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살아 숨쉴 수 있다는 것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EG 이제동이 8강에 진출했다. S급 프로토스인 정윤종과 장민철을 차례로 연파하며 프로토스전의 '감'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한 이제동은 '프로토스전의 부진으로 내가 최하급 선수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최근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또한 '이번의 조를 보고 매우 기뻤고, 살아났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고 언급했다.


'팬들에게 내가 아직 살아 숨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EG 이제동 인터뷰


8강 진출한 소감은.

시즌 파이널 조 나오고 난 뒤부터 3프로토스라서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한국에 있을 때부터 준비했고, 그만큼 보람이 있는 것 같다. 1위로 올라가게 되어 만족하고 8강 이후부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프로토스조라서 좋다고 말했는데, 준비는 어떻게 했나.

최대한 스타일을 살려서 게임하려고 노력하고 생각했다. 연습할 때도 승률이 잘 나왔다. 방송 경기나 대회에서 프로토스전할 때 혼자 말리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것만 잘 떨쳐내고 내 플레이만 하면 상대가 잘한다고 하는 정윤종 선수라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왔다.


정윤종 선수와 경기할 때 조합에 이유가 있나.

정윤종 선수 플레이를 보니 정석적으로 많이 하시더라. 그래서 최대한 바퀴를 생략하고 부유하게 플레이를 했다. 그리고 히드라를 가면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타1 때처럼 전투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나.

그렇게 자신감 있지는 않은데, 내 스타일대로 게임을 해야 지더라도 할 맛 나더라. 다른 스타일로 하려고 하면 힘들더라. 그냥 그래서 내 스타일대로 게임을 하고 있다.


8강에서 누구와 붙고 싶나.

종족 순으로 나열을 하자면 저그-프로토스-테란 순이다. 테란전은 너무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프로토스전은 할만한 것 같다. 저그전은 그냥 자신감이 항상 있다. 확률적으로 저그는 안 만날 것 같다(웃음).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나.

4강까지는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4강부터는 내려놓고 편하게 하고 싶다. 안그래도 해외 팬들이 콩라인에 입성했다고 놀리는데(웃음), 한 번쯤은 우승하고 싶다. 올해 안의 목표다.


변수가 있다면 뭐가 있을까.

내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하면 8강도 위험할 것 같다. 그걸 성공하면 결승을 넘어 우승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맵을 제외한 이유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계속 고민을 해왔다. 맵 제거에 대해 한국에서부터 생각해왔는데, 아킬론 황무지 빼고는 다 비슷비슷한 것 같더라. 그래서 그렇게 하게 됐다. 아킬론 황무지는 프로토스가 멀티 먹기도 너무 쉽고, 항상 주도권을 가져가기가 쉽기 때문에 어렵다. 나머지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장민철과 승자전에서 풀세트 접전을 했는데, 암흑기사를 좀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 같은데 패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암흑 기사도 생각을 했다. 너무 안나오길래 암흑 기사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히드라리스크를 너무 많이 뽑았던 것 같다. 패인 자체는 중간에 이겼다고 생각하고 게임을 했기 때문에 아닌가 싶다. 그만큼 유리했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고집을 부렸던게 패인인 것 같다. 체제를 유연하게 가져가지 못했던 것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


승자전 3세트에 소모전을 계속했는데, 막아낼 자신이 있었나.

아슬아슬하게 게임을 하면서 막는데만 집중을 했던 것 같다. 2경기 지고 '멘붕'이 와서, 3경기 때도 7차관을 생각을 하고 게임을 했는데 멀티를 못 지켜서 이대로 지나 생각을 했는데 앞마당에서 잘 막을 수 있어서 할만해졌던 것 같다. 정신없이 막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웃음).


최근 프로토스전 성적이 괜찮은데.

원래 방송 경기에서는 나 자신조차 실망스러운 경기력이 많이 나왔다. 최근에는 연습도 많이 했고, 주변에서 프로토스전 못한다고 말을 많이 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연습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한가지 더 꼽자면 생각하는 게 좀 많아진 것 같다. 게임하면서 고집을 좀 버리고 생각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그래서 더 나아지지 않았나 싶다.


팬들의 프로토스전 반응을 보고 어땠나.

게임을 오래 해왔었고, 그런 대접을 받는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웃음). 완전 아예 못하는 선수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그런 인식을 빨리 바꾸고 싶었고, 이번 16강 조를 보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어서 기분이 좋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까지는 만족스럽다. 우승하겠다는 말을 할 수는 없지만, 내 실력 그대로 평가받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임하려고 한다.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그냥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지켜봐주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