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유발 주의!] 들어가기에 앞서..

본 기사는 철저히 경험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기자가 일본 몬헌프에 도전하면서 발생한 다양한 경험과 실수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주제에 따라서 매우 답답할 수도 있다는 점 양해바라며,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된 만큼, 인벤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다를 수 있음을 밝힌다.


이 밤의 끝을 잡고 괴성을 지르다, 염비룡 나나 테스카토리

지난 편에서 도도브랑고를 물리치고 결국 17랭크를 달성한 필자. 바람같이 포격난무를 진행하여 홍련석 구제퀘도 완료했고, 어렵지 않게 무기 업그레이드를 성공할 수 있었다. 덕분에 드디어 얀쿡의 머리 부위 파괴가 가능해졌다. 조금 더 익숙해지고 나니 라스터와 함께해도 어렵지 않게 목표 달성을 하게 된 필자는 쿠쿠보 세트 완성에 박차를 가했다.


▲ 하하 이제 얀쿡 머리따윈!


문제가 되었던 괴조귀 획득이 가능해진 덕에 순식간에 6랭까지 업그레이드를 마칠 수 있었다. 이제 얀쿡과는 작별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으나 얀선생님은 아직 필자의 졸업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바로 거대한 부리.

거대한 부리는 얀쿡 최대의 물욕 아이템이며, 확률은 갈무리 기준 하위 1%, 상위 5%! 구제퀘스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프론티어 퀘스트이기 때문에 시기가 좋지 않았다. 1%라니.. 얀쿡 잡으면서 용옥이나 고룡의 피 뽑는 기분을 느껴야 한단 말인가. 일찍이 얀쿡이 이렇게 미웠던 적이 있었나 싶었다. 아, 몬헌 입문 때 라이트 보우건으로 혼자 40분 동안 얀쿡과 사투를 벌였을 때는 좀 미웠던 것 같기도... 어쨌든, 상위까지 어떻게든 랭크를 올려서 5%에 도전할 것인가 아니면 1%를 시도해볼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빠지게 되었다.

다행히(?) 이 난관을 어떻게 타파해야 할 것인가 고민하던 필자는 재밌는(??) 정보를 하나 수집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거대한 부리를 산채 할아버지와의 교환으로 얻을 수도 있다는 것. 필요한 소재는 '염비룡 뿔', 바로 염비룡 나나 테스카토리의 머리를 파괴한 뒤에 얻을 수 있는 소재였다. 마침 이후 쿠쿠보 세트 업그레이드를 위해 필요한 재료 중에 고룡골도 있었기에 어떤 고룡이든 잡기는 해야 하는 상황. 다른 고룡들보다는 쉽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필자는 나나 테스카토리를 잡기로 결심했다.


▲ 재탕인 건 알지만, 과거의 내게 또 해주고 싶은 말이다. 박어, 과거의 '나'녀석아....


나나는 유명한 고룡 중 하나인 염룡 테오 테스카토루의 짝으로, 1인 전용 수렵 몬스터이다. 아무래도 1인용이기에 비슷한 패턴을 보유하고 있는 테오나 다른 고룡들에 비해 쉬운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는 평이 많은 몬스터이나, 필자의 기억엔 다소 껄끄러웠던 것으로 남아있다.

당시 필자가 처음 나나와 대치하게 된 것은 몬헌에 입문한지 얼마 안된 초보 헌터였을 때였다. 당시에는 몬헌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그냥 몸으로 한참 배우고 있었던 시절이기에 그저 나나가 주는 보상만 보고 퀘스트를 수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처음 만난 나나는 그 당시 그 어떠한 몬스터보다 강력한 난공불락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친듯한 생명력과 압도적인 공격력의 디아브로스 아종을 만났을 때에도, 대체 어디를 어떻게 때리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고 철산고(?) 한방에 최대 생명력이 빠지던 가노토토스를 만났을 때에도, 심지어 같은 고룡인 쿠샬다오라를 만났을 때에도 이런 수준의 장벽을 느끼진 않았었다.

근처에만 가도 생명력이 쭉쭉 줄어들었고, 옆에 서면 앞다리 후리기, 뒤에 서면 꼬리 흔들기, 앞에 서면 화염 브레스나 돌진, 거기에 분진 폭발까지. 시도하자마자 '이건 난 못잡겠네 ㅋㅋㅋㅋㅋ'라며 도망쳐온 몬스터가 바로 나나였다.


▲ 제가 나나를 잡아요? ㅋㅋㅋ 무슨 말도 안되는...


오죽하면 나나에 익숙해져보고자 다른 사람들은 이걸 어떻게 잡는지 테오 수렵에 따라 간 적도 있었다. 이런 몬스터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당시에는 정말 감도 안왔고, 이건 정말 잘하는 사람들이나 잡는 몬스터인가 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따라간 테오 수렵에서 필자가 본 것은 늪지 테오 언덕 하메(일종의 꼼수를 말한다)였었고 결국 필자는 나나와의 상대를 마지막으로 몬헌프를 접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다양한 몬헌 시리즈를 겪으면서 지난 몬헌4 시리즈에서 결국 테오 사냥에도 성공했던 필자는 '지금이라면 나나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고 준비를 시작했다. 뭐, 사실 테오를 잡을 때에도 머리 파괴에는 상당한 애를 먹은 것도 사실이나, 성공한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니 '어찌 되지 않을까'하는 좀 편한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히 '테오처럼 잡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쉽게 도전했던 것 같다.

사실 나나나 테오를 상대하면서 특히 까다로운 것은 역시 근처에만 가도 생명력이 감소한다는 점이다. 필자는 몬헌4에서 테오를 처음 직접 대면했었는데, 이때 필자에게 테오 사냥법을 가르쳐준 지인이 해준 말이 있다. 지인이 말하길, '테오를 잡고 싶으면, 테오를 때려서 화나게 해라'.

아니, 라쟌이 격노하면 1분 30초 쉬다오세요 라는 팁이 있을 정도로 분노 상태와 일반 상태가 천지차이인 몬헌에서 오히려 화를 돋구고 싸우는 것에 익숙해지라니? 처음에는 이 말이 상당히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실제로 테오는 분노하면 오히려 이 화염대미지가 사라지기 때문에 좀 더 공략이 쉬운 면이 있다. 물론 다른 패턴들의 속도나 대미지는 증가하지만 말이다. 하여 필자는 나나에게도 이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

물론, 그래도 쉬울리는 없는 녀석이기에 모처럼 식재상에게 요리 재료도 사서 음식도 먹고, 귀인약에 경화약, 섬광탄까지 가득가득 챙겼다. 그야말로 진짜 헌터의 마음가짐으로 임할 생각으로 준비를 한 셈이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것 같아 드디어 나나 퀘스트를 수주! 처음부터 수렵에 성공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과거처럼 네게 허무하게 당하진 않으리라. 그렇게 처음 화산에서 만난 나나. 그런데..?


▲ 반갑습니다, 누님! 오랜만에 돌아왔습니다!



▲ 자, 격노하셨으니 불 꺼주시죠!



▲ 에이, 왜 그러세요. 이러면 불 꺼지시면서..



▲ 어... 이게 아닌데....


그렇다, 몬헌프의 나나는 격노한다고 해서 불따위 끄지 않는 차도녀였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몬헌4의 테오보다 반박자 정도 패턴이 빠르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 부분은 필자의 느낌일 수도 있는데, 몬헌프 몬스터들을 상대하다보면 같은 몬스터들도 미묘하게 몬헌4의 몬스터들보다 반응 속도가 빠르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온라인 환경이다보니 기본적으로 파티 플레이를 상정하여 몬스터들을 디자인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필자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준비해왔던 작전이 무산된 상황. 하지만 훌륭한 현장요원(?), 아니 헌터는 계획이 언제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계획대로 안된다면 상황에 맞게 대처하면 되는 것! 준비도 충분히 해왔으니, 차분히 머리 파괴를 노리기 시작했다.


▲ 계획이 변경되었더라도, 목표는 머리다!



▲ 머리를 내놓아라!



▲ 머리... 인데 왜 이렇게 빠르지?;


일본 몬헌프에 발을 붙이고 계속 건랜스만 고집해온 필자. 별 생각 없이 나나에게도 건랜스를 들고 갔다. 그리고... 건랜스로는 도저히 나나의 빠른 발을 쫓아가기 힘들었다 orz 결국 그렇게 맵을 종횡무진하는 나나의 뒤를 쫓아만 다니다가 바싹 타버리고 말았다. 1차 시도 대실패... ㅠ_ㅠ


▲ 으허어헝헝허허허어헣헣....


잠깐 패드를 잡고 현자 타임을 겪은 필자는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하하, 그래 처음엔 실패할 줄 알았잖아. 그럴 수도 있지. 본격적인 헌팅 도전은 처음이었으니 그럴만 했어. 멘탈 잡고 다시 가보자'. 그렇게 이어진 2차 시도.


▲ 이번엔 놓치지 않겠다! 내 건랜스는 이정도가 아니야!!



▲ 머리를 내놓아라, 나나!!



▲ 으앙 듀금..


그렇게 1시간 동안 내리 2번의 실패를 겪은 필자. 이쯤되니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다. '거대한 부리 확률이 몇 퍼센트였지? 음... 1%? 그럼 한 백마리만 잡으면 되는거 아닌가? 얀쿡 한마리에 5분 정도 걸린다고 치고.. 5개가 필요하니까 500마리 정도. 그럼 분으로 따지면 2500분이니까 시간으로 따지면 약 42시간이고 일수로 따지면......'


▲ 때려쳐!!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조금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더니, 쿨 드링크가 모두 떨어져서 실패한 것. 지급품 1개에 들고간 5개까지 합쳐서 총 6개를 소모할 동안 처치를 못했다는 것이니, 어지간히 못 싸운 셈이다. 그래도 수레를 타게 되는 비율은 줄었지만, 어쨌든 실패는 실패. 결국 퀘스트를 포기하고 마을로 돌아와야 했다.


▲ 설마 이런 걸로 포기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 원본과는 반대의 느낌이지만.... "으아아 왜 안되는거야!!"
※ 출처 : 트위터 @_Dcod_님.


그리고 시작된 격심한 멘붕. 오래 하진 않았지만 여기까지 몬헌프를 하면서 기사에 적었던 멘붕도 있었고, 차마 기사에 적지 못했던 부끄러운(?) 멘붕도 많았지만, 이정도의 멘붕은 없었다고 단언한다. 당시 필자의 마음을 이야기하자면, 오밤중에 폭력성이 튀어나와 패드를 던지고 소리를 지르며 싶었음은 물론, 필자의 모든 몬헌 인생을 부정하며 나락까지 존재감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 아하하, 제가 슈레깁니다. 전 헌터라고 칭할 자격이 없어요...


실제로 이 일이 있고나서 필자는 6시간 정도 몬헌을 멀리하고 각종 예능시청과 숙면으로 멘탈 치유를 해야 했다.. ㅠ_ㅠ



여기서 포기할 순 없다, 무기를 바꾸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었기에 무언가 변화를 줄 필요성을 느꼈고, 그래서 내린 결론이 '잠시만 건랜스를 내려놓자'였다. 필자의 실력으로는 도저히 건랜스를 들고 나나를 잡을 수 없다고 판단, 머리하면 역시 해머! 해머를 들기로 한 것이다. 사실 이 과정에서 멘붕으로 일본어를 잘못 읽어 엉뚱한 무기를 만들 줄 알고 같은 무기를 2개 만들기도.


▲ 공감되서 더욱 슬픈 이야기였다 ㅠ_ㅠ


사실 필자에게 해머는 상당히 낯선 무기다. 스트레스가 추가되는 무기랄까. 예를 들어, 날이 있는 무기를 들면 왠지 꼬리를 자르는 것이 내 역할인 것 같은 느낌처럼 해머를 들면 당연히 스턴을 넣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든다는 것이다. 필자의 헌팅 실력은 그리 대단치 않기에 이런 역할을 맡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워 이러한 무기를 피했었다. 파티 플레이에서의 매력때문에 몇 번 시도는 했는데 머리도 잘 안때려지고, 리치는 너무 짧고, 때리는 모션은 묵직해서 상급자 무기처럼 느껴졌더랬다.

어찌어찌 하위에서 정말 쓸만하다는 바인드큐브를 완성! 잠깐의 조작 훈련으로 기본 모션을 익힌 뒤, 나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광장으로 돌아왔다.


▲ 이제 너만 믿는다, 해머야..


지난 시도에서 쿨 드링크 부족으로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했던 필자는 화산이 아닌 다른 맵에서 나나를 잡아보기로 결심했다. 최대한 신경써야 되는 요소를 줄이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퀘스트를 찾아보던 중 추격전을 발견했다. 일정 타임이이 되었을 때 고룡이 퇴각하는 퀘스트로 정해진 시간까지 대미지를 축적시켜 퇴각시켜야 한다. 물론 잡아도 되지만... 어쨌든 당장은 부위파괴보다 클리어 자체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었기에 사막에서의 나나 추격전을 결정하고 퀘스트에 돌입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다른 지역들도 다 추격전이 존재했다..

맨 정신인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사막도 낮밤에 따라 드링크가 필요한 것은 매한가지였지만, 당시에는 추격전이기에 시간적 여유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멘붕에 이은 정상적인 의사판단의 불가로 사막을 선택했던 것 같다. 어쨌든 이번에는 제발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활력제와 비약까지 챙기면서 좀 더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 사막에서 다시 만난 나나


해머를 들고 처음 상대해본 몬스터였기 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조금씩 플레이를 이어 나갔다. 그렇게 한 25분이 흘렀을 무렵, 갑자기 나나가 날아오르는 것이 아닌가? 맵 이동이라고 하기엔 방금 이곳으로 왔었던 나나였기에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도 잠시, 갑자기 시스템 메시지와 함께 퀘스트 성공을 알리는 사운드가 흘러나왔다!

그렇다, 토벌에는 실패했지만 퇴각시키는 데에는 성공한 것!! 으아아, 가능성이 있구나!! 그렇게 처음 나나를 물리친(물러간?) 것에 감동한 필자는 영상이나 사진을 찍을 생각조차 못해서 보상창마저 넘기고 결과창에서야 정신이 들었다.


▲ 그래서 영광의 나나 첫 수렵 사진은 이것 뿐이다. ㅠ_ㅠ


근데 그런 기쁜 생각도 잠시, 뭔가 이상했다. 퇴각시킬 정도의 대미지를 쌓는 동안 필자는 머리만 쳤다. 그것도 해머로 말이다. 그나마 나나는 머리가 낮은 편에 속해서 어찌어찌 때릴 수는 있었고 생각보다 머리가 취약한 나나 덕분에 운좋게 경직과 스턴도 들어가 좀 더 머리를 때릴 수 있었다. 퇴각 대미지 정도면 부위 파괴는 성공해야 했던 것 아닌가? 여담인데, 필자는 이 수렵에서 처음으로 해머 유저분들이 말하는 몬스터 댐프시롤을 이해했다. 경직되서 쓰러졌으면 가만히 있을 것이니 머리를 왜 그렇게 흔드는거니 ㅠ_ㅠ

머리는 좀 더 단단한 것인가 하면서 갸우뚱해하는 것도 잠시. 우연히 이런 정보를 알게 되었다. 나나의 머리는 용속성 대미지가 조금이라도 쌓여 있어야 파괴가 된다는 것.


▲ 라쟌 꼬리도 아니고, 머리 부파가 속성요!?






잠시의 공황 상태가 지나고, 머리를 굴려보기 시작했다. '그..그래, 아예 잡지도 못했던 때보단 상황이 좋아졌잖아? 가..가만... 그래, 어디 보자... 용속이 뭐가 있더라... 만들 수 있는 것이.. 노산룡 해머 뿐이구나. 그래 그럼 노산룡을 잡아야겠네. 하하....'

노산룡은 매우 거대한 몬스터로, 고룡요격전 퀘스트 수주로 접할 수 있으며 거대 몬스터류가 늘 그렇듯 헌터들의 마을을 공격하러 오기에 그 전에 저지해야 된다는 설정이다. 대체 얘들은 뭐가 아쉬워서 마을을 부시려는걸까..

※ 토막 상식 - 노산룡

노산룡이 이동하는 이유는 정확하진 않으나 생식을 위해서, 혹은 거주지나 수면, 식사 등을 방해받았을 때 이동한다는 추측이 있다. 과거 미라보레아스의 부활을 피해 이동한다는 설정이 있었으나 이것이 삭제되며 미제로 남았다고. 쉔가오렌을 피해서 라는 추측도 있다. 어쨌든 단지 이동하는 것뿐이지만 워낙 사이즈가 큰 녀석이고 우회라는 걸 모르는 놈이다보니 경로에 있는 마을들을 쑥대밭으로 만들기에 헌터들이 저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노산룡은 한 방 한 방의 대미지가 엄청나긴 하지만, 대부분의 공격을 피할 수 있어 약간의 주의만 기울이면 어렵지 않게 물리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생명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각종 요소들을 이용하지 않으면 토벌은 상당히 어려운 몬스터라고 할 수 있다. 어차피 필자가 필요했던 것은 노산룡의 잡다한 소재이기에 퇴각만 시키면 된다고 판단. 혼자 이를 시도하기로 결심하고 퀘스트를 수주했다. 어차피 나나와의 전투에서 충분한 멘붕도 겪었고, 방금의 퇴각으로 사기도 올랐기 때문에 가능했던 용기였으리라.


▲ 오래된 산과 같이 거대한 용, 노산룡



▲ 두 발로 서면 성벽도 내려다볼 정도



▲ 다만, 전투의 대부분 기어다니는 것 뿐이다.


물론, 이런 거대 몬스터의 수렵 방식은 다소 일반적이지 않은 면도 있기에 가능한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도전하는 것이 좋지만 대체로 대포 쏘고, 쇠뇌 쏘고, 격룡창을 쏜다는 것은 동일(?)하기에 약간의 요령만 있으면 시도 자체는 어렵지 않게 해볼 수 있다.

생각해보니 필자도 노산룡을 직접 대면해본 것은 처음이라 그 위용에는 상당히 압박이 되었으나, 점차 느릿느릿 이동하는 녀석을 보고 있다지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렇게 깐죽대다가 발에 밟히거나 꼬리에 깔려 죽기도 했다 orz.. 어쨌든 35분의 사투 끝에 마침내 성벽 앞에서 노산룡을 밀어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고, 무사히 노산룡 소재를 얻어 용속성 해머를 만들 수 있었다.


▲ 약간의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어렵지않게 퇴근시키기 성공!



▲ 결국 또 하나의 해머까지 완성


각종 포션 준비에 음식 도핑, 심지어 무기까지 다시 만들게 만들었던 나나와의 결전. 이제 그 최종장을 완결짓기 위해 다시 한 번 퀘스트를 수주했다. 참 신기한 것이, 나나를 잡으려고 퀘스트를 찾을 때마다 조금씩 더 적합한(?) 퀘스트가 보인다는 것. 드링크 시리즈가 필요없는 탑 지역에도 나나가 있는 것을 보고 부담없이 탑을 선택했다.(이걸 일찍 봤어야 했는데..)


▲ 심기일전을 다짐하며 최후의 만찬을 주문한 필자(29세 / 서울 / 물약헌터)



▲ 나나, 내가 왔소!!! 당신의 아들.. 아, 이건 아니네요..


여태까지의 실패 덕분이었을까. 의외로 나나와의 결전은 큰 어려움없이 진행되었다. 패턴도 좀 더 분명히 알 수 있었고, 안전한 타이밍에도 좀 더 익숙해졌다. 비교적 머리를 쉽게 노리를 수 있는 공략법도 발견하여 차근차근 대미지를 누적시켜 나갔다.


▲ 한땀 한땀...



▲ 돈도르마 출신 헌터가 정성을 담아..



▲ 머리를 때려드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머리 파괴 성공!!!! 떨리는 마음에 스크린샷 버튼은 연타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것도 처치해야 성공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전투에 집중했다.


▲ 드디어 감격의 부파 성공!!!



▲ 이제 그만 편히 쉬시지요!



▲ 제발...!!


간혹 사람이 너무 기쁘면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게 된다. 그리고 필자는 정말 나나가 쓰러지는 화면이 나오자 패드를 하늘로 던지고 소리를 질렀다. 덕분에 등짝 스매싱을 맞을 뻔 했다..


▲ 자..잡았다!? 잡았어!?


정말 고생해서 잡았기에 성취감이 더 컸던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번 수렵이 값졌었던 이유는 유치하게도 들리지만 몬헌을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과 아직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때문이었던 것 같다.

▲ 이 생각을 모의고사 때마다 했...어도 여전히 이 기사를 적고 있었겠지 =)
※ 출처 : 다음 웹툰, 페이머스맨 4부 5화중에서..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몬헌은 최고의 그래픽을 가진 게임은 아니다. 게임성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나 이런 요소 역시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을 타는 부분인 만큼 몬헌을 최고의 게임이라고 단언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유저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해내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적 구조나 배려, 그리고 그 벽을 하나 넘어섰을 때 유저에게 주는 성취감에 있어서는 손꼽히는 게임은 틀림없다.

필자의 필력이 부족하여 글로써 이 과정의 멘붕을 다 담지는 못했지만, 이번 에피소드로 필자는 왜 몬헌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몬헌의 무엇때문에 매료되었는지 다시 한 번 떠올려볼 수 있었다. 고작 나나를 잡고 이런 이야길 하는 것도 우습고, 아직 경험하지 못한 수많은 몬스터들과 싸우다면 이보다 더 큰 좌절감을 느낄 날도 오겠지만, 그 역시 헤쳐나갈 길이 있을 것이고 지나고나면 이렇게 웃으며 글로 적을 수 있지 않을까. 여러 면에서 이번 에피소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자, 그럼 내일은 무엇을 해볼까..?


다음편, '상위 진입, 강력주 좀 만들어볼까요?'가 이어집니다.



※ 오늘의 성과

쿠쿠보세트 F로 업그레이드! 6강까지 완료!
타이틀(?) '나나를 혼자 부위파괴하며 잡을 수 있게 된' 획득 XD
용속성 처치를 위한 노산룡 해머 획득 및 해머 다루기 Skill Lv1 상승
검색을 생활화합시다 교훈....

▲ 그렇게 첫 부파는 뿔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93%인데... 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