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13일 강남 인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하스스톤 클랜 챔피언십(HCC) 시즌6 B조 2경기에서 팀 오라클이 '언리미티드69' 오성원의 올킬로 NNA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1경기에서는 0:3 패배를 당했지만 중견으로 출전한 오성원이 3연속 3:2 접전 끝에 NNA 전원을 물리치면서 초장기전 끝에 중견 올킬에 성공했다.

이하는 팀 오라클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중견 올킬로 승리한 소감이 어떤지?

'거노' 김건호 : 첫 경기에서 0:3으로 져서 걱정이 많았는데, 중견에서 '언리미티드' 선수가 올킬을 해줘서 마음이 너무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다. 다음 경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언리미티드69' 오성원 : '따효니' 선수와의 경기에서 실수가 많고 마지막에 너무 힘들어서 집중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운 좋게 이긴 것 같아서 기분 좋다. 다음에는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실력으로 이기겠다.

'감성공돌이' 김수범 : 아직 예선까지 포함해서 경기를 한 판도 못해봤다. 원래 내가 제일 세서 대장인데 한 번도 나올 일이 없더라(웃음). '언리미티드' 선수가 신병이 4기 있을 때 느조스를 낸 이유는 전리품 수집가가 나오거나 실바나스가 나올 경우 난투 후에 고통의 수행사제를 빼앗아 올까봐 티리온과 케른이 나올 거라는 믿음을 갖고 냈다고 하더라. 그 외에는 실수가 많아서 운빨로 이겼다는 말을 많이 들을텐데 실력 없는 팀이 아니라는 걸 증명할테니 응원 부탁드린다.


Q. 상대가 강팀으로 알려진 반면 본인들은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았었다. 준비는 어떻게 했나?

김건호 : 각자 연습을 하고 어제부터 스카이프로 함께 얘기를 하면서 토의를 했다. 나는 방밀을 밴하고 다른 덱 상대로 무난히 풀어갈 수 있는 등급전 덱을 준비했었다.

김수범 : 다들 대학생인데, 지금 시험 기간이라 준비를 많이 못했다. 실전 연습이 전혀 안돼서 실수가 더 많았던 것 같다. 나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어서 공개를 할 수는 없지만 전혀 일반적인 덱은 아니니 기대하셔도 좋다(웃음).

오성원 : 나는 방밀을 철저하게 노린 덱을 갖고 나왔다. 결과적으로 잘 통한 것 같다.


Q. 1세트에서 '혼비'에게 순식간에 0:3 패배를 당했었다. 상대의 기세가 매서웠는데, 부담되진 않았나?

김건호 : 어쩔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얼방 법사를 준비했는데, 그 덱이 라그나로스에 대처가 잘 되지 않는다. 내 실수도 일부 있었지만 상대 선수와의 덱 상성에서 밀리기도 했다.


Q. 성기사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방밀 전사 저격용 덱이었나?

오성원 : 반즈를 제외한 다른 카드가 다 포함된 덱을 여름 때부터 돌려왔다. 지난 여름에 드림핵에서 우승했던 선수가 이 덱으로 13연승을 하는 걸 보고 감명받아서 그때부터 계속 써 왔다. 그리고 요즘 메타에서 NNA 팀이 방밀을 들고 오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김수범 : 방밀만 노렸다면 트루하트, 엘리스 스타시커를 넣었겠지만 그것보단 다른 덱을 상대로도 할 만한 형태의 덱으로 준비를 했다. 그래서 제일 위험한 사냥꾼만 밴을 하고 범용적인 형태의 느조스 성기사를 가져오게 됐다.


Q. 난투에서 2번 연속 티리온이 살면서 승리하게 됐다. 티리온이 살았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오성원 : 실감이 전혀 나지 않았다. 느조스 성기사 덱을 수백 번을 돌렸는데 난투 운이 이렇게 좋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정말 신기했다.

김수범 : 그리고 예전에 '따효니' 선수에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볼프 램실드를 당했던 '정용' 선수가 우리 연습을 도와줬는데, 그분의 원한이 서려서 난투에서 티리온이 산 것 같다(웃음).


Q. 오늘 상대가 요그사론을 꺼냈으나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너프 후 요그사론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김건호 : 나는 아직 쓸 만하다고 생각한다. 덱마다 다르긴 한데, 최소한 말리 드루이드는 요그사론 의존도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괜찮다고 본다.

김수범 : 요그사론 의존도가 컸던 템포 마법사, 요그 방밀은 티어가 확 떨어졌다고 본다. 이제 요그사론을 쓸 만한 덱은 드루이드 뿐이라고 생각한다.

오성원 : 적당한 사기를 치는 건 아직 가능하겠지만 예전같은 캐리를 기대하긴 힘들 것 같다.


Q. 승자전에서 ESC 나이트메어와 맞붙는다. 역시 강팀인데, 자신 있는지?

김건호 : 내가 '페가소스' 선수를 등급전에서 몇 번 만났는데,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했다. 크툰리노 흑마법사를 자주 돌리시던데, 할 만하다고 본다.

오성원 : '던' 선수나 '태상' 선수나 정말 잘하고 유명한 분들이라 솔직히 이렇게 만나게 된 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준비 잘 해서 다음 경기에서도 꼭 이기도록 하겠다.

김수범 : 나는 스트리머 중에 '슬시호'님과 더불어 '던' 선수를 제일 존경한다(웃음). 그런 만큼 '던'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이 부담스럽긴 하다. 하지만 나는 하스스톤이 덱 메이킹 5, 운 3, 기술 2 정도라고 보기 때문에 어떤 컨셉의 덱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할 만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건호 : 대회 목표가 우승이다. 꼭 이뤄내겠다.

오성원 : 사실 오늘 아쉬운 플레이가 정말 많았고, 방송 경기에서 이렇게 오래 게임한 적도 없어서 힘들기도 했다.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다음에는 제대로 준비해서 그때는 운을 조금만 쓰고 이기도록 하겠다.

김수범 : 나는 무출전 우승이 목표다(웃음). 내가 뒤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됐으면 한다. 나는 그랜드파이널에서 첫 출전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