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십대 게이머라면 어렸을 적 SRPG 장르의 게임을 많이 해보셨을 겁니다. 그렇게 예뻐 보일 수 없었던 일러스트에 감동적인 스토리까지, 괜스레 가슴이 벅차올라 몇 번이고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을 정도였죠. 게임 잡지 구매 시 부록으로 함께 딸려온 '파랜드' 시리즈를 즐기던 것도 어느새 추억 속의 일이 되어버린 지금, 모바일에서 그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게임이 출시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테라노아'는 애니플레이에서 개발하고 조이시티에서 퍼블리싱을 맡은 '전략보드 RPG' 장르의 모바일 게임입니다. 왠지 생소한 '전략보드 RPG'라는 장르명을 듣고, 요즘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다른 RPG 장르의 게임들과 어떤 차별점을 두고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지난달 8월 27일, 정식 서비스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전략보드 RPG '테라노아'. 과연 어떤 특색을 무기로 갖고 있으며, 어떤 요소로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개발사인 애니플레이의 권혁민 개발이사와 조이시티의 한정욱 사업PM을 만나봤습니다.

▲ (좌)조이시티 한정욱 사업PM, (우)애니플레이 권혁민 개발이사


전략보드 RPG '테라노아' - 4x5 블록 위에서 느끼는 턴제 전투의 향수

Q. 지난달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아직 모르고 있는 유저가 많을 것 같습니다. '테라노아', 어떤 게임인가요?

권혁민 : 테라노아는 4x5 사이즈의 판 위에서 캐릭터를 움직이는 전략보드 RPG 장르의 게임입니다. 기존의 택틱스 턴제 게임을 즐겨보셨던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게임이죠. 특색이나 색감, 게임 내 여러 가지 모습들도 예전의 턴제 RPG를 즐겨본 유저들이 봤을 때 추억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기존의 다른 모바일 게임들과 다른 점은 유저가 그저 지켜보는 방식의 RPG가 아닌, 직접 전략을 짜고,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하는 방식'의 게임 스타일입니다.

▲전략보드 RPG 테라노아 소개영상

Q. 정식 출시 이후 2주 가까이 되는 시간이 지났는데, 유저 반응은 어떤가요?

권혁민 : 공식 카페나 마켓 리뷰를 보면 새롭다, 신선하다, 재미있다라는 평가가 많이 보입니다. 내부에서도 '테라노아'의 게임성에 자신을 갖고 출시를 준비했고, 아무래도 모바일에서 이러한 장르가 많이 없다 보니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보여주시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역시 다른 검증 받은 게임들과 다른 형태를 선택할 때는 많은 고민이 있었을 텐데요, '전략보드 RPG' 장르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권혁민 : 이전에 온라인 턴제 게임인 '아틀란티카'를 기획한 적이 있습니다. 넓은 칸에서 캐릭터를 이동시켜 싸우는 TBS(Tactical battle system) 방식의 게임이었죠.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당시에 축적된 노하우를 모바일에 최적화시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Q. 필드를 4x5 사이즈로 제한 한 것에 이유가 있나요?

권혁민 : 넓은 칸을 이동할 때 생길 수 있는 지루함이나 처음 전투가 발생하기 전까지의 단조로움 등을 없애기 위해 칸을 적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맨 처음에는 7x8정도의 사이즈로 테스트를 시작했는데, 더 줄여 4x5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추가로 캐릭터의 이동에도 많은 고심이 있었습니다. 각 캐릭터의 이동 방향을 다르게 해서, 체스나 장기의 마, 나이트처럼 주변 이동을 못 하는 대신 두 칸씩 이동한다든지, 이동 이후 공격 방향 설정을 단순하게 하기 위해 이동 방향으로 공격하게 한다든지 하는 방법들을 고려했었죠.

결국 '모바일 게임'에 적합한 직관적인 형태로 공격방법이나 이동방향을 단일화했고, 차근차근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옛날 모습을 수정하다 보니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습니다.

▲ 각각의 캐릭터가 저마다의 이동 방향과 스킬을 지니고 있다.


Q. 자랑하고 싶은 '테라노아'의 특징이 있다면?

권혁민 : 각 던전마다 다른 특색을 줬습니다. 매 턴 적군이 회복한다든지, 파괴할 수 있는 장애물이 있다든지, 턴 수를 제한한다든지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퍼즐적인 요소도 많이 첨가해서 반복되는 느낌을 줄이고, 한 수 한 수 생각해서 움직이며 조합하는 재미 또한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Q. 개발 당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권혁민 : '유저가 향수를 느낄 수 있게 만들자'라는 처음 정한 목표가 흔들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저런 게임의 좋은 점을 참고하는 과정에 개발 당시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죠. 물론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도 고려해야 하므로, 유저들이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고민하며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게임은 재미있는데, 좀 더 마케팅에 힘을 써달라는 유저의견도 있었습니다.

한정욱 : 저희도 충분히 공감하지만, 한국 모바일 게임에서는 잘 시도되지 않았던 장르이기도 하고, 유저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보다 안정적이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개선한 이후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Q. 벌써 많은 숙련 유저들이 보이는데, 차후 업데이트 내용이 궁금합니다.

권혁민 : 우선 새로운 강림 보스 '소드릴리'를 추가하고 기타 버그를 수정하는 등 안정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새로운 던전이나 스킬, 특색들을 계속해서 추가해 나갈 예정입니다. 길드나 거대 레이드와 같은 협동 컨텐츠, 다음 시즌인 '시즌2'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 강림보스 '아이리스'와 새로 추가된 '소드릴리'


Q. 마지막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권혁민 : 보기만 하는 게임이 아닌, 유저가 직접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아직 '테라노아'가 잘 알려지지 않아 걱정하는 유저들도 많이 계시는데, 단기적인 호흡이 아닌 장기적으로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니, 이점은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다양한 컨텐츠도 계속해서 준비 중에 있고요. 아직 추가되지 않은 부분도 많지만, 계속해서 기대해주시면 좋겠고, 지금처럼 많은 수정 방안이나 의견을 주시면 바로바로 수정해서 더 나은 '테라노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