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퍼플 모터스포츠가 카트라이더 시즌 제로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3월 29일, 강남 넥슨아레나에서 펼쳐진 카트라이더 시즌 제로에서 두 팀은 불꽃튀는 접전을 펼쳤다. 만인의 예상대로 팀 106이 스피드전에서, 서한-퍼플 모터스포츠가 아이템전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승부는 일찌감치 최종 3세트로 흘러갔다.

여기서도 서한-퍼플 모터스포츠와 팀 106이 나란히 승리하면서 승부의 분수령은 최후의 에이스결정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상대는 같은 팀 동료였던 유영혁과 박인재의 단판 승부, 결과는 박인재의 승리로 끝났다. 서한-퍼플 모터스포츠가 우승자로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다음은 서한-퍼플 모터스포츠의 박인재, 장현진 팀장의 인터뷰 전문이다.

▲ 서한-퍼플 모터스포츠의 박인재(좌)와 장현진 팀장(우)


Q. 우승컵을 차지한 소감은?

박인재 : 아직 꿈에서 깨지 않은 것 같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장현진 팀장 : 솔직히 팀 106이 워낙 강했다. 우승 후보 E-Rain을 꺾고 올라와 긴장했다. 하지만 팀원들 컨디션이 다들 좋았고 간절하게 우승을 염원했다. 덕분에 뜻대로 잘 되지 않았나 싶다. 박인재가 특히 고생했다.


Q. 시즌 전에 최강 팀 분류에는 끼지 못했다. 전력상 우세에 있는 팀은 아니었는데?

장현진 팀장 : 드래프트를 할때 순번이 중간이었다. 굉장히 불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개인전이 아니고 단체전이다보니까 호흡을 잘 맞추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8강, 4강 할때마다 같이 자고 같이 게임하고 어제도 밤새도록 게임하고 왔다. 그랬더니 좋은 결과가 있지 않나 싶다.

박인재 : 우승후보가 아니란 말은 6~7년 동안 항상 나를 따라다니던 것이다. 하지만 연습할 때는 팀원들이 잘한다고 알아줬다. 개인전 리그에서는 내가 기복이 있어 나를 항상 따라다니던 말이기 때문에 오히려 강점이라고 보고 준비했다.

상대가 나를 얕보기 때문에 그 점을 역이용할 수 있었다. 오히려 그런 평가를 받았던 것이 우승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다.


Q. 오늘 우승을 예상했나?

박인재 : 이렇게 힘들게 우승할지 몰랐다. 동생들도 엄청난 자신감에 차서 왔고 팀장님도 기분을 업시켜주셔서 우승할 것 같다. 2;0할 것 같다. 에결가도 내가 이긴다란 말을 계속 했다.

장현진 팀장 : 다들 컨디션이 유독 좋았다. 연습게임도 잘 풀렸다. 재훈이도 손이 잘 풀린다고 했고, 나도 경기장에 오면서 발걸음이 가벼웠다. 승리는 우리것이다란 생각을 하고 왔다.


Q. 에이스결정전이 결정됐을 때 부담은 없었나?

박인재 : 에결 승리를 왜 장담했냐면 영혁이와의 1:1은 같은 팀에서 질리도록 했다. 17차 리그의 경우 2인이지 않았나. 어느 순간 영혁이와 1:1로 연습을 하는 상황이 됐다. 거기서 이기고 지고 그랬기 때문에 해볼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Q. 유영혁이 에이스결정전에서 결정적인 사고를 냈다. 본인은 알고 있었나?

박인재 : 영혁이와는 카트 바디가 달랐다. 세이버랑은 1:1을 해보지 않아서 약간 두려움이 있었다. 영혁이가 계속 드래프트를 하면서 쌓은 부스터를 재면서 달렸다. 내 주행에 집중하지 못한 면은 있는데 세이버가 부스터를 한번씩 더 써야하는 구간이 있다. 유영혁은 그 구간을 계속 계산을 하다가 마지막 코너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주춤하더니 크게 멀어진 것 같다. 상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도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저 코너에서는 내가 유리하다 이런 심산이 있었다.


Q. 부모님이 현장에서 매우 좋아하셨다. 본인은 알고 있는지?

박인재 : 부모님이 결승 때 몇번 오시기도 했다. 아버지도 요즘 힘드신데 이제야 한 짐 덜어드린 것 같아 기쁘다. 집안에 안좋은 일이 있었다. 어머님이 큰 병 때문에 돌아가실 뻔 했다. 지금은 다행이 많이 나아지셨다. 그런 간절함이 모이다보니 오늘 포텐이 터진게 아닌가 싶다.


Q. 유영혁이 시상식에 눈물을 보였다. 박인재의 심정은 어떤가?

박인재 : 상대가 영혁이라서… 같은 팀인 영혁이랑 이렇게 완전히 적대적으로 겨뤄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더욱 가슴아픈 것 같다. 조금 미안한 마음이 있다.


Q. 앞으로 3연패 도전에도 가능할까?

박인재 : 이번 시즌을 해보니까 AN게이밍 소속 선수가 다른 팀으로 다 갈라졌어도 영혁이, 나, 성재 셋이 올라서 1등, 2등, 3등을 다 하지 않았나. 이제는 다른 팀이 우리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

팀전은 운영하는 마인드가 너무 다르더라. 다른 팀과의 경기를 준비할 때보다 결승전이 중요한 이유가 내가 하는 생각을 영혁이도 같이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그 생각을 반대로 이용하려고 하기도 했다. 팀전이 계속 열린다면 3연패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문호준의 기록을꺠려면 5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웃음).


Q. 카트라이더로 대회에 처음 나서본 장현진 팀장의 소감은 어떤가?

장현진 팀장 : 예전에는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 전에는 어떻게 해왔는지 몰라서 대회 방식을 평가하기엔 어렵다. 실제 레이스 하는 만큼 긴장감도 있고, 계속 긴장해야 하더라.


Q. 전략적인 움직임이 많았다. 박인재의 생각인가?

박인재 : 어느정도는 있었다. 포텐이 터졌다. 재훈이랑 영훈이와의 호흡이 특히 좋았다.


Q. 팀워크에 팀장의 도움이 컸다고 알고 있다. 어떻게 노력했나?

장현진 팀장 : 우리 팀이 실제로도 그렇고, 단체전이니까 선수들이 서로를 잘 알아야 편하게 게임도 즐기게 되고 여러가지를 공유해야 시너지가 생기지 않을까 싶었다.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쓴 것이 잘 된 것 같고, 선수들과 너무 친해져서 이게 마지막이란 생각이 정말 아쉽다.

박인재 : 앞으로 무한도전에 나왔던 송도에 있는 그 서킷에 구경갈 예정이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현진 팀장 : 오랜기간은 아니지만 1박 2일씩 동거동락하며 선수들과 함께했던 연습이 이제는 추억이 된다니 아쉽다. 개별적으로 연락을 하면서 지금 헀던 친구들과 다시 대회에 나가보고 싶다. 카트라이더와 같은 게임이 이렇게 활성화 되어있고, 매니아가 많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서한-퍼플이 대한민국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명성 있는 팀이다. 게임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회가 새롭고, 서킷에서도 이 기운을 받아 올해에도 챔피언이 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든다. 서킷에서는 선수들을 초대해서 우리 팀의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선수들 그간 정말 고생 많았다.

박인재 : 같은 팀 동생들과 팀장님, 매니저 누님과 정이 많이 들어서 팀전은 확실히 개인리그 이상의 뭔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고, 내가 앞으로 무슨일을 하던간에 살아가면서 많은 도움이 될 경험을 했다.

오늘 팬분들이 정말 응원을 많이 오셨다. 그분들께도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고, 같이 출전은 못 했지만 항상 경기때마다 응원해주는 AN게이밍 팀 동생들하고 메신저로 응원해주시는 감독님께도 감사하고, 부모님, 감독님, 여자친구 모두 사랑하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