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테.덕.후. 입니다.


'테마파크와 온라인게임'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하며 넥슨 김지원 책임연구원이 내뱉은 말이다.


일명 "테마파크 덕후"인 김지원씨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디즈니랜드, 유니버셜스튜디오, 롯데월드, 에버랜드' 등의 테마파크를 직접 체험하면서 '온라인게임'과의 유사성을 많이 느꼈다.


엔터테인먼트 중에서 독보적인 시장 경쟁력과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두 종목 간의 비교분석에서 혜안 내지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유희의 본질은 같다.'는 지론 때문이었다.


'테마파크'를 통일된 주제를 바탕으로 오락, 쇼핑, 환상과 모험을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라고 정의내리며 '비일상성', '일탈', '대리만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구축하는데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며, 사전에 실제 방문객 수 예측이 어려운 "고위험, 고비용" 구조와 긴 생명주기를 가졌기 때문에 지속적인 재방문 유도가 필수가 된다는 점, 그리고 입장료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해 진입장벽을 낮추지만, 일단 고객이 입장하면 최대한 많이 쓰도록 유도하는 형태는 테마파크의 사업적 특성이기도 하지만 '온라인게임'과 매우 유사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원씨는 테마파크의 주 타겟층이 20-30대 청년층인데 비해, 온라인게임의 주 타겟층은 저연령, 청소년층으로 구분된다고 밝히며, 테마파크가 '우리 테마파크가 아니라도, 테마파크가 아닌 영화, 음악 다른 엔터테인먼트도 괜찮다는' 느슨한 운영 정책을 고수하는 반면, 온라인게임은 '우리게임이 아니면 안된다.'라는 다소 빡빡한 운영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일부 '폐인'을 생산하고, 특정 게임에 얽매이게 하는 컨텐츠 생산을 유도하며, '게임을 하는 것은 나쁜 짓'이라는 사회적 위험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 또한, 온라인게임에서 신규게임의 성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것도 이런 빡빡한(tight) 운영정책과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씨는 두 정책 간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게임이 좀 더 큰 무대로 나가 대중적인 문화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빡빡한 운영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두 종족 간의 사업모델의 비교에서도 재밌는 이야기가 많았다. 테마파크의 경우 '정액제, 기간제' 모델을 선보이고 있고 일정기간내 재구매/재방문 시 추가 혜택 혹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곤 하는데, 이는 즐길거리는 많은데 고객들이 하루 안에 소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생겨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의 정액제가 과연 이런 니즈를 만족시키는지는 의문이라는 것. '즐길거리'가 아닌 '성장'이 주목적이 되고, 컨텐츠가 '성장'의 수단에 불과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결국 고객이 직접적으로 원하는 것을 위해 돈을 지불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인지적 부조화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장기적인 측면에서 구매만족도 하락과 제품의 가치하락을 동반하게 된다고.


김지원씨는 참석자들에게 물었다. "온라인게임에서도 컨텐츠 자체가 매력적인 요소라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까요?


온라인게임의 일반적인 사업모델인 부분유료화, 캐시아이템에 대한 비교도 했다. 김지원씨는 '식스 플래그'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하드코어' 성행의 테마파크에 얽힌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비교적 저렴한 입장권에 잦은 할인 행사가 이점이지만, 각 기구별로 대기시간이 3시간에 육박한다는 것. 하지만, 주변에 쉴곳도 전혀 없는데다가 외부 음식물 반입이 철저히 제한되기 때문에 잠깐의 피로와 배고픔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오직 내부 편의시설을 이용해야하는 상황.


문제는 콜라 하나가 20달러, 물 한잔이 7달러, 음식 한끼가 200달러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김지원씨는 고객 혹은 유저를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어서 어쩔 수 없이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할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게임의 사업모델을 설계할 때도 유념해야 한다고.


테마파크의 라이브 서비스에서도 배울 점은 있다고 밝혔다. 테마파크에서는 시즌에 맞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이를 온라인게임에 접목해도 같은 컨텐츠로 새로운 느낌을 주어서 재방문을 유도하고 체류시간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이플스토리에서 화이트데이 시즌에 열었던 "커플 때려잡기" 이벤트를 예로 들었다.


김지원씨는 강연을 정리하며 다시 한번 운영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운영에 대해 유저들이 체감하는 반응을 "고객납득, 고객만족, 고객감동", 세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며, 테마파크든 온라인게임이든 사업모델을 결정할 때는 최상의 단계인 '고객감동'을 기반으로 유저들이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언제까지 유저들이 치고 박고 싸우게만 할 것인가? 유저들이 경쟁하면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컨텐츠가 과연 최고인가? 이제는 한번 고민해 봐야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유저들이 모여 함께 즐길 수 있지는 않을까요? 테마파크의 페스티발이 그 답에 대한 힌트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