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재단 남궁훈 이사장

"게임이 모든 사건의 원인이 아니다."

18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게임은 중독인, 예술인가' 토론회에서 남궁훈 이사장은 "모든 사건의 원인이 게임으로 덮어씌워지는 매우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그러면서 "진짜 잘못된 것들은 면죄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확실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남궁훈 대표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한가지 예를 들었다. 과거 나주 성폭행 사건에서 피해자의 어머니가 게임 중독자라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해당 언론은 PC방을 방문했기 때문이라는 근거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후에 밝혀진 정보에 따르면 PC방을 찾아간 것이 사실이었지만 학교 숙제를 하기 위해서였다. 언론의 왜곡된 보도는 한 어머니를 게임 중독자로 만들었다. 남궁훈 이사장은 "진짜 잘못된 원인은 따로 있었지만, 게임이 모든 죄를 덮어쓴 일이 벌어진 것이다"고 말했다.

게임이 오해를 받는 것은 '부모 학부모'라는 다큐멘터리에서도 드러난다. 게임중독 증상인 줄 알았던 학생이 알고 보니 게임중독이 아닌 상황. 게임이 아닌 다른 원인이 밝혀지면서 학부모가 '부모'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면 잘못된 진단을 통해 엉뚱한 것을 건드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게임'이라는 쉬운 진단을 내려 진짜 원인을 찾지 않는 현상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게임중독법'의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가지 사례를 들면서 남궁훈 이사장은 모든 사건의 원인이 게임으로 오해받게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작 잘못은 게임이 아니지만, 정말 잘못된 것들은 게임에 가려져 면죄부를 받고 있는 상황. 이러한 일이 더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게임인이 예술인으로 재평가받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는 것이다.

아울러, 남궁훈 이사장은 게임인들이 자부심을 내세우지 못하는 이유는 게임이 예술로 인정받기 못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음악이나 영화는 많은 사람에게 예술로서 인정받고 있고, 음악과 영화에 관련된 일을 하는 이들은 예술인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에 반해 게임은 예술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자부심을 내세우며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나온 '게임업계가 그동안 너무 소극적이지 않았는가'란 질문에 그는 게임산업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면서 스스로 깊이 있게 자각하지 못한 탓도 있다고 대답했다. 매출 중심으로 달려오면서 나타난 현상이 게임을 부정적으로 인식되도록 만들었다고. 이에 자신도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다른 게임사 대표들도 더욱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