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만 보아도 "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몸이라고!"를 외치는 듯한 느낌이다. 당장 앱스토어의 아이콘만 봐도 왠지 게임 제목이 영어로 쓰여 있을 것 같은 버터 향이 진하게 풍겨온다. NHN Ent.의 신작 모바일 RPG '가디언스톤'의 이야기다.

부드러운 색감에 둥글둥글한 외형이지만 왠지 동양보다는 서양의 감성이 충만하다. 가디언스톤의 캐릭터들은 매력적인 개성을 갖고 있지만, 캐릭터부터 몬스터까지 사방을 둘러봐도 훤칠한 미남미녀 일색인 요즘 모바일 게임들과는 다르다.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성공한 이래, 이런 느낌의 그래픽을 추구하는 게임들이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낯설지는 않은 것이 다행이다.

개성넘치는 매력은 있지만 블링블링한 요즘 모바일 게임들과 비하면, 솔직히 예쁘다고 해주기는 힘들 것 같다. 물론 게임이 그래픽의 취향이나 감성만으로 평가받는다면 월드오브워크래프트도 한국에서 일찌감치 사업을 접었을 것이다. 결국, 게임의 흥행은 재미로 판가름나기 마련이다.

가디언스톤은 '월드클래스 시네마틱 RPG'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과연 포부에 걸맞은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까? 멋진 오프닝부터 다양한 가디언들을 육성하는 재미, 깔끔하게 정돈된 콘텐츠까지, 가디언스톤에 대해 알아보자.


시작부터 시선 집중! 멋진 인트로 시네마!

딜루전스튜디오에서 개발하고 NHN엔터테인먼트에서 퍼블리싱하는 가디언스톤은 '월드클래스 시네마틱 RPG'를 표방하고 나섰다. 이런 홍보 문구를 스스로 증명하듯 처음 게임을 실행하면 인트로 시네마부터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캐릭터들의 풀 보이스 지원은 물론이고 화려하고 박진감 있는 앵글로 짧은 3D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 과거 포가튼사가와 창세기전3의 오프닝을 매우 감명 깊게 감상했었는데 그때의 감동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현장감을 훌륭히 전하는 사운드와 현란한 연출에 한땀 한땀 신경 쓴 장인의 흔적이 남아있다. 약간 어색해 보이는 스크린샷과 달리 영상으로는 거의 이질감이 없는 수준이니, 한번 꼭 확인해보자.



▲ 한편의 애니를 보는 것 같다.


캐릭터와 가디언 그리고 아이템

가디언스톤은 ‘전사’, ‘궁수’, ‘마법사’의 3가지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으며, 각 시즌과 지역, 모드별로 나누어져 있는 던전을 모험하며 캐릭터를 성장시킨다. 각기 다른 개성 넘치는 비주얼과 함께 사용하는 기술도 모두 다르다.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장비와 코스튬을 가지고 있어 아이템을 획득하는 재미가 가득하다.

스킬은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춰 자유롭게 성장을 시킬 수 있다. 캐릭터가 레벨업을 하면 얻는 포인트로 스킬레벨을 올릴 수 있으며 스킬마다 특징이 확실하므로 육성 방향에 따라, 플레이어에 따라 수많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자신의 캐릭터에게 맞는 스킬트리를 연구하는 즐거움을 가디언스톤에서 느낄 수 있다.

▲ 좌측으로 부터 전사, 궁사, 마법사


가디언스톤이 쏟아져 나오는 다른 미드코어 RPG들과 차별되는 가장 큰 이유는 가디언의 존재이다. 공식처럼 굳어진 모바일 RPG의 전투를 답습하고 있지만 가디언이란 요소가 게임을 신선하게 만든다. 가디언은 스토리상 중요한 소재일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든든한 동료 역할도 수행한다.

가디언스톤의 성장은 단순히 캐릭터에 그치지 않는다. 게임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디언'이라는 유닛이 존재하며, 캐릭터 못지않게 가디언의 성장 정도도 플레이에 매우 중요하다. 가디언은 각각 고유의 스킬을 가지고 있으며, 각 스킬은 쿨타임도 다르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가디언의 스킬 효과와 쿨타임을 신경 써 전략적으로 파티를 구성해야 한다.

성지에서 가디언들끼리 조합해 성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최대치까지 강화한 가디언들을 합성해 상위 등급의 가디언을 획득할 수도 있다. 친구와의 협력을 통해 획득한 포인트로도 꽤 쓸만한 가디언을 획득할 수 있어 꾸준히만 플레이한다면 머지않아 최강의 가디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27종에 달하는 가디언은 레벨업과 강화 시스템을 통해 강해진다. 강화 시스템은 가디언을 제물로 바쳐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여타 미드코어 RPG와 다르지 않다. 대신 '봉헌' 시스템을 추가해 차별화를 꾀했다. 봉헌 시스템은 최대 레벨까지 성장시킨 가디언끼리 조합하면 한 단계 상위 가디언으로 얻는 시스템이다.


▲ 왜 불렀겠니...

▲ 노력여하에 따라 더 높은 등급의 가디언을 얻을 수 있다

▲ 자신의 취향에 맞게 덱을 구성할 수 있다


아이템은 일반, 레어, 유니크, 레전드로 등급이 나뉘며 더불어 시즌1템과 시즌2템으로 나누어진다 시즌1,2템은 시즌1맵에서 획득하는 템과 시즌2맵에서 획득하는 아이템으로 구분된다. 당연하게도 시즌2맵이 난도가 높으므로 성능도 좋다. 장비를 장착하면 코스튬이 변화해 눈을 즐겁게 한다.

아이템의 등급에는 또 일반, 하급, 고급, 최고급이라는 분류가 있다. 아이템은 강화시스템을 통해 강화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직업군의 아이템을 본인의 직업으로 변환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데, 변환할 때는 루비를 소모한다.


▲ 장비를 강화할 수 있다.

▲ 장비에 따라 코스튬이 변화한다

▲ 네, 희망을 가지고 걸어갈게요



RPG의 꽃은 전투!

실시간 전투를 기반으로 자동전투를 사용하는 여타 미드코어 RPG와는 다르게 턴 방식의 전투를 택한 점도 색다르다. 예전 RTS가 대유행할 때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턴제 RPG는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한턴 한턴 고민을 하는 재미가 있고 RTS는 커피를 마시려다 쏟아 빨래하는 재미가 있다." 덕분에 턴제를 택한 가디언스톤은 여유로운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각각의 가디언은 해와 달, 별 중 하나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캐릭터의 스킬 중에는 리더 가디언의 속성에 따라 부가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것들이 있다. 마법사의 에너지흡수는 리더 가디언이 ‘별’ 계열이면 공격력에 따라 생명력을 회복하고, 화염구작렬은 리더 가디언이 ‘달’ 계열이면 추가 피해를 준다.

적의 남은 체력과 스킬, 남은 턴 수를 파악하고 자신의 캐릭터와 가디언의 스킬 쿨타임과 효과를 따져 공격 순서를 정해야 한다. 또한, 가디언과 캐릭터 스킬을 어떻게 연계하는가에 따라 대미지가 증폭되는 경우도 있으며, 특정 상태에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존재해 전투 상황을 항상 살펴봐야 한다.


▲ 퀘스트를 받아 전투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 스킬 연출이 화려하다

▲ "황혼보다 어두운 자여 내 몸에 흐르는 피 보다 더 붉은 자여..."

▲ 어째서 정면을 바라보고 공격을 하는건데...

▲ 패배와 승리



다양한 모드

가디언스톤에는 여러 가지 모드가 존재한다. 탐험모드는 스테이지를 차례로 클리어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즌과 지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번개를 소모해서 입장하며 친구와 함께 입장할 경우 우정토큰을 획득한다. 한편, 보스가 등장하는 스테이지에서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도전모드에 참여하면 자신의 강함을 모두에게 알리고 보상도 받을 수 있다. 선조 가디언에게 도전하는 도전모드는 매주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선조 가디언은 탐험모드의 몬스터와는 다르게 매우 강력하다. 플레이어는 최대한 선조 가디언을 공격해 포인트를 획득 해야 한다. 획득한 포인트를 바탕으로 랭킹이 산정된다.

스페셜모드는 시간제한이 있는 특별던전을 돌아 보물과 골드 2배 등 다양한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던전 플레이 시 돌발 이벤트로 등장하는 ‘레이드 모드’를 통해 추가적인 보상도 획득할 수 있다. PvP모드는 현재 준비 중이며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계획이다.


▲ 탐험모드

▲ 스페셜모드

▲ 도전모드

▲ 갑툭튀한 돌발 이벤트

▲ 다음 업데이트에 추가될 예정이다



게임 곳곳에서 보이는 고민의 흔적들

개인적으로 가디언스톤에서 가장 훌륭한 점은 인터페이스라고 생각한다. 특히 스와이프를 통한 메뉴의 이동은 직관적이며 모바일 디바이스에 잘 어울린다. 사용자가 어떻게 하면 편하게 게임에 집중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게임 곳곳에 녹아 있다.

튜토리얼도 칭찬받을 만하다. 너무 세세해서 귀찮지도 않고 너무 간략해서 스스로 시스템을 알아가게 하지도 않는다. 말 그대로 '적당한' 수위를 유지해 신규 게이머가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사실 요즘 과도하게 친절한 튜토리얼들을 플레이하다 짜증이 나서 그냥 꺼버리는 사용자가 적지 않음을 고려할 때 가디언스톤은 적절한 방법을 제시했다.

요즘 대세인 소셜요소도 빼놓지 않았다. 사용자 간 소통을 할 수 있는 채팅방을 제공하고 있으며 친구초대를 통해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도 구성했다. 업적 시스템 역시 사용자들의 성취 욕구를 자극해 게임플레이에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 상당히 직관적이고 편리한 스와이프 방식

▲ 튜토리얼도 적절하게 구현되어 있다

▲ 친구와 함께라면 우리는 두려운 것이 없었다

▲ 성취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업적 시스템

▲ 사용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채팅방


비슷한 장르의 비슷한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 진득하니 할 만한 게임이 나온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앞으로 계속 시즌 업데이트, PvP 및 길드 등 다양한 업데이트가 계획되어 있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단순히 북미 취향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외면하기에는 아까운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