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테스트가 끝났다. NDC 첫 날 송재경 대표의 세션이 있던 날부터 시작된 '문명 온라인' 첫 CBT. 쏜살같이 며칠을 흘려보내고, 주말 이틀 동안 '문명 온라인'의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조금씩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이국적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묘하게 귀에 착착 감기는 배경음악을 감상했다. 기자가 선택한 것은 과도할 정도의 역삼각형 몸매를 뽐내는 로마 문명 남자 캐릭터. 한 걸음만 내딛어도 뒤뚱거릴 듯한 외모와 달리 제법 날렵하게 뛰어다니는 이 녀석을 데리고 한 세션을 대략적으로 플레이해봤다.

도시 밖에 나가 돈 좀 벌다가 지겨우면 들어와서 건물 좀 짓고, 그것도 지치면 이것저것 만들어보기도 하고... 사실, 기자가 플레이한 구간은 통상적인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세션제라는 시스템을 이미 알고 있어서인지 게임에 임하는 마음은 한결 편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기엔 많이 부족했다. 그건 개발팀도 인정했다. 대략적인 방향성만 담아낸 것이 이번 첫 테스트 버전이며, 아직 가야할 길이 훨씬 더 멀다고 쿨하게 인정해버리는 그들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부족해보이는 부분들이 어떻게 다듬어질지 슬그머니 기대가 됐다.

이 까다로운 도전을 완성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고심하고 있을 엑스엘게임즈 '문명 온라인' 개발팀. 박완상 PD와 김지량 기획팀장을 만나 '세션제 MMO'를 키워드로 한 굵직한 이야기들을 나눠봤다.

엑스엘게임즈 김지량 기획팀장(좌)과 박완상 PD(우)



첫 CBT가 끝났습니다. 저도 지난 주말 동안 플레이를 해봤는데요. 뭐랄까... 전체적으로 성장이 빠르고 플레이 호흡이 다소 짧다는 느낌이랄까.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요. 개발과정에서 의도된 부분인가요?


김지량 팀장 : 직업 마스터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그럴 겁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직업 하나를 마스터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압축해뒀거든요. 대략 한 시간 정도면 직업 하나를 마스터할 수 있는 정도였습니다.

한 세션을 이틀로 잡고, 하루는 중세, 하루는 르네상스 시대로 진행했는데요. 테스트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던 만큼, 하나라도 더 많은 직업들을 플레이해보고 어떤 감각인지를 느껴보실 수 있도록 일부러 시간을 조절한 겁니다.



시간을 압축시켜놓은 거라면, 정상 기준으로는 직업 하나를 마스터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말씀인데요. 직업 하나를 키우는 도중에 시대가 바뀌어버리는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요?


김지량 팀장 : 음... 중세 시대에 중갑기사를 선택해 열심히 키워놨는데, 시대가 바뀌면서 등장하는 머스킷병에게 허무하게 져버리는 경우를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그런 식으로 플레이 밸런스가 깨지는 현상은 이미 염두에 두고 밸런스 조절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상위시대의 기초 유닛이 이전 시대의 고급 직업에 대해 우세를 점하는 것은 저희도 원치 않습니다. 이번 CBT를 포함해 데이터를 계속 수집해나갈 예정이고요. 적절한 밸런스를 맞출 수 있도록 계속 조율해나가겠습니다.

역삼각형 몸매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

물론 휘황찬란한 갑옷은 훼이크. 현실은 내복



제가 게임을 해보면서 느낀 바를 말씀드리자면,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 헤매거나 채팅으로 묻는 유저분들이 꽤 보였습니다. '세션제'라는 시스템이 낯설게 다가온 탓이라고 생각됩니다. '문명 온라인'에서 기대하는 이상적인 플레이 형태는 어떤 모습일까요?


김지량 팀장 : 이번 CBT에서의 경우에는 전체적인 플레이에 의도해놓은 흐름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키워드 하나로 딱 이야기하는 어렵네요.

가장 먼저, 하나의 직업만 고수하는 것보다는 각 시대별로 여러 직업들을 조금씩이라도 해보시길 바랍니다. 하나를 꾸준히 플레이하는 것도 좋습니다만, 원래 의도는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는 플레이거든요.

'문명의 발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도시 발전에 필요한 조건들을 확인하고 채집, 모험 등을 통해 자신의 문명과 도시들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는 플레이를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강력한 병기나 유닛을 만들기 위한 길드 단위의 자원 수집도 주목해주시길 바라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 세션을 끝낼 때마다 다른 경험을 얻어가시는 거겠죠. 이번 세션에 미처 해보지 못한 다른 플레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다음 번에는 이번 세션과는 다른 삶을 살아보겠다'는 기대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박완상 PD : 좀 더 원초적으로 표현하자면 이런 게 있겠네요. 오락실 같은 곳에서 게임을 하다보면 아쉽게 혹은 너무 허망하게 게임오버를 당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한 판만 더 해보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생각에 컨티뉴 코인을 넣는 경험, 아마 많은 분들이 가지고 계실 겁니다.

세션제 플레이는 그런 것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이번 세션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면, 다음 번 세션에서 다르게 플레이해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겁니다.



음, 그렇다면 반대로 '이런 식의 플레이는 권하고 싶지 않다'라는 것도 있을 듯합니다.


김지량 팀장 : 세션제 게임의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네요(웃음). 음... 기존의 MMO 게임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없어지지 않을 무언가'를 얻는데 많은 공을 들이곤 합니다. 이를테면 좋은 아이템 같은 것들이죠. 하지만 '문명 온라인'에서는 어차피 수많은 요소들이 초기화되기 때문에 '모아서 소유하려는' 플레이는 적합하지 않다고 봅니다.

'좋은 무기가 하나쯤은 있어야 안심이 된다'는 성향의 플레이어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보면 PvP에서 패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스스로 만족할 만큼 아이템 파밍과 세팅을 해놓고 전투에 뛰어들곤 합니다. '문명 온라인'을 할 때는 굳이 그러실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내일 당장 멸망이 온다는데, 인생이 끝나기 한 시간 전까지 계속 돈만 모으고 있다면 어떨까요. 물론 잘못됐다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그런 방식을 선호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문명 온라인 팀에서는 '지금 이 순간'까지 모은 만큼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그런 플레이가 최선의 플레이가 될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할 거고요.



직업부터 플레이 방식까지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는 구조입니다. 선택할 것이 많으면 플레이의 자유도는 보장되겠지만, 반대로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런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해 놓으셨을 듯 합니다.


김지량 팀장 : 게임을 어느 정도 진행할 때까지 퀘스트 형태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적어도 어떤 식으로 플레이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안내는 있어야 하니까요. 처음에는 개인 플레이에 대한 가이드가 제공되고요. 이후에 도시 단위, 문명 단위 식으로 점차 큰 범위에서의 플레이 가이드가 제공됩니다.

개인 가이드에서는 어떤 건물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하려면 누구를 찾아가면 되는지를 알려줍니다. 도시 단위 가이드에서는 도시 레벨을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 넓은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게 되죠.

첫 CBT가 끝난 상황이지만, 가이드를 어디까지 제공하는 게 옳은지는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기본 UI 같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가이드가 필요한지도 가늠하고 있죠. 사람들이 획일화된 플레이 경험을 가져가지 않기 위한 지점, 적당히 '감을 잡을 때'까지의 지점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감시탑의 향연... 혐짤 주의.jpg

혐짤 주의2.jpg 중국 버전



기자이기 전에 유저의 한 사람으로서, 저는 게임의 목표나 타겟유저층이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명 온라인'은 전지적 시점, 턴 기반의 시스템의 문명 원작과 다르기 때문에 핵심으로 보고 있는 타겟 유저층도 다를 듯 합니다. '문명 온라인'이 지향하는 재미, 또는 유저 경험(UX)은 어떻게 될까요?


박완상 PD : 타겟 코어층으로 말씀드리자면, 라이트한 성향의 MMORPG 선호 유저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연령 기준은 15세 등급을 생각하고 있고요.

많은 시간을 게임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쉽게 들어와 즐기고 떠나며 언제든 다시 돌아오곤 하는 유저들. 캐주얼한 게임을 주로 즐기던 분, 남들보다 한참 늦게 게임을 접하는 분들이라도 쉽게 진입해 정착할 수 있는 MMORPG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문명 원작 시리즈를 즐겼던 유저들이나 하드코어 성향의 유저 분들이라도 즐길거리는 충분합니다. 플레이 타임이 상대적으로 긴 하드코어 유저들이라도, 나름대로의 방식을 정해서 플레이한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다만, 원작 같은 느낌을 원하는 분들의 경우는 메인 타겟으로 보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IP가 같다고는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죠.



이번 테스트에 참여하지 못한 분들은 '세션제'가 정확히 어떤 느낌일지, 혹은 세션제로 인해 사람들의 플레이 동향이 어떻게 바뀔지 감을 잡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텐데요. 세션제를 채택한 근본적인 의도와 더불어 한 번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지량 팀장 : 세션제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MMORPG들을 보면 굉장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주력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사람들로 하여금 '이 게임을 파악하려면 적어도 ~시간 정도는 해봐야 한다'는 관념을 갖게 만든 거죠. 즉,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하니 나는 못하겠다'라는 유저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만 플레이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MMORPG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거 '리니지'에서 운영하던 테스트 서버를 예로 들어볼게요. 테스트 서버에서는 빠른 성장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를 토대로 테스트 내용을 보다 많은 사람이 체험해볼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테스트가 종료되면 플레이 데이터를 초기화하는 방식이죠.

지금 돌이켜보면 그것도 '리니지'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차피 초기화될테니 아이템이나 돈 등에 미련을 둘 필요가 없고, 미련이 사라지니 홀가분하게 마음 내키는대로 플레이할 수 있으니까요.

세션제에서는 기존 MMO 시스템에서는 선보일 수 없었던 요소들이 가능해집니다. 공성전이나 점령전 컨텐츠에서 보면, 어느 강대한 세력이 지역을 점령하고나면 다시 전세를 뒤집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여러 사람들이 함께 누려야 할 컨텐츠가 특정 유저들끼리만 향유할 수 있게 되죠. 세션 초기화를 통해 이를 예방할 수 있을 겁니다.

'초기화'가 다소 부정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은 납득하고 있습니다만, 모든 것이 초기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템이나 경험치 같은 것들은 사라지지만, 캐릭터에 관련된 데이터 일부는 남겨둘 예정입니다. 이를 테면, 업적이라든가 꾸준히 플레이함으로써 얻었던 시민 등급 같은 것들이죠. 또, 특수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제작법도 보존될 수 있습니다.



'특수한 아이템'이라고 하면 그래도 꽤 상위 등급이거나 고유한 아이템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그것들이 초기화되지 않는다면 밸런스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새로운 세션을 시작하자마자 특수 아이템을 만들기 위한 재료부터 모으러 다닌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김지량 팀장 : 그런 식의 플레이는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세션이 시작되면 시간선이 조금씩 흐르는 구조를 택했기 때문인데요. 어떤 사람이 특수 아이템 제작 스킬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세션의 시대가 일치하지 않으면 작업을 시작할 수도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어떤 유저가 특수한 머스킷 총 아이템을 만들 수 있다고 해보죠. 하지만 현재 세션이 아직 머스킷 총을 만들 수 없는 시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면 제작을 할 수가 없겠죠.

건물 지을 재료는 지천에 널렸다

그러니 비효율적으로 보여도 일단 많이 짓는게 장땡



세션제 MMO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계시는 만큼 한 가지 긴히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어쩌면 약간 까다로운 질문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콘솔이나 패키지 게임 중에서 대작으로 손꼽히는 것들을 보면 방대한 오픈월드를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를 온라인으로 구현할 수는 없는 것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거든요.


박완상 PD : PC/콘솔 플랫폼에서 '오픈월드'라고 하면 가장 대표적으로 꼽는 작품이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인데요. 그것을 MMO로 옮기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있죠. 그렇게 함으로써 뭔가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멀티플레이 방식으로 누군가와 함께 플레이하게 되면 소위 '깨지는' 것들이 꽤 많습니다. 스카이림을 예로 들었으니 계속 이야기해보죠.

이 게임을 실제 조각 단위로 나눠보면, 수많은 이벤트 트리거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같은 타이틀을 플레이하고 있더라도, A 유저와 B 유저는 각자가 진행한 플레이 내용에 따라 서로 다른 이벤트를 겪게 됩니다. A.I 자체가 각 플레이어마다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플레이해도 매번 조금씩 다른 경험을 얻게 되는 겁니다.

다른 관점에서 설명드리자면, A.I가 유저와 함께 '성장'해간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걸 온라인으로 옮기면, 재미있을까요? 저는 엄청 짜증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MMO에서 레이드 전투를 계속 '트라이'하는 것은 보스의 패턴을 파악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공략에 성공할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장비를 갖추고 오면 보다 쉽게 잡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 가능한 거죠.

그런데 레이드를 시도할 때마다 보스가 함께 성장해버린다면 어떨까요? 레이드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몬스터가 유저처럼 뭔가를 깨닫고 똑똑해지거나 강해진다면? 혹은 패턴을 임의로 바꿔버린다면? 재미보다는 스트레스가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예로 '다크소울'을 보죠. 다크소울은 분명 훌륭한 타이틀입니다만, 제 개인적으로 봤을 때 '보편적인' 재미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극한의 플레이를 선호하는 일부 유저들이 아니면 재미보다는 참담함과 절망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기 쉽죠.

즉,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함께 플레이하는 세계를 디자인할 때는 상당 부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게 됩니다. 온라인 게임에 '정해진 패턴'이 생기는 건 이런 이유가 크죠.



'자유도 높은 MMORPG'를 만드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말씀이군요.


박완상 PD : MMO를 그런 식으로 구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위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죠. 위상 문제가 무엇이냐 하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인스턴스 방식 필드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특정 이벤트를 진행한 사람과 진행하지 않은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모습을 보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그것이 바로 위상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저는 이러한 방식이 유저를 파편화시키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는 MMO 장르에서 유저 간에 경계선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입장이거든요.

그래서 '문명 온라인'에서 선택한 것은 세션 안에 고정된 시작과 끝을 만들고 모든 유저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시간선을 만들어 일정한 속도로 흐르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세션제 MMO를 선택한 것은 기술적인 한계 때문이라기보다는 컨텐츠 또는 기획의 문제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어차피 초기화될 아이템인데... 그냥 높은 등급 좀 만들게 해주면 안되나여

비켜봐, 좀 올라가게



현재 개발과정에 있어서의 어려운 점, 또는 다소 시간을 더 투자해야할 듯한 부분이 있다면요?


박완상 PD :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이야기 드리자면,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확정된 상태입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시간입니다. 얼마나 빨리 완성할 수 있는가죠. 이번 CBT에서 소개한 시대 이외에 다른 시대들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 분량이 만만치 않은지라 언제쯤 될 거라고 기약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 CBT에서 보셨던 모습은 거의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완전한 형태를 잡아나가기 위해 꾸준한 테스트와 보강을 거쳐야겠죠.

김지량 팀장 : 시간과 관련된 또 하나의 변수는 2K게임즈과의 의사소통입니다. 개발을 한국에서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2K게임즈 측과 협업과 조율을 반복해야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프로젝트와 비교했을 때 시간 문제가 좀 더 무겁게 다가옵니다.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려운 점, 시간이 걸리는 점 역시 시간과 관련이 있습니다. 서로 의견이 안맞아서 대립하는 경우는 없고요. 다만, 사내에 프랑스나 우크라이나 국적의 개발자들도 있고 하다보니 작업 하나를 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에 들어가는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경우가 있죠. 아무래도 모든 사람이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지난 NDC에서 송재경 대표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비전도 제시됐고, 첫 CBT도 마친 상황에서 '문명 온라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모든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완상 PD : 첫 테스트였던만큼 투박하고 거친 부분 투성이일 겁니다. 오늘 인터뷰를 통해 저희가 보여드리고자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조금이나마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즐기려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꼭 부탁드리고 싶네요.

세션제 MMORPG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시도로 인해 UX의 범위가 더 넓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지량 팀장 : 주욱 말씀드렸던 것들의 연장선일텐데요. 익숙하지만 새롭게 느껴지는 것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런 것들을 잘 다듬어야하는데, PD님도 말씀하셨다시피 현재로서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이 새로운 요소들이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앞으로의 테스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한 단계만 시각을 넓혀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봐주신다면, 앞으로 더 나은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과정에 있어 큰 희망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확실히 전투는... 현재보다는 가능성을 봐야할 듯 싶다

'떼쟁'을 해봤어야 되는데... PvP 울렁증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