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준우승을 기록했던 원창연이 첫 경기부터 패하며 끝내 탈락하고 말았다.

우승 후보 원창연의 때 이른 탈락에는 Exodus의 치밀한 대 원창연 전략이 있었다. 이날 원창연의 D조 첫 경기와 패자전 경기 상대였던 이진규와 양진협은 모두 Exodus 소속이었다. 원창연과 상대하진 않았지만 장동훈 역시 같은 팀 소속이다.

이진규와 양진협은 원창연을 상대로 단순히 같은 팀 소속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흡사한 경기를 펼쳤다. 이날 원창연은 지난 시즌 자신이 자주 펼쳤던 크로스 플레이를 대신해 트레제게를 활용하는 중앙 공격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원창연의 의도를 읽은 Exodus는 중앙 수비에 힘을 실었고, 원창연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제한하며 움직임의 폭을 좁혔다.

첫 경기 상대였던 이진규의 수비에 막힌 원창연은 결국 120분 동안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승부차기에 나서게 됐다. 실력파 원창연으로서는 운과 심리가 상당 부분 차지하는 승부차기는 원치 않은 결과였다. 결국 이 승부차기에서 원창연은 이진규에게 패하면서 심리적으로 상당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태에서 이진규와 비슷한 전략을 펼친 양진협의 플레이는 원창연에게 상당한 압박감으로 작용한 듯 했다. 더군다나 전반전에서 골 찬스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골대에 맞고 튕겨 나오면서 더욱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됐다.

결국, 후방 수비가 흔들린 원창연은 양진협에게 공간을 내주며 중거리 슛을 허용했고,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 시점에서 사실상 승부는 종료된 것과 다름없었고, 양진협은 두 번째 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승리를 즐겼다.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원창연이 결국 유명세에 따른 스타일, 전략 노출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