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동기 부여가 된 것 같아요. 로스터에 변동이 생길 때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더욱 열심히 하게 되죠. 새로운 팀원이 들어올 때 생기는 효과랄까? 스크림 결과가 항상 좋지는 않지만, 다들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더블리프트가 합류했으니 지난 시즌보다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생각해요.”

‘비역슨’ 쇠렌 비에르그는 첫 질문부터 굉장히 능숙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원래 말을 잘하는 사람일수도 있고, 오랜 선수 생활동안 많은 인터뷰를 치러봤기에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잘하게 된 것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수가 인터뷰에 능숙하게 대답한다고 해서 항상 좋은 인터뷰가 나오는 건 아닙니다. 적정 수위를 지키면서 대답을 잘 가려서 한다는 말이고, 그만큼 평이한 인터뷰가 나오게 됩니다. 그럴 때는 일부러 상대가 당황할만한 민감한 질문을 던져 상대의 흐름을 깨뜨려보기도 합니다.




더블리프트의 복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음.. 공백기 때문에 약간 솔로랭크 버릇(Solo Queue Style)이 남아있긴 하지만, 라인전 실력이나 피지컬이 워낙 좋고 빨리 배우고 있기 때문에 문제 없을 것 같아요. 게다가 더블리프트가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점도 팀에 도움이 되고요. 지난 시즌에는 우리 팀이 무엇을 해야되는지, 어떤 것을 하면 나은지를 이야기하면 대부분 저나 '하운처'만이 이에 대해 의견을 이야기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더블리프트까지 의사를 적극적으로 말하면서 좀 더 여러가지를 고려할 수 있게 됐고, 그게 팀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2011년 데뷔해서 올해 7년 차 프로게이머인데, 아직 솔로랭크 습관이 남아있다면.. 못 고치는거 아닌가요?

어.. 아니, 솔로 랭크 스타일로 게임을 한다는 게 아니라 가끔은 오브젝트보다 킬을 더 중요시한다는 거죠. 타워를 공짜로 파괴하는 것보다 킬을 기록하는데 더 열정이 있는데, 보통 솔로랭크를 돌릴 때 그렇잖아요? 그래야만 더 많은 골드를 얻을 수 있고 게임을 캐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사소한 것들이에요. 경기에서는 킬보다 드래곤이나 타워를 챙기면 되는 거니까요.




비역슨은 언제 당황했냐는 듯 물 흐르듯 답변을 이어갔고, 다른 질문에도 모범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보통 모범적인 답안만 말하는 하는 선수는 대답이 진심인지 아닌지 의심을 했지만, 적어도 비역슨은 진심으로 얘기 하는 듯 보였습니다.


TSM에서 오랫동안 NA LCS 챔피언으로 자리를 지켜왔어요. 승리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지 않나요?

꼭 그렇게 압박감을 받진 않아요. 아마 익숙해진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항상 TSM은 1등을 할 거라 생각하기도 하고, 제가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줄거라 믿어주고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아직 국제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여전히 개선해야될 점이 많죠.


이번 시즌에는 어느 팀이 많이 위협적으로 느껴지나요?

매 정규시즌마다 저희를 위협하는 팀은 항상 있었어요. 대부분의 경기를 간발의 격차로 승리했었죠. 이번 서머 시즌에는 C9이 여전히 위협적으로 보이고, 다르독이 합류한 CLG도 잘할 것 같아요. 그 두 팀이 가장 무서워보여요. P1은 미티오스가 후보로 내려가고 이노리를 주고 기용하고 있는데, 그래서 전 시즌처럼 무섭지는 않아요.


TSM이 전에 한국인 용병을 써서 좋은 효과를 봤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다른 NA LCS팀들처럼 한국인 용병을 쓰지 않고 있어요? 이유가 뭔지 말해줄 수 있나요?

이유가 아마 그런 것 같아요. 한국인 선수를 한 명을 고용하는 것보다, 두 명을 기용하고 한국인 코칭 스태프까지 함께 영입하는게 더 효과가 좋아요. 한국인 용병 선수가 한 명인 팀에 이야기를 들어보면, 타지에서 영어도 능숙하지 않아 외로워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우리가 한국인 선수를 영입하려면, 사교성이 좋고 성격이 외향적인 친구를 영입하거나 한국인 선수 두 명에 코칭 스태프까지 영입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이미 스벤슨케런을 영입해서 용병카드 한장을 썼기 때문에 두 명을 영입하는건 못하죠. 그리고 좋은 기회도 없었어요.

한국인 선수와 함께 경기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거나 하진 않아요. 올스타에서 '임팩트' 정언영과 함께 경기를 치러봤는데 멘탈도 굉장히 좋았고, 라인전 승리나 개인적인 욕심을 신경쓰지 않고 경기를 이기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어요. 스타가 되려고 노력한다거나, 눈에 띄려고 노력하지 않고 승리에만 집중하는 것. 그런 부분은 북미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배워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비역슨의 입에서 국제대회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됐습니다. 그가 얼마나 국제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어하는지 잘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서머 시즌 초반이고 TSM이 이번 월드 챔피언십 2017 참가를 확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에게 월드 챔피언십에서 어떤 성적을 얻는다면 만족할지 물어봤습니다. 그는 먼저, 지난해 롤드컵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생긴 오해를 먼저 언급했습니다.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한다면, 어느 정도 성적에 만족할 것 같나요?

지난해 롤드컵을 앞두고도 같은 질문을 받았었어요(웃음). 그 때 제가 한 대답 때문에 약간 논란이 있었는데, 제가 4강에 들지 못한다면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었거든요. 음, 그게 약간 오해를 불러 일으킨게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TSM은 이번에 무조건 4강 올라갑니다'라고 이해한 것 같아요.

제 말은 '4강 이하의 성적이라면 어떤 결과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이었어요.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목표였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다만, 이 말 때문에 다시 우리 팀이 또 고통받지 않았으면 해요. 그냥 개인적으로 이번 롤드컵에서 4강에 진출간다면 정말 만족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4강에 진출할 수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지금은 그저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모든 LCS 경기에서 문제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정규 리그 승리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승리는 저희 약점을 가리고, 나중에 국제 무대에 가면 그 약점이 드러나거든요. 과거에도 계속 그랬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문제점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지난 MSI에서 알게된 팀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나요?

두 가지 큰 문제를 파악했어요. 첫 번째는, 우리가 바론에 대해서 너무 신경을 덜 썼던 거 같아요. MSI 경기를 하면서 드래곤을 챙기다가 바론을 그냥 빼앗긴 경우가 3~4차례 정도 있었어요. 심지어 경기가 우리에게 굉장히 유리했는데도, 상대에게 바론을 빼앗기기도 했거든요. NA LCS에서는 좀 더 우리 마음대로 느긋하게 오브젝트를 컨트롤 할 수 있었는데, MSI에서는 바론 사냥 템포가 굉장히 빨랐어요.

두 번째는, 우리가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상대 팀들은 경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스플릿 푸시를 하고 우리가 없는 반대편에서 이득을 챙겼어요. 저희는 그 흐름을 주도하거나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죠.

팀의 문제를 찾고 해결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제 경기력이 좋아질지, 어떻게 하면 팀원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지, 주장으로서 매일 고민하고 있어요. 저희 팀원들도 모두들 어떻게 하면 나아질지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죠. 계속해서 나아지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팬 들에게 보답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비역슨 선수가 LCK에서 뛰어도 충분할만큼 좋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혹시, LCK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만약에 LCK에서 뛰게된다면 어떤 팀에서 뛰고 싶은가요?

LCK요!? 흠.. 글쎄요. 미드 라이너가 라인전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얼마나 팀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봐요. 팀원들과 시너지를 낼 수 없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할 거예요. 저는 한국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LCK에서 뛰게된다면 아마 가장 못하는 미드라이너가 될 것 같아요(웃음).

음.. 정말 LCK에 가게된다면 SKT T1 소속으로 뛰고 싶네요. 선수로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나중에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은퇴를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흠..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지금은 아마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네요. 스트리밍도 하고, 트위터나 SNS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하면서 선수생활동안 절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보답하고 싶네요. 사실 지금은 SNS 같은 것을 하는게 그렇게 쉽진 않아요. 매일매일 연습을 해야하고.


팬 분들께 보답하는 것 말고, 정말 개인적인 바람이 듣고 싶어요. 예를 들어,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거나 뭐 이런?

어~ 하하. 글쎄요. 어렸을 때부터 동물원에 가는걸 정말 좋아했어요. 제가 동물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강아지도 키웠었고, 햄스터도 키워봤어요. 동물들이 자라는 걸 보면 기분이 좋았고, 지금도 그래요. 만약에 제가 리그에서 뛰지 못하거나,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을 더는 못하게 된다면, 동물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