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1.5주년을 맞이하여 신규 시나리오인 그랜드 라이브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 서버에서는 뉴트랙 시나리오가 끝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호평하는 유저들이 많은데요, 이는 일본 서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이었습니다.

자세한 건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오하루때부터 조금씩 늘어나던 플레이 타임이 뉴트랙때 최고치를 찍으면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하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과금 요소 측면에서도 필수로 뽑아야 하는 픽업이 많아 부담이 되었고, 익숙하지 않았던 근성 육성이 들어서면서 챔피언스 미팅(이하 챔미) 난이도도 최고 난이도라고 할만한 시기였죠.

하지만 이번 신규 시나리오인 그랜드 라이브는 다릅니다. 플레이 피로도가 확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우마무스메에서 큰 축을 차지하는 위닝 라이브를 인게임적으로 잘 녹여냈다는 평가와 스탯 한계치가 뚫리면서 새롭게 육성하는 재미를 찾았다는 점, 그리고 초반 픽업만 잘 뽑으면 신규 유저나 복귀 유저에게도 큰 부담 없이 챔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큽니다.

여러모로 피곤해지고 있던 게임에서 다시 우마무스메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재미를 찾아줬던 시나리오로 기억하는데, 아직까지 일본 서버 현역으로 뛰고 있는 입장에서 뉴트랙 및 그랜드 라이브에 대한 기억나는 포인트 몇 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 일본 서버에서도 암흑기였던 뉴트랙이 가고 그랜라가 왔다!


뉴트랙의 문제점
문제점을 되짚기에 앞서 좋았던 점을 말해보자면 트레이닝이 아닌 대회 위주로 육성을 진행한다는 '콘셉트' 자체는 좋았습니다. URA나 아오하루 모두 트레이닝 및 훈련 위주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서포트 카드를 편성할 때 특기율과 트레이닝 효과 증가를 최우선으로 여겼고, 나머지 옵션은 대개 버려지는 취급이었습니다.

하지만 뉴트랙에서는 레이스 보너스가 제 1옵션으로 평가받았고, 눈여겨보지 않았던 초기 스탯 증가류의 옵션들의 효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연구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여태까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근성 카드의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점이 큽니다.

물론 나중에 가서는 효율 좋은 카드들만 쓰는것으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다른 시나리오에 비해 상당히 다양한 카드들이 사용되었고, 서포트 효과나 옵션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시나리오였죠.

덕분에 다음 시나리오에서 '주목받을 카드 옵션은 뭘까? 이번에는 레이스 보너스였으니 다음 시나리오는 팬 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 않을까?' 등의 즐거운 상상을 하기도 했습니다.(팬이 중요한 시나리오는 맞았으나, 팬 수 보너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진 않았습니다.)


▲ 근지 육성이라는 아오하루까지는 상상도 못한 육성법도 나왔다


또한, 되도록 레이스에 많이 출주하는 것이 미덕(?)이었기에 우마무스메별 전관작을 달성하기도 좋았습니다. 물론 해당 과정에서 우마무스메별로 어디까지 혹사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어둠의 실험도 있었지만,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은 합니다.

인자작에서도 꽤 장점을 가진 시나리오였습니다. 대회 위주로 돌아가기에 기본적으로 획득 Pt가 높아 다양한 스킬을 찍을 수 있었고, 이는 그대로 인자로 연결됩니다.

추가로 레이스 출주 이후 랜덤하게 스킬 힌트를 습득하여 운이 좋다면 편성하지 않은 스킬까지도 받아와서 띄울 수 있었기에 그랜드 라이브가 나온 이후에도 뉴트랙에서 인자작을 하는 유저가 꽤 많았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장점은 여기까지가 끝이었고, 안에서는 많은 단점들이 산재해 있었습니다.


▲ 많은 레이스 출주와 다양한 스킬 힌트로 인자작에서는 강점을 보였다


▣ 플레이 시간이 너무 길다
2.5주년이 된 현재 시점에서도 뉴트랙의 플레이 시간을 뛰어넘는 시나리오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랜드 라이브 - 그랜드 마스터즈 - 라르크로 오면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죠.

시간으로 본다면 뉴트랙이 40~60분 사이의 육성 타임을 가지고, 그랜드 라이브는 3~40분, 그랜드 마스터즈는 30분, 라르크는 20분이면 충분합니다.(라르크에 와서는 아예 행동할 수 있는 턴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심지어 육성 포기를 정할 수 있는 시점도 뒤로 갈수록 빨라지기에 빠르게 다음 육성으로 갈 수 있었죠.

하지만 뉴트랙은 잘나가다가 시니어 합숙에서 갑자기 망할 수도 있고, 마지막 트윙클 스타 클라이맥스를 낀 훈련까지 봐야 고점인지 아닌지가 나오는 괴상한 시나리오였습니다.

결국 하루에 5육성을 하는 유저는 악귀 중의 악귀밖에 없었고, 대부분 하루 1육성에 만족하며, 대회 시기가 되어서야 2~3육성을 시도하는 정도였습니다.

만약 나중에 뉴트랙 시나리오가 리메이크 된다면 대회 스케쥴을 몇 턴 단위로 묶어서 한 번에 스킵(팀 레이스처럼)할 수 있는 기능을 넣어야 피로도를 줄일 수 있을 겁니다.


▲ 시작전부터 로테이션 스케쥴을 짜야하는것은 물론 매턴 상점도 봐야 한다


▣ 쓰는 우마무스메만 쓸 수 있다
개인적으로 뉴트랙 시나리오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 여겨졌던 부분으로 일명 '마일' 또는 '중거리' 수저론입니다. 뉴트랙 기준으로 거진 100명에 가까운 우마무스메들이 있었지만, 시나리오 기간 내에 주로 쓰였던 우마무스메를 꼽아보자면 채 20명도 되지 않습니다.

이는 시나리오 특성상 최대한 많은 레이스를 나가는 것이 요구되지만 마일 적성이나 중거리 적성이 없는 경우 절반 가까이 되는 레이스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종의 페널티입니다. 단순히 레이스에 나가고 말고가 아니라, 해당 거리에서 얻는 칭호 보너스 때문에 받는 스탯 자체가 달라집니다.

이를 메꾸기 위해서는 계승을 통해 거리 적성을 개조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불가능한 태생 F~G 적성인 우마무스메는 뉴트랙 내내 쓸 일이 없었습니다.

물론 무한한 애정으로 극복한 유저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마일과 중거리 적성이 모두 갖춰져 있는 우마무스메를 쓰는 것이 정석이었고, 둘 중에 하나라도 개조가 힘든 경우 챔피언스 미팅이나 팀 레이스 등 대부분 콘텐츠에서 버려졌습니다.

이는 게임을 하는 모티베이션과도 직결되는데, 저 같은 경우 에이신 플래시와 타마모를 챔미에 한 번 내보려고 눈물겨운 쇼를 펼치다 여러 번 좌절했습니다. 타마모 크로스 팬이거나, 메이쇼 도토, 맥퀸, 카페 팬 분들은 다들 비슷한 경험을 한 번씩 해봤을거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노력 문제가 아니라 게임 시스템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 최애캐를 뽑고도 쓸 수 없다는 상실감을 느끼는 순간 게임에 대한 의욕이 확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죠.


▲ 쓰는 애들만 쓰는 경향이 유독 심했던 시나리오


▲ 역병마로는 나왔지만, 에이스로 키우기는 불가능했던 도토와 에이신


▣ 불합리한 상점 뽑기
육성 시의 우정 훈련에 서포트가 얼마나 와주느냐가 운으로 결정되는 게임이라지만, 여기에 더해 상점 아이템까지 운으로 결정되는 정말 최악의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우정 트레이닝을 잘하더라도 상점 아이템이 안 떠주면 육성이 망하고, 반대로 상점 아이템은 잘 갖춰놨는데, 합숙이나 트윙클 스타때의 훈련에서 망하면 역시 고점을 볼 수 없습니다.

상점에서 필요한 것만 사야 하는데, 초반에 바베큐 파티가 하나도 뜨지 않거나, 합숙 기간이 오기 전에 스피드 앵클이 한 개 밖에 뜨지 않다거나 메가폰 70짜리가 안떠준다거나 하면 혈압이 오를 수밖에 없었죠. 심지어 컨디션 조절의 필수템인 스위트나 바이탈쪽에서 말썽을 부려도 육성이 망합니다.

리메이크를 해줄지가 의문인 시나리오지만, 한다면 상점 멀리건(아이템 리스트 리셋) 기능을 제한적으로 넣어줬으면 좋겠습니다.


▲ 지인 중에서는 첫 상점 리스트에 바베큐가 안보이면 바로 육성을 포기하기도 했다


▲ 나중에는 상점 메뉴 하나하나가 스트레스 요소가 되었다


▣ 과금의 부담도 컸다
이외에도 스태미나 성장치에 집중된 우마무스메가 찬밥 신세였다는 점과 캐릭터 개별 시나리오가 전부 잘려 있다거나, 필수 픽업이 꽤 많았다는 것도 부담을 가중시켰죠.

특히 과금에 부담이 컸는데, 여태까지 버리는 픽업이었던 근성 카드를 신경써야 했기 때문에 SR 근성 카드를 노리고 픽업에 들어가는 등 예상외의 지출이 생긴 유저가 많았을 겁니다.

기자 역시 나리타 탑 로드 + 근성 카드가 없어서 시나리오 내내 챔미를 죽 쑤며 골골거렸던 시즌이었습니다. 솔직히 다 치우고 키우고 싶었던 캐릭터를 키울 수가 없었다는 것과 한 번 육성하는데 거진 1시간을 잡아야 한다는 것 두 개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 남들 다 근지 육성할때 혼자서 스파지 육성을 하거나 배포 근성 카드로 버텼다


뉴비도 걱정하지 말자! 한결 개선된 그랜드 라이브
다행히 위의 문제점은 그랜드 라이브에서 개선이 이뤄집니다. 우선 다시 훈련 위주의 시나리오로 돌아오면서 플레이 시간이 줄었고, 악보를 고르는데 시간이 소모되지만, 이는 매 턴마다 상점에 들락거리며, 소지한 아이템 창을 가서 어느 타이밍에 써야 할지 고민하는데 시간을 보내던 뉴트랙에 비하면 선녀입니다.

필수 픽업에 대한 부담도 거의 없습니다. 솔직히 초기 픽업인 라이트 헬로와 아그네스 타키온, 그리고 뭣하면 바로 뒤 픽업인 지능 토카이 테이오와 한 달 후의 복각 대상인 마루젠스키 / 파인 모션만 챙겨도 1년은 버틸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여러가지 초보를 배려한 시스템적인 부분이나, 서포트 카드 세팅에서 고민할 여지가 적다는 점, 시나리오 내내 육성 중인 우마무스메의 귀여운 춤사위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이는 시나리오입니다.


▲ 뉴트랙 직후에 나온 시나리오여서일까? 체감상 2배 이상은 쉬웠다


▣ 덱 단순화에서 오는 육성의 편리함
곡 뽑기랑 라이트 헬로 가챠라는 역시 도박 요소가 있긴 하지만, 뉴트랙과 비교하면 정말 육성 난이도가 많이 내려갔습니다.

무엇보다 사용하는 서포트 카드가 시나리오 링크로 딱딱 정해지면서 이전과 달리 자신이 소지하고 있지 않은 서포트 카드를 찾아 삼만리를 헤메거나, 혹은 뉴트랙에서 어지러웠던 근성 육성을 하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스파지도 아니고 스피드와 지능 카드 + 라이트 헬로만으로 덱이 꾸려집니다. 가끔 특정 대회에서 +@ 카드 한 장을 곁들이는 것만으로도 모든 육성을 진행할 수 있었죠.

추가로 턴 하나하나 체크하고 아이템을 언제 사용해야 효율이 극대화될지 공부했던 뉴트랙보다 단순히 퍼포먼스 점수를 모으고, 포인트 될 때마다 필요한 곡만 사면 되는 그랜라는 커뮤니티를 아예 보지 않고 인게임 가이드만 보고 시작하는 초보라도 무난한 육성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저도 일본 서버에서 뉴트랙은 개인 과외까지 받아가면서 공부했지만, 그랜라는 출시 당일 바로 실전으로 육성을 시도 했고, 2~3일차에는 고점 돌파도 하는 등 프리징 개념만 추가로 공부한채 쉽게 적응했습니다.


▶ 곡 우선순위와 프리징 개념만 익히면 이번 시나리오 끝! 그랜드 라이브 곡 가이드 바로가기

▲ 스피드 파워 2종류에 헬로만 넣으면 끝!


▣ 과금의 부담이 크지 않다
처음에 말했지만 그랜라에서는 필수 픽업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스타팅인 라이트 헬로&아그네스 타키온 더블 픽업만 잘 넘기면 다음 시나리오까지 반드시 뽑아야 할 서포트 카드가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다이이치 루비 1돌 정도와 과거 인권급 서포트 카드 복각인데, 이미 가지고 있는 입장에서는 뽑을 필요가 전혀 없고, 신규 유저라면 효율 좋은 더블 픽업(ex : 마루젠스키 + 파인 모션 / 미스터 CB + 슈퍼 크릭)이기에 잘 선택해서 들어가면 됩니다.

우마무스메쪽은 제 경험상 나리타 브라이언(신의상), 다이타쿠 헬리오스 정도만 있으면 됩니다. 추가로 있으면 좋은 캐릭터는 신년 키타산과 다이아, 그리고 카페 알바 후진과 산타 보드카인데, 이쪽은 다른 캐릭으로도 대체가 가능하긴 합니다.

그리고 챔미에서도 뭐 좋든 안 좋든 크리스마스 오구리 캡의 시대가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클구리만 확보해뒀다면 역시 나머지는 어떻게든 굴러갑니다.


▲ 이번 시나리오는 이 픽업만 챙기면 6개월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 고점 육성의 방향성이 명확하다
그랜라에서의 고점은 UF 등급인데, 주니어~첫 라이브까지만 봐도 고점각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턴까지도 고점이 나올지 말지 전전긍긍했던 뉴트랙에 비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줄어든 셈이죠.

쉽게 말하자면 육성 포기의 타이밍이 빨라졌고, 반대로 고점각을 보는 명확한 기준이 생겨 중간에 빠르게 인자작용으로 돌릴지 아니면 진심 육성을 할지 정할 수 있어 편했습니다.


▶ UF 랭크 육성의 초석! 그랜드 라이브 팁 모음 바로가기

▲ 필수곡이 제때 안나온다? 빠르게 포기하고 다음 육성을 가면 됩니다


▣ 한결 나아진 스킬 세팅
시나리오 링크로 주는 공통 스킬을 통해 인자작이나 대회용 육성이 쉬워졌습니다. 라이트 헬로의 먼저 갑니다는 물론 도주 필수 스킬인 컨센트레이션과 중거리 범용 스킬 결사의 각오, 그리고 팀레용 레인의 마술사까지 있어 육성의 부담감을 줄여줍니다.

특히 도주 육성의 난이도가 많이 내려갔다는 점이 포인트인데, 지금까지의 시나리오에서 도주 조합은 최상위 트럭 유저들이나 하는 육성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시나리오에서는 배포 카드인 미호노 부르봉(할로윈)만 있어도 초보들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인자작도 꽤 쉬워졌죠.

이외에도 선행쪽의 파워가 강해진다는 것도 포인트이며, 스태미나 조절만 잘 맞출 수 있다면 역시 서포트 카드 세팅이나 육성의 난이도가 확 내려갔습니다. 대회에서야 대부분 클구리 위주의 조합을 쓰겠지만, 그래도 여러 선택지를 넓혀갈 수 있다는 점에서 뉴트랙보다는 숨통이 트입니다.


▲ 링크로 받는 스킬 + 헬로의 스킬이 범용성이 좋아서 육성이 한결 쉬워졌다


▣ 언제 봐도 멋진 라이브곡 추가
이걸 굳이 장점이라고 보지 않는 유저도 있겠지만, 적어도 게임을 하게 만드는 의욕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주변에서도 뉴트랙 때 접었다가 코파노 리키의 Gaze On Me!와 GIRLS' LEGEND U의 비쥬얼을 보고 다시 복귀했다는 유저가 실제로 있었습니다. 18인 배치라는 최대 인원수에 더해 연출이나 노래까지도 모두 흠잡을 데 없는 노래라 지금도 신규 우마무스메를 뽑으면 필수로 보는 코스 중 하나입니다.

이외에도 인게임 내에서 라이브를 할 때마다 귀여운 안무를 익혀나가는 우마무스메들을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 중 하나였기에 정말 모든 이벤트를 스킵 모드로 달렸던 뉴트랙과는 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말 감동의 격이 달랐습니다


▲ 18인 버전을 처음 봤을때의 감동은 잊지 못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