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울산 클랜이 넘고, 돈(실리)은 EXPO가 챙겼다.

일반부 B조 마지막 경기는 2승으로 이미 4강 진출이 확정된 울산 클랜과 EXPO 간에 펼쳐졌다. 조 1위가 가려지는 경기인 만큼 두 팀 간의 자존심 승부가 펼쳐질 법 했지만, EXPO의 속내는 그렇지 않은 듯 했다. 그 배경에는 경기 결과에 따라 4강 상대가 결정되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미 A조 경기 결과가 마무리 된 상황에서 '챔피언' 퍼스트 제너레이션은 당초 예상을 깨고 배틀존에게 패배, 조 2위를 기록했다. 따라서 울산 클랜과 EXPO는 이날 경기에 승리해 조 1위를 차지할 경우, 4강에서 우승 0순위 퍼스트 제너레이션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EXPO의 판단은 자존심 보다는 실리를 택하자는 쪽인 듯 했다. 제3보급창고에서 펼쳐진 1세트에서 시작부터 속공 위주의 플레이를 펼친 것은 물론, 일반적인 경기였다면 하지 않을 무모한 행동까지 서슴없이 펼치며 빠르게 패배했다. 상대 위폭에 대한 대응 역시 안일했고, 수류탄 하나에 두 명의 팀원이 사라지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결국 졸전을 펼친 EXPO는 1세트에서 단 하나의 라운드를 가져가지 못했다.

2세트, 프로방스에서 블루 진영으로 시작한 EXPO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바로 상대 진영으로 달려들었다. 앞서 위폭으로 1킬을 기록한 EXPO는 이를 예상치 못한 울산 클랜의 뒤를 잡으면서 손쉽게 라운드 포인트를 챙겼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 EXPO는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에게 공격 루트를 열어줬고, 결국 내리 6개의 라운드를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이날 경기에 승리한 울산 클랜은 조 1위로 4강에 진출했지만, 강적 퍼스트 제너레이션을 4강에서 만나게 됐다. 반면 EXPO는 이날 한 경기에 패하긴 했지만, 비교적 만만한 배틀존을 4강에서 만나면서 결승 진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승자와 패자가 바뀐 순간이었다.


1세트 제3보급창고
EXPO XXXXX X
UlsaN_ClaN OOOOO O

2세트 프로방스
EXPO OXXXX XX
UlsaN_ClaN XOOOO 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