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욱이 결국 어윤수와 원이삭을 모두 격파하고 T1킬러 타이틀을 사수했다. 4월 26일, 강남 곰exp 스튜디오에서 열린 핫식스 GSL 글로벌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주성욱은 원이삭과 풀세트 까지 향하는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원이삭이 3:1 상황을 먼저 만들면서 주성욱의 T1킬러 타이틀을 청산하는 듯 싶었다. 그러나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주성욱은 승부를 3:3 원점으로 만들었고, 최후의 7세트에서 승부의 방점을 찍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은 주성욱의 승리 인터뷰 전문이다.



Q.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정말 자신있었다. 오늘 T1 선수들만 두 번 만날 것 같았고,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 역시나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끝에 우승하게 됐다. 원이삭과의 심리전 싸움이 너무 치열해서 머리가 깨질 것 같다.


Q. 원이삭에게 패배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 역전 우승의 원동력은?

1:3으로 밀리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져서 멘탈이 나갈 뻔 했다. 상대가 잘 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정하고, 그 다음 경기부터 집중해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못한다고 생각하는 선수에게 그렇게 졌다면 멘탈이 나갔을 것이다.


Q. 특히 아쉬운 세트가 있다면?

기억이 잘 안난다. 3세트도 광자 과충전을 본진에 사용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판단 미스로 졌고, 4세트도 막기만 하면 이기는 경기였는데 실수로 인구수가 막히는 바람에 광물이 엄청나게 쌓였다. 이 두 경기를 내주면서 많이 꼬였다. 결과적으로는 잘 풀렸다.


Q. T1 킬러 타이틀을 지키게 됐다. 언젠가는 깨질 기록인데 부담감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는지?

오늘이 고비라고 생각했다. T1 선수들을 두 번 만날 것을 예상했고 다 잘하는 선수들이라 깨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자신은 있었고, 지난 인터뷰에서도 밝혔지만 내가 게이머 그만둘때까지 지키고 싶은 타이틀이다(웃음).


Q. 어윤수와의 리매치가 너무 빨리 돌아온 느낌도 있었다. 부담은 없었나?

어윤수 상대로는 자신감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잘했다. 잘한다고 느꼈다. 래더에서 만났을 때도 게이머들은 연습 때 이기면 자신감이 붙기 때문에 이길 지산이 있었다. 만나면 종종 이겼다. 그렇다고 많이 만나지는 않았다.


Q. 5세트가 승부의 분수령이 됐었다. 당시의 상황은?

그 판이 심리전이 제일 심했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심리전이 많이 오갔다. 첫 정찰이 나는 성공했는데 원이삭의 정찰은 안 됐을 때 상대가 어떤 자원을 캐는지를 보고 빌드를 예측한다.

근데 원이삭이 내 예측을 예측해서 빌드를 짜 왔더라. 결과적으로 빌드 싸움에서 내가 졌다. 하지만 즉흥적으로 2우주 관문을 가는 덕분에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Q. 마지막 7세트에서는 상대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인가?

이미 알고 있었다. 모선핵이 올 때부터 그 빌드라는 것을 알았다. 3차원 관문 점멸이라면 모선핵이 오게 되어있다. 그때 원이삭의 생각을 읽은게 아마도 내가 더블 연결체 이후 로봇 공학 시설 테크를 잘 안탄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점멸 추적자를 한다면 지지는 않겠다'란 판단을 한 것 같다. 내가 그 생각을 읽은 것인진 모르겠지만 선 로봇 공학 시설 빌드를 택했고, 빌드싸움에서 이겼기에 마지막 세트는 쉽게 이긴 것 같다.


Q. 단기간에 치러지는 토너먼트가 적성에 잘 맞나?

평소에 연습량을 많이 소화하는 만큼 단기간 토너먼트에 자신 있었다. 해외 대회에도 많이 출전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아쉽긴 하다. 이런 단기간 토너먼트에는 정말 자신있다.


Q. 앞으로의 일정이 빡빡하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여유가 없을 것 같은데?

다음주에 월요일, 수요일에 경기가 있다. 프로토스전만 잇따라 잡혀있다. 전략 노출이 많이 됐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하는 것만 잘 해도 이길 수 있는 마인드다. 마인드 컨트롤만 잘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Q. 본인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승리를 자신했다가 몰락한 선수들도 많다.

그 선수들도 자기 나름대로 노력을 했겠지만 우승했을 때의 노력보다 이렇게 우승을 잇따라 하려면 그 노력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보다 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Q. 올해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밝히자면?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2014년을 나의 해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2회 우승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적어도 2014년의 시즌 세 개 중 두 개를 우승해야한다는 생각이다.


Q. 글로벌 파이널 진출에도 염두에 두고 있나?

포인트가 모여봐야 알겠지만 커트라인을 잘 모르겠다. 다들 16강 안에는 들어갈 것이라 말하지만 어떻게 될 지는 모르는 일이다. 블리즈컨에는 반드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시즌2를 무조건 우승하겠다는 목표로 달려야 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단기간에 대회하느라 팬분들도 잇따라 따라오셔서 응원해주셨다. 나보다 더 고생하신 것 같다. 수고하셨다는 말 전해드리고 싶고 연습 도와준 팀원들에게 감사하다. 감독님께서도 패배할때마다 맨탈을 잘 잡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 조카가 이제 돌을 맞이한다. 월요일날 경기가 있어서 찾아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미리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