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부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 관련기사 : [프로리그 중간결산] 유대현-고인규의 뒷담화 ① : 확 달라진 프로리그

■ '생각대로'의 1라운드, '반전'의 2라운드… 변화무쌍했던 2014 프로리그


Q. 1라운드 결과에 대해 전체적인 총평을 해 볼까요?

유대현 : SKT카드가 엄청났잖아. 그야말로 극강이었어. 테란은 좀 없었지만(웃음). 그래도 5판 3선승이었기 때문에 카드가 다양했던 SKT가 무조건 유리했지. KT는 태양이와 이영호가 괜찮은 성적을 내줬지만, 대엽이랑 성욱이가 좀 약했어. 그런데 막판에 성욱이가 갑자기 살아났잖아. 전혀 예상 못했어. '어? 어?'하는 순간 끝나버렸지.

고인규 : 1라운드는 결승이 좀 아쉬웠어요. 치고 받는 맛이 있었다면 완벽했겠지만.

유대현 : 결국 그 이변이 2라운드를 예고하는 것이 되었지. SKT T1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게 되는 전조. 우리가 외부적으로 봤을 때는 잘할 수 밖에 없다고 봤지만, 뭔가 정돈이 안 되었다던지 여러가지 이슈가 있었겠지. 그것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중요한 순간에 이기지 못하니까 미끄러진거야. 그렇게 PO에 진출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거지.


Q. 2라운드는 진에어의 압승으로 끝이 났죠.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대현 : 진에어는 제 모습을 찾았다고 생각해. 김유진이 제 기량을 찾으면서 성주도 잘하고 있고, 재상이는 아쉽고. 진에어는 강팀으로 뽑을만 해.

고인규 : 저도 진에어는 극강으로 뽑았어요. 2라운드에서는 MVP가 제일 의외였어요.

유대현 : MVP는 그야말로 '깜놀'! 삼성은 안타까워. 삼성이 기존의 엔트리를 고수하고 그렇게 부진을 겪었으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어. 하지만 개편을 하고 초반에 성과가 있었잖아. 그건 분위기가 좋았다는 이야기거든. 근데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 이건 뭔가 아쉬워.

고인규 : 신노열 선수가 정말 안타까워요. 기량이 완전히 떨어져버렸어요.

유대현 : 나는 개인적으로 삼성과 같은 팀이 잘됐으면 좋겠어. 내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인데 이런 팀이 성공을 거둬야 선수들에게도 자율적인 문화가 생기거든. 근데 성적이 이러니까 어느정도 강압적인 시스템이 필요한가란 생각이 들어.

자발적으로 해서 성적을 내는 것이 베스트지만, 결국 이런 분위기 때문에 성적이 떨어졌다고 볼 수 밖에 없잖아. 분위기가 와해될까봐 걱정스러워. 분명히 3라운드에서도 삼성은 고비일 거야. 4라운드 가서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바꿔야할지, 이대로 유지할지를 고민해야해. 1라운드, 2라운드에서 전면 개편은 쉽지 않은 문제였지만 이제는 결론을 낼 때야.

고인규 : 지금 포인트가 별 차이 안나요. 3라운드만 잘하면 돼요. 모든 팀이 라운드 플레이오프에서 우승하면 안정권이고, 두 번 하면 그랜드파이널 확정이죠. 혼전양상이에요.

유대현 : MVP가 분위기가 정말 장난이 아냐. 기세를 타는 팀인 것 같아. 하태기 감독의 MBC게임, 그 느낌이야. 그 팀은 기세를 타면 극강이었어. 아무도 못이겼지. MVP는 분위기는 탔지만 거기까진 아닌 것 같아.

고인규 : 슈퍼에이스가 없어서 그래요. POS에는 박성준이 있었잖아요. 지금 서성민이 있지만 그정도의 경지까지에는 오르지 못했어요. 개인리그에서 우승권에 가야지 MVP가 다 갖췄다라고 평가할 수 있죠. 카드가 버릴게 없어요. 신대근도 팀에 들어갔고.

유대현 : 네가 말한대로 기세를 타면서 에이스가 받쳐줘야 돼. 에이스가 없으면 진에어 같은 팀에게 잡아먹히니까.


■ 해설진이 보는 3라운드 전망은? '1강-4중-3약' 구도가 될 것

▲ 두 해설은 진에어가 3라운드에서도 독보적으로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Q. 3라운드에서 약팀을 꼽자면 어떤 팀을 꼽을 수 있을까요?

유대현 : IM은 팀웤을 잘 맞춰야 할 것 같아. IM은 카드가 너무나도 많고, 그 카드들을 어떻게 시너지를 내느냐에 따라 IM의 맛을 낼 수 있을거야. 안정적이라고는 볼 수 없지.

고인규 : 스타테일과 연합을 했는데 스타테일 선수들이 출전권을 못 잡고 있잖아요.

유대현 : 이런 부분에서 단합을 잘 해야해. 오히려 4명 내는 팀보다 못할 수가 있어. 강동훈 감독이 LoL팀도 관리 하잖아. 모든 감독들 중에서 강동훈 감독이 제일 힘들거야.

고인규 : 종목은 종목대로, 팀은 팀대로 관리해야 하잖아요. 스타테일이나 송현덕과 같은 선수도 신경써야 하니까요.

유대현 : 만약 강동훈 감독이 이런 여건 속에서 우승을 한다면 이 사람은 정말 신이야(웃음).

고인규 : 맞아요, 인정!

유대현 : IM은 떨어진 안정감을 회복하는 것이 제일 중요해.


▲ 프라임과 함께하기로 한 이동녕.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변수가 될 것이다


고인규 : 프라임도 걱정되죠. 이동녕이 들어가면서 뭔가 변화를 꾀하는 것 같긴 해요.

유대현 : 프라임에 이동녕이 들어가긴 했지만, 이 팀은 뭔가 활기가 없어. 동녕이가 들어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봐.

고인규 : 동녕이가 자주 못 뛸거란 이야기가 있어요. 대만에 자주 다녀야 해서. 프로리그 고정 맴버가 아니라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2라운드에서 MVP를 약으로 뽑았어요. 이번에도 힘들다고 봤는데 결과가 확 바뀌었잖아요. 약하다고 함부로 정의하기도 애매한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강팀을 정의해보자면?

유대현 : 진에어가 절대 강자지. SKT나 KT를 같은 라인에 놓기엔 진에어가 한 수 위야. 절대 같은 라인에 놓을 수는 없지. 진에어는 부족한게 없어. 1억 가져간 개인리그의 슈퍼에이스, 내보내면 이기고 돌아오는 프로리그 1승 머신을 다 가지고 있는데, 마치 전설 카드가 두 장 있는 격이라니깐.

고인규 : 밸런스가 좋죠. KT는 저그 없고, SK는 테란 없고. 하지만 진에어는 다 있죠. 김유진-조성주-이병렬에 방태수-김도욱과 같은 서브 카드 있고. 팀원이 적은 건 아쉽죠. 선수 네 명을 내면 스파링 파트너가 부족한 것은 있어요.

유대현 : 에이스를 자주 내보내면 전력 노출때문에 맞춤을 당할 수도 있긴 한데 유진이와 성주 같은 선수는 이미 맞춤을 당할 수준이 아니야. 똑같은 빌드를 써도 쉽게 지지는 않을거야. 그 정도로 강력해.

▲ 원투 펀치가 좀 사기인 것 같은데요? 제 착각인가요?


Q. 3라운드의 순위싸움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요?

유대현 : 2라운드 순위가 다 뒤집혔잖아. 3라운드도 그런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 중위권 혼전 양상이 벌어질 거야. 독보적인 1위는 진에어고, 중위권 내에서의 강팀을 뽑자면 KT, SKT, CJ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어. 이 팀들이 이 기사를 보고 더 열내서 연습하지 않을까?(웃음).

고인규 : 전 여기에 MVP까지! 삼성은 좀 불안해요. 강을 늘려야 할 것 같은데요? 1강은 좀 그래요. 하지만 진에어를 동일선상에 놓을 순 없어요.

유대현 : 당연하지. 진에어가 엄청 강하지. 어떻게 해 그럼? 진에어를 1극강으로 놓을 수는 없잖아(웃음).

고인규 : 진에어를 1강으로 놓고 CJ-SK-KT-MVP를 중으로 놓고 나머지를 약으로 놓으면 되겠네요. 오케이! 2라운드 순위랑 엇비슷한데요?

유대현 : 삼성이 너무 안좋아. 기댈 수 있는 선수가 없어.

고인규 : 노열이가 너무 멀리갔고, 민수는 날아갔어요. 테란 라인도 너무 암울해요.


Q. 1강-4중-3약 구도네요. IM-프라임-삼성에게 희망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유대현 : IM과 삼성은 이번 라운드가 정말 중요해

고인규 : 이번에도 플레이오프에 떨어지면 끝나요!

유대현 : 삼성은 삼성만의 색깔을 1라운드만큼 잘 내느냐가 중요한 것 같고, IM은 아까 말했던 대로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해

고인규 : 프라임은 장현우가 희망이죠.

유대현 : 프라임이 대박이야. 장현우가 1라운드때는 10승을 찍었는데 2라운드에는 2승밖에 못 했을거야.

고인규 : 이정훈이 3승 했고, 갖춰진 선수가 없어요.

유대현 : 아까 말했듯이, 프라임에는 활기가 없어. 이유를 찾아야 해.


■ 그래도 변수는 있다… 시대를 풍미할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탄생할 수 있기를



Q. 각 팀의 로스터 변화가 있었어요. 이런 변화가 3라운드에서는 어떤 변수로 작용할까요?

고인규 : 팀이 변화를 꾀한다는 것은 좋은 것 아니에요?

유대현 :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정감이 있어야지. 그래서 IM이 불안하다고 하는거야. 선수가 프로리그에 계속 나와야 제 실력을 발휘하는 거지 해외리그 뛰다가 가끔씩 출전하는 그런 방식이라면 아무래도 감이 떨어져. 승현이도 그런 케이스잖아. 엔트리가 바뀐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거야.

고인규 : 하긴, 송현덕이 EG-TL로 프로리그에 뛰는거나 IM으로 뛰는 것은 큰 차이가 있었어요.

유대현 : 하지만 MVP로 간 대근이는 다를거야. 팀을 간절하게 원했잖아.

고인규 : 대근이는 고정으로 쓰일거에요. 성민이도 있고, 테란은 황규석이랑 조중혁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긴 하지만요. 대체로 괜찮을 것 같아요.

유대현 : 우리가 지금 진에어가 엄청나게 강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런 팀이 또 잡히면 스토리가 되겠지. 이런 이변도 팬들을 재밌게 만드는 요소가 될 거야. 그래도 나는 진에어의 PO 진출은 100%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


Q. 지금까지 중간 결산에서 가장 아쉬웠던 팀이 있었나요?

고인규 : SKT가 너무 아쉽지 않아요? 가진 카드에 비해서 성적이 저조했어요.

유대현 : 나는 최연성 감독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거든. 하지만 SKT의 문제점을 밖에서만 보는 내가 정확히 모르겠으니까.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

고인규 : 진에어와 놓고 비교해도 밀릴게 없어요. 김민철이 혼자서 김유진, 조성주 다 잡아먹는데요.

유대현 : 답답하긴 할거야. 최연성 감독은 선수시절 왕이었잖아. 전설적인 경력 때문에 오히려 선수들이 자기 뜻대로 따라오지 못 한다고 느낀다면 정말 답답할거야. 피가 거꾸로 솟을 심정일걸? 부스에 직접 들어가서 게임을 하고 싶어했을지도 몰라.

고인규 : 그래서 직접 들어가서 뛰었잖아요. 예전에는 플레잉코치에서 코치가 됐다가 다시 플레잉코치가 됐죠. 제 생각에는 감독은 출신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예전 주훈감독님도 게이머 출신은 아니었는데 선수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넘치던 분이셨잖아요.

일화가 있어요. 프로리그 결승전 하기 전날이에요. 밤 늦게 손을 풀어보려고 컴퓨터에 앉았는데 자리에 편지가 있었어요. 열어봤죠. 내용은 잘 기억이 안났지만 선수들 자리마다 일일히 손으로 직접 쓴 편지가 놓여있었어요. 읽고나서 '정말 지면 안 되겠다.'차원을 넘어서서 가슴속에서 뭔가 생기더라고요.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그런 게 있었어요.


▲ 감독의 지도력, 정신 스포츠인 e스프츠에서는 정말 중요한 덕목이다


유대현 : 그런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한거야. 선수에게 120%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지도자들이 있어. 최연성의 지도력이 시험에 들긴 한 것 같아.

고인규 : 통신사 팀은 전체적으로 3라운드에서는 즐기기 보다는 쫓기는 입장이라고 생각해요.

유대현 : 이런 이야기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사실이 기쁘다. 만약 일로 하라고 하면 못했을 거야(웃음).


Q. 많은 말씀 들었습니다. 3라운드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오늘 토론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유대현 : 지금까지 우리 컨셉을 이야기 했잖아. 선수 위주의 중계를 만들어봐야지. 선수를 칭찬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야. 스토리 있는 프로리그.

고인규 : 아 중요하죠. 선수들 별명도 악마, 영웅, 황제 이렇게 있잖아요. 요즘은 잘하면 '갓'이고 그 이상의 별명이 없어요.

유대현 : 그게 중요하지. '조마루 감자탕' 이런 거 말고 좋은 별명이 있어야 해(웃음).

고인규 : 하지만 막상 생각나는게 없어요. 그래서 엄재경 해설이 짱이라고 생각해요. 장기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갓' 말고 다른 별명, 스토리도 만들고 싶고 그게 목표죠. 같이 해야 할 일이니깐. 방명록과 같이 멋진 매치에 붙는 이름도 많이 생겼으면 하고요.

유대현 : 방명록 방구록 이런 것들(웃음).

고인규 : 별명도 자원이에요. 시간이 갈 수록 고갈 돼요. 지금 암흑 기사를 잘 쓰는 선수가 나타나도 사신이란 별명을 붙일 수가 없잖아요. 오영종이 떠오를테니까요.

유대현 : 다른 종목은 아이디가 별명처럼 고유의 개성을 가지긴 하지만, 우리는 이름으로 활동하니까. 그래도 스토리가 생기면 별명 같은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 시대를 풍미하는 별명을 가진 스타2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탄생하는 것. 그 날을 위해 우리들 모두 최선을 다해야지.

▲ 이제 절반이 끝난 프로리그, 앞으로도 프로리그의 선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