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CJ E&M 상임고문]

CJ E&M 넷마블(이하 넷마블)은 26일 신도림 디큐브 쉐라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텐센트의 투자 유치를 공식 발표하는 동시에 글로벌 사업 전략을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CJ E&M과 텐센트, CJ게임즈와 넷마블의 주요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여 취재 열기를 뜨겁게 했다. 특히 10년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방준혁 CJ E&M 상임고문을 비롯해 애니파크 김홍규 대표 외 19명의 개발사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번 기자간담회의 무게감을 전달했다.

첫 번째 순서로 방준혁 CJ E&M 상임고문이 단상에 올랐다. 방준혁 고문은 "2011년 6월 CJ 그룹으로부터 넷마블 복귀 요청을 받았다. 당황스러웠지만 위기에 빠진 넷마블을 설립자로서 외면할 수 없었다"며 "복귀 후 사생결단의 신념으로 넷마블 경쟁력 확보에만 주력했다. 다행히도 넷마블 임직원과 개발스튜디오 대표들의 열정으로 다시 살아났고, 이제 글로벌로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방 고문은 이어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해소하여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어야 하며, 투자하기 위한 자금도 확보해야 하고 강력한 글로벌 플랫폼과도 손을 잡아야 한다"며 "이 셋을 위해 외자 유치를 추진했고, 최적의 파트너인 텐센트가 투자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환영하며, 텐센트 경영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김성수 CJ E&M 대표이사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김성수 CJ E&M 대표이사]

김성수 CJ E&M 대표이사는 환영사를 통해 "CJ E&M이 글로벌 콘텐츠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변화 앞에 서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우리는 텐센트로부터 5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했으며, 국내 게임업계 사상 최대의 투자 유치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이며 아울러 텐센트와의 사업적 파트너십은 넷마블의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게임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한 전략적 선택이다"고 밝혔다.


[▲마크 런(REN, Yuxin) 텐센트 그룹 사업 총괄 사장(COO)]

이어 마크 런 텐센트 그룹 사업총괄 사장도 "CJ게임즈는 한국의 선구적 개발사로서 풍부한 콘텐츠를 보유했고, 업계에서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높은 교감을 얻었고 오늘 이 자리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게 되었다"며 "이는 텐센트가 CJ게임즈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중국 유저들에게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략 발표는 다시 방준혁 고문이 담당했다. 이번 투자의 의미와 넷마블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었다.

넷마블은 2012년 2,100억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위기로 인해 역성장을 했던 해지만, 당시 중장기 사업전략을 진행하면서 화두를 신성장동력인 모바일과 글로벌 사업으로 잡고 준비해왔다. 그 효과가 2013년에 5천억 가까운 매출로 이어지며 100% 이상 성장을 거뒀다.

[▲2013년 5천억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100% 성장을 했다]

넷마블은 현재 모바일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2014년 역시 한국의 모바일시장은 큰 성장을 할 것이지만, 한 회사가 점유율을 더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성숙되어 있는 시장이다. 반면 글로벌은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시점이다. 넷마블이 계속 고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해야 할 것이라고 방준혁 고문은 말했다.

결국 방준혁 고문이 내린 결론은 '글로벌 경쟁력'이었다. 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콘텐츠와 플랫폼, 두 가지 경쟁력을 갖춰야 하며 넷마블은 이것을 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서는 전제조건 하나를 풀어야 하는데 현재 넷마블은 투자 규제에 의해 개발사 인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현재 넷마블은 증손자 회사격인 개발 스튜디오와 해외법인 지분율이 규제에 묶여 있다. 방준혁 고문은 이 규제가 풀릴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으며 지금 시점에서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못한다면 시기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상 넷마블은 더이상 투자가 힘들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5억 달러(5,330억 원)의 투자를 텐센트로부터 유치했으며 이를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할 것이라고 전했다.

넷마블은 CJ E&M으로부터 물적 분할을 하게 된다. CJ E&M 게임사업부문은 CJ게임즈와 통합을 통해 CJ 넷마블(가칭)이라는 한 이름으로 묶이게 된다. 통합법인이 된 CJ 넷마블은 경쟁력 있는 개발사들을 적극적으로 M&A 및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CJ넷마블로 재탄생하게 된다]

방준혁 고문이 말하는 넷마블의 두 번째는 핵심은 플랫폼 경쟁력이다. 중국은 모바일 시장이 굉장히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시장이다. 2014년 중국 모바일시장 규모를 5조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10조 원 정도의 시장으로 탄생하게 된다. 넷마블은 텐센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중화권 시장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방준혁 고문은 "텐센트와는 퐁퐁퐁, 몬스터 길들이기, 모두의 마블이 계약되어 있다"며 "4~5월 사이에 3개 게임이 위챗과 큐트를 통해 서비스될 계획이다. 그리고 텐센트와 몇 개 게임을 추가로 계약하기 위해 협상을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 진행된 일문일답이다


■ Q&A 참여 인사

1. 권영식 CJ게임즈 대표이사
2. 조영기 CJ E&M 게임부문 대표
3. 김성수 CJ E&M 대표이사
4. 방준혁 CJ E&M 상임고문
5. 마크 런 텐센트 그룹 사업총괄 사장
6. 켈리스 박 텐센트 게임즈 비즈니스 총괄 부사장
7. 박성훈 CJ 주식회사 기획실장



Q. 신설 통합분리 후 넷마블의 대표는 누가 되는가?

방준혁: 아직은 생각하지 않았다. 법률적으로 통합 법인이 이루어지기까지 4~5개월 가량 더 필요하다. 그동안 고민해서 발표하도록 하겠다. 확실한 것은 현재 경영진은 그대로 경영하게 된다는 점이다.


Q. 글로벌 진출 원년인 올해에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잡는 것인가?

방준혁: 전적으로 텐센트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중화권에서는 텐센트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가질 것이고, 일본에서는 라인과 3개 게임이 계약되어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우리 북미법인이 직접 페이스북과의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준비할 것이다. 지역별로 전략적 글로벌 서비스를 할 것이다.


Q. 방준혁 대표와 CJ E&M이 비슷한 지분인데, 실제 영향력은 어떻게 될 전망인가?

김성수: 그동안 넷마블과 함께 일해온 방식의 협력 관계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영화 IP를 이용해 게임을 개발하는 등 그룹 안에서의 모든 사업에서 앞으로도 같이 공존할 것이다.


Q. E&M의 실적 대부분은 넷마블 부문이었는데, 이번 통합을 거치면 실적 악화가 우려되기도 한다.

김성수: 글로벌과 콘텐츠 면에서 전략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동안 진행한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부문을 더 보강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우리 역시 취약하기 때문에 중국과 동남아 쪽에 박차를 가해 콘텐츠 비즈니스를 확대할 것이다.

두 번째는 디지털라이제이션이다. 방송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많이 개발하려 한다. 마지막으로는 TV광고 시장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에 우리 그룹이 가진 커머스 영역을 이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넷마블이 빠지는 것 이상으로 나머지 사업 부문에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


Q. 국내 진입한 해외 게임기업 중 최대 규모의 투자인데, 텐센트가 넷마블을 선택한 이유는?

마크 런: 텐센트는 이번에 5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28% 지분을 확보했다. 넷마블은 지금까지 내놓은 모든 게임들에 대해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성과가 매우 좋았다. 런칭하는 대부분 게임은 텐센트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방향과 맞으면서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넷마블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결과 경영 이념과 사업 방식이 의견 차이가 없었다.


Q. 향후에는 국내 다른 게임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염두에 두고 있나?

마크 런: 우선은 단기간 내 넷마블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사업 이념과 전략이 매칭된다면 앞으로는 한국에 더 많은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다.


Q. 텐센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앞으로 넷마블에서 생산되는 콘텐츠를 중국에는 텐센트가 독점 공급하는지.

권영식: 텐센트 입장에서 본다면 많은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모든 게임을 텐센트 플랫폼에 100% 서비스할 것이라고 보장은 할 수 없다. 독점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진 않다. 하지만 큰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이 체결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게임이 텐센트를 통해 서비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크 런: 텐센트의 모바일게임 전략은 게임이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퀄리티가 높은, 그리고 텐센트 유저들의 니즈에 맞는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다. 텐센트 플랫폼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게임을 선택해 협업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Q. IPO와 관련한 계획이 추가로 있나?

방준혁: 기본적으로 IPO를 가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모두 의견이 일치한다. 문제는 언제 어떤 방식이냐는 것. 당장 급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단 글로벌 메이저로 성장하는 데에 힘을 쏟을 것이다. 향후 기회가 되면 추진하도록 하겠다.


Q. 텐센트의 이번 투자로 텐센트 본사 역시 한국에 파트너십 업체를 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역으로 텐센트의 중국 게임이 넷마블을 통해 한국에 진출하는 전략도 꾀하고 있나?

켈리스 박: 가장 우수한 게임을 전세계 유저들에게 서비스하는 것이 중점이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진행해야 명확한 그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넷마블의 높은 퍼블리싱 역량과 플랫폼의 힘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세계 각지의 플랫폼과 협력해서 진출하겠다고 했는데, 넷마블이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구성할 생각은 없나?

방준혁: 넷마블은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을 하는 회사다. 넷마블은 PC온라인 시절 게임 포탈로서 메이저의 역할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다른 관점에서 보고 있다. 이미 유저가 모여 있는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것이 현재 시기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언제든 우리 스스로 플랫픔을 구축해도 되는 시기라고 판단하면 바로 진행할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기술과 실질적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사업자로 나서지 않는 이유는 우선순위의 문제이다. 지금 해야 할 일은 글로벌하게 성장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세계에 존재하는 여러 플랫폼과 마켓에 빨리 대응하는 것이 먼저다.


Q. 다시 넷마블을 운영하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넷마블 설립 초기와 비교하면 어떤가?

방준혁: 최근이 더 힘들었다. 설립 당시에는 게임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시기였고, 비록 게임 포탈에서 후발주자였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늦지 않은 시기에 진입했다. 시장 확대의 덕을 많이 봤다. 2011년 복귀했을 때는 시장이 정체되고 경쟁이 격화된 상태에서 넷마블은 경쟁력을 잃고 있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미래 시장을 예측했다. 이미 2011년에 모바일 전략을 수립하면서 디바이스 생산량 출하량을 점검한 결과 중진국 이상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2012년 30%가 넘어가고 2013년에는 60%가 넘어갈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PC가 보급됐듯, 스마트폰이 손 안의 컴퓨터 노릇을 할 것이고 열 배 이상 많아지는 신 게이머들이 글로벌하게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2012년까지 착실히 준비했고, 작년에 결과가 이루어졌다.

텐센트 입장에서도 사상 최대의 투자 금액이고, IT콘텐츠 회사의 외자 유치 금액으로도 아마 사상 최대일 것이다. CJ 그룹에서도 넷마블이 글로벌 메이저로 향할 수 있도록 용단을 내려주었다. 이를 통해 최대 주주가 되고 책임 있는 경영자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지금은 CJ E&M이라는 튼튼한 2대 주주가 있고 중국 최대의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와 손을 잡았다. 이제는 좀더 큰 희망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들어오면서 나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히면 어쩌나 걱정했다(웃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기쁜 마음이다.


Q. 지분투자를 한 이상 한국에서 텐센트의 역할도 있을 것 같다.

마크 런: 넷마블은 훌륭한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글로벌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투자자로서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텐센트와 넷마블에서 공동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Q. 앞으로 수많은 벤처기업이 넷마블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를 결정지을 때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이 있다면?

방준혁: 좋은 예가 시드나인, 블루페퍼라고 생각한다. 블루페퍼를 관계사로 투자할 때 그곳은 20명 있는 회사였다. 지금은 150명 이상의 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블루페퍼는 시장을 이해하려고 하고, 퍼블리셔와 적극적으로 협업을 하려는 자세가 있었다.

내가 투자를 선호하는 회사 역시 이와 같다. 퍼블리셔는 개발사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개발사는 퍼블리셔를 통해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유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사업적 마인드를 가지고 대응할 수 있었으면 한다. 물론 개발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느냐다.

예전에는 기술 중심이었지만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평이해지고 있다. 또 과거는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에 개발사에서 나름 괜찮은 게임을 내놓으면 유저들이 찾아왔다. 지금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유저 트렌드를 잘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퍼블리셔와의 협업, 트렌드 이해, 구성원들을 포용하는 경영 능력을 눈여겨보고 있다.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