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 인해 UMPC들은 관심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좀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죠. 아무래도 가장 유저들의 눈에 들어온 건 가격대였을 겁니다. 스팀 덱도 만만치 않은 가격이긴 한데, 윈도우 OS 기반으로 한 UMPC 게임기들은 가격이 1,200$를 넘어가는 무시무시한 가격이 형성되었으니까요. 어지간한 노트북보다도 비싼 기기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도 한 번 더 변화가 생겼습니다. 바로 ASUS ROG Ally(엘라이) 가 등장하면서죠. 엘라이의 가격은 기존 UMPC 시장을 후려칠 정도로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었고, 이로 인해 UMPC시장에도 또 한번의 큰 격동이 생길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리고 앞으로 UMPC 선택에 고려해볼만한 것들을 좀 정리해보겠습니다.
1. 드디어 내려간 가격대
스팀덱-엘라이 2연타의 파장은 확실했다!
로그 엘라이의 가격은 Z1 익스트림 모델이 699$로 선정되었고 3분기 출시되는 다소 낮은 성능의 기기는 599$로 책정되었습니다. 차근차근 국내에서도 정식 발매를 준비하고 있는 시점에 체크를 해보면 국내 시장에서 100만 원 내외로 선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가격 정책 역시 스팀덱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윈도우 OS를 기반으로 하는 UMPC 시장은 한 번 크게 들썩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쪽 게임기 시장에 눈독을 보인 많은 유저들이 선택하는 기기들의 가격들을 보면 알 수 있죠. 새 세대는 가격이 낮아지긴 했지만 GPD WiN3는 약 1,100 달러를 책정했었고 한번 더 개선한 개선 모델인 GPD win4 역시 만만치 않았죠? 와디즈 펀딩 기준으로 최저가 모델이 139만 원이었습니다.
Aya NEO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Aya NEO에서 각광받은 라이젠 6800U를 장착한 모델은 한국 정식 발매 가격 기준으로 179만 원입니다. 조금 성능이 낮은 모델로 가도 150만 원대 근처에서 머무른 가격들이 보이죠. 대충 1,200달러 이상 되는 가격들이 책정되고 있었고, ONE x Player 역시 150만 원 이상의 가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20~150사이 구성되고 비싼 경우 170~180만 원대에 자리 잡고 있던 UMPC 게이밍 PC 시장에 699달러라는 토-르 썬더가 내려친 셈입니다. 안그래도 스팀덱이라는 절대급 오딘의 눈이 지켜 보고 있었는데 여기에 토르 펀치 한방 맞은 셈이죠. 로그 엘라이의 가격은 여기서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699$의 전자기기의 경우는 정식 발매 시점으로 따지면 90~100만 원 근처가 예상가로 잡히게 되니까요. 환율 등을 고려하면 100만 원 내외로 잡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엘라이가 약간의 성능 저하가 있더라도, Z1 익스트림 모델 자체는 다른 UMPC들에 비해 경쟁력이 없는게 아닙니다. 이를 반영하듯 GPD WIN4는 새 CPU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기존 모델의 가격도 급격하게 내려간 상태로 거래된 모습이 확인됩니다. 또한 AYN의 LOKI 모델도 최상위 모델 기준이 775$, 저가형(128GB)은 500달러가 채 안되는 가격을 내놓았습니다. 물론 그만큼 사양이 아쉬운 부분이 있겠죠.
결과적으로 스팀이 첫 웨이브로, 두번째로 로그 엘라이가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모습은 확실해보입니다. 그렇기에 차세대 기기들은 여기서 가격대의 경쟁력을 갖추거나, 그 이상의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성능 혹은 매력적인 선택지들을 준비해야 하죠. 그러한 옵션들로는 확장성, 디스플레이, 무게 등 여러가지 선택지가 나오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주류 칩셋이 변화한다?
680M의 시대는 가고 780M의 시대가 오나?
UMPC 시장에서 꽤 화두로 떠오른 칩셋이 있으니, 바로 라이젠 6800U입니다. 고성능 급 기기들에는 어김없이 6800U급의 CPU들이 포함되어 있고, 인텔 CPU보다 이쪽이 더 선호받았죠. 해당 칩셋의 그래픽은 라데온 680M으로 처리되었습니다. 그 바로 아래가 660M 그래픽이었고요.
그런데 이 그래픽 성능이, 그냥 '내장 그래픽'이라고 무시할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기존 인텔 CPU를 채용했던 UMPC들도 주로 라이젠 CPU들을 채용하기 시작했고, 가격과 성능적인 메리트가 생기면서 상위 모델과 선호 모델이 되었죠. 이 칩셋은 단순히 UMPC 시장만 채용된 게 아니라, 비즈니스 혹은 울트라북에서 쓸 경우도 만만치 않은 성능을 보여줬죠. 그래서 대부분 6800 계열의 프로세서는 윈도우 기반 UMPC를 선택하려는 이들에게 핵심중 하나였습니다.
그런 시점에 새로운 프로세서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엘라이에 채용된 Z1 익스트림이죠. 엘라이 발표에 따르면 Z1 익스트림은 Zen4 4나노 공정에 8코어 16쓰레드, 그리고 최대 8.6TFlops(테라플롭스)의 성능이라고 했습니다. 스팀 덱은 비슷한 기준으로 잡을때 1.6TFlops로 평가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6800U의 그래픽인 680M은 3.38TFlops 정도로 평가되고요. 물론 테라플롭스가 절대적인 성능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저냥 이정도로 그래픽이 좀 더 좋다 하는 느낌으로 짐작하는데 고려할만한 요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대충 680M이 그래픽 카드 중 1050ti 정도의 성능과 비교되는 기준으로 가닥을 잡기도 합니다. 그만큼 Z1 익스트림 프로세서의 성능이 뛰어다나는 반증일수도 있죠. 물론 여기서 우리는 그냥 넘어가면 안됩니다. 아 무조건 저게 좋구나가 아닙니다. 실질적으로 이러한 소형 기기들은 기기가 뜨거워지고, 결과적으로 스로틀링이 되어 클럭 다운이 되는 구간과 실용성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물론 확실히 Z1 프로세서가 680M의 6800U CPU 프로세서보다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보여지긴 합니다. 에이수스가 엘라이를 Armoury Crate 기반으로 동작 시킬 때 성능 최적화를 잘 시킨다면 발표한 성능에서 더 나은 안정성을 보여줄 수도 있겠죠. 물론 나와봐야 알 일이긴 한데, 가장 최신 기술이 적용된 Armoury Crate SE가 얼마아 이를 끌어내느냐가 핵심 포인트겠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앞서 말했던 6800U CPU의 상위 모델이 차근차근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는 점입니다. 이미 AMD는 RDNA3 기반의 iGPU인 780M을 지난해 발표했고, 곧 이를 제대로 적용한 노트북들이 차근차근 라인업을 늘려서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UMPC 시장에서도 이를 도입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적지 않고요.
RDNA3 기반, Zen4 기반의 프로세서에 탑재되는 이 780M의 성능은 당연히 680M보다 향상됩니다. 실질적으로 더 많은 벤치마크와 세팅된 모습들이 나와야 하겠지만 대충 모바일 그래픽 프로세서 기준으로 GTX1650보다 더 좋고 GTX1650Ti 보다 살짝 낮은 성능으로, 그 비교군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쉽게 말해서 그동안 터줏대감급 CPU였던 것들이, 달라질 수 있고 또 꽤 볼만한 성능 향상이 있을 수 있다라는 뜻입니다.
이게 끝인가? 하면 또 아니죠. 우리가 휴대용 기기로 게임을 하려는 이유를 한 번 돌아봅시다. 휴대성이 높아야 하고, 어디서든 적당히 할 수 있으면 된다는 목적이면 오히려 이러한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이 선택지로 올라올 수 있게됩니다. 당연히 더 크고 넓은 쿨링 효과를 볼 수 있고 키보드도 있는데다가 화면도 넓어지니까요.
물론 미니멀리즘을 극한으로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아무 의미없겠지만, 본인이 사용하려는 경험을 생각해봤을때 오히려 가격, 활용도를 고민해서 노트북이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들고 게임을 할 순 없겠지만 말이죠.
3. 용도 따라 스트리밍을 써도...?
생각보다 많이 발전한 스트리밍, 게임을 해도 될 정도다?
이건 사실 제가 좀 언급하고 싶은 내용이기도 합니다. 시장 자체의 변화가 고민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경험에 따라서 UMPC대신 다른 선택지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겠죠. 우리가 흔히 게임도 하지 않는데 게임가지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에게 '폰**'이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폰로아, 폰던 같은 말들이요. 근데 진짜로 폰으로 해보니까 괜찮더라고요.
클라우드 게이밍, 그리고 스트리밍을 통한 게임 환경에 대해서는 지금 대세는 확실히 한 풀 꺾인 것처럼 보입니다. 구글도 스태디아 프로젝트를 중단했고, 실질적으로 클라우드 게이밍은 어떻게 보면 매력적인 선택지에서 좀 벗어났죠.
그런게 게임 스트리밍은 아닙니다. 오히려 예전보다 훨씬 나은 부분이 있습니다. COVID-19 시점에 꽤 많은 플레이어들이 몇 가지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플레이하는 것을 볼 때, 생각보다 괜찮은 선택지가 된 부분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Parsec, 그리고 엔비디아 그래픽을 기반으로 하는 Moonlight가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몇 차례 태블릿(삼성 갤럭시 S8), 그리고 마우스와 휴대용 키보드를 이용해서 외부에서 몇 가지 게임들을 플레이해본 적이 있습니다. 쉽게 요약하자면 로스트아크는 카오스던전, 가디언 토벌 외의 군단장 숙제(엔드 말고요) 등은 무리없이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다른 기자도 이렇게 사용했는데, 같이 아브렐슈드 1~4관문 숙제를 하는데 서머너로 1넴 카운터(당시 방출된 의지) 치기 힘들어서 1번 배정한 것 빼곤 다 괜찮았다고 했던 기억도 나네요. 던전앤파이터로는 각 던전 솔로 플레이에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물론 대전 격투 게임이나 프레임 단위가 중요한 액션 게임들에서는 아직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있긴 했습니다.
대신 순간적으로 인터넷 연결이 좋지 않아 핑이 튄다던가, 한영키 전환이 어렵거나 단축 조합키등이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는 건 빼고는 간단하게 즐기기는 무리 없어 보였습니다. 조이스틱도 지원하여 관련 인터페이스를 조절하면 스팀을 통해 여러가지 게임들을 할 수 있다는 선택지도 있게 되고요. 결과적으로 휴대용, 혹은 환경이 썩 좋지 않은 곳에서도 게임 스트리밍도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그 무시무시한 데이터 요금과 회선 안정성이 확보되어야 하고 누진세를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는 확실한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심사숙고 합시다
심화된 경쟁은 반갑다! 이제 사용자들 선택지가 더 늘어나길...
이전에 새로운 선택지로 많은 UMPC들을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결과적으로 아끼지 않고 강조했던 말이 고민을 깊게 하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가격이 내려가서 이제 노트북보다 비싼 UMPC가 아니더라도 가격 자체가 만만치 않은 건 동일합니다. PS5, XSX보다도 높은 가격대인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로 언급할 건 바로 배터리 타임입니다. 엘라이를 포함해 스위치, 그리고 대부분의 UMPC를 포함해 노트북까지도 배터리 타임은 특별한 용도(울트라북, 비즈니스북)를 제외하곤 대부분 게이밍에서는 한 발 양보를 하거든요. 요즘에는 PD 충전이나 휴대용배터리를 이용해 배터리 타임을 늘리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요. 간간히 이동중에 2~3시간 내외로 사용하는 것에 목적을 둔다면 UMPC의 선택지는 아직 유효한 편이기도 하고요.
아직까지 엘라이의 성능, 실사용감등이 확실히 매겨지고 평가되긴 조금 이른 시간입니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점차 전문 리뷰어들이 하나둘씩 이에 대한 평가를 꺼낼 것이고, 실제 사용자들이 사용을 한 후기를 들어보고 고민을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관심사가 모바일에서 원신 잘돌아가냐 와 비슷한 느낌으로 "그래서 엘라이로 '디아블로4' 잘 돌아가냐?"일 것 같은 기분이 들기는 하네요. 실질적인 리뷰를 통해 가변 프레임과 CPU 안정성, 발열 등의 모든 정보가 종합된 시점이, 바로 엘라이가 던진 파장이 잠깐 바람이 좀 불어 높아보이는 것 같은 파도였는지, 아니면 정말 시장을 엎어버릴 거대한 해일이었는지 판가름 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확실히 스팀덱에 이어 엘라이가 이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킨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UMPC 제작 업체들도 한 걸음 물러서는 움직임을 보일 정도로, 그만한 경쟁력을 갖춘 모델들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시장을 흔들었기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일입니다. 독점이 아닌 경쟁이 생겨야 확실한 메리트, 매력,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기기들이 선택지로 올라오니까요. 화면 크기, 확장성, 배터리, 성능, 가격, 무게와 휴대성, 컨트롤러, 최적화 등등 여러가지 부분에서 이제 소비자들이 입맛대로 고를 선택지가 늘어났으면 좋겠네요.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또 강조하지만 UMPC는 정말 많은 고민과 선택이 필요합니다. 미니멀리즘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지만, 일반적인 용도로 쓰기에는 정말 (무시무시하게)비싼 장난감이거든요. 태블릿 혹은 울트라북을 통한 스트리밍이 더 유효한 선택지일 수 있는 데다가 업무용까지 겸한다면 게이밍 UMPC의 메리트는 크게 떨어지기도 하고요.
그리고 세대가 교체될 UMPC들도 역시 스팀덱에 비해서 좀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스팀 덱은 최적화를 위해 셰이더 캐시를 따로 개발사에게 맞추라고 가이드라인까지 오고 게임별로 최적화에 힘쓰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고, 다른 UMPC는 확장성(윈도우OS)이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계속해서 이제 경쟁과 개발이 고도화되면 정말로 외면만 받던 UMPC 시장에 가격까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