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3막 구조'를 벗어나라는 의미의 강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 2014)에서 라이엇 게임즈의 톰 애버나시(Tom Abernathy) 내러티브 수석개발자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리차드 로스 3세 (Richard Rouse III) 수석 디자이너가 '3막 구조에 죽음을!'이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게임의 이야기 구조가 아닌 더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3막 구조(Three Act Structure)는 이야기의 흐름을 시작, 중간, 끝의 세 개의 막으로 구성하는 스토리텔링의 교과적인 이론이다.

주인공이 어떤 사건을 접하게 되고, 이후 사건이 커지면서 갈등을 겪었다가 절정을 거쳐 갈등이 해소되는 3막 구조는 스토리텔링의 법칙으로까지 불리며 대부분의 헐리우드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형식이 되었다. 그만큼 3막 구조가 가진 힘이 강하다는 반증.

그렇다면 게임에도 이런 스토리텔링 법칙을 적용할 수 있을까? 물론 게임에 3막 구조를 도입해 성공을 거둔 예가 있다. 너티독의 언차티드2가 대표적. 하지만 모든 게임에 이런 스토리텔링 구조를 대입할 수는 없다.

이를테면 연속극의 경우가 그런데, 이는 3막 구조가 계속해서 반복되서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하더라도(라스트 오브 어스의 이야기 구조는 이런 형식으로 분석해볼 수 있고 이 또한 좋은 시도이기도 하다) 아예 오픈월드 게임처럼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게이머들은 스토리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은 것에 비해서 게임을 플레이할 때 스토리는 그렇게 크게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다른 미디어 컨테츠에 비해서 게이머들은 이야기의 처음에서 끝까지 기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게이머들이 기억한 것은 스토리가 아니라 캐릭터였다.

게임의 엔딩을 보지 않는 게이머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도 문제다.

스팀(Steam) 데이터 - 엔딩 본 유저들

  • 워킹데드(The Walking Dead: Season 1, Episode 1) - 66%
  • 매스 이펙트 2(Mass Effect 2) - 56%
  • 바이오쇼크 인피니트(BioShock Infinite) - 53%
  • 배트맨: 아캄시티(Batman: Arkham City) - 47%
  • 포탈(Portal) - 47%
  • 매스 이펙트 3(Mass Effect 3) - 42%
  • 워킹데드(The Walking Dead: Season 1, Episode 5) - 39%
  • 엘더스트롤5: 스카이림(The Elder Scrolls V: Skyrim) - 32%
  • 보더랜드 2(Borderlands 2) - 30%

  • 밸브의 게임 서비스 플랫폼인 스팀(Steam)의 데이터에 따르면, 매스 이펙트 2는 56%의 유저만 게임의 엔딩을 봤고, 배트맨 아캄 시티는 47%의 유저만 엔딩을 봤다. 스카이림은 32%의 유저만 메인퀘스트를 모두 수행했고, 보더랜드2는 고작 30%의 유저만 엔딩을 봤다.

    많게는 70%에 달하는 유저가 이야기의 결말을 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스토리에만 집중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닐 것.

    두 강연자는 대안으로 '캐릭터와 유저 경험'을 강조했다. 게이머는 플롯이 아니라 '캐릭터'를 기억하고, 게임을 통해 얻었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3막 구조의 기본적인 골격]


    [▲이를 잘 수행한 언차티드2]


    [▲에피소드 단위로 이야기를 구성한 워킹데드]


    [▲더라스트오브어스의 이야기 구조]










    [▲이야기의 구조 보다는 캐릭터와 경험에 집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