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엔조이 NLB 섬머 2014시즌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아마추어 팀의 선전과 프로팀의 건재함.' 인벤져스, 아나키, MKZ 등 걸출한 아마추어 팀이 다수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이며 눈을 즐겁게 해줬고, 프로팀들 역시 프로다운 경기력으로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줬다.

많은 스토리가 있었던 이번 NLB 섬머 시즌도 한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9일 광운대학교 동해문화 예술관에서 펼쳐지는 아이티엔조이 NLB 섬머 2014시즌 결승전에서 SKT T1 K와 나진 소드가 우승컵을 놓고 진검 승부를 펼친다. 우승을 원하지 않는 팀은 그 어디에도 없지만 SKT T1 K와 나진 소드에게는 꼭 NLB 우승을 차지해야만 하는 절실한 이유가 있다.


■ 그들이 NLB에서 우승을 해야만 하는 이유

◈ SKT T1 K의 사정


그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롤챔스 2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SKT T1 K. 그들은 팬들의 엄청난 기대를 받으며 핫식스 롤챔스 스프링 2014시즌에 출전했다. 팬들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SKT T1 K는 롤챔스 스프링에서 8강이라는 성적에 만족해야 했다. 그들이 과거 롤챔스 결승전에서 완파했던 삼성 화이트에게 8강에서 대패하며 익숙치 않은 NLB 무대로 향해야 했다.

다소 충격적이었던 SKT T1 K의 NLB행.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SKT T1 K는 빅파일 NLB 스프링 2014시즌 4강에서 CJ 프로스트에게 일격을 맞았다. 비록 3, 4위전에서 KT 불리츠를 꺾고 3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그동안 SKT T1 K가 거뒀던 성적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으로 스프링 시즌을 마무리했다.

SKT T1 K는 봄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며 이번 섬머 시즌에 임했다. 하지만 그들의 입지는 스프링 시즌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스프링 시즌에 그들의 발목을 잡았던 삼성 화이트에게 또 패배하며 NLB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롤챔스 2회 연속 우승에 빛나던 SKT T1 K가 2시즌 연속 NLB로 미끄러졌다. 하늘을 찌르던 자신감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전성기 시절에는 어렵지 않게 상대했을 팀들에게도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을 회복해야 할 시점이다. 그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롤 올스타 2014에서 무실세트 전승우승을 차지했던 팀이다. 큰 목표를 위해서는 당장 눈 앞에 있는 목표들부터 차근차근 달성해야 하는 법. SKT T1 K의 부활을 위한 첫 걸음이 이번 NLB 우승이 될 수도 있다.


◈ 나진 소드의 사정


나진 소드의 상황도 SKT T1 K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나진 소드 역시 한 때를 풍미했던 강팀이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왕좌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 후 나진 소드는 3시즌 연속 8강 진출 실패라는 아픔을 겪었다. 결국 팀은 리빌딩을 거쳤고 누구보다 긴장된 모습으로 이번 롤챔스 섬머에 모습을 드러냈다.

팀 리빌딩의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카인' 장누리를 제외하고 모든 포지션에 새로운 선수를 배치한 나진 소드는 갓 리빌딩을 마친 팀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리빌딩 이후 출전한 첫 시즌에서 롤챔스 8강 무대에 올랐다. 8강에서도 오랫동안 같은 멤버로 팀워크를 다져온 SKT T1 S를 상대로 주눅들지 않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비록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다음 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NLB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 나진 소드. 그들은 4연속 NLB 결승 진출, 2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쓰며 'NLB의 황족'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바 있다. 이번에도 나진 소드의 황족다운 경기력은 그대로 이어졌다.

나진 소드는 NLB 8강에서 CJ 블레이즈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4강에 올랐고, 형제팀인 나진 실드와의 4강전에는 3:0 깔끔한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NLB 결승 진출로 나진 소드는 무려 5시즌 연속으로 NLB 결승 무대를 밟게 된 유일한 팀이 되었다.

대대적인 리빌딩에도 큰 흔들림 없이 NLB 결승에 진출하게 된 나진 소드. 다음 시즌 더 높은 곳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 나진 소드에게 이번 NLB 우승은 그 첫 단계가 될 것이다. '신' 나진 소드의 첫 시즌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유는 충분하다. 남은 건 진검 승부 뿐!

과거의 영광 재현을 위한 첫 걸음을 NLB 우승으로 떼고 싶은 SKT T1 K. 팀 리빌딩 이후 나선 첫 시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다음 시즌에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싶은 나진 소드. 두 팀 모두 NLB 섬머 시즌에서 우승하고 싶은 동기는 충분하다. 더 이상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이제 두 팀에게 남은 것은 모든 것을 건 진검 승부 뿐이다. 한 팀이 우승을 차지하면 다른 한 팀은 무대 뒷편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함으로 무장한 SKT T1 K와 나진 소드의 대결은 9일 오후 4시 광운대학교 동해문화 예술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