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A, 한국 시장에 대한 준비는 끝났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일본까지 4개국을 국토 면적이 큰 순서대로 열거 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사실 정답은 일본, 독일, 이탈리아, 영국 순이지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일본을 세번째 혹은 네번째로 지목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또한 일본이라는 국가를 국내에서 평가한다면, '대략적인 부분을 알아도 속을 알수없다' 혹은 '가깝고도 먼나라'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게임에 관해 이야기하면 다르다. 비디오게임을 접해오던 국내의 게이머라면 일본에서 출시된 게임을 한번도 즐겨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일본에서는 '닌텐도', '소니', '스퀘어-에닉스', '세가' 등 유명한 게임 회사가 탄생하며 지금까지 국내 게이머를 매혹시켰던 게임을 만들어 왔다.

모바일게임도 비슷하다. 물론 우리나라보다 스마트폰 보급율이나 모바일 이용 현황 부분에서는 어느정도 다를지 모르나, 일본에서 출시 된 게임을 즐긴 유저들은 생각보다 많다. 특히나 국내 시장에도 '퍼즐앤 드래곤'이나 '브레이브 프론티어'등 성공한 일본 게임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일본의 모바일 게임이 우리에게 익숙해 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만든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크기는 '북미', '일본', '한국' 순이다. 그러다보니 앞서 말했던 겅호의 '퍼즐&드래곤'이나 구미의 '브레이브 프론티어' 등 이미 국내시장에 이미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게임들의 뒤를 이어 다른 일본기업들 또한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오늘 소개 할 기업도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가진 기업중 하나로서 '블러드 브라더스' '트랜스포머 레전드' '건담 카드 컬렉션'등 다양한 게임을 한국에 선 보이며 유저들에게 익숙해진 'DeNA'다.

DeNA는 이미 일본에서 유명한 기업 중 하나다. E-Commerce기반의 인터넷 사업부터 지금의 모바일 게임 사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손을 뻗히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3월 중으로 다양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콜센터와 같은 국내 유저와의 소통까지 완벽히 준비하는 등 이제 한국 시장에 대해 적응을 마친 것이다.

※ E-Commerce: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하여 재화나 서비스를 사고 파는 모든 형태의 거래를 말한다.

또한 최근 한국 지사 대표도 바꿨다. 이미 한국에서 2년동안 모바일 업계에서 경험을 쌓으며 '한국통'으로 불린 이일수 부대표가 이제는 DeNA한국 지부의 대표로서의 위치를 맡게 된 것이다. DeNA-Seoul의 본격적인 행보에 앞서 새로운 얼굴로 등극하게 된 이일수 대표, 그가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생각과 현재의 DeNA 한국지부의 전략은 어떨까. 그런 궁금증을 안고, 찾아간 DeNA-Seoul에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DeNA-Seoul 이일수 대표



Q. 만나서 반갑다, 일단 DeNA- Korea의 신임 대표로서 소개를 부탁드린다.
이번에 DeNA-Seoul 대표를 맞게된 이일수라고 한다. 작년 7월쯤 부대표로 취임한 뒤, 이제 대표로 DeNA-Seoul을 맡게되었다. 사실 처음부터 모바일 게임계에서 일했던 것은 아니다. 원래는 회계쪽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M&A나 세금 컨설팅 쪽으로 일하다가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일해 왔다.

뭐...설명을 하자면 직접 회사에 들어가서 경영진과 함께 기업 개혁을 하는 일이었다.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하다보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어느 순간 DeNA라는 회사에 입사한 나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잘 부탁 드린다.

※ DeNA는 원래 e커머스로 시작한 인터넷 기반 사업으로 시작해, 일본의 피처폰 시장이 눈부시게 성장하는 것을 보고 2006년부터 모바일 사업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피처폰 기반의 플래쉬 게임과 아바타 중심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시행하며 의미있는 성과를 기록했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최신 트렌드인 스마트폰 기반 사업도 기틀을 다지고 있다.



Q. DeNA는 지금까지 다음-모바게와 함께 모바일 게임을 출시 해온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음-모바게와의 협력관계를 끝내고, 다른 플랫폼으로 전향한다는 이야기를 돌고있다. 현재 어떤 상황인지 궁금하다.
먼저 다음-모바게와 계약을 종료한게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싶다. 지금까지 우리가 다음-모바게 플랫폼으로 많이 유통을 시켰지만, 이제는 다음-모바게와의 협력은 물론 다른 플랫폼도 고려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예전에는 다음-모바게 만의 독점형태로 진행되었다면 이제는 한국에 맞는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게임을 유통시키며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 할 생각이다.

▲ 다음-모바게로 진출한 DeNA의 트랜스포머-레전드



Q. 팀 몬스터나 모여라 소환소녀 등 다양한 한국 게임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글로벌 진출에 대한 퍼블리싱 사업을 전개하게 되는 것인지?
최근 퍼블리싱한 '돼지러너'의 경우 10위권안에 오랜기간 안착 했었다. 한국의 '스케인 글로브'과의 협력을 통해 일본에 출시한 '진격의 거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웃음) 사실 지금까지의 우리 DeNA의 사업중 가장 큰 장점이 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양한 국가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개발자들은 능력이 모두 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의 모바일 시장은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개발자들이 날개를 피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들이 DeNA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이용한다면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까지 진출을 고려할 수 있다.

해외 진출은 각 지역마다의 특색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현지화) DeNA가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이용하면 그러한 부분을 만족 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의 성과나 실적도 있고 그동안 운영해온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DeNA를 이용한다면 좀 더 쉬운 진출이 가능 할 것으로 본다.

※현지화 : 일을 실제 진행하는 곳의 특성에 맞추는 것을 뜻하며 게임 업계에서는 진출 국가의 성격및 문화에 맞게 적용시키는 일을 말한다.


▲ 최근 일본에 선출시된 진격의 거인



Q. DeNA가 한국에 진출한지 2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일본에서는 굉장히 큰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성과가 좋지못하다는 평이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하무트' 같은 게임들은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 사실 우리가 2013년도 하반기에 조용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판단하고 있으시는 것 같다. 작년에 조용했던 이유는 올해에 집중하려는 계획의 일환이었고, 올해 상반기부터 다수의 DeNA표 게임들이 유저들에게 성큼 다가갈 예정이니 기대해주길 바란다.



Q.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특징에 대해 DeNA-Seoul의 의견이 듣고 싶다.
한국 시장과 해외 시장간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카카오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순위에서는 대부분 카카오 플랫폼에서 출시한 게임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퍼블리셔와 플랫폼간의 수수료가 높다. 그러다보니 양질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들이 수익을 내기 힘든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한국 개발자들에게 DeNA로서 이야기하고 싶은 말이 있나?
"언제나 한국 개발자와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는 한국 개발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개발사들과 지금까지 메일이나 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역량있는 개발사 및 자신만의 개성이 넘치는 개발자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개발사들의 많은 지원 바란다.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지만 자신들이 어디가 부족한지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연락주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진행해온 DeNA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서로 함께 헤쳐나가는 Win-Win 파트너쉽을 맺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국에서 해외진출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해외 진출을 시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파트너쉽 부분은 우리 DeNA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다.


▲ 지난 1월 '모여라 소환소녀'는 DeNA를 통해 일본에 진출 했다.



Q. DeNA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형태로 진행되나?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서 사안을 공유하는 편이다. 물론 일일이 사안을 보고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진행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소유하고 있으며 오히려 우리가 일본을 방문하는 것보다 본사 임원들이 더 많이 찾아오는 편이다. 아무래도 일본 본사측에서도 한국시장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웃음)



Q. 국내의 유저들과 소통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데, 이 부분에 대한 해결점이 있나?
작년에 게임을 출시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해 느낀점이 많다. 일단 한국 유저들의 반응이 쎄다.(웃음) 한국에서는 어떤 게임이 나오더라도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며, 게임에 대한 반응도 매우 뜨겁다. 진출 초기, 문화적 차이 때문에 한국 유저들의 특징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고 그 결과 초반 대응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유저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부족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덕분에 CS(고객관리)부분에 좀 더 비중을 두게 되었다. 전화상담이 가능하도록 콜 센터를 도입했고, 1:1 고객응대를 위한 다음모바게 PC페이지 런칭, 또한 회사관련 정보 공유를 위한 공식 홈페이지를 준비 중이며, 이 외에도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4년에는 게임을 계속 출시 할 예정이기 때문에 유저 응대 부분에 소홀히 하는 편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Q. 현재 일본의 게임 트렌드와 한국의 트렌드가 유사하다고 생각하나?
작년만해도 1년정도 전에는 일본에서 인기를 끈 TCG장르도 한국에서 많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카카오 플랫폼으로 인한 캐쥬얼 시장의 성장으로, 일본에 비해서도 캐쥬얼시장의 비율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또 한국에서는 작년 하반기RPG 장르 등 미들코어의 게임이 많이 등장했는데 올해에도 그런 형태가 계속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일본은 시장이 크게 바뀌고 있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유저유입이 계속 해서 일어나고 있고, 덕분에 다양한 형태의 게임이 등장해 유저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라임 소사이어티와 협력한 '냥코대폭주'



Q. 글로벌로 나아가려면 우수한 인력이 뒷받침 해줘야 한다. 인재 채용에도 신경쓴다고 했는데, 구직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 중 하나가 회사 분위기다.DeNA-Seoul의 분위기는 어떠하며, 입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조건이 있나?
앞서 말했듯이 DeNA-Seoul의 분위기와 성향은 정말 특별하다. 일단, 일본 본사로부터 강압 받는 것이 거의 없다. 우리의 판단이 최우선으로 존중 받고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사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또한, 나이나 경력보다는 열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우리는 서로를 동료로 인정하고 있고, 각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

회사 분위기가 이렇듯 개방적이다 보니, 미래의 동료 역시 진취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주어진 일만 하고 주어진 환경에서만 성공할 수 있는 사람보다는, 당장 실패할지라도 보다 먼 미래를 염두에 두고 실천하는 사람이 좋다. 그러면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인재라면 DeNA의 성공을 한 발짝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바하무트




Q. 국내의 우수한 개발사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을 종종 했다. 지금이 바로 그들에게 DeNA의 중요성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다. 국내 개발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유독 한국에서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 유행도 빠르게 변하고 성장도 빠르다. 카카오 플랫폼만 봐도 그렇다. 소셜 플랫폼과 게임의 조화로 초반에 부쩍 성장하고, 시장에 정착하는 안정기를 거쳐 지금은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이 기간이 고작 2년이다.

한국의 '빠른 문화'는 좋은 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분명 있다. 유저들의 흥미 대상이 금방 바뀌기 때문에 시기에 맞는 게임을 빠르게 서비스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개발사가 유저의 흥미가 바뀌는 속도에 맞춰 게임을 개발하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다. 대부분은 유행에 뒤쳐지고, 간신히 속도를 따라간 소수의 개발사만 살아남는다. 게임은 상당히 많이 나오는데 성공하는 타이틀이 적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목표 시장 자체를 한국만 한정할 필요는 없다. 이제는 해외로 진출할 때다. 개발사마다 특유의 장점과 색이 있는데, 그 특색이 어떤 시장에 어울릴 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퍼블리셔가 정해주는 게 아니라 개발사 스스로가 생각해야 할 문제다. 서비스 희망 국가를 찾았다면 그 나라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는 퍼블리셔를 찾으면 된다.

우리는 그런 개발사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 북미로 진출하고자 하는 개발사들이라면 지금 당장 DeNA가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3개국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좀 더 확대할 생각이다. 많은 개발사들이 DeNA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DeNA' 와 함께 세계로 나아가자며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다



Q. 마지막으로 신임 대표로서 DeNA 한국 지사의 목표나 포부가 궁금하다.
좀 더 큰 이야기를 하자면 원래 DeNA라는 회사는 게임이 전부는 아니다. 최근에도 다른 사업을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서도 게임 뿐만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DeNA를 널리 알리고 싶다.

현재 우리 DeNA는 일본에서도 2월 13일 기준으로 '퍼즐 억'이 200만다운로드를 돌파하며 3위, '진격의 거인'이 8위에 오르는 등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처럼 지금 당장은 한국 시장에 모바일게임 히트작을 낸 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그러기 위해 작년 하반기동안 열심히 준비했고 이제 3월 부터 본격적인 출정을 나선다. 우리 게임을 만난 유저들이 재미있게 즐기고 DeNA라는 기업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 2월 13일자 '퍼즐억' 3위, '진격의 거인'이 8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