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핵을 정복하고 돌아온 '넥라' 이승현(스타테일)이 핫식스 GSL 시즌2 우승에 도전한다.

이승현의 전성기는 자유의 날개 막바지였다. 최연소 GSL 우승에 성공한 이후 무적에 가까운 포스를 내뿜으며 우승을 쓸어담았다. 그해에 열렸던 MLG, 아이언 스퀴드, 블리자드 컵의 우승자는 마치 이승현을 위한 자리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후의 행보는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자유의 날개 마지막 GSL 시즌이었던 2013 핫식스 GSL 시즌1에서 우승자 신노열과 8강에 오른 원이삭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탈락, 이후 통합 WCS체제에서 16강 무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승현은 스타테일의 에이스로써 GSTL과 같은 팀리그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이런 중견 에이스의 자리가 이승현 본래의 자리는 아니다. 이승현에게 어울리는 명칭은 슈퍼에이스다. 2013년 이신형과 김민철이 불꽃 튀는 라이벌 구도를 그렸던 그 자리에 이승현이 있어야 했다. 해외 리그에서는 꾸준한 성과를 기록했다. 2013 드림핵 부큐레스티 4강, IEM 뉴욕 우승, 드림핵 윈터 준우승, 아수스 컵 4강 등의 호성적을 기록하면서 해외 무대에서는 고공행진을 이어나갔다.

2014년에서는 해외 무대에서의 선전 외에 국내 무대에서도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2014 핫식스 GSL 시즌1에서 이승현이 4강에 오른 것이다. 이승현이 GSL 4강에 오른 것은 우승을 차지했던 2012년 핫식스 GSL 시즌4 이후 처음이다.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려 이 자리에 왔지만, 어윤수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와는 별개로 2014 드림핵 부큐레스티 우승을 차지하면서 그간 차지하지 못했던 드림핵 우승컵까지 거머쥐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한때 저그를 대표했던 이승현이 다시금 비상할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2013년의 부진은 군단의 심장 적응이 어려웠던 점이 이유라면, 드림핵 우승을 비롯한 가시적인 성과는 이런 부분이 해소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드림핵 우승을 거둔 직후이기에 본인도 자신감이 충만할 가능성이 높다. 헌데 이번에 마주하게 된 상대가 결코 만만치 않다.


■ 프로리그 중견 3인과 맞붙는 이승현, 경험과 저그전 성적에서 우위



이승현은 이번에 이병렬(진에어), 신동원(CJ), 김도우(SKT)와 32강에서 실력을 겨루게 됐다. 이승현과 같이 오랜 기간 꾸준히 활동한 선수라면 오히려 챔피언들이 잔뜩 몰린 '죽음의 조'보다 이런 중견 선수들이 포진한 조가 더욱 어려울 수 있다. 프로리그와 같은 팀리그에서 자주 활동하는 선수들은 이미 기량면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이들이 성적도 잘 내고 있다면, 충분히 이변을 일으킬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신동원은 김준호와 함께 CJ 엔투스를 견인하고 있는 주역이고, 이병렬 역시 김유진-조성주로 이어지는 막강한 투톱 라인을 뒤따르는 신예다. 김도우 역시 종족 전환 이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팀을 옮기고 난 이후 김민철-어윤수-원이삭-정윤종으로 이루어지는 막강 엔트리 라인에 밀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을 뿐, 이승현과 필적할 수 있는 실력자로 보는 것이 옳다.

그래도 이승현의 우위를 예상할 수 있는 점은 '경험'이다. 큰 대회를 숱하게 경험한 이승현과 이제 개인리그 타이틀 확보에 나서는 중견 선수들하고의 입장은 명백히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이승현의 저그전은 2014년 들어 상당히 물이 오른 상태다. 어윤수와의 4강전을 치르기 직전까지 이승현의 저그전 승률은 46승 5패로 매우 좋았다. 이후 어윤수와 3승 4패, GSL GT에서 전지원에게 2승, 드림핵 부큐레스티에서 이동녕에게 2승 1패, 김준혁에게 3승을 따내 총 56승 10패를 기록 중이다. 이 정도면 저그전만큼은 '무적'이라고 봐야 옳지 않겠는가?

이승현 본인이 밝혔듯이, 2014년을 이승현이 비상하는 해로 만들기 위해서는 GSL에서의 선전이 절실하다. 지난 시즌은 비록 어윤수에게 석패하면서 기회를 놓치고 말았지만, 조성주를 잡아내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 2012년 제 4의 종족으로 불리던 이승현의 압도적인 기량을 그리워하는 팬들도 많은 만큼, 이번 시즌에서 이승현이 거둘 성적이 어디까지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