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롤챔스 윈터 결승전. SKT T1 K와 SAMSUNG Ozone(이하 삼성 오존)은 경기는 최초 2회 챔피언스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격돌한다. 한때 SKT T1 K의 최대 상성팀은 삼성 오존(당시엔 MVP 오존)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이미 챔스 섬머 4강에서 3:1로 SKT T1 K가 꺾으며 지나간 말이 되었다. 그 상승세를 몰아 챔피언스 우승은 물론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한 SKT T1 K는 말그대로 적대할 팀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은 SKT T1 K의 우승을 점치고 있다. 현재 메타엔 탑라인의 영향력은 많이 감소한 상황에서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미드와 정글인데, SKT T1 K의 '페이커' 이상혁과 '벵기' 배성웅 선수의 조합이 삼성 오존보다 더 강하다는 평. '페이커'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라 손꼽히고 있고, '뱅기' 역시 '페이커'만큼의 극단적인 평가가 많지는 않더라도, 실제 많은 프로 선수들이 국내에서 가장 잘하는 정글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선 미드와 정글은 SKT T1 K가 더 앞서 보인다. 하지만 삼성 오존의 미드와 정글을 담당하는 '다데' 배어진과 '댄디' 최인규의 조합도 만만치 않다. '다데'는 이번 윈터에 각성했다는 평가를 많이 듣고 있고, '댄디'는 높은 KDA 수치를 유지하는 강력한 정글러란 점이다.


만약 미드와 정글에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싸움이 아닌 무난한 5:5 싸움으로 진행된다면, 역시 승부의 분수령은 봇 라인이 될 것이다. 봇 라인은 흥미로운 건 일단 양 팀의 원거리 AD와 서포터의 챔피언 픽이 매우 흡사하다는 점. 물론 게임내 스타일에선 확연히 다르지만, 챔피언 픽에선 공통점이 너무나도 많이 보인다. 게다가 원거리 AD 포지션의 '피글렛' 채광진과 '임프' 구승빈이 라이벌 관계가 주목된다. 국내 최고의 원거리 AD 칭호를 가질만한 자격이 있는 선수고 평소 두 선수의 인터뷰 등에서 라이벌의식이 투철했기 때문이다.


■ 베인과 케이틀린으로 베스트 AD 칭호를 노린다. Piglet vs imp



□ 통산 주력 챔피언 전적

SKT T1 K Piglet

베인 : 총 24전 18승 6패 (75%)
케이틀린 : 22전 20승 2패 (90.9%)
이즈리얼 : 13전 10승 3패 (76.9%)


SAMSUNG Ozone imp

케이틀린 36전 22승 14패 (61.1%)
이즈리얼 27전 15승 12패 (55.6%)
베인 22전 18승 4패 (81.8%)


-베인과 케이틀린 픽이 관건! 이즈리얼과 시비르의 가능성도 열려있어

피글렛과 임프를 보면 딱 난형난제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물론 두 선수가 들으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지만, 분명 두 선수는 픽과 실력에서 비슷한 면이 많다. 먼저 두 선수 모두 최다 플레이 3위 안에 케이틀린과 베인이 포함되어 있다. 단순히 많이 플레이했을 뿐만 아니라 승률 또한 높은 편. 특히 '피글렛'의 경우 케이틀린의 승률이, '임프'의 경우 베인의 승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렇다고 '피글렛'이 베인을 못한다거나, '임프'가 케이틀린의 실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이번 챔피언스 윈터 KT 불리츠와의 4강 1세트를 돌아보면, '피글렛'의 경우 베인로 국내 팬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갓(God)' 이라고 불리며 많은 e스포츠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임프' 전체 케이틀린의 승률이 60%가 넘으며, 윈터 시즌 총 2전 2승을 모두 거머쥐었다.


이렇게 비슷한듯하지만, 챔피언스 윈터 결승에 오기까지 차이점도 존재했다. '피글렛'은 케이틀린으로 4전 전승을 , '임프'의 경우 오히려 이즈리얼로 5전 전승을 거두었다. 케이틀린과 베인이 여전히 좋은 원거리 AD 챔피언이기도 하지만, 프리시즌 패치 후 루시안과 시비르가 대세인 점을 꼽았을 때 두 사람의 전적은 다소 의외인 셈.


'임프'의 경우 루시안으로 2승이라는 재미를 보기도 했지만, '피글렛'은 오히려 시비르로 2승을 거두었다. 밴픽에서부터 두 대세 원거리 AD 챔피언을 꼭 밴하지 않아 상대방이 가져가더라도 다른 원거리 AD 챔피언으로 충분히 맞선 셈이다. 오히려 실력으로 혹은 팀의 운영으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윈터 결승은 지난 핫식스 챔피언스 섬머 4강처럼 서로 케이틀린과 베인을 번갈아가며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도 있다. 반대로 비밀리에 연습하여 '피글렛'이 깜짝 루시안을 들고 나올 수도 있다. 현재까지의 플레이를 보면 케이틀린, 베인, 시비르 이 세 가지의 챔피언으로 두 선수의 챔피언 풀이 결정 날 가능성이 있다.



■ 명문 M서포터 가문에서도 최고를 가린다. PoohMandu vs Mata



□통산 주력 챔피언 전적

SKT T1 K PoohManDu

자이라 : 22전 17승 5패 (77.3%)
나미 : 16전 14승 2패 (87.5%)
쓰레쉬 : 13전 10승 3패 (76.9%)


SAMSUNG Ozone Mata

쓰레쉬 : 23전 17승 6패 (73.9%)
소나 : 23전 15승 8패 (65.2%)
룰루 : 15전 6승 9패 (40%)



-쓰레쉬는 공통 분모, 마스코트 챔피언인 나미와 레오나

명문 M서포터 가문의 두 선수의 챔피언 픽은 비슷한 부분이 있다. 자이라가 패치로 너프되기 전 모두 자이라를 높은 수준으로 다뤘다는 점과 현재까지 쓰레쉬를 매우 잘 쓴다는 점이다.


꼭 쓰레쉬가 아니더라도 두 선수는 각자 마스코트 챔피언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푸만두' 이정현에겐 나미가 있고, '마타' 조세형에겐 레오나가 있다. 마스코트 챔피언의 흥미로운 점은 각 상대가 많이 사용하지 않았고 사용했었을 때는 재미를 못 본 챔피언이라는 점. '푸만두'의 경우엔 레오나로 재미본 경기가 많지 않았고, '마타' 역시 나미는 공식전에서 단 한 번밖에 선보이지 않았다.


'푸만두'는 안정적인 서포터다. 그렇다고 견제나 전면에 나서는 플레이를 전혀 안 한다는 뜻은 아니다. 서포터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정말 팀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플레이를 한다. 특히 이번 롤챔스 윈터에서 가장 명장면으로 꼽히는 조별리그 CJ 블레이즈와의 경기였다. 상대 선수에게 쫓겨 죽기 직전인 '뱅기' 배성웅 선수를 '푸만두'의 나미가 승천의 부적과 각종 스킬을 동원해 아슬아슬하게 살린 것. 많은 관중이 이 장면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반대로 '마타'는 캐리형 서포터다. 특히 프리시즌 패치 후 서포터가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상승하여 '마타'를 빛나게 했다. 서포터임에도 그가 움직이는 로밍은 흡사 정글러를 보는 듯하다. 너무나 날카로워 매번 상대에게 큰 위협이 되거나, 킬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제일 돋보이는 건 이번 윈터 시즌에 그가 선보인 레오나는 전매특허인 쓰레쉬보다 오히려 더 많이 활용하였으며 5전 전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를 토대로 결승전에서 두 선수는, 쓰레쉬를 상대에게 내줄 경우 애니나 레오나를 픽해 맞설 가능성이 높다. 또한, 팀 운영에 적극적으로 쓸 수 있는 나미와 룰루 역시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 라이벌들의 맞 라인전, 라인 스왑없이 볼 수 있는가


지난 핫식스 챔피언스 섬머 시즌 4강에서 맞붙었던 두 팀의 경우 라인 스왑으로 인해 봇 듀오끼리 라인전에서 맞붙었던 건 단 한 경기밖에 없었다. 팀 단위로 진행되는 게임인 만큼 맞라인전을 통한 이득보다 라인 스왑이후 얻어나가는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해서다.


그리고 이번 결승에서도 여전히 라인 스왑으로 봇 듀오의 맞 라인전은 보기 힘들지도 모른다. 양 팀 탑 라이너인 '임팩트' 정언영과 '루퍼' 모두 2:1 라인은 정말 잘 버티기 때문이다. 라이벌의 맞 라인전은 보기 힘들지라도, 양 팀 모두 승리의 열쇠가 봇 듀오에게 있음은 변하지 않는다.


팀이 불리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양 팀의 봇 듀오는 얼마든지 자신만의 개성으로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SKT T1 K팀의 듀오는 안정적인 운영과 성장을 바탕으로 캐리가 가능하다. 삼성 오존엔 '마타'의 로밍과 이니시에이팅 그리고 이를 후방에서 강력한 딜로 받쳐주는 '임프'가 있다. 분명 양 팀 듀오의 성향은 다르지만, 팀 승리에 큰 공헌하는 라이너임은 틀림없다.


많은 사람이 삼성 오존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마타'가 키 플레이어라고 말한다. 반대로 이러한 '마타'를 저지할 수 있는것도 '피글렛'과 '푸만두'다. 치열한 결승전, 특히 멋진 경기를 보여줄 양 팀 봇 라이너들의 플레이가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