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벤은 매주 월요일 지난 한 주간의 온라인 게임 순위를 집계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 1월 셋째 주 인벤 온라인게임 전체 순위
(집계 기간: 2014년 1월 13일 ~ 2014년 1월 19일)


꾸준히 추운 날씨가 계속됩니다. 그와 함께 신작이 가뭄입니다. 현재 국산 온라인게임 중 CBT 및 정식서비스가 구체적으로 예정된 게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기대작들이 빠른 테스트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면서 새 얼굴을 보기 힘들어진 감이 있습니다. 모두가 신중하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 온라인게임 시장이 섣부른 진입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신작이 없지만 돌풍은 있습니다. '마비노기 영웅전'은 급기야 11위까지 올랐고, '아키에이지'가 게임의 근본을 다지는 업데이트로 2차 돌풍을 노리는 중입니다. 그밖에 각종 기획으로 틈을 노리는 게임들이 중위권에서 도사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바람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1월 3주차 순위 분석입니다.



◎ 1위~15위 : 상상 이상의 파괴력... 그리고 혹시 또 다른 진격?


■ 설마 설마 했는데... '마비노기 영웅전', 'WoW'까지 넘었다


제대로 기세를 탄 게임이 얼마나 무서울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4년이 지난 게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이번 순위는 11위, 'WoW'마저 추월했습니다.

사실 지난 주 골든타임 이벤트가 동시접속자 수의 절정이었고, 그 이후 어느 정도는 숨을 고르지 않을까 하는 것이 대부분의 예상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주를 통틀어 합산한 집계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게임트릭스 기준 PC방 점유율은 14위로 뛰었고, 기타 모든 통계에서 조금씩 올랐습니다. 업데이트와 이벤트로 끌어모은 유저들이 상당수 유지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제 다음 관문은 '에오스'. 격차는 좀 나지만 그동안의 행보를 생각하면 제치기 힘들다는 말은 이제 못 하겠습니다. '에오스'가 요즘 약간 주춤하는 추세이기도 하고요. 2014년 시작을 엄청난 기세로 열어젖힌 '마영전'이 과연 10위권에 진입하는 대폭풍을 연출할 수 있을까요.


■ 1주년 신무기 통하나? '아키에이지' 14위로 급상승

[▲아키에이지 '1.0 에아나드' 업데이트 타이틀 영상]


이렇게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는 일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매번 조금씩 밀려나던 '아키에이지'가 모처럼 껑충 솟았습니다. '디아블로3'의 눈에 띄는 하락이 있었고 여전히 접전 양상이지만, 화제만큼은 확실히 불러오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실시한 '1.0 에아나드' 업데이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무료 이용자들이 노동력을 충전할 수 있고 집 건설과 세금 납부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일단 유저들의 근본적인 형평성은 개선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밖에 초반 퀘스트 동선을 정비하고, 생산 위주 유저를 위한 콘텐츠 추가도 이루어지면서 게임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서비스 역시 준비되고 있지요.

한꺼번에 오른 순위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업데이트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이번주 성적이 관건일 것으로 보입니다. 주변 경쟁작들이 이렇다 할 상승 요소가 없는 것은 분명 호재입니다.



◎ 16위~30위 : 하강 곡선 브레이크, 다시 시동 걸까?


■ '로스트사가' 월드챔피언십 힘입어 17위로 반등

▲ 롯데월드에서 개최한 로스트사가 월드 챔피언십 2013

한때 10위권 언저리까지 넘보던 '로스트사가'는 최근 신작들에게 자리를 내주면서 정체를 겪고 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난 토요일에 열린 '로스트사가 월드 챔피언십 2013'은 유저들 내에서 화제가 되었고, 유의미한 접속 상승을 가져왔습니다. 한국 외에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 8개 팀이 참여해 우승컵을 향한 승부를 펼쳤고, 700여 명의 관객이 함께 호응했지요.

반면 '아스타'의 하락세에 제동이 걸릴 것인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올해 시작이 조금 좋지 못한데, 최고 성적 12위에서 더 이상 치고 나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승부수는 23일 선보이는 '전승' 업데이트가 될 것입니다. 최고 레벨이 확장되고 신규 콘텐츠가 추가되는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다음 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 악전고투하던 '도타2', 모처럼 위로 올랐다


출시와 함께 받은 기대는 상당했습니다. 거침없이 18위까지 진격했고요. 하지만 그 뒤로 벽에 가로막혔고, 순위는 차츰 떨어졌습니다. 지난 12월에는 3주만에 총 열한 계단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도타2' 이야기입니다. 훌륭한 게임성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지만, 신규 유저를 유치하는 데 계속 고전하면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지요.

오랜만에 빨간 화살표와 함께 합니다. 이제 30위라는 점에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넥슨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일단 기존 유저는 유지하는 모습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긴다면 분명 기회는 있습니다. 최근 빠르게 늘어나는 국내 스팀 이용자 수가 혹시 호재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 31위~50위 : 기나긴 겨울나기, 편히 잠들기엔 조금 춥다


"땔감이 부족해!" 여러 게임의 하락세... 그중 웃은 게임도

하위권은 버티기 싸움입니다. '바람의나라'가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세 계단을 추가 상승했지만, 그것은 '프로야구매니저'와 '브릭포스', '클럽오디션'의 하락으로 인한 결과입니다. '크리티카' 역시 힘이 빠지면서 '거상'에게 역전을 허용했고, '슬러거'는 순위표 탈락 위기입니다.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2'가 벌써 순위권에서 밀려난 것도 뼈아픕니다. 그 자리는 오랜만에 '겟앰프드'가 메웠습니다.

소리소문 없이 상승세인 게임도 언급해야겠습니다. '풋볼데이'는 한 계단씩 살금살금 올라가면서 32위를 달성했습니다. 얼마 전 진행된 모바일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뒤를 받쳐주면서 수명을 길게 가져갈 듯합니다.

색다른 이벤트로 즐거움과 공분을 동시에 산 일도 있습니다. NPC와 함께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이색 업데이트와 커플 상품을 건 이벤트를 진행한 '마비노기'는 솔로들의 염장을 훈훈하게 데워주면서 39위에 올랐습니다. 비행 과정에서 게임 내외적으로 발생한 여러 해프닝이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길용찬 기자 (Kavo@inven.co.kr)




* 이번주 만평 소재는 '애니팡2'의 표절 사건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지난 주를 이야기할 때 이 게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국내 모바일게임 역사를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애니팡'의 후속작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 별명이 꽤 많습니다. 누구는 '표절팡2'라고 부르고, 다른 누구는 '애니 크러시 사가'라고도 부르더군요.

네. 그 게임 맞습니다. 선데이토즈의 신작 '애니팡2'를 말하는 겁니다. 이 작품은 기록적인 흥행을 보인 '애니팡'의 후속작이라는 면에서 많은 기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동물 스킨을 덧입힌 '캔디 크러시 사가'가 있었고, 역시나 업계 전문가들과 유저들의 비난이 폭포처럼 쏟아졌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순항 중입니다. 게이머가 아니라 일반인을 노린 '애니팡2'의 흥행은 예고된 상태였고, 뚜껑을 열어봐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매출은 쭉 오르고 있죠.

하지만 불편한 심경으로 이 게임을 바라보는 유저들도 많다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혹자는 "더이상 중국의 카피 본능을 비웃을 수도 없다"며 허탈해 했습니다. 사실 그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애니팡2'는 '캔디 크러시 사가'와 너무나 흡사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만드는 것 가지고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만, 적어도 '선데이토즈'가 그랬어야 했는지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미 충분히 돈을 번 회사니까요. "이번 한번만 눈 딱 감고 이렇게 만들자"라는 생각. 정말 돈이 절실한 업체였다면 모를까, 앞선 발자국을 찍어야 할 그들이 지녀야 할 신념이었을까요.

뭐, 발자국을 찍기는 했죠. 중소 모바일 게임사들은 이제 유사 게임을 만드는 데 더이상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장기적인 게임업계 발전 플랜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애니팡2' 사건은 그리 쉽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박태학 기자 (Karp@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