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는 현실의 극한적 왜곡이다." J.R.R 톨킨

마법 등의 초 자연적인 요소가 들어가있거나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상상 속의 세계를 표현한 장르를 판타지라 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은 상상해왔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국내의 전래 동화나, 중국의 신선도, 동유럽의 드라큘라까지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지만 상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글로 기록하여 남기기도 했다.

이런 세상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상상은 결국 인류가 가지고 있는 기술들을 통해 표현되기 시작 했다. 우리가 영화로 잘 아고 있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등 글뿐만 아니라 영상이나 게임으로 이제는 직접 경험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이 쓴 판타지 세상을 읽거나 즐기는데 익숙하며 또한 좋아한다. 작가가 만들어낸 세상에서 나만의 머리속에서 펼쳐지는 상상의 나래를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게임도 비슷하다. 만드는 개발사도, 그리고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왜 게임을 즐기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재밌다는 말을 한다. 그 중에 기억에 많이 남는 게임들은 시나리오나 게임 캐릭터들을 예로 드는 경우가 많다.

▲ 이정대 디자인디렉터 (좌), 서영조 CEO (우)


이번에 소개하는 드라이어드의 '레기온즈'도 그런 판타지 세상을 나만의 느낌으로 살리고 싶었다는 기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새로운 중세 판타지의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회사이름도 그리스 신화에서 따와 '드라이어드'라고 지었다는 이정대 디자인 디렉터와 서용조 CEO,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판타지를 녹여낸 작품이라는 '레기온즈', 그들이 만들어낸 세상은 어떤 세상일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았다.


▶▶[관련기사]: 전략 시뮬레이션의 새로운 표준 '레기온즈', 사전등록 이벤트 진행



"인벤을 통해 모바일 게임 유저와 만나게 되었다. 어떻게 설립하게 되었고, 게임을 만들게 되었는지 소개를 부탁한다."

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사실 우리 회사는 스타트업 회사다. 그러나 설립할 때는 카카오 게임하기도 등장하기 전이었다. 즉 막 모바일의 발전이 시동이 걸리기 시작할 때다.

희한하더라, 모바일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설립하자마자 시장이 급성장하는 현실을 보면서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구나, 게임 시장이 뛰어들기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이정대 디자인 디렉터와 나, 단 두명이서 시작했지만, 게임을 만들다보니 아트나 서버클라이언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모으게 되더라.

그러다보니 뉴욕에서 디자인일을 하던 분도 함께 하게 되었다. 마치 뭐랄까? 옛날에 있었던 '공포의 외인구단'이라는 만화처럼 '진짜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사람들이 만드는 그런 회사?' 이 말로 설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을 즐겨보니 눈에 띄는 게 영지 점령부터 레기온 전쟁까지 이어지는 순환식 콘텐츠가 가장 눈에 띄더라, 어떻게 고안하게 되었나?"

게임은 '싱글' '파티' '경쟁' 3단계의 구조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유저가 게임을 가장 처음 경험하게 되는 콘텐츠가 싱글플레이, 어느정도 게임에 익숙해지고 나면 좀 더 강력한적을 찾아 함께 사냥하고 자신이 강해지는 부분이 파티플레이, 그리고 자신만의 힘으로 유저 혹은 적과 힘싸움을 하는 '경쟁플레이'까지 이렇게 3단계 구조로 나뉘어 있다고 본다.

레기온즈에서는 싱글 플레이와 지역 전투를 경험하고, 다음단계인 정예 레이드를 통한 협력을 즐기고, 그러다보면 서로 뭉치면서 세력을 형성해 레기온을 만들게 되고... 결과로서 레기온들끼리 서로 공격하거나 막기도하면서 경쟁의 재미를 느끼게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지금같은 순환식 구조의 콘텐츠를 형성하게 된게 아닐까.

▲ 선술집에서 영웅을 찾을 수 있다


"결국 서로간의 경쟁 구도를 목적으로 만든 게임이라는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런 게임일수록 유저간의 밸런스가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서로 힘싸움을 하며 강해지는게 목표가 아닌가."

맞다. 그러다보니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PVP를 하면서 적이 지나치게 강하면 유저는 약한 자신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게임을 자연스럽게 접속을 하지 않게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레기온즈에서는 적의 레벨이 많이 차이나는 경우 사용하는 CP(레기온즈에서 사용되는 소모 재화)를 통상적으로 2~3배정도 더 사용 하도록 조정했다.

CP가 없으면 레기온즈에서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약자를 공격하는 유저들이 선택할 때 심리적으로 강제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 존재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약자를 공격할 경우에는 적게 보상을 얻고, 강자를 공격해 성공하는 경우에는 많은 자원을 가져가게 만들었다.

"또 하나 궁금한점이 있다. 레기온즈에서 유저를 대신하는 존재로 영웅이 존재한다. 이 영웅들간의 밸런스도 게임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적용시켰나?"

먼저 레기온즈에 등장하는 영웅카드들은 각각 자신만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 능력치나 스킬 부분에서 영웅들간의 차이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을 조합하는게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즉 어떤 유저라도 승리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전투에서 영웅들의 개성을 고려해 전략을 생각해야만 한다.

스킬 상성이나 지형부분 같은 다른 요소들이 전투에서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항상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 지 고민해 전략을 짜야만 한다. 물론 유저들이 생각하는 진리 카드도 게임 내에서 존재 할 수 있겠지만, 레기온즈에서는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상황 속에 낮은 등급이더라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 카드도 있다.

▲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부관이 반긴다


CBT를 거치면서 유저들이 올리는 공략을 자주 읽어봤다. 그런데 1성카드를 핵심으로 설명한 공략이 있더라. 물론 보통의 상황에서는 좋은 카드가 될 수 없겠지만, 어떤 특정 상황에서는 굉장히 쓸모있다고 공략을 게시했었다. 이처럼 레기온즈에서는 복합적인 부분에서 유저들이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상황을 바꿀수 있도록 설계했다.

"모바일 게임은 잘만들더라도 운영이나 지속적인 콘텐츠의 유입을 하지 않고서는 장수하기 힘들다. 특히나 레기온즈의 경우에는 유저들의 참여가 게임을 완성시키는 키포인트로 보인다."

유저의 참여와 개발사와의 만남이 유기적으로 일어나야 하는 부분이 우리 레기온즈 운영의 가장 큰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유저와의 소통. 결국 레기온즈를 더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경쟁과 레기온이라는 하나의 단체로 묶기 위한 운영'이 게임의 생명력을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유저들의 활동을 유도 할 수 있을 지 많이 고민했다. 보통에는 유저가 어떻게 게임을 하는지에 대해 분석을 통한 데이터로 판단하겠지만, 막상 게임을 만나는 유저들의 입장은 다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이번에 CBT를 통해 깨달았다. 정말 많은 유저들이 참여하고 커뮤니티에서 이야기하고, 또 이 부분은 어떤 지에 대해 의견도 제시하더라.

과거의 레기온즈와 지금의 레기온즈는 너무나 다르다. 아니 거의 진화를 거친 상황이다. 이런 진화를 할 수 있게 되었던 것도 유저들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유저분들의 의견을 반영해 업데이트 및 방향을 결정하려고 한다. 물론 어떤 특정 유저분의 의견을 모두 반영을 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최대한 많은 분들이 만족 할 수 있도록 선택해 진행하겠다.

▲ 강력한 보스와 적군이 유저를 반긴다


"그러고보니 최근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은 삼국지나 우리가 잘 아는 배경을 가지고 와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만든 레기온즈는 중세 판타지라는 배경을 선택했다. 이렇게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뭔가?"

처음 게임을 기획할 때, 아트 디자이너와 레기온즈의 콘셉트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 그때 딱 삼국지와 판타지가 나왔었다. 사실 이 둘은 정석적인 소재고, 유저분들도 친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 그런 선택이 나왔던 건 당연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게임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설립할 때,독특한 나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남들이 가지고 있는 소재를 가지고 재 창조하는 작업은 하고 싶지 않았고... 물론 삼국지가 나쁘다는게 아니다. 삼국지 안의 인물은 매우 개성있고 스토리도 좋다. 그러나 너무 익숙해 독특한 나만의 세상과는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을 뿐이다.

"게임이 쉽지 않게 보이는데, 어떻게 유저들에게 접근할려는 생각인가? 그리고 왜 턴제를 사용했는지 궁금하다."

튜토리얼은 지금까지 계속 테스트를 하면서 바뀌어 왔던 부분이다. 처음에는 대사만 나오다보니 버튼만 누르던 유저들이 '정보에 체했다.' 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 물론 레기온즈가 복잡한 게임인건 사실이지먼 레기온즈의 특징들을 줄일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전달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놓은 답안이 스토리텔링이었다. 처음에는 지금처럼 아리따운 여성이 나와 진행하는 튜토리얼 스토리가 없었다. 도입된 스토리텔링은 게임 자체에 몰입 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가 될 수 있었고,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게임에 녹아들며 학습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내부적인 이탈율 데이터도 그렇게 나왔고.

또한 영웅 이벤트를 통해 좀 더 유저들이 게임에 집중 할 수 있도록 했다. 병력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영지에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자연스럽게 영웅들이 군주인 유저에게 'ㅇㅇㅇ가 부족합니다.'같은 대사를 하며 조언을 한다. 이런 양념적인 부분을 통해 유저들에게 최대한 쉽게 게임을 접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턴제를 고수하게 된 이유는 레기온즈의 핵심이 '전략'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시간으로 콘트롤하며 즐기는 게임들도 많은 전략성을 요구하지만, 작은 디바이스 내에서 쉽고 빠르게 적응하며 전략적인 게임을 즐기게 하기위해서는 턴제가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턴제의 장점은 자신이 어떠한 전략을 시행하기 전에 오랫동안 고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점이다.

레기온즈는 철저히 등장하는 영웅들의 속성, 지형적 특징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전투가 결정나기 때문에 어떤 전투를 하더라도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적용했을 경우에는 밸런스나 편의성 같은 부분에서 더욱 많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따라서 유저들은 게임을 즐기며 더욱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그래서 턴제를 도입하게 되었다.

"레기온즈라는 이름에 걸맞게 '레기온'이라는 요소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싶다."

레기온은 게임 내에 존재하는 하나의 집단이다. 유저들은 자신과 뜻이 맞거나 능력이 비슷한 사람들 끼리 모여 레기온을 결성 할 수 있고, 결성된 레기온은 레기온즈의 세상안에서 유저들이 구축하는 하나의 영역이 된다.

일단 유저는 1주일간 임시 레기온에 배치받아 콘텐츠를 익힌 후, 정규 레기온에 배속받게된다. 물론 정규 레기온이 약한게 아니다. 비슷한 유저들끼리 모이는 레기온이기 때문에 정해진 정규 레기온이라도 랭킹에 오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이 게임을 즐기면서 뜻이 맡게되면 유저들은 레기온을 결성 할 수 있다. 레기온장은 레기온내 군단장이되어 유저들을 선별할 수 있다. 자신과 뜻이 맡는 유저들을 모아 레기온을 구성해 서로 경쟁하는 구도를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우리게임에서 가장 핵심 콘텐츠가 레기온끼리 벌이는 전쟁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레기온즈라는 게임으로 유저들과의 만남만이 남은 상황이다. 레기온즈가 모바일 게임 유저들에게 어떤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나?"

그동안 게임을 만들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변하고, 트렌드도 바뀌는 모습을 봤다. 퍼즐, 런닝...등 다양한 장르들이 인기를 끌어 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는, 나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때문이었다. 그게 오히려 지금까지 게임을 개발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웃음). 이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레기온즈,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