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일 강남 곰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월드 오브 탱크 한,일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ARETE가 NOA를 상대로 피말리는 싸움 끝에 가까스로 승리하며 오는 지스타에서 펼쳐질 '월드 오브 탱크 한일 국가대항전' 대표로 선발되었다.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과 같았다. 또 다시 마주친 두 팀 ARETE와 NOA. 지난 'WTKL 시즌1', 'WCG 국대선발전'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 무대에 선 두 팀은 말 그대로 숙명의 라이벌과 같았다. 비록 이전의 경기들은 ARETE의 승리로 끝났지만, 지난 두 번의 패배를 곱씹으며 이를 갈고 나온 NOA의 플레이는 무서웠다.

선취점을 얻고, ARETE를 말 그대로 '벼랑 끝까지' 몰아붙인 NOA의 플레이는 와신상담을 한 팀이 얼마나 무서워질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ARETE의 힘은 여전했다. 패배 직전까지 간 상황에서도 기묘한 전술과 유연한 움직임을 보인 ARETE는 다시 한 번 NOA를 꺾고, 한국 대표로서 한, 일전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 1세트 힘멜스도르프 NOA 승리



힘멜스도르프에서 진행된 1세트, AMX 50 100 두대, IS-3 세 대와 T1 2대라는 완벽하게 똑같은 전차를 선택한 두 팀. ARETE의 공격은 초반부터 매서웠다. 과감히 전장의 중심으로 병력을 진출시킨 ARETE는 얇은 벽 하나를 두고 NOA와 대치했다.

그러나 확실히 너무 노출된 위치에 주력을 집중시켰던 탓일까? NOA의 IS-3 한 대를 격파하는 데 성공한 ARETE였지만 NOA의 매서운 종심돌파는 벽을 등진 채 뭉쳐있는 ARETE의 주력을 산산히 흩어놓기에 충분했다. 결국 전장 중앙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치명타를 입은 ARETE는 1세트를 내주게 되었다.

◆ 2세트 프로호로프카 ARETE 승리



이어진 2세트 역시 전차 구성은 양 팀이 동일했다. 지난 WTKL 시즌1때 부터 프로호로프카에서 즐겨 사용된 Pershing 중형전차를 중심으로, T69와 AMX 13 90을 주력으로 구성된 전차진이었다. 경기 초반 남쪽에서 시작한 NOA는 적극적으로 중앙의 기찻길 동쪽에 자리를 잡았고, ARETE는 이에 대응하듯 전장 서쪽의 숲을 본진삼아 진형을 구성한 채 대치 양상을 만들어냈다.

ARETE의 전술은 명확했다. 넓게 포진된 주력 전차들의 포구로 한 곳을 노리고, 그 곳에 정찰전차인 T1의 강제 스팟을 유도해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 전술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NOA는 차분히 대응했고, 양 팀은 경기 중반에 접어들 때 까지 정찰전차 외의 손실을 내지 않았다.

경기 시간 4분이 남은 상황, ARETE의 과감한 진격이 이루어졌다. 전장 중앙 기찻길 주변으로 주력을 진출시킨 ARETE는 그대로 맵 중앙을 점령해 진형을 갖추었다. 그러나 NOA의 대응은 신중하면서도 기민했다. 직접적인 교전을 늦춘 채 일시에 화력을 집중시켜 ARETE의 주력을 공격한 NOA는 격렬하게 화력을 투사했고, 본격적인 전면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ARETE의 노림 카드는 따로 있었다. 중앙 지역에서 격전이 벌어지는 동안 전차를 몰래 빼내어 NOA의 본진 점령을 시도한 ARETE는 화력전에서 패배했지만, 점령을 성공함으로서 2세트를 승리하게 되었다.

◆ 3세트 절벽 NOA 승리



3세트의 전차 선택은 조금 이색적이었다. 지난 WTKL 시즌1 결승 무대, 절벽 전장에서 자신의 팀에게 패배를 안겨주었던 Obj.416을 가져간 NOA와는 달리 당시 승부의 핵이었던 Obj. 416을 제외하고 Pershing과 T69. AMX 13 90만으로 조합을 완성한 ARETE는 경기 초반 맵 중앙에서 격렬한 화력전을 벌였다. 이 전투에서 NOA는 Obj. 416을 잃었지만 ARETE의 중심 전차인 Pershing과 T69 한대를 격파하는 이득을 얻었다.

중앙의 화력전에서 승리한 NOA는 거칠게 질주하며 전장 중앙을 차지했다. ARETE의 전력은 맵 서쪽의 코너에 몰려 있었고, NOA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올라 있었다. 결국 이어진 공격에 모든 주력을 잃은 ARETE는 동떨어져 있던 정찰전차 T1을 물에 던지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3세트 패배를 받아들였다. 이로서 스코어는 2:1, NOA가 다시 앞서가게 되었다.

◆ 4세트 엔스크 무승부



다수의 AMX 50 100과 IS-3을 선택해 본격적인 화력전을 예고한 두 팀, 경기 초반 NOA는 전장 동쪽의 개활지에 진형을 구성했고, ARETE는 서쪽의 시가지 구석구석에 주력을 포진시킨 채 NOA의 공격을 기다렸다. 서로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지 못해서인지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두 팀, 하지만 시간은 스코어를 리드중인 NOA의 편이었다. 결국 경기의 양상은 ARETE의 공격과 NOA의 수비 형태로 펼쳐지게 되었다.

경기는 점점 ARETE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NOA의 기습에 두 대의 T1을 모두 잃은 ARETE는 두 눈을 잃은 상태로 전장에 나선 격이었다. 기세를 탄 NOA는 중앙의 기찻길을 통해 공격 모션을 취했지만, ARETE가 이를 눈치채자 섣부른 공격을 시도하지 않고 빠지게 되었다. ARETE 역시 섣부른 공격은 오히려 독이 될 거라 직감했는지 수비적인 움직임을 취했고, 두 팀의 승부는 무승부가 되어 한 세트를 이어가게 되었다

◆ 5세트 엔스크 ARETE 승리



다시 한 번 엔스크에서 벌어진 5세트, 두 팀의 전략은 기본적으로 비슷했으나, ARETE의 움직임은 훨씬 예리했다. 이미 한 번 NOA의 전략을 겪어서였을까? 시가지를 한번 훑은 ARETE는 주력을 집중해 맵 동쪽의 기차역으로 진격했다. 이에 반해 NOA의 움직임은 여전히 신중했다. 4세트와 동일한 움직임 없는 수비였다.

그러나 이전 판에 이미 이런 전략을 겪은 ARETE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놀라웠다. 기차역 근처의 많은 건물을 엄폐물 삼아 적극적인 '히트 앤 런'을 펼침과 동시에 NOA의 본진 점령까지 시도하는 ARETE의 움직임은 그야말로 '공격의 정석'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결국 ARETE의 공격에 허점을 찔린 NOA는 많은 손실을 보게 되었고, 그대로 5세트를 내주게 되었다.

◆ 6세트 비행장 ARETE 승리



이어진 전장은 NOA가 선택한 비행장, NOA는 1대의 Pershing을 중심으로 한 정석적인 조합을 선택한 반면, ARETE는 무려 3대의 AMX 13 90을 가져가며 기동력에 힘을 주는 조합을 구성했다. 경기 초 두 팀의 움직임은 신중했다. 경전차를 앞세운 채 수비적 진영을 짠 두 팀. 그 정적을 깬 것은 ARETE였다.

ARETE의 AMX 13 90이 선제 공격을 성공시키자 NOA의 움직임이 급변했다. 빠른 속도로 전장의 북쪽을 장악한 NOA는 몇 번의 공격 모션을 취했지만, ARETE의 수비는 단단했다. 결국 NOA는 다시 본진으로 귀환해 수비적 진영을 구성했고, 두 팀은 한 차례 숨을 고르게 되었다.

먼저 움직임을 보인 쪽은 33티어 가량 밀리고 있는 ARETE였다. 적극적인 공격을 가해야만 하는 입장의 ARETE는 한 대의 AMX 13 90을 맵 북쪽의 언덕에 올려보내 시야 이득을 놓친 채 주력을 진출시켜 NOA의 본진을 직접 타격하는 전술을 택했다.

NOA의 AMX 50 100을 파괴 직전까지 몰아세웠지만 아쉽게 놓치게 되자 ARETE는 본격적으로 적극적인 공격을 나섰다. 모든 주력을 공세로 돌린 ARETE는 NOA를 계속해서 몰아세웠고, NOA는 병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후퇴를 이어갔다. 마침내 NOA의 본진으로 전 주력을 올려보낸 ARETE는 NOA의 본진 점령을 시작했고, 이때부터 NOA는 반격에 나섰다.

마지막 세트를 점령패로 당할 수는 없는 상황, NOA는 극적으로 본진 점령 게이지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어진 격전에서 피 말리는 싸움 끝에 ARETE보다 많은 손해를 보게 되었다. 결국 경기 시간이 종료되자 더 많은 전차를 파괴한 ARETE가 마지막 세트를 승리하게 되었고, 벼랑 끝까지 몰렸던 싸움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서 ARETE는 WTKL 시즌1. WCG 국대선발전에 이어 또 한번 NOA를 격파하고 지스타에서 진행될 한,일전의 국가대표로 경기에 나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