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이드의 강자 '슬시호' 정한슬이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며 패승승승으로 역전, 8강 진출에 성공했다.

7월 13일,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 열린 하스스톤 한중마스터즈 16강 7회차 경기에서 슬시호 정한슬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주문 도적을 노리고 나온 거인 흑마법사 덱에게 뒷심 대결에서 패배하면서 위기에 몰린 상황. 하지만 정한슬은 해법으로 명성이 자자한 드루이드덱을 꺼내들며 반전을 노렸다.

그리고 정한슬의 바람대로 경기가 풀렸다. 2세트에서 거인 흑마법사덱을 제압한 이후에 3세트 주문 도적을 상대로는 적시에 등장한 불의 군주 라그나로스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서 4세트에서는 성기사를 상대로 시종일관 우위를 점하며 경기를 끝냈다. 다음은 '슬시호' 정한슬의 승리 인터뷰 전문이다.



Q. 8강에 진출한 소감은?

이겨서 정말 기쁘고, 국가를 대표해서 나온 자린데 한 명도 잡지 못하고 떨어지면 불편한 상황이었다. 최소한 중국인에게 졌다는 이야기를 듣긴 싫었다.


Q. 1세트에서는 흑마법사에게 뒷심 대결에 밀리며 패배했다. 정신적으로 흔들리지는 않았나?

상대는 무조건 거인 흑마법사라고 생각했다. 손패 흐름이 좋은 주문 도적이나 범용성이 뛰어나 무난한 드루이드를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상대가 흑마법사임을 본 순간 상성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거인 흑마라고 생각했다. 상대쪽에서는 거인 흑마를 내면 심한 카운터를 당하지 않을 것으로 본 것 같다.

하지만 초반에 하수인이 너무 많이 잡혔다. 대지고리회 선견자나 혼절시키기는 잡혀도 좋았지만 다른 하수인이 너무 많이 잡아서 지옥 불길에 필드 클리어당하면 지겠다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필드클리어를 당했다. 그래서 어렵게 풀어간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10마나 때 하늘빛 비룡을 내고 나서 하나를 더 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좀 아쉬웠다. 이번 턴에 못 끝내면 불안해서 드로우를 보기로 결정했었다. 그 플레이 판단 말고는 대체로 괜찮게 했던 것 같다.


Q. 2세트에서 드루이드가 무너졌다면 정말 어려운 경기가 됐을 것 같다. 이에대한 생각은?

상대가 압도적인 힘 + 암흑 불길 콤보로 필드 클리어를 너무 쉽게 했다. 내 손패가 마른 것도 컸다. 아무래도 손패가 마르면 상대는 산악 거인을 바로 내버리게 된다. 거인 흑마가 힘든 점이 용암 거인은 마음대로 낼 수 없고, 산악 거인은 4마나때 바로 내던가 그게 아니면 도발과 연계가 힘들기에 쉽지 않다.

중간에 암흑 불길에 필드를 정리 당해서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천천히 생각하면서 풀어나갔기에 잘 따라왔던 것 같다.


Q. 3세트에서는 불의 군주 라그나로스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경기를 총평하자면?

3세트에는 더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었다. 혈법사 탈노스, 천벌, 동전+변신으로 하면 필드를 쉽게 잡을 수 있었는데 동전을 계속 아꼈다. 급속 성장을 쓴 상태에서의 후공이었고, 상대가 가젯잔 은폐를 쓰면 동전 라그나로스를 내겠다라는 생각에 아꼈는데 하늘빛 비룡이 나왔고, 여기서 라그나로스가 혼절시키기를 맞아도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에 내보낸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Q. 4세트에서는 상대가 코렌토 성기사덱을 꺼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실은 나도 준비한 덱이다. 의아했던 것이 아무래도 막판까지 갔을 때 무난한 드루이드만을 저격해서 짜기 힘든 덱이다. 다른 덱이라면 가능하다. 초반에 힘을 싣는 식으로 짠다던가. 하지만 드루이드는 그게 힘들기에 막판에 드루이드를 할 것 같았다. 또 Fu Liang의 주 직업이 사냥꾼으로 알고있어서 사냥꾼을 하겠지라고 생각했다.

드루전에서는 코렌토 성기사가 썩 좋지는 않다. 그래서 신의 은총을 쓰는 성기사인줄 알고 초반 드로우에서 천벌이 잡히면 원래 바꿔버리는데 단검 곡예사를 의식해 가져갔고, 전체적으로 직업 싸움에서 이긴 것 같다.


Q. 역시 국내 최강의 드루이드를 잘 증명한 경기가 된 것 같다. 이에 대한 생각은?

드루이드보다 사실 주술사를 더 좋아하는데 주술사가 외면받다보니 드루이드로 많이 이기는 것 같다. 드루이드를 나보다 더 잘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내게는 너무 과분한 칭호가 아닌가 하다. 아직 황금 드루도 따지 못했다(웃음).


Q. 다음 상대는 '광역맞으면서렌함' 김정수다. 부담이 되지는 않나?

본인은 나를 이기면 우승한다고 생각한다는 것 같다. 마치 나를 라이벌로 생각하는 것 같다. 실제로 정말 친하기도 하고, 연습을 도움받기도 한다. 그렇기에 김정수가 이기면 정말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고, 내가 이겨도 칭찬 받을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는 심정으로 8강에 임하도록 하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광역맞으면서렌함' 김정수 선수가 골든코인 팀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나를 올려보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솔선수범해서 너무 잘 도와줬다. '이시대최고마법사' 김건중에게도 고맙다. 아니, 골든코인 팀 전체에게 정말 고맙다. 나의 가치를 높게 쳐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