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 마스터즈'의 F&F Test, 솔직히 좀 의아하긴 했습니다.

F&F Test란, 개발사 관계자들이 자신의 친한 친구들, 혹은 가족들을 초대해 진행하는 테스트입니다. Friend & Family Test의 약자로, 보편적으로 CBT에 앞서 최종적으로 게임을 점검하는 의미에서 실시하곤 합니다.

사실, 국내에서 F&F Test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개념입니다. 해외에서 활용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국내 게임사에서는 FGT(Focus Group Test)를 주로 채택하기 때문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테스트는 몇 가지 생각할거리를 제시해줬습니다.

'코어 마스터즈'는 기존보다 빠른 플레이를 베이스로 둔 캐주얼 AoS 장르 게임입니다. 양 진영 거리 단축,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난투전, 팀 플레이 부담 없는 개인전 등을 주요 컨셉으로 했었는데요. 현재는 개인전 컨셉을 배제한 나머지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미 두 번의 CBT를 진행했고, 일본에서는 정식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 또한, 국내에서는 자체 퍼블리싱 하기로 노선을 바꾸고 현재 사무실 내에 서버를 구축하고 운영인력 모집을 준비하는 등 필요한 환경을 조성 중입니다. 이 시점에 소규모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는 목표는 과연 무엇일까요?

지난 5일(토) 오후, 점심 즈음을 막 지나고부터 시작된 F&F Test는 가급적 '실제 상황'을 가정해두고 진행됐습니다. 일정한 순서를 정해놓지 않고 주어진 시간동안 게임 내 각 컨텐츠를 자유롭게 즐기는 방식이었는데요. 집 혹은 PC방에서 '코어 마스터즈'를 플레이한다는 상황을 설정하기 위해서입니다.

튜토리얼과 메이저 모의전투(봇전)를 필수로 진행하고 나면 '메이저 팀전'과 '캐주얼 팀전'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참여자는 모두 32명. 테스트는 소프트빅뱅 사무실 내의 네트워크를 통해 각 8명씩 자유 매칭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 전, 소프트빅뱅의 이관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그는 이번 테스트에 대한 기대치, 2차 CBT 이후 변경점, 자체 서비스 결정 배경 및 향후 서비스 일정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답해주었습니다.

소프트빅뱅 이관우 대표


F&F Test라 하면 첫 베타테스트를 앞두고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어떤 결과를 얻고자 하시는지요?

오픈을 앞두고 정말 가감없는 의견을 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전투 및 마스터 조작과 같은 게임 플레이라든가 UI 디자인 전반에 걸친 총체적 테스트인데요. 세세하게 구성한 설문지를 준비해뒀습니다. 쓴소리를 아끼지 않을 만큼 친한 분들을 초빙했기 때문에 매우 객관적인 평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 2차 CBT 버전을 플레이해본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로 바뀐 부분은 무엇이 있나요?

일단 UI가 대폭 개선했습니다. 캐릭터 이동이나 공격 속도가 게임 진행에 비해 느리다는 피드백이 있어서 조정을 거쳤고요. 맵도 바뀌었습니다. 메이저 팀전에서 기존에 사용했던 '슐레한 유적지' 맵 대신 '영웅의 전당'을 제작했죠. 기존 맵은 리뉴얼해서 새롭게 선보일지 여부를 논의 중입니다.


일본에서 이미 서비스를 진행하고 계신데요. 그 버전과 다른가요?

말씀하신 2차 CBT 버전이 현재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클라이언트입니다. 오늘 테스트에서 얻은 결과를 토대로 최종 마무리 작업을 할 거고요. 결과에 따라 내부에서 기술 측면 테스트를 짤막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VJ 레나.
전체적인 UI가 상당부분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보니 오픈을 기다리는 유저들이 꽤 많더군요. 추후 일정은 어떻게 잡혀있으며, 컨텐츠 볼륨은 어느 정도인가요?

8월 중순 즈음 오픈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오픈에서는 40종의 마스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단, 모든 마스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고, 일정 주기의 로테이션 방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테이션 한 번에 10종 내지 15종의 마스터를 플레이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모든 마스터는 각각 2종 이상씩의 스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또한 오픈과 함께 공개할 예정입니다.


게임의 정식 명칭에는 변동이 없나요? 또, 축약해서 부르는 명칭도 생각하시는 바가 있는지.

오픈 정식 명칭은 그대로 '코어 마스터즈'(Core Masters)입니다. 유저분들 사이에서는 '코마'(CoMa)라고 하시던데, 저도 마음에 듭니다.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코마송' 같은 것도 준비하고 있어요.


한편, 이 날 테스트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참여했습니다. 온게임넷 '더 테스터'의 진행을 맡고 있는 'VJ 레나'와 네이버 웹툰 '격투기특성화사립고교 극지고'를 연재 중인 허일 작가인데요.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 시간을 내어 '코어 마스터즈'에 관한 소감을 전해주었습니다.

F&F Test에 참가한 VJ 레나


오늘 플레이해본 마스터는 뭐였나요?

음... 실비안이랑 헤이씽, 그리고 지르겔이요. 오늘 플레이 버전에는 포함이 안 됐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마스터는 포포린이에요. 제가 목소리 더빙을 맡은 캐릭터거든요.

VJ 레나가 플레이했던 마스터들.
왼쪽부터 실비안, 헤이씽, 지르겔

더빙 작업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게 있나요?

원래는 제가 '슈아 데 파라모스'의 더빙을 준비했어요. 본래 여왕인데 어린아이의 몸에 봉인된 캐릭터라서, 근엄함은 살아있는데 목소리는 어린아이의 것이어야 하는 꽤 어려운 캐릭터거든요.

캐릭터 음성 더빙 작업이 처음이라 나름대로 고민도 많이 했고 준비도 철저하게 했어요. 실제 녹음까지 다 했었죠. 막상 녹음을 마쳤을 때 주변 반응도 나쁘지 않아서 만족하고 있었는데 결국 못 쓰게 됐어요. 다른 성우분들의 녹음본이랑 같이 놓고 보니 너무 튄다고 하더라고요.

그 대신 맡게 된 마스터가 포포린인데, 또 이게 저랑 의외로 잘 맞더라고요? 대표님이 시네마틱 영상의 메인 캐릭터 중 하나로 써주신다고도 했고, 포포린 자체도 마음에 들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왼쪽이 본래 더빙을 맡았던 '슈아 데 파라모스',
오른쪽이 새롭게 맡게 된 '포포린'

음성 더빙 이야기를 듣다가 잠시 딴 데로 샜네요. '코어 마스터즈'의 테스트 소감은 어떠셨나요?

더빙 작업한 다음에 개인적으로 와서 테스트해보기도 했고, 2차 CBT 때도 코어 마스터즈를 플레이 했었어요. 횟수로 치면 이번이 4번째 테스트네요.

저는 LoL도 하고 도타2도 종종 하는 편인데요. 그것들에 비해서 접근하기가 상당히 쉬워요. 맵도 작고 하다보니, 굳이 성장을 위한 시간을 거치지 않아도 바로바로 싸움이 벌어지거든요. 초보 유저들도 조금만 익히면 금방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테스트를 여러 차례 해보신 관점에서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을 듯 한데요.

전 이 게임에 대한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에요. 매번 테스트할 때마다 달라지는 모습을 봐왔으니까요. 기존에 게임 접근성 측면에 복잡한 느낌이 있다고 생각해서 피드백을 드렸는데, 이번에 보니 많이 개선됐더라고요. 조금만 더 다듬으면 누구나 충분히 쉽게 배울 수 있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웹툰 '극지고'를 연재 중인 허일 작가


오늘 테스트에서 어떤 마스터를 플레이하셨나요?

스텔론이랑 AJ-19, 그리고 하나 더 했는데 이름이 잘 기억이 안 나네요. 개인적으로는 AJ-19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상대편을 농락(?)하는 재미가 있거든요. 좀 더 해보면 더 마음에 드는 마스터가 있을 듯 한데 아직 전체적으로 캐릭터를 잘 모르는 편이라서요.

하다보니 느낀 건데 설문지를 좀 천천히 작성할 걸 그랬어요. 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았는데 몇 번 해보니까 재미가 붙었거든요. 방금 마지막으로 했던 게임에서 이겨서 지금 기분이 매우 업된 상태입니다.

허일 작가가 플레이했던 마스터.
왼쪽이 Aj-19, 오른쪽이 스텔론

다른 AoS나 MOBA 장르 게임을 자주 하시는지, 그리고 그것들과 비교하면 어떤 느낌인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LoL은 꽤 오래 했어요. 제가 생각하는 LoL의 매력은 라인에 따른 역할 분담에 있다고 생각해요. 각 역할을 맡은 챔피언의 특징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는 게 묘미거든요.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차별성을 주려고 라인을 없앤 건지는 모르겠는데, '코어 마스터즈'에는 라인 개념이 없더라고요. 초반부터 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건 마음에 듭니다.


아쉬운 부분을 짚어주신다면요?

음, 섣불리 말씀드리기는 어렵네요. 라인 구분이 없고 역할이 분명히 나눠지지 않아서인지 캐릭터별 특성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또, 제가 이해력이 부족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장비 운용방법이 좀 복잡한 것 같아요. 제가 원래 단순한 걸 좋아해서요. 밥먹을 때 메뉴판에 메뉴가 많으면 싫어할 정도거든요(웃음). 저 같은 성향의 유저가 처음 코어 마스터즈를 접할 때 장비 시스템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테스트와는 별개지만, 연재 중이신 극지고는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기술 이름을 짓는 센스에는 늘 감탄하고 있어요.

그거랑 관련해서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저더러 한자 몇 급 자격증이 있는 게 아니냐고 묻고들 하시는데요. 실제 작업할 때 옆에 인터넷 옥편 같은 거 띄워놓고 일일이 찾아가면서 합니다.

근데 사실 요즘 점점 한계를 느껴요. 담당자 분도 슬슬 진지한 노선을 걸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이야기하셔서 컨셉을 좀 바꿔볼까 싶습니다. 제 만화도 그렇고, 극지고를 소재로 한 게임에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게임의 최신 빌드를 접해본 느낌을 보다 명확하게 전달해 드리기 위해 '자문자답' 형식의 소감을 작성해봤습니다. 많은 유저분들의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1. '캐주얼함'을 강조한 AoS, 플레이 타임 소감은?

'캐주얼함'의 기준을 한 판당 플레이 타임으로 본다면 여태까지의 AoS형 타이틀 중 상위에 들 수 있는 수준입니다. 팀의 전략이 '최대한 빨리 끝내겠다'는 방향이라면 약 10~15분 사이에 끝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죠.

현재 핵심 컨텐츠로 기획되고 있는 메이저 팀전의 경우, 2만 체력을 가지고 있는 가디언을 먼저 파괴하면 승리하게 되는데요. 코어 하나를 획득한 상태에서 사용하는 코어 블래스터 한 방이 2,000 대미지를 입힐 수 있습니다. 즉, 코어 하나짜리 블래스터만 쏜다고 해도 10방이면 게임이 끝나는 거죠.

다만, 막상 해보면 이게 생각만큼 녹록치는 않습니다. 일단 가디언 자체의 공격력도 상당한 데다가 멀티 샷을 날립니다. 단체로 달려가 팀원 한둘이 대신 맞아주는 동안 블래스터를 먹이는 전략이 원천봉쇄되어 있어요. 여기에 적 마스터가 한 명이라도 방어에 참전할 경우 블래스터 시전 중에 쓰러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기본 프레임 자체는 빠른 플레이를 지향하지만, 유저 실력과 팀 호흡 여부에 따라 플레이 타임이 늘어날 수도 있는 점은 우려가 되네요. 의도치 않은 시간 연장이 자칫 게임의 캐주얼한 이미지 자체에 타격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가디언 타격 시에 상대 마스터가 참전하면 상당히 불리해진다.
상대 팀 눈을 피해 공격하는 것이 효율적.

플레이 타임이 길어지면 코어가 추가로 등장,
보다 빠른 진행이 가능해진다.


2. 메이저, 캐주얼 모두 팀전? Free For All(개인전) 모드는 어디 갔지?

현재 완전한 개인전 플레이 모드는 배제된 상태라고 합니다. 1명만 승자가 된다는 구조가 스트레스가 됐다고 하는데요. 본래 8인 개인전 기준으로 1등부터 4등까지가 보상을 지급받는 구조였지만, 어찌됐건 1등이 생기는 건 부정할 수 없을 테니까요.

Free For All 방식은 보다 차별화된 형태의 AoS 게임을 만들고자 고안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맹점이 있죠. 모든 마스터가 개인전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되다보니 각 캐릭터들의 역할분담은 물론 개성까지 애매해지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겁니다. 특정 능력에 특화되기보다는 두루두루 무난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마스터만 잔뜩 생기더라는 거죠.

때문에 현재로서는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소프트빅뱅 측에서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에 이벤트형 컨텐츠로 공개하는 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네요. 물론 이밖에도 다양한 이벤트 모드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로비의 '병영'에서 아이템을 세팅할 수 있다.
장비 아이템은 각각 합성, 분해할 수 있으며 재료를 모아 제작할 수도 있다



3. Free For All 대신 캐주얼 팀전, 그 느낌은?

메이저 팀전이 '가디언 파괴를 위한 전략 싸움'이라고 한다면, 캐주얼 팀전은 '싸움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경향이 더 짙습니다.

일단, 승리를 위해 확보해야할 코어 갯수가 20개에서 30개로 바뀌었고, 후반으로 갈수록 중립 건물인 게이트에서 등장하는 코어 갯수가 늘어나도록 됨으로써 평균적인 플레이 타임라인에는 약간 변화가 생겼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코어 획득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초반에 우위를 점하더라도 후반에 역전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습니다. 승기를 잡았다면 더욱 몰아치는 플레이를 유도함으로써 게임이 루즈해지는 것을 예방하고자 했습니다. 뭐, 의도한대로 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요.

애초에 '파괴'가 아닌 '수집'이 목적이기 때문에 매 판마다 양상이 달라질 여지는 충분합니다. 코어를 모으는 방법도 차이가 있겠고, 팀전이니만큼 코어를 어떤 식으로 분배해서 가지고 있을 것인가도 전략 요소가 될 테죠.

캐주얼 팀전은 '코어 사용'이 아닌 '수집'이 목적.
따라서 게이트를 파괴하는 것이 지상목표가 된다.

뭐라? 게이트가 많이 나온다고라?

4. 앞으로 힘을 쏟아야할 부분은 무엇일까?

테스트 참여자들의 의견, 그리고 몇 시간 동안 직접 테스트를 지켜본 소감을 종합했을 때, 각 마스터에 관한 정보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의 게임이 마찬가지겠습니다만, 자신이 선호하는 플레이 스타일을 맛보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재미를 느끼도록 해주는데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죠. 캐릭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AoS 장르는 특히 더 합니다.

마스터의 종류를 다양하게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누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진입장벽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온라인 게임들에서 한때 진행하곤 했었던, '나에게 맞는 캐릭터 찾기'와 같은 방식의 컨텐츠가 있다면 좀 나을 수도 있겠네요. 또한, 마스터별 스토리나 프로모션 트레일러 등을 적극 제작해 배포하는 방법도 있을 겁니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유저들로 하여금 캐릭터에 친숙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하고 싶네요.

오픈과 함께 선보일 40종 마스터. 각 2종 이상의 스킨.
게임의 중심이 될 이들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