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기에서 감탄사는 캐리하는 '쵸비' 정지훈을 향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6일 프레딧 브리온전 만큼은 박수와 칭찬이 '모건' 박기태에게도 향했다. 많은 이들이 놀랄 만한 슈퍼플레이를 선보였기에 그렇다. 나아가, '쵸비'에게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모건'에게 26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이 날은 '모건'이 경기 승리 후 처음으로 무대 인사를 했다. 세트 승리는 있었지만, '모건'은 "경기 승리 후 LoL 파크 무대에서 인사한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이기고 인사할 기회가 생겨서 좋았다"는 승리 소감을 말했다.

오늘 경기는 단순히 다른 팀원에 의지해서 거둔 승리는 아니였다. '모건'은 2세트에서 레넥톤으로 솔로 킬을 내고, 협곡의 전령 1:3 전투를 통해 이득을 챙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2세트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2세트를 승리했으면, POG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가 좋은 플레이 후에 실수를 한 게 아쉬울 뿐이다. 미드 2차 쪽에서 혼자 들어가다가 실수를 한번 했다. 교전 각은 좋았는데, 내가 딜러진이 호응하기 전에 급하게 들어갔다"며 아쉬운 장면을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협곡의 전령에서 1:3하는 장면 만큼은 달라진 '모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른 경기였다면, 아군이 드래곤에 있는 상황에서 나는 얌전히 정글이나 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1:3 전투를 벌였다. 위험성이 있는 플레이지만 잘 해냈다"며 "쉬는 기간 동안 내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키우려는 시도를 했는데, 이번 경기에서 조금은 드러난 것 같다"고 자신의 변화를 설명했다.

한화생명이 꾸준히 교체 출전시키는 탑-정글에 관한 말도 들을 수 있었다. '모건'은 "얼마나 준비 돼 있는지, 그리고 컨디션이나 긴장 상태를 고려해서 당일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출전한다"고 답했다. 이어 최근 경기에서 주전 정글러 역할을 맡은 '윌러' 김정현에 관해 "신인이지만,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다. 연습 기간이 짧은데, 콜이 정확해서 나와 잘 맞는 것 같다.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윌러'를 칭찬했다.

힘겹게 승리하며 8위까지 올랐지만, 한화생명은 아직 PO까지 가려면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모건'은 "우리팀이 그동안 협곡의 전령 전투에서 사고가 많이 났다. 콜을 더 세세하게 하고 어떻게 할지 피드백을 받았다"며 팀의 전반적인 변화 방향에 관해 설명했다.

프레딧 브리온전 역시 깔끔한 승리는 아니였다. 3세트는 글로벌 골드가 1만 이상 격차가 벌어졌음에도 빠르게 끝내지 못한 경기였다. 3세트를 떠올린 '모건'은 "우리 조합이 팔이 짧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팔이 긴 럼블의 이퀄라이저 미사일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해야 했는데, 그 부분을 더 보완해야겠다. 솔직히 팀 상황상 확실한 승리가 간절해서 신중하게 하려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도 이번 승리로 다음 경기부터 속도를 내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