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지나도 '데프트' 김혁규의 딜량은 꺾이지 않았다.

18일 2023 LCK 스프링 개막전에서 새로워진 디플러스 기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올해 새롭게 합류한 '데프트'는 루시안-시비르로 쉬지 않고 딜을 넣으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2세트에서 라인전 킬은 물론, 밀리는 2세트 드래곤 전투에서 과감하게 교전을 열어 한타 승리를 이끌 줄 알았다.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다운 면모는 여전했다.




Q. 2023 LCK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승리한 소감은?

개막전 첫 경기를 승리해서 좋다. 경기력 역시 원하는 만큼 나와서 더 좋다.


Q. 새로운 팀 디플러스 기아에 관해 좋은 말들이 많이 나온다. 디플러스 기아에 합류해보니 느낌이 어떤가.

내가 여러 팀에 있어 봤는데, 보통 초반에 서로 아는 LoL 개념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아는 개념과 팀이 생각하는 게 거의 일치해 빠르게 준비할 수 있었다.


Q. '캐니언' 김건부 선수가 러브콜을 보냈다고 들었다. 어떻게 친해지게 됐고, 막상 같은 팀이 되니까 어떤 기분이 드는가.

예전에 아시안게임 합숙을 한 적이 있다. 같은 팀으로 연습하면서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그 인연이 닿아서 이렇게 한팀이 됐다. 멀리서 봤을 때, 무뚝뚝하고 조용히 게임만 할 것 같은 선수였다. 합류해보니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은 맞는데, 의외로 말이 많고 친근하더라.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다.


Q. 스크림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강력한 우승 후보로 뽑히는 것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LCK 미디어데이 때만 하더라도 의미 있는 승리는 아니었다. 단단하게 하다가 승리하는 느낌은 아니었다. 라인전 단계에서 끝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 팀이 단단해진 느낌을 받고 있다. 충분히 강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 작년에 함께했던 '베릴' 조건희와 대결했다. 어떤 느낌이 들었나.

한판으로 건희의 전반적인 기량은 판단하기에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번에는 조금 더 완성된 플레이를 보여주긴 했다.


Q. 2세트에서 '베릴'의 룰루가 먼저 킬을 노렸음에도 받아치면서 킬을 냈다. 혹시 '베릴'의 심리나 습관을 간파했나.

우리가 2세트에서 상성 상 밀리는 구도가 맞았다. 그렇지만 그 정도로 쉽게 밀릴 상황은 아니었다. 1세트에서 우리가 상대를 숨 막히게 하는 게임을 했다. 그게 2세트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무난하게 가면 패배할 것 같다는 압박감이 들어서 들어온 것 같다.


Q. '라스칼' 김광희의 잭스가 2세트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 시비르만 잡더라.

감정적인 플레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웃음). 광희가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시비르의 부메랑 검(Q)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1초 남았는데, 곧 돌아올 줄 알았다. 그 사이에 광희가 파고들었다. 그 부분은 내가 판단을 잘못했다.


Q. 작년에 루시안-나미를 잘 활용하지 않았다. 오늘 첫 세트에서 바로 꺼내는 선택을 했다.

루시안 자체는 내가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많이 다룬 챔피언이었다. 팀적으로 내가 루시안을 고집하는 게 손해라고 생각하면 포기할 생각이 있다. 지금은 우리 팀에서 루시안-나미를 하는 게 맞다. 팀이 필요로 했다. 챔피언 숙련도 때문에 안 꺼낸 것은 아니다.


Q. 양 팀의 원거리 딜러가 바뀐 대결이었다. 어찌 보면 트레이드와 같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모든 경기에서 이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지만, 이런 대결은 패배했을 때 안 좋은 이야기가 더 나올 수 있는 매치업이다. 그러다 보니까 더 이기고 싶었던 것 같다.


Q. 2023년 느낌은 어떤가. 올해도 작년만큼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는가.

내가 팀을 위해 했던 말들이 팀이 강해지는 데 정말 좋은 영향을 주는지 판단할 기회다. 이렇게 검증된 팀원들과 오랜만에 같이 한다. 좋은 팀원들을 대상으로 내 말을 판단할 수 있는, 재미있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Q. '페이커' 이상혁이 오랜 커리어의 원동력이 열정이라고 말했는데, '데프트'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크게 보면 동일한 것 같다. 데뷔할 때나 지금이나 게임이 인생에서 1순위다. 그것만 유지한다면 프로게이머 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


Q. 경기장에서 장비를 세팅할 때, 여유가 있어 보이더라. 이번에 LoL 월드 챔피언십을 우승하고 나서 여유가 있어 보이더라. 바뀐 점이 있을까.

원래는 기계처럼 살자는 게 목표였다. 최근에는 꼭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 내가 그렇게 조용한 아이는 아니었다. 언제부터 기계처럼 바뀌었지만, 이제는 다시 예전 여유를 찾은 것 같다.


Q. 프로게이머 생활 중 어디서 여유를 찾게 됐나.

프로게이머 할 날이 길게 남지 않아서 남은 시간은 즐기자는 마음가짐이 들었다. 오랫동안 목표했던 것을 이뤄내다 보니까 홀가분한 느낌도 받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Q. 마지막으로 새롭게 합류한 디플러스 기아의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내가 디플러스 기아에 합류한다고 했을 때, 걱정하는 팬들도 있었다. 남은 경기들도 팬들이 생각하는 디플러스 기아에 맞는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