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부터 연초까지 더러 들리는 단어 '액땜'. 닥쳐올 큰 고난 대신 사소한 곤란을 미리 겪어 화를 피한다는 이 단어에는 부정적인 일도 희망으로 이끌어내는 굉장한 힘이 깃들어 있다.

웹젠 모바일 역시 올 한해의 액땜을 단단히 했다. 자부심 가득 안고 내민 타이틀인 '뮤 더 제네시스'는 접속 문제로 3일 만에 서비스가 중단되고 계정초기화가 진행되었다. 점검도 1주일이 넘게 걸렸다. 이 정도면 그냥 서비스를 접는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허나 웹젠 모바일은 포기하지 않았다. 큰 실수에도 불구하고 계속 기다려주는 유저들이 있기에 포기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크리스마스 휴일에도 선물 포장지 대신 게임 클라이언트를 뜯으며 사소한 문제라도 발견하고 고쳐나갔다.

이런 노력이 사상 초유의 사고를 '액땜'으로 만들었다. 12월 30일 재론칭한 '뮤 더 제네시스'는 전진에 전진을 거듭했다. 2013년의 마지막 날에는 애플 앱스토어 무료 1위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운로드 수나 매출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액땜 뒤에는 희망이 기다리고 있을 터. 2014년의 '뮤 더 제네시스'는 어떤 모습일까? 기다려 준 유저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업데이트를 준비하겠다는 웹젠 모바일의 김태훈 대표신동준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웹젠 모바일 신동준 PD(좌)와 김태훈 대표



서비스 이후 3일 만에 계정초기화, 재론칭까지 일주일이 걸리는 등 여러모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태훈 대표 : 서버 문제로 일주일 간 정신없었다. 대부분의 직원이 크리스마스와 연휴까지 반납해가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유저분들에게도, 직원들에게도 굉장히 미안한 마음 뿐이다.

온라인게임을 여러번 런칭한 경험도 있는데다 내부 테스트도 철저히 진행했기 때문에 접속문제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하루 이틀만에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는 문제라 여겨 점검 공지도 안했는데 예상보다도 많은 시간이 걸리더라. 우리의 큰 실수라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서비스 지연에도 계속 기다려준 유저분들에게 감사하고, 또 죄송스럽다.


예상치도 못했던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신동준 PD : PC온라인게임은 CBT, OBT 등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보완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모바일은 유저를 상대로 테스트하기 좀 힘든 부분이 많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테스트라고는 예상 수치를 기반으로 한 내부 테스트 뿐이었다. 어느 정도 유저가 몰릴 것인지 예상 수치를 마련해 더미 테스트나 과부하 테스트를 몇 번이나 진행했으나 현실은 또 달랐다. 생각 이상으로 인원이 몰려 서버가 마비되었다.

김태훈 대표 : 업계에서는 유래없는 일이라 하더라. 공감한다. 모바일게임이 수 백개 씩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실수를 한 건 우리의 미숙함 때문이다. 지금은 서버를 4배 이상 늘린 상황이고, 클라이언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샅샅이 훑어 오류를 다 잡아냈다. 런칭 이후 3일 동안의 결제내역에 관해서는 당연히 환불처리를 진행했으며, 쿠폰을 비롯해 플레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보상안을 강구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더욱 더 노력할 것이며, 유능한 인재를 적극 채용하며 내실을 다질 것이다.



'뮤(MU)'라는 이름을 계승했으나, 게임 자체는 전혀 다르다. 일단 '뮤 온라인'은 여럿이 모여 즐기는 MMORPG이지만, '뮤 더 제네시스'는 솔로잉 플레이 위주의 MORPG다. 다른 이름으로 출시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신동준 PD : '뮤'의 모바일 버전에 대해 많이 고민했었다. '뮤 온라인'은 나를 비롯해 많은 유저들이 사랑하는 게임인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했다. PC버전 그대로 모바일에 담는 것도 생각해 보긴 했으나, 그렇게 되면 두 게임에 큰 차이가 없어 단순한 '추억팔이'에 그칠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재해석'이다. 원작의 일정 부분을 공유하면서도 또 다른 재밋거리를 주는 것이 적절하다 생각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모바일 RPG '뮤 더 제네시스'는 원작의 천 년 전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고, 컨텐츠를 이식하기 보다는 컨셉이나 지명 정도만 따오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렇지만 뮤의 흔적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로스트타워'. 로스트타워는 뮤 온라인에서 최고의 사냥터로 손꼽히는 지역인데, 천 년 전의 시대인 뮤 더 제네시스에서는 원작의 황폐해진 모습이 아니라 천 년 전의 건재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또한, 로렌시아나 블러디 캐슬 같은 유명 지역도 볼 수 있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 RPG의 바람이 불고 있다. 수많은 RPG 중에서 '뮤 더 제네시스'가 빛나려면 특유의 강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김태훈 대표 : 그간 모바일 RPG를 보면 성장이나 전투 등 콘텐츠는 잘 담아냈지만 조작감이나 타격감과 같은 감각적인 연출은 신경쓰지 않았다. 조작에 따라 화려하게 일어나는 스킬 이펙트, 상대방과 무기를 부딪칠 때 일어나는 파장...소위 말하는 '액션성'은 이런 상황의 연출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이 전에는 캐주얼과 미들코어가 혼재되어 있던 시기라 연출의 비중이 적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게임의 완성도는 당연히 가져가되 감각, 특히 시각적인 완성도도 신경써야 한다. 이에 '뮤 더 제네시스'로 미들코어 모바일RPG 시장에 액션 연출의 기준점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웹젠의 타이틀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현재 나온 게임 중에서 그래픽 퀄리티만큼은 최상위권에 든다고 생각한다.



비주얼이나 게임성을 보면 캐주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 카카오를 통해 서비스하는 것이 의문스럽다. 카카오에는 아직 캐주얼 유저층이 더 많지 않나? 최근 미들코어 유저층을 타겟으로 한 게임들은 카카오 서비스를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이기도 하고...

김태훈 대표 : 최근 들어 RPG장르의 카카오 의존도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카카오는 여전히 비게이머들을 게임으로 끌어들이는 위력을 가진 플랫폼이다. '뮤 더 제네시스' 역시 게임 자체는 미들코어 유저 타겟이지만, 신규 유저층에 대한 기대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에 RPG를 이제 막 시작한 신규 유저에게 미들코어 RPG의 재미를 좀 더 쉽게 어필할 수 있도록 카카오 서비스를 추진했다.


미들코어 유저층과 RPG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층을 모두 아우르려면 각각의 유저층을 위한 콘텐츠가 모두 마련되어야 한다. '뮤 더 제네시스'에는 어떤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는가?

신동준 PD : 레벨업이나 아이템 강화와 같은 성장 요소는 통상적인 RPG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콘텐츠라 다양한 RPG를 플레이해봤던 유저라면 쉽게 이해하고 플레이할 수 있다. 전투 역시 세밀한 컨트롤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규 유저보다는 기존 게이머들이 좀 더 유리할 것이다.

다만 신규 유저를 위한 배려도 확실히 해놨다. 보통 RPG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은 컨트롤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 이러한 부담 없이 간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자동전투 시스템을 지원했다. 또한, TCG요소인 '영혼기병'시스템을 마련해, 초보자의 부족한 컨트롤 실력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김태훈 대표 : TCG는 작년부터 굉장히 대중적인 인기를 끌어온 장르다보니 유저들도 덱 구성이나 강화, 수집 등 TCG의 핵심 시스템은 충분히 학습이 되어 있다. '뮤 더 제네시스'의 영혼기병 역시 비슷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굳이 RPG를 즐기지 않은 유저들이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작년 간담회에서도 뮤 더 제네시스의 핵심적인 콘텐츠로 '영혼기병'을 내세웠다. 영혼기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김태훈 대표 : 영혼기병은 전략과 수집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마련한 콘텐츠다. 전투를 통해 획득한 영혼기병을 코스트 한도 내에 적절하게 배치하며 나만의 부대를 꾸릴 수 있다. TCG에서 덱을 구성하는 것과 비슷한데, 좀 다른 부분은 배치에 따라 달라지는 파워를 연출을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다. 어떤 기병이 어떤 스킬을 쓰는지, 얼마나 강력한 지 전투하면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텍스트 위주의 TCG보다 훨씬 역동적이면서도 강렬한 경험을 제공한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뮤 더 제네시스'는 시각적인 즐거움도 고려한 타이틀이다. 이에 좀 더 화려한 비주얼을 원했는데, 영혼기병의 경우 그 컨셉에 잘 맞는 콘텐츠다. 최대 8마리까지 전투에 데려갈 수 있는데 그 모습이 흡사 부대전투와 같이 웅장하다. 이처럼 신규 유저와 RPG유저를 모두 아우르면서 보는 재미도 극대화하는 콘텐츠라 여러모로 만족스럽다.



이제 문제도 해결되고,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슬슬 업데이트를 준비해야 될 시기라고 본다.

신동준 PD : 맞다. 이제까지는 서버 안정 및 기초 공사에 주력했지만 유저의 콘텐츠 소비 속도도 발맞춰야 할 때다. 커뮤니티를 통해 받은 유저 의견을 토대로 차근차근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다. 지금 계획으로는 패치와 같은 소규모 업데이트는 2주마다, 영지 추가와 같은 대규모 업데이트는 한 달 주기로 진행할 예정이다.

일단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UI는 빠르게 개선해 캐릭터나 영혼 기병의 정보를 좀 더 간편하게 보여주려 한다. 또한, 이번 달 내에 신규 캠페인과 새로운 영지를 추가할 계획이며, 보스전 형태의 격전지 모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모드에서는 진귀한 영혼기병을 얻을 수 있어 유저들이 좀 더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또 하나, 뮤 온라인의 마법사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아리따운 여성 캐릭터도 등장한다(웃음).

이 밖에 현재 구상하고 있는 것이라면 랭킹시스템이나 멀티플레이, PvP클랜전 같은 소셜콘텐츠다. 랭킹시스템이나 PvP클랜전은 유저의견을 하나하나 반영해 머지않아 구현할 계획이며, 채팅이나 장비 자랑하기 기능도 추가해 좀 더 소셜성을 보강하려 한다.



유저들의 반응을 보니 친구와 함께 멀티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요구가 꽤 많았다. 멀티플레이는 언제쯤 구현할 생각인가?

신동준 PD : 실시간 네트워크 기반의 멀티플레이를 원하는 유저들이 상당히 많긴 하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먼저 내실을 충분히 다진 이후 하나 둘 추가하며 덩치를 키워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김태훈 대표 : 뮤 더 제네시스는 현재 솔로잉에 특화된 MORPG형태이지만, 최종 목표는 PC로 즐기는 MMORPG를 모바일에 고스란히 담는 것이다. '뮤 더 제네시스' 는 짧은 시간동안 최대한 수익을 뽑아내고 접을 게 아니라, 10년 이상 서비스하는 장수 모바일게임으로 만들고 싶다. 처음에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계속 살을 붙여 나가며 PC 못지 않은 퀄리티를 보여줄 것이다.



드라마 '마의'를 소재로 한 SNG도 만들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김태훈 대표 : 맞다. 그 타이틀도 머지 않아 세상에 나온다. 이 게임 역시 '뮤 더 제네시스' 와 같이 장수할 수 있는 타이틀로 만들려 한다. 오른손에는 RPG'뮤 더 제네시스', 다른 손에는 SNG '마의'를 쥐고 미드코어에 특화된 개발사로 거듭나는 것이 웹젠 모바일의 꿈이다. 웹젠 모바일과 함께 미들코어 시장을 제패할 능력있는 개발자도 계속 찾고 있다.


목표를 이루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유저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김태훈 대표 : 뮤 더 제네시스 출시 전부터 많이 기대해주셔서 감동했다. 기대에 부응해야 됐는데 초기부터 삐그덕 대는 모습만 보여줘서 너무 죄송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응원해주신 덕택에 성공적으로 재기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당장의 '뮤 더 제네시스'를 100% 만족하긴 힘들겠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 꾸준히 발전할 것을 믿어주시길 바란다.

신동준 PD : 이 달 중으로 계획되어 있는 업데이트 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가 많다. 여러 커뮤니티에서 유저의 의견을 귀기울여 들으며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은 꾸짖어주고, 의견을 적극 내주셨으면 좋겠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