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령우가 정우용을 두 번 잡아내면서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4월 30일, 강남 곰exp 스튜디오에서 열린 핫식스 GSL 시즌2 코드S 32강 A조 경기에서 드러난 박령우의 테란전 능력은 발군이었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정우용의 공격에 완벽히 대처하면서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비록 승자전에서 주성욱을 만나 패하면서 최종전으로 향하게 됐지만, 다시 정우용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정우용 역시 바이오닉과 메카닉을 번갈아 쓰며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자 했지만, 박령우의 군단 숙주 운영을 뚫지 못하면서 생애 첫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다음은 박령우의 승리 인터뷰 전문이다.


Q. 생애 처음으로 16강에 오른 소감은?

이왕이면 승자전에서 올라가고 싶었는데 주성욱에게 아무것도 못하고 져서 아쉬웠다. 16강에 올랐지만 기쁨보다는 주성욱 밖에 보이지 않는다.


Q. 주성욱이 유독 SKT에게 강하지만 박령우는 상대해본적이 없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준비해 온 빌드는 정말 좋았지만 쓰기 전에 져버렸다. 다음에 만나면 꼭 이길 것이다.


Q. 주성욱을 잡기 위한 팀 차원에서 '특명'이 있었는지?

별다른 지시는 없었고, 최연성 감독님도 꼭 이기라고만 했다. 프로리그 우리팀 경기에도 경기장에도 안가고 경두형과 남아서 연습했는데도 져서 상당히 분하다.


Q. 주성욱이 T1에게 비상식적으로 강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팀만 만나면 상당히 운이 살아나는 것 같다(웃음). 오늘도 주성욱의 빌드가 상당히 유리했고, 아슬아슬하게 상대의 차원 분광기를 못 봤다. 두 번째 판은 원래 정찰을 하려 했다가 배짱을 부리자는 생각에 하지 않았다. 결국 전진관문인 것을 보고 이 선수는 정말 운이 좋구나 생각했다. 분광기는 전혀 못봤다. 봤다면 바로 조치해서 이겼을 것이다.


Q. 정우용도 그렇게 할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강력한 조에 배정된 느낌이었는데 본인의 생각은?

조 편성 나온 것을 보고 "이번 시즌 정말 안 된다"라고 생각했다. 코드A도 강한 조였다. 어떻게 뚫지란 생각을 했는데 정우용 스타일이 나와 상성인 것 같다. 내가 은근히 미니맵을 잘 본다(웃음). 쉽게 이겼던 것 같다.


Q. 승자전에서는 무조건 주성욱이 올라갈 것으로 봤나?

그렇다. 김원형은 솔직히 임팩트가 주성욱에 비해 부족하지 않나. 주성욱이 올라갈 것 같았고, 오기 전에 래더를 봤는데 정우용을 못 이기더라(웃음). 나 대신 정우용이 올라왔다면 주성욱을 잡고 올라갔을텐데 걸림돌이 된 것 같다.


Q. 테란전이 자신 있나?

테란이 한창일 때도 나는 테란전에서 지지 않았다. 지금 테란이 하향되서 모든 저그가 테란전을 잘하게 됐다.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Q. 이번 시즌 목표는?

오늘도 약간 죽음의 조였다. 뚫고 올라갔으니 8강에는 입성할 수 있을 것 같고, 더 높은 곳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Q. 최근 T1 저그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유는?

애당초 우리가 'T1 저그'라고 불릴 정도는 아니었다. 민철이형이 오기 전에도 잘 했었다. 하지만 군단의 심장 초창기 프로리그에서 못해서 그런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아직도 'T1 저그'라고 하는 분이 있는 것 같다. 최종 목표가 개인리그 우승이기도 하고, 최대한 노력하려 한다.


Q. 다른 종족전은 자신있나?

프로토스나 저그에게도 잘 지지 않는다. 오늘 보여주려 했는데 주성욱에게 0:2로 져서 정말 안타깝다.


Q. 팀내 랭킹전 1위란 이야기가 있다. T1이 최다 진출 팀인 만큼, 팀킬에 강할 것 같은데?

스타일이 다 노출된 상태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조 추첨식에서는 운이 좀 따라서 팀킬만 피했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오기전에 부모님이 힘내라고 응원해주셨는데 주성욱에게 지고 많은 생각이 있었다. 마지막 기회란 생각으로 최대한 집중하자라고 생각했고, 오늘 못보여준 토스전 16강 무대에서 보여줄테니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