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머리를 좌우로 움직여 길이를 늘려가는 스네이크 게임은 많은 고전 중 하나이다. 아슬아슬하게 장애물을 피해 갈 때마다 소리를 지르고, 속도가 빨라지면 긴장해서 숨을 멈추게 했던 게임. 거대한 뱀 한 마리를 만들었을 때는 뿌듯해지기도 한다. 특히나 기자에겐 친구에게 떡볶이 한 그릇을 헌납하게 했던 추억을 가진 게임이다.

'콜로사트론'도 큰 틀로 보면 스네이크 게임과 유사하다. 목적이 다르더라도 뱀 한 마리 잘 키워내는 게임이다. 그러나 길이만 늘려가는 것도 아니었고 뱀 먹이만 찾아다니는 것도 아니었다. '콜로사트론'은 게임의 방식을 다르게 하여 스네이크 게임의 틀만 뒤집어쓰고 있었다.

몸체를 늘려가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게임 시스템으로 자기만의 색을 드러냈다. 마치 잘 그려진 그림에다가 새로운 그림을 그렸는데 이상한 느낌이 없달까. 오히려, 그림의 가치를 더 올려버린 느낌이다. 기존 스네이크 게임의 느낌이 아닌, '콜로사트론'의 새로운 그림은 무엇이었는가.

[▲스네이크 게임, 열심히 몸체를 늘려나가야 한다.]



■ 뉴스 속보입니다! 콜로사트론이 지구를 침범했습니다!

[▲뉴스 속보, 릭 달튼과 함께하는 액션 뉴스 6]

'콜로사트론'은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소재의 선택부터 독특했다. 각종 사건과 사고, 소식을 다루는 뉴스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매우 비현실적일 수 있는 게임 소재를 친근할 수 있게 구성했다. 단순하게 게임 내의 화면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었겠지만, '콜로사트론'은 게임 화면을 보여주는 것도 위성영상이라 표현한다. 게임 전체를 뉴스의 형식으로 표현한 아이디어는 재밌는 부분이다.

뉴스의 내용을 피해를 받은 입장에서 다뤘다는 것도 독특한 점 중에 하나다. 뉴스가 피해를 받은 쪽의 입장을 다뤘다고 디펜스를 떠올리기 쉽겠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디펜스가 아닌 오펜스. '콜로사트론'은 소중한 무엇인가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파괴하는 게임이다. '어노말리(Anomaly)'와 같으면서도 다르다고나 할까. '어노말리'에서는 외계인이 방어한다면, '콜로사트론'은 인간이 방어를 하는 점에서 '어노말리'와는 차이가 있다.



■ 파워코어를 연결만 하면 되는 단순한 게임은 아니야!

[▲공격개시 전, 4개의 파워코어를 조합해 준비를 한다.]

'콜로사트론'은 주어지는 4개의 파워코어와 추가로 주어지는 파워코어를 연결해 더 강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스네이크 게임에서 길이를 늘려 나갈 때 몸체를 획득해야 하는 것처럼, '콜로사트론'에서는 파워코어로 이어 더 길게 만들 수 있다. 처음 주어지는 4개의 파워코어뿐만이 아니라 그 후에 얻는 파워코어를 이어나가면서 기지를 파괴하는 것이다.

'길이를 늘려가는 게임? 과거에 나왔던 스네이크 게임과 차이가 없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파워코어의 조합은 '콜로사트론'이 단순히 길이만 늘려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물감을 섞어서 새로운 색을 만들 듯 빨강과 노랑, 노랑과 파랑, 파랑과 빨강을 조합할 수 있다. 조합된 색을 포함한 6가지 색의 파워코어는 근거리에 폭발 피해를 주거나 부서진 코어를 수리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파워코어를 업그레이드 시키거나 특정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꾸준히 몸체가 길어지면서 방향에 관한 컨트롤 요구했던 과거 스네이크 게임과는 달리, '콜로사트론'은 이어지는 파워코어를 지켜나가야 하는 맛을 추구했다. 많은 공격을 받게 되어 파워코어가 망가지고, 연결되어있는 모든 파워코어가 부서지면 콜로사트론이 파괴된다. 그렇기에 연결되어 있는 파워코어가 파괴되기 전, 새로운 파워코어를 망가진 파워코어와 조합해 지켜가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혹은, 파워코어를 조합해서 수리하는 기능의 파워코어를 연결하는 방법도 있다.

다양한 파워코어의 조합은 전략적인 면을 느끼게 해준다. 사용할 파워코어는 어떤 색의 파워코어를 택할 것인가, 추가로 얻는 파워코어들을 어떻게 조합해 갈 것인가. '콜로사트론'은 단순히 길이만 늘려가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인 면을 두어 게임이 단순해질 수 있는 면을 피했다. 이에 메가밤, 실드 등의 요소도 추가로 하여 기존의 스네이크 게임과 차별화했다. 길이만 늘려가는 단조로움을 색의 조화와 아이템으로 개성 있게 풀어냈달까.

[▲'콜로사트론'의 스킬인 가젯. 특정한 것을 선택하여 원하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스테이지마다 가젯의 잠금해제를 두어 성장시키는 맛도 추가했다. 일정 목표를 집중 공격하거나 서서히 코어를 수리하는 능력 등 다양한 가젯이 있어 개성적인 콜로사트론을 키워갈 수 있다. 프리즘으로 장갑을 업그레이드하거나 특정 파워코어의 능력을 잠금 해제하는 성장 요소도 과거의 스네이크 게임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 추억으로 메꾸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진행 루트를 정할 수 있는 '어노말리2']

움직이는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어노말리'와 달리, '콜로사트론'은 자동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적이 몰려있을 때의 위기의 상황을 빠져나가거나 특정 지역으로 마음껏 이동하지 못하는 점은 답답하게 느껴진다. 가젯 능력으로 화면 안을 이동하는 것 외에도, '어노말리'와 같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스테이지를 공략할 수 있었으면 더욱 전략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콜로사트론'의 플레이 화면. 특정 방향으로 이동하는 기능은 따로 있지 않다.]

파워코어의 조합, 독특한 가젯, 업그레이드 등으로 자신만의 콜로사트론을 키워나가는 재미가 있지만, 각 스테이지마다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스테이지를 진행할 때 주어지는 파워코어의 개수가 4개로 동일하다. 또한 병력이 보다 많이 나오거나, 강한 적을 파괴하는 것일 뿐 색다른 요소가 크게 등장하지는 않는다.

스테이지가 비슷하다 보니 주로 사용하는 파워코어나 가젯이 한정되는 경향이 있다. 한마디로, '실속이 없다'라고 할까. 여러 가지의 선택지가 있지만, 선호되는 것은 한정적이다. 물론 '나만의 스타일로 하겠어!'를 외치며, 원하는 방식으로 스킬 트리를 올리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효율이 좋은 특정 스킬 트리가 있다는 것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더 좋은 파워코어의 조합을 찾게 되고 특정한 가젯만 사용하게 되는 점에서 다양한 성장 요소들의 의미가 퇴색되는 느낌이다.


'콜로사트론'을 플레이한 느낌을 표현하자면, 개성이 있는 스네이크 게임이랄까. 0.99달러(약 1,000 원)의 가격에 추억을 산다고나 할까. '콜로사트론'을 플레이하면서 좌우로 움직이며 최대한 길게 뱀을 키우는 '니블러'와 같은 게임을 떠올리곤 했다. 점점 빨라지는 속도에 맞춰, 좌우로 열심히 돌아다니던 스네이크 게임. '콜로사트론'은 어떻게 하면 더 길게 뱀을 키워갈까 고민했던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게임이었다.

그러나 길이를 늘리는 목표를 도시 파괴로 바꾸고, 조금씩 길어지는 몸체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콜로사트론'은 자기만의 색을 드러냈다. 흥행한 다른 게임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자기만의 색을 추가하여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것. 옛것을 지키면서 새것을 담아내는 '온고지신'의 예랄까.

도시를 파괴하는 컨셉, 뉴스의 컨셉, 성장 요소를 담아 개성 있게 리메이크한 '콜로사트론'. '추억의 스네이크 게임을 다시 하고 싶다'하는 분들은 업그레이드된 스네이크 게임 '콜로사트론'을 플레이해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