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방화 사건으로 전소된 교토 애니메이션 제1스튜디오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 사건의 피고인 아오바 신지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NHK를 비롯한 일본 언론은 오늘(7일) 오전 교토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교토 애니메이션(이하 쿄애니) 방화 사건 피고인 아오바 신지에게 사형을 구형했다고 보도했다.

교토 애니메이션은 1981년 일본 교토에서 설립된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최초 채색 전문 회사로 시작해 붉은돼지,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이누야샤, 정글은 언제나 맑음 뒤 흐림 등 애니메이션의 하청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2003년 '풀 메탈 패닉? 후못후'를 기점으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러키☆스타' 등 작품으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잠시 부진했으나, 2009년 '케이온!' TVA 이후 '울려라! 유퍼니엄', '목소리의 형태', '코바야시네 메이드래곤', '바이올렛 에버가든' 등 다양한 TV 및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면서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9년 7월 18일 발생한 방화 사건으로 주요 애니메이터 및 감독진 36명이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다. 사망자 명단에는 '목소리의 형태', '빙과'의 캐릭터 디자인 및 총작화 감독을 맡은 니시야 후토시 감독,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목소리의 형태' 등의 색채설계를 담당한 이시다 나오미 디자이너, 'MUNTO'의 감독을 맡은 키가미 요시지 이사, 이누야샤 무인편 작화감독으로 데뷔해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 울려라 유포니엄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인 및 작화 총감독을 맡은 이케다 쇼코 감독(본명: 테라와키 쇼코) 등 쿄애니를 이끈 주요 인물들이 포함됐다.

해당 방화 사건으로 쿄애니 제1스튜디오가 전소됐으며, 그간 제작 중이던 애니메이션의 컨셉 디자인 및 원화자료들 대부분이 소실됐다. 다만 당시 원화 전시를 위해 반출된 일부 원화들은 화를 피했으며, 이후 서버에 저장된 원화 데이터 일부를 복원했다. 쿄애니는 사건 이후 1년 뒤인 2020년 8월부터 활동 재개를 선언, 2020년 9월 '극장판 바이올렛 에버가든' 개봉을 시작으로 2021년 '코바야시네 메이드래곤S' 등 애니메이션 제작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한편, 피고 아오바 신지는 방화를 저지른 이후 불이 자신에게 옮겨붙자 현장에서 이탈, 인근에 쓰러져 있던 것이 경찰에게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오바 신지는 현장에서 "쿄애니가 자신의 소설을 훔쳤다"고 범행동기를 밝혔으며, 가슴과 팔, 다리에 광범위하게 3도 화상을 입어 집중 치료를 받은 뒤 2020년 구속됐다.

검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사리에 어긋난 원한을 가진 복수로 일본 형사 재판 사상 가장 많은 피해자 수를 낸 사건"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피고는 강력한 살의에 근거해 계획적으로 사건을 일으켰으며, 휘발유를 사용한 방화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고의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유족과 피해자의 고통과 슬픔은 너무나 깊고, 피고에게는 사건 당시 완전한 책임 능력이 있었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변호인 측은 "사건 당시 피고에게 중증 망상 장애가 있어 선악의 구별 및 행동을 제어하는 능력을 잃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교토지방법원은 양측의 최종 의견을 청취한 이후 공판을 마무리 지었으며, 판결은 다음달 25일에 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