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PO] T1 vs Gen.G : 승패, 바텀이 중요하다
김병호 기자 (Haao@inven.co.kr)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메타의 이해는 승리로 가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일반 유저들조차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승리를 바라는 많은 소환사들이 통계 사이트를 찾아 헤매고, 패치노트를 확인하고, 새로운 메타를 연구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메타는 프로 경기에도 엄청난 영향을 줬다. 3 년 전, 협곡의 전령의 출현으로 스노우볼이 빠르게 굴렀을 때, 상체에서의 전투는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그 때의 월드 챔피언십을 우승 한 담원 게이밍(현 디플러스 기아)은 가장 강력한 상체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메타는 시시각각 변한다. 지난해 라이엇 게임즈의 패치로 상체 중심의 게임이 바텀 중심으로 전환되었다. 지난해 월드 챔피언십에 우승한 DRX는 강한 하체가 팀의 장점이었다.
올해 라이엇 게임즈는 지나치게 강한 바텀 라인의 중요성을 줄이고자 새로운 패치를 진행했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고, 바텀 라인의 캐리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현재 솔로랭크에서는 '롤은 바텀 뽑기 게임'이라는 말이 유행 중이다. 이는 어느 때보다도 영향력이 줄어든 다른 라이너들의 서러운 마음을 잘 보여준다.
프로 경기에서도 이 현상은 동일하다. 2023 LCK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까지 진출한 네 팀 모두 바텀 라인이 강력하다. 이 중에서도 T1의 '구마유시-케리아' 듀오가 특히 두드러진 성적을 거두어 T1이 17승 1패로 정규 스플릿 1위를 차지하였다. 케리아는 서포터 포지션에서 LCK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 스플릿 MVP를 거머쥐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 T1과 KT 롤스터의 경기에서도, T1 바텀 듀오는 화려한 한타를 펼치며 T1의 승자조 진출을 이끌어 냈다. 이 경기에서 ‘구마유시-케리아’는 쟈아, 라칸 조합으로 명장면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시즌 초, 젠지 e스포츠는 우승 후보로 여겨지지 않았으나, 그들이 플레이오프 3라운드 승자조 경기에 진출한 것은 바텀 '페이즈-딜라이트' 듀오의 놀라운 활약 덕분이다. LCK 신인 '페이즈'와 2년 차 루키 '딜라이트'는 처음으로 참가하는 플레이오프에서 1, 4 세트에서 POG를 수상하며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젠지 e스포츠가 한화생명을 상대로 가 거둔 세 번의 승리 중, 바텀 라인에서만 2승이 나왔다.
4월 1일(토) LCK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 LCK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3라운드 T1과 젠지 e스포츠의 경기에서도 바텀 라인의 승부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텀 라인에 초점을 두고 경기를 예측한다면, T1이 승리에 더욱 가까워 보인다. 젠지의 바텀 '페이즈-딜라이트'는 정규 스플릿 두 번의 정규 경기에서 T1 바텀 듀오에 계속 밀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를 기점으로 '페이즈-딜라이트'의 컨디션이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팬들은 정규 스플릿과 같은 일방적인 승부가 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밴픽 전략 측면에서 살펴보면, 젠지 e스포츠는 정규 스플릿에서 T1과의 다섯 세트 경기 중 한 세트를 제외하고 1페이즈 3밴을 모두 바텀 라인에 집중했다. 그에 반해 T1은 정글 포지션에 한 카드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바텀을 제외한 다른 포지션에 고루 투자했다. 바텀 챔피언의 선호도를 살펴보면, '페이즈'는 시즌 내내 제리를 선호했으며, '구마유시'는 플레이오프에 들어서 자야를 주로 플레이했다.
바텀 라인의 승패가 2023 LCK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3라운드에서 승리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팬들은 이번 경기에서 T1과 젠지 e스포츠의 바텀 라인이 어떠한 전략과 밴픽을 통해 상대방을 압도하고, 우위를 점할지 기대하고 있다. 최강임을 증명한 바텀 듀오는 영광스러운 결승전 무대를 먼저 밟게 된다. 이 경기에 패배한 바텀 듀오는 다른 전장에서 다시 한 번 치열하게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