙겨 주실 것이라 믿고, 일단 우승을 위해 최대한 매진하겠다.


요즘 이재호 선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 최근 근황을 밝힐 수 있나?

이재균 감독 : 숙소에 잘 있고, 뭔가 하고 있다. 자세하게는 알려드릴 수 없다. 한가지 밝힐 수 있는 것은 이재호가 STX전에 눈물을 흘리게 할 지도 모른다.


STX에서는 은퇴했던 선수들이 결승전에 응원을 오는가? '여제' 서지수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김민기 감독 : 예전 은퇴한 선수들이 찾아온다는 연락이 오고 있다. 서지수 선수 역시 개인 사업으로 바쁘지만, 시간이 맞는다면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성현 선수도 숙소에 잘 있는지?

김민기 감독 : 김성현 선수도 숙소에 잘 있고, 마찬가지로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웃음).


프로리그 결승 특집 기사 모음
① [프로리그 결승특집(1)] '맵을 보면 결승전 엔트리가 보인다?' 웅진 대 STX전 엔트리 예측
② [프로리그] 한국e스포츠협회, 결승전 엔트리 공식 발표
③ [프로리그 미디어데이] 개인 타이틀 시상… 시즌 MVP는 김민철, 정윤종, 이영호
④ [프로리그 미디어데이] 10년 만에 결승에 올라온 두 팀! 우승컵은 어디로? 사전 입담 대결 엿보기
⑤ [프로리그 미디어데이] '에결만 두 달 준비했다' 위트 있지만 날카롭게! 감독-선수 결승전 출사표
⑥ [프로리그 결승특집(2)] 결전의 날이 다가온다! 수 싸움의 결과는? 결승 엔트리 심층 분석
⑦ [프로리그 결승특집(3)] 상대를 꺾기 위해선 알아내야만 한다! STX 소울-웅진 스타즈 강약진단
⑧ [프로리그 결승특집(4)] 존재 자체만으로도 고마워요! 웅진, STX의 멘탈관리사
⑨ [프로리그 결승특집(5)] 얘들아, 나 믿지? 웅진-STX 양 팀의 중심에는 그들이 있다
⑩ [프로리그 결승특집(6)] STX 소울 잘하는 비결은? '우리 뒤엔 특급 에이스가 있다!'
⑪ [프로리그 결승특집(7)] 정규 시즌 우승의 저력, 결승전까지 이어간다. 웅진 스타즈!
⑫ [프로리그 결승특집(8)] 위기가 강한 팀을 만든다! 두 감독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
⑬ [프로리그 결승특집(9)] 영광의 우승컵을 다툴 최후의 두 팀… 어떻게 올라왔나? 정규 시즌 뒤돌아보기
⑭ [프로리그 결승특집(10)] 누가 이길 것 같나? 해설진과 감독들이 말하는 결승 예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