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이 펼쳐진 5월의 강남 골목, 어느 호젓한 카페에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인터뷰 대상은 SNG '에브리타운' 시리즈의 개발사 피버스튜디오 김대진 대표. 그의 대표작 '에브리타운'은 감성충만 SNG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서비스 이후 1년이 넘도록 사랑받고 있는 인기 타이틀이다. 최근 대만에도 진출하며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

사실 에브리타운의 역사는 더 길다. 모바일 이전에는 PC 웹으로, 그 전에는 플래쉬로 서비스된 바 있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니 어느덧 피버스튜디오도 8살 중견 게임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오는 5월 20일이 바로 피버스튜디오가 창립된 지 8주년이 되는 날. 이토록 오래 피버스튜디오의 색감을 유지해올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피버스튜디오의 지난 흔적들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전한 김대진 대표. 에브리타운 게임 속에서 본 듯한 예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에브리타운의 변화와 피버스튜디오의 과거 그리고 미래를 들어보았다.



타 SNG보다 높은 수준의 인기순위와 매출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지금껏 롱런한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대부분 기능위주의 SNG사이에서 에브리타운은 라이트한 유저들을 아우를 수 있는 예쁜 그래픽, 쉬운 방식을 자랑하고 있다. 다른 게임들은 그 부분을 놓치고 시스텝 위주로 접근하다 보니 할 게 많아 번거롭고 스트레스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이 것이 인기순위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매출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끊임없는 업데이트라고 생각한다. 작년 한 해 동안 업데이트를 몇 번 했는지 따져봤더니 공식 업데이트만 35번 했었고 긴급점검은 48회 했더라. 1년이 52주라 치면 거의 매 주마다 업데이트한 셈이다. 이처럼 부지런하게 즐길 거리를 많이 제공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간의 업데이트 내용을 보면 추가된 컨텐츠는 많지만, 조경 아이템의 수는 적다는 지적이 있다.

PC 버전에서는 꾸미는 부분이 가장 중요했지만, 모바일에서는 여러 한계가 있는데다 기기 성능 문제도 있어 무한정 아이템을 추가 지원할 수가 없더라. 그래서 희소성 있는 스페셜 아이템 위주로 준비하고 있다.현재 약 3가지 테마 패키지를 마련해두었다. 오는 화요일에는 그 첫번째 스페셜 아이템인 인기 드라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이전에는 지역 테마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좀 더 스페셜한 아이템을 많이 선보이려 한다



지난 10월에 대만에 진출해 상당히 많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만과 한국의 다른 점은?

대만에서 느꼈던 점은 시장이 작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저들이 유지되고 트래픽과 매출이 유지되는 유저 패턴은 한국과 유사하다. 시장 자체는 과시할 정도로 크진 않지만 유저의 성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대만 외에 다른 해외 서비스도 준비 중인가?

6월 말 일본 런칭 예정이다. 다른 국가들은 협의 중이다. 위메이드에서 자체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며, 라인과 같은 플랫폼은 아직 고려하지 않았다. SNG에 대한 허들을 좀 높게 잡아 검증을 마친 다음에 플랫폼으로 서비스되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 대만에서도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는 에브리타운


현재까지의 성적을 수치로 표현하자면?

누적다운로드는 450만. 현재 디바이스 상으로는 60만 개에 에브리타운 어플이 깔려 있다. 또한 일일접속자 수는 30만 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매출도 중요하겠지만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접속자 수다. 이 정도 유저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몇 달 전에 '구해줘 마녀의 숲' 이라는 후속작을 공개했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다.

흥행 면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결과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봤다. 돈을 벌기 위해 만든 게 아니라 유니티 엔진에 대한 학습의 일환으로 만든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이 경험으로 이젠 유니티에 대한 이해도가 잡혀서 디자이너와 개발자들 모두 유니티로 동시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차기작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설명해줄 수 있겠는가?

피버의 중요한 자산은 에브리타운 IP다. 에브리타운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해 다른 장르나 후속작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앞서 말씀드린 유니티엔진을 활용해 현재 차기작 하나를 개발했으며, 이제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남았다. 아직 피버스튜디오 사람들 외엔 아무도 못 본 회심의 타이틀이라(웃음) 출시일이나 세부 정보는 공개하기 힘들다.

▲ PC 플래쉬, 웹, 모바일로 계속 이어져왔던 에브리 시리즈

올해 공개될 타이틀은 총 몇 개 인가?

하나에서 두 개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일본 출시도 얼마 안 남았고, 준비 작업도 아직 한참 남아 많이는 선보일 수가 없다. 또한 피버스튜디오가 창립된 지 어언 8년째지만, 조직을 확장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인원 자체는 그렇게 크게 늘어나지 않아 차기작을 많이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된다.


같은 자회사 링크투모로우는 조이맥스에 합병이 됐는데?

이길형 대표 입장에서는 잘 된 일이다. 세 개의 자회사가 각자 성과도 다르고 결과도 달라 서로의 존재감은 분명하다. 합병이 됐다 한들 이 존재감은 달라지지 않을거라 본다. 결과적으로는 잘 된 일이라 생각한다. 피버스튜디오도 사업적으로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나, 그러면서도 우리만의 색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 여러 게임사들이 각자 수많은 게임을 서비스하며 라인업을 다져가고 있다. 이런 추세에 피버스튜디오는 에브리타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 방향이 향후 모바일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리라 보는가?

규모 있게 라인업을 가져가는 것도 좋지만, 전문성을 살리는 것도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피버스튜디오의 직원들도 전문성의 측면에서 굉장히 많은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 시리즈 물을 연속으로 내며 성공을 거둔 회사가 흔하진 않지만 우린 그 걸 해냈으니까. 이번에 3,000판 한정의 아트북을 내면서도 굉장히 뿌듯하고 행복했던 이유도 우리의 노력과 성과가 표현되었다고 봤기 때문이다.

▲ 바라만봐도 뿌듯하다는 에브리타운 한정판 아트북


앞으로의 에브리타운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지금이 에브리타운의 정체시기인 건 사실이다. 업데이트를 하더라도 SNG라는 틀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시스템이 비슷비슷하니 이렇다 할 큰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좀 더 확실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요리시스템'을 넣어볼까 한다.

에브리타운의 생산은 1차부터 4차까지 수직 단계를 보이고 있는데, 이 중간 단계마다 '요리'라는 새로운 생산 시스템이 들어가면서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요리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들어가면 고레벨 유저들도 충분히 즐길 거리가 늘어나고, 유저끼리 교류할 여지도 더 커지는데다 새로운 NPC추가도 더 용이하리라 본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길드 시스템도 생각하고는 있다.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제대로 잡지는 못했지만, 먼저 추가될 요리 시스템이 유저패턴과 맞물려 어떻게 작용하는 지 보고 판단하려 한다.


수 많은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피버스튜디오 내부에서도 QA팀이 따로 있을 정도로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업데이트되는 모든 것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검토하는데, 지난 35회의 업데이트를 1년 넘게 집중하다 보니 개발팀의 피로도가 장난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자부심은 확실히 있는데다 20위 권 밖으로는 절대 떨어지지 말자는 다짐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 향후 추가될 요리시스템이 불어올 반향도 못내 궁금하기도 해 모두들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지난 번 공개했던 에브리타운 조경 및 배경화면 작업과정


어느덧 피버스튜디오의 창립 8주년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처음 3년은 외주 업체였지만 이후 4년에는 에브리타운에만 몰두했었다. 처음엔 온라인게임 플래쉬, 이후엔 웹소셜게임, 이젠 모바일게임으로 차츰 경험의 풀도 넓히며 회사를 계속 키워오고 발전시켜 왔다. 짧지 않는 기간 동안 스튜디오가 잘 버틴 것 같아 뿌듯하다. 핵심멤버들은 한결같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고. 디자인 팀도 8년동안 지속되며 최고의 퀄리티를 이끌어냈다. 만족스럽다.

사실 아직도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에브리타운 시리즈를 앞으로도 꾸준히 더 선보이며 인정을 받고 싶다. 많은 게임으로 남들이 다 알만한 스튜디오가 되는 것도 좋겠지만, 유니크하고 기억에 남는 스튜디오가 되는 것도 하나의 성공 방법이라 본다. 그를 위해 우리만의 아이덴티티를 지켜가는 게 우리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