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은 게임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온라인 게임에서의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은 이미 여러 강연에서 소개될 정도로 강조되어 왔고, 이미 플레이어들도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도 스토리텔링은 감초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필수'는 아니다.

모바일 게임에서 스토리는 그저 '가이드라인'으로써의 역할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에 비중을 둔 게임도 간혹 보이지만, 기껏해야 튜토리얼에 스토리가 찔끔 등장하고 말거나 아얘 없는 경우도 많다.

스마일 게이트의 양정윤 책임 연구원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모바일 게임에도 스토리텔링은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며, 좋은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연출 또한 다양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런 양정윤 연구원이 '모바일게임 스토리텔링 연출론'이라는 주제로의 강연으로 직접 NDC 강단에 섰다.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스토리가 부실한 모바일 게임들. 그는 스토리텔링이 부족한 모바일 게임들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직접 메스를 들었다.

▲ 스마일게이트 양정윤 책임 연구원



■ 만들기전에, 모바일 환경부터 이해를 하라.
그는 모바일게임 스토리텔링에 대해 4가지로 목차를 나누어 설명했다. 첫 번째는 '모바일 환경에 대한 이해'다. 스토리텔링을 하기에 앞서 모바일이라는 플랫폼, 혹은 자신이 제작중인 장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작은 화면과 불편한 조작 등 모바일의 한계를 확실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틀을 짜야 한다. 콘솔이나 온라인 게임에서 보이던 방대한 스토리텔링의 요소를 모두 수용하지 말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선택한 장르에 얼마나 스토리가 비중이 있을지도 고려해야 한다.

매일매일 수많은 모바일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시장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모바일 게임들의 퀄리티가 상향 평준화되며 차별성이 중요해진 시기가 됐다. 하지만 모바일에서 스토리텔링 영역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게 현실. 현재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들이 이미 튜토리얼 수준이나 아얘 스토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케이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토리가 그만큼 비중이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게임이 그런 것은 아니다. 그는 '푸른돌 기사단', '별이되어라!', '가디언스톤', '큐라레: 마법도서관'등의 예시를 들며 이를 탈피하고자 하는 업계의 노력도 있다고 전했다. 그래픽 엔진의 발전으로 2D, 3D의 경계가 점차 무너지며 모바일 게임에서도 스토리텔링은 꾸준히 진화하고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유저들의 바라는 스토리의 완성도가 점차 높아져 이를 만족시키기도 상당히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 모바일 스토리, 제한된 리소스로 최대의 연출력을 내야 한다.
두 번째로 그가 설명한 것은 '연출'이다. 스토리텔링의 두가지 필수 요건이 있다. 첫 번째는 스토리텔러의 필력, 두번째는 디자이너의 연출력. 모바일 환경에서는 제한된 리소스로 최대의 연출력을 내야 한다며, 다양한 모바일 게임의 연출법을 소개했다.

모바일 카드게임이나 TCG에서 많이 사용되는 기법인 '플레이버 텍스트'는 한 줄로 그 카드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스토리 텔링 기법이다. 또한 NPC나 사용자가 직접 세계관에 개입하는 모습을 이미지를 반전시키는 피드백을 이용하여 연출하면 유저들에게 더 높은 몰입감을 줄 수 있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적절히 조합하여 사용함은 물론, 전체 스토리 라인을 대략 적으로 알 수 있는 '타이틀'을 사용하는 방법도 요즘 자주 쓰이는 기법이다. 또한 NPC의 이미지를 반전시키거나 변화시키는 이미지 피드백 방법을 사용해 NPC들이 세계관에 녹아들어있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그가 강조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언어의 선택'이다. 낯선 언어는 유저들이 게임에 몰입하는 걸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좀 더 쉽고 직관적인 방법으로 스토리나 전투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소개한 다양한 기법들을 알고,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좀 더 나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모바일 게임의 훅(Hook) 타이밍, '튜토리얼'은 스토리로 해결하라!
영화는 5분, 만화는 1화에서 유저들을 사로 잡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게임도 이런 타이밍이 있고 그 타이밍을 '훅'(HOOK) 타이밍이라 한다. 그래서 개발사들은 이 타이밍에 유저들을 잡는 훅 타이밍을 잘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은 튜토리얼이 바로 이 '훅'이 필요한 시간이다. 모바일 게임에서 대다수의 유저가 빠져나가는 타이밍이 바로 튜토리얼이기 때문. 그가 튜토리얼과 '훅'을 예시로 들어 소개한 세 번째 항목은 바로 '설계'다.

튜토리얼은 설계가 정말 중요하다. 완급을 잘 조절하여 다양한 컨텐츠를 유저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배치해야 한다.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요소가 바로 스토리. 그는 자신이 직접 개발한 '블레이드&소울'의 직업 튜토리얼 퀘스트를 들었다. '블레이드&소울'의 직업 튜토리얼과 스토리를 배치하여 무일봉 이후 제룡림까지 유저들이 이탈률을 억제하는 좋은 요소로 됐다고.

그는 "잘 짜여진 완성도 깊은 튜토리얼은 유저들의 초반 이탈을 방지하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이제 기술이 발전한 만큼, 튜토리얼을 단순히 구색갖추기 식으로 구성하지 말고 온라인 수준의 완성도를 가진 튜토리얼을 도입해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고 덧붙였다.






■ 사용자 스토리텔링과 감정 전달 장치의 힘
네 번째로 그는 모바일게임 스토리텔링의 '심화'요소를 설명하며 사용자 스토리텔링과 감정 전달 장치를 예시로 들었다. 사용자 스토리텔링은, 유저가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더 나아가 역사를 창출하는 매력적인 컨텐츠다. 어찌보면 게임 스토리텔링이 추구해야할 최종 진화적인 형태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유저 이름과 세계관을 연동시켜 몰입감을 늘릴 수 있고, 게임의 대한 기대감을 더 높일 수도 있다.

그가 '보이지 않는 장치'라고 칭한 '감정 전달 장치'가 가지는 강력한 힘은,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스토리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요소다. 짤막한 메시지로 강렬한 울림과 감동을 전달하는 블리자드식 스토리텔링법이나 '왕좌의 게임'의 '겨울이 오고있다.'도 예로 들었다.

때로는 한 장의 이미지가 수천개의 메시지를 대신할 수 있기도 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며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비주얼 네러티브' 기법도 좋은 게임성을 보여준다. '라스트 오브 어스'나 '저니'등의 게임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대규모 MMORPG의 경우는 작업자 개개인의 역량과 팀워크, 기술력과 자금력이 받쳐줘야 이런 장치를 마련할 수 있지만 모바일게임에서는 그런 상황이 되지 않아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청중들이 보낸 QnA에 답변하고, 앞으로도 모바일게임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믿고 있다는 멘트를 남기며 강연을 마쳤다.

"오늘 강연은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게임들의 스토리라는 부분에 메스를 데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여전히 모바일 게임에서의 스토리텔링은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오늘 살펴본 스토리텔링의 다양한 연출 장치를 살펴보고, 사용자 스토리텔링과 감정 전달 장치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습니다.

결국에는 스토리텔러의 필력과 디자이너의 연출력이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결정짓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이 앞으로 좋은 스토리를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