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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사상 역대급 꿀잼경기

와일드 카드 선발전 2경기. 불운도 이런 불운이 없다. 두 팀이 모두 올라가야 행복할 마당에, 단 한자리 남은 와일드 카드를 놓고 4강에서 싸우게 된 두 팀. 바로 에일리언웨어 아레나(이하 아레나)와 에일리언웨어 TOP(이하 TOP)였다. 이번 밴픽의 이슈는 '타로' 윤한길의 블리츠크랭크. 1레벨에 신발까지 구입하며 패기롭게 질주한 블리츠크랭크는 형제팀 서포터인 '젤리' 곽석호의 나미를 잡아와 점멸을 소모시켰다.

'나미 노플'을 말하며 봇으로 간 TOP의 봇듀오. 그러나 미래는 심히 어두웠다. '리즐' 김재현의 리 신이 2레벨 갱킹을 시도하자, 블리츠크랭크가 멋진 그랩을 날렸지만 헛방. 그러나 '콜이' 문동현의 드레이븐이 폭딜을 쏟아부어 '카이트' 김용연의 케이틀린을 두들겼고, 겁에 질린 케이틀린이 빠지자 나미가 드레이븐을 상대했다. 이 때 이변이 일어났다. 킬 기회를 노리던 드레이븐이 나미의 파도 소환사의 축복이 실린 평타를 맞고 누워버린 것.

순식간에 꼬여버린 TOP의 악재는 이어졌다. 늦은 타이밍, 리 신은 레드 버프를 획득하기 위해 나섰지만 아레나의 '감수' 노영진의 레넥톤과 '프로즌' 김태일의 룰루, 그리고 '크랙' 김태완의 이블린까지 숨어 리 신을 기다리고 있었고, 리 신은 순식간에 사라지는 체력바를 보며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블리츠크랭크의 패기는 죽지 않았다. '기동력의 장화'를 첫 아이템으로 구비한 블리츠크랭크는 열심히 뛰어다닐 힘을 얻어 봇으로 복귀했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빈사상태의 드레이븐. 결국 싸움을 걸 수 없었던 블리츠크랭크는 요리조리 돌아다니며 기회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경기는 점점 흥미롭게 흘러갔다. 드래곤 앞에서 벌어진 국지전, TOP는 아레나의 챔피언들에게 보쌈을 당해 큰 피해를 입었지만, 건재했던 리 신이 드래곤을 시도하던 이블린을 돌려차기로 눕히며 드래곤을 스틸해냈다. 그 시각, 탑에서는 '스테라' 김우철의 쉬바나가 노영진의 레넥톤을 상대로 고독한 1:1 매치를 벌이고 있었다. 태생의 한계로 레넥톤에게 밀리고 있었지만, 쉬바나는 묵묵히 cs를 섭취하며 고독한 파충류 더비를 이어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TOP의 추격이 시작됐다. 추격의 주역은 블리츠크랭크. 경기 초반부터 그럭저럭 적중하던 로켓 그랩은 드레이븐의 딜이 갖춰지자 케이틀린에겐 지옥과도 같았다. 그렇게 케이틀린을 두 번 처치한 TOP. 이블린과 룰루의 개입으로 한 번 기가 죽기는 했지만, 드레이븐과 블리츠크랭크의 조합은 무시무시했다. 리 신까지 동원해 봇을 습격한 TOP는 봇 듀오를 처치했고, 지원을 온 룰루의 머리에까지 도끼를 박아넣으며 맹추격을 이어갔다. 봇 1차타워까지 파괴한 TOP의 기세는 이블린의 손길에 드레이븐이 사망할 때 까지 이어졌다.

승기를 쥔 쪽은 여전히 아레나였다. 25분이 가까워지자, 탑 라인도 그들만의 리그를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한 채 전쟁의 참화에 휘말렸고, TOP는 쉬바나의 후반 캐리도 기대하기 힘들어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힘들게만 보이던 TOP의 추격은 그치지 않고 이어졌다. 레넥톤을 노리고 달려든 TOP는 레넥톤을 놓쳤지만, 레넥톤을 살리러 온 챔피언들을 잡아냈고, 연이어 바론까지 가져가며 골드 차이를 2천골드 안쪽으로 좁혔다. 이어 탑 타워와 드래곤까지 확보한 TOP는 29분 경, 끝내 골드 차이를 뒤집어 엎으며 우세를 점했다.

양 팀의 플레이는 거침이 없었다. 바론이 리스폰됐다? 그럼 바론을 가져간다. 적이 보인다? 일단 그랩을 날린다. 마치 희극처럼 펼쳐지는 형제팀의 대결은 긴장감이 가득했지만, 팀의 골드가 6만골드가 넘어가는 시점에도 막상막하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었고, 깨알같이 웃지못할 상황들이 연출됐다.

양 팀의 챔피언들이 하나씩 싸움에 참여하는, 마치 프로레슬링의 로얄 럼블과 같은 한타가 벌어진 후 주도권을 가져온 쪽은 다시 아레나. 리 신의 스플릿 푸시를 무시한 아레나는 TOP의 본진 돌입을 노렸지만, 여기서 또 이변이 생겼다. 일보 후퇴를 택한 아레나. 도망가던 케이틀린이 블리츠크랭크의 손 끝에 걸려들었고, 그대로 즉사. 이어진 TOP의 반격에 아레나는 억제기까지 잃을 수 밖에 없었다.

또다시 리스폰된 바론. TOP는 또다시 망설임없이 바론을 시도했지만, 이번엔 아레나의 견제에 당해 깨박살이 나고 말았다. 마치 꽁트를 보는듯한 경기도 이제 끝으로 접어들고 있었지만, 아직 경기의 흐름은 알 수 없었다. 이어진 한타. 아레나는 혈투 끝에 TOP를 격파하며 바론을 가져가는데 성공했고, 그대로 마무리를 위해 진격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블리츠크랭크가 도망가다가 덫을 밟는 깨알재미를 선사했지만 기적적으로 생존, 마지막 방어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챔피언들의 리스폰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다. 결국 밀고온 기세 그래도 아레나는 TOP의 넥서스를 파괴했고, 두 팀의 역대급 경기는 장기전 끝에 아레나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