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부터 넥슨 정상원 개발 부사장, 박지원 대표이사, 이정헌 사업본부장


넥슨을 이끌어갈 차세대 성장동력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넥슨코리아 박지원 대표이사, 정상원 신규개발총괄 부사장, 이정헌 사업본부장은 'NDC 2014' 3일 차에 마련된 '넥슨 미디어토크'에 참석하여 추후 운영 방향에 대하여 설명했다.

박지원 대표이사는 "예전의 넥슨이 가졌던 창의성을 되살리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며, "규모가 커진 만큼 좋은 게임을 만들고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일은 무엇인지 고민해봤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정상원 개발 부사장은 "내부 개발팀은 잘 하고 있었지만, 방향성이나 서포트가 정립되지 않았다"고 부임 후 소감을 밝혔다. 이 부분에 대한 개선에 주력하면서 김정주 회장의 언급대로 '넥슨다운 게임'을 만드는데 힘을 쏟겠다고 설명했다.

넥슨 사업부 이정헌 본부장은 "2008년 이후 6년 만에 사업본부가 다시 생겼다.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팀으로 육성할 것"이라 강조했다. 또, 재미있는 게임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유저와 소통하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 넥슨 박지원 대표이사


넥슨은 해외 마켓에서 관심을 받는 게임사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해외 진출에 대한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또한, 올해 M&A 계획 및 자금력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다.

박지원: 1999년에 해외지사 설립된 넥슨은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성장한 회사라고 본다. 현재 총 매출의 60%가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주로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 시장 역시 공략하기 위해 현재 방향을 전환, 2012년부터 해외 개발사와의 퍼블리싱을 꾸준히 체결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북미시장 서비스를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M&A는 넥슨이 내부적으로 만들지 못하는 IP를 획득하는 방법이었다. 지금 당장 어떤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명확히 말하기는 어려우나, 중국과 일본, 미국 등 다양한 회사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게임중독법을 비롯한 여러가지 규제가 많이 나온 상태다. 이에 대한 넥슨 측의 입장을 듣고 싶다.

정상원: 게임업계가 규제로 힘들어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고포류 정도다. 온라인, 모바일 게임은 규제로 인한 매출 타격이 크지는 않다.

다만, 사회적 인식과 산업에 대한 평가가 박해지기 시작하면서 업계로 오는 개발자들의 유입이 줄어들고 있다. 돈은 잘 벌지만 별로 좋은 의미는 아니라는 사회적 시각이 만들어지는 게 문제다. 이는 결과적으로 보면 전체 산업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게임산업은 문화 콘텐츠 분야이기에 단순히 돈 잘번다고 성장하는 게 아니다.


넥슨 내에서 모바일 게임 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향후 방향성이 궁금하다.

정상원 : 우리는 온라인 50%, 모바일 50%로 비중을 둔다. 모바일 게임이 갖는 재미 요소가 따로 있고, 온라인도 마찬가지다. 나중엔 디바이스가 융합되리라 생각하지만, 지금은 각자 고유의 영역이 분명하다. 넥슨은 밸런스있는 개발력 유지를 추구한다.

박지원 : 향후 방향성에 대해 말하자면, '넥슨M'에서 북미와 유럽 시장을 타겟으로 한 모바일 게임을 지속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올해에만 8개에서 10개 정도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며 3분기 쯤 본격적으로 시장 진입에 나설 것이다.


넥슨다운 게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해답을 찾았는지 알고 싶다.

정상원: 넥슨이 다른 게임 개발사와 다른 부분은 '게임을 개발할 때 접근하는 방향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개발사가 현재 잘 되는 장르를 기반으로 새로운 요소 몇 가지를 가미해서 출시하고 있다. 그런데 재밌게도 넥슨은 이러한 방식으로 해서 게임을 출시하면 성공하지를 못하더라.

기존에는 없던 것, 희한한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게임을 제작할 때 내부 개발팀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다. 그래서 다시 이전의 DNA를 도입해서 팀원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해서 프로세스를 발전시켜가는 방식으로 전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박지원: 넥슨이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 넥슨이 잘하는 것은 남들이 하지 않았던 시도를 하는 것, 상업적 성공을 따지기 보다는 게임 자체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장르를 토대로 만들기 보다는 남들과 차별화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넥슨 만의 특징이라 본다.

이정헌: 처음 들어왔을 때, 넥슨은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는 곳이었다. 누구나 다 새로운 시도를 각자 하고 있던 분위기였다. 하지만 근래에는 이러한 점 보다는 트렌드를 따라가기에 바빴던 것 같다.

그 동안 결과물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조직문화나 사람들의 마인드가 바뀌어 갔다. 넥슨 문화는 없었던것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원동력에 있다고 생각하고 다시 예전의 방향성을 되찾아갈 것이다.


넥슨 내부에서 게임 개발은 많이 되고 있지만 출시는 계속 미뤄지고 있다. 원인이 무엇인가.

정상원 : 잠시 넥슨에서 떠나 있었기에 옆에서 지켜보며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를 말해야할 것 같다. 일단 개발을 급하게 마음먹지 않았다. 신규 게임을 개발하기보다는 기존 게임에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식을 유지했다. 회사가 상장하면서 따라오는 기대매출에 대한 압박을 해결하는 데는 이 체계가 가장 효과적이다. 좋은 인력들이 그 쪽에 많이 투입됐다.


박지원 대표이사는 일본에서 글로벌 사업을 총괄한 바 있다. 한국에서 이룩하고 싶은 목적 같은게 있을 것 같은데.

박지원 : 넥슨코리아에서 글로벌 사업을 하겠다는 등 거창한 목적은 없다. 나도 회사 소속이다. 지금은 정직원 되신 어느 인턴분 옆자리에 앉아서 출퇴근 반복했다(웃음). 또, 넥슨은 1993년에 한국에서 설립되었고 지금은 일본에서 상장한 상태다. 확실히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에게 국적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헤드쿼터가 어디인지는 의미가 없다. 좋은 게임을 어느 곳에,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넥슨의 '돈슨' 이미지를 안고 가고 있다. 이런 이미지를 어떻게 전환해 갈 것인지?

박지원: 우리의 거대한 숙제다. 6개월 혹은 1년 사이에 만들어진 이미지라면 쉽게 바꿀 수 있는데, 오랜 기간 구축된 이미지기 때문에 쉽지 많은 않을 것으로 본다.

랜덤 박스나 경매장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 내놓고 테스트할 때마다 그런 이미지가 강화되었던 것 같다. 우리가 반성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회사의 포커스가 라이브 게임에 포커스에 맞춰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고 참신한 시도를 하는 것에 있다. 앞으로 넥슨 게임들의 패치 방향과 콘텐츠 흐름을 통해 돈슨의 이미지를 어떻게 벗어나갈 수 있을 지를 확인할 수 있을거다.


김정주 회장이 말했던 것처럼, 재미를 강조한 작은 규모의 게임도 개발할 의향이 있나.

정상원 : 넥슨의 장점은 큰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자금력을 갖췄다는 거지만, 그렇다고 소규모 게임 개발을 포기한다는 말은 아니다. 지금 내가 추진하는 방향은 '일단 공격하기'이다. 벌 떼처럼 우루루 달려가는건데... 상당 부분이 온라인, 모바일 아이디어겠지만 재미있어 보이는 게임이라면 투자해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물론, 대규모 프로젝트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개발비용이 많은 만큼,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본 뒤 결정할 생각이다.


던전앤파이터나 메이플스토리 모바일 게임의 경우 외주를 통해 제작되었다. 넥슨이 모바일 게임에서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왜 외주라는 방식을 채택했는지 궁금하다.

박지원: 던파나 메이플을 외주 개발을 통해 시리즈 제작에 전념해왔다. 아무래도 피쳐폰 시절부터 모바일 사업을 해보다 보니 지금과는 성격이 다소 달랐다. 패키지 게임처럼 하나의 타이틀을 완성하고 출시하는 식이었다. 회사에서 공식처럼 특정 시기가 되면 타이틀을 출시해야 하는 식이었고, 그래서 외주를 택하게 되었다.

넥슨이 CJ나 다른 게임사보다는 모바일 시장에 빠르게 뛰어들었는데, 그것이 양날의 검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넥슨의 강점을 살리는 방식으로 작년부터 모바일 게임의 IP 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와의 협업 프로젝트도 있는데, 향후 계획이나 방향성에 대해 듣고 싶다.

박지원 :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마비노기2' 등과 같이 엔씨소프트와 협업해 개발한 작품들은 지금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은 사실이다. 단기적으론 아직 정해진 게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가능성을 열어두려 한다.


얼마 전 런치패드 서비스도 종료하지 않았나. 좋은 게임도 게임이지만, 플랫폼 육성에 대한 고민도 해야할 것같다.

박지원 : 런치패드는 피파온라인 모바일 버전을 테스트하는 게 목적이었다. 당초 목적은 달성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다. 또, 넥슨이 잘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하고 있다. 네이버나 다음카카오처럼 플랫폼을 육성하는게 최선의 결과일지도 생각해봤다. 일단, 현재로써는 넥슨의 역량을 투자해 플랫폼을 성장시킬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 넥슨 정상원 부사장


'메이플스토리'가 닌텐도3DS로 나왔고, '던전앤파이터'가 Xbox360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콘솔게임 시장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고 싶다.

정상원: 개인적으로는 콘솔 게임을 다루고 싶다. 문제는 개발자 수급과 수요자 현황이다. 현재 시장 상황으로써는 PC와 모바일 시장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향후에는 충분히 고려해볼 만 한 시장이라고 본다.


소규모 게임사에 대한 투자나 MMA 현황을 듣고 싶다.

박지원 :회사 규모 가리지않고 체크하고 있다. 좋은 게임사라면 꾸준히 지원할 용의가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시장도 중요하지만 한국은 본거지 아닌가. 한국에서 창업하는 소규모 모바일 게임사 등에 대한 지원은 끊기지 않게 할 것이다.


창의력을 통한 새로운 시도를 강조하고 있는데 리스크가 있을 것 같다. 2분기 실적에 대한 부담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박지원: 넥슨의 가진 창의력 DNA를 복원하고 넥슨만이 할 수 있는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서비스 되고 있는 라이브 게임들을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라이브 게임은 여전히 넥슨의 핵심요소이다. 기존 넥슨 회사의 방향이 한 쪽으로 치우쳐 있으니, 이를 바로잡자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6개월 마다 신규 직업 3개를 넣고 업데이트하는 식으로 정형화된 패턴의 패치를 반복해왔다. '테일즈위버'를 예로 들면, 신규 콘텐츠가 나오면 그에 따른 스토리가 따라 붙어야 하는데 리소스의 한계로 그러지 못했다.

앞으로는 기존 라이브게임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매출에 대한 부분도 생각하게다. 밸런스가 깨진 부분을 바로 잡아가면서, 정형화 된 패턴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패치를 생각하는 것. LoL의 경우 인게임 머니로 아이템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아시아 게임의 대다수는 아이템을 기간제로 판매하고 있다. 어떠한 트렌드에 맞춰서 넥슨이 나아가야 할 지 고민해 나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아픔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갈 수 밖에 없다. 절실함의 차이가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고 생각하며, 지금 현재로써는 절실하게 갈 수 밖에 없다.

정상원: 게임을 만드는 일은 재밌기도 하지만 어렵기도 하다. 재밌는 게임을 예측해서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게임을 먼저 예측해서 제작하기란 어렵다.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을 걸고 노력을 해야 하는데, 얼마나 노력하냐는 그 회사의 의지와 개발자의 철학에 따라 달라진다. 될 때까지 한다는 마인드로 전념하면 길은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전에 '넥슨은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앞으로 어떤 기업 문화를 조성해 가고 싶은지?

정상원: 초창기 넥슨은 회사가 워낙 작아서 구조조정은 없었다. 아마 2009년 즈음에 큰 구조조정이 있었을 거다.

구조적으로 사람들을 내보내야 하는 때는 그 사람이 게임을 만들 의지와 능력이 없을 때다. 그러나 현재 넥슨이 추구하는 방향은 이와 다르다. 성과를 내지 못한 개발자를 정리해서 내보내기 보다는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하고 있다.

개발이라는게 압박한다고 해서 나오는 창작물이 아니다. 숨통을 틔고 가야 좋은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고 잇다. 하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일정 수준의 퍼포먼스를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한 어느 정도의 자극은 필요하다고 본다.

박지원: 예를 들어보자. 하나의 프로젝트 팀이 있고 개발을 했는데 성과가 좋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은 필요없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넥슨은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음 시도로 해볼 수 있는 건 무엇이지?"라고 생각한다. 독특한 게임을 끊임없이 제작해보고,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참신한 시도를 하는 방식으로 문화를 조성해 가고 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앞으로도 단행하지 않을 생각이다.


한국 게임 산업에서의 넥슨 위치에서 가지고 있는 사회적 책임이 있을 것 같다. 어떻게 사회와 소통해 나갈 것인지?

박지원: 국내 온라인 게임사 중 가장 큰 회사로서 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어린이 재활병원 등을 통해 우리의 책임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넥슨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사회공헌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해갈 것이다.


근래 중국에 출시되어 성공한 한국 게임을 찾기 힘들다. 넥슨은 중국 시장을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박지원 : 일단 중국에서 서비스중인 '던전앤파이터'에 2주 이내로 대규모 패치를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 버전에는 작년 여름에 적용된 밸런스 리뉴얼 패치다. 하지만 이 업데이트를 통해 폭발적으로 접속자를 늘리겠다는 목적같은 건 없다. 유저들의 플레이에 질을 더해주자는게 목표다. 또한, '메이플스토리2'와 같은 후속작들이 중국 시장에 입성해 좋은 반응을 얻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