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인벤에서는 이번 프로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19건의 기획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이 고인규 해설의 프로리그 결산기사를 마지막으로 인벤의 프로리그 결승전 관련 특집 기사는 모두 마무리됩니다. 고인규 해설은 선수시절부터 프로리그에 함께한지 10년차를 맞이합니다. 그만큼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이고, 현재는 스포TV 게임즈에서 프로리그의 주역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프로리그가 여기까지 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병행 시즌을 거쳐 군단의 심장이 발매됐을 때도 프로리그는 존폐의 위기에 놓여있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그랬죠. 하지만 극적인 변화에 팬들은 화답했고, 결국 어렵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강 세빛섬에서 스타2팬들의 성대한 축제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고인규 해설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지만, 팬들의 성원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인터뷰 내내 팬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결승 뿐입니다. 축제를 앞두고 있는 지금, 고인규 해설과 2014년 프로리그의 모든 것을 논해보았습니다.


■ 진에어가 우승했던 4라운드 최종 결산 - 이변은 멈추지 않았다



Q. 이제는 결승전만 남았네요! 어떻게 기다리고 있나요?

굉장히 지루하게 기다리고 있어요. 긴 8개월간의 여정이 끝나게 되는 것이라 설레이는 마음을 숨길 수 없네요.


Q. 지난 4라운드 요약을 해볼게요. 정규 시즌 1위가 우승한다는 법칙이 깨졌죠?

말씀해주신 것처럼 제대로 깨졌조.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팀은 결승에서 발목이 잡혔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고, 라운드마다 미친 선수가 나왔잖아요. 1라운드는 주성욱, 2라운드 김도경, 3라운드 김정우였죠. 근데 4라운드에서는 미친 팀이 나왔어요 '진에어'죠. 조성주 3킬 김유진 3킬 방태수 3킬로 게임을 끝냈죠.


Q. SKT가 워낙 압도적이어서 4라운드의 패자가 될 것 같았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CJ도 아까웠죠

정규 시즌은 CJ와 SKT가 주도했죠. CJ가 5승 무패까지 갔고 SK도 결승에 오르면서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줬거든요. 진에어는 떨어질 뻔했어요. 1승 3패까지 갔다가 마지막 세 경기를 모두 잡이면서 PO 막차를 탔거든요. 근데 3라운드도 그랬어요. 이때도 진에어가 떨어질 뻔 했는데 내리 4연승을 해서 4승 3패를 찍었거든요. 뒷심이 있는 팀이에요. 조성주-김유진에게 치우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카드가 계속 나오는 신비로운 팀이에요.


Q. 방태수의 발견이 놀라웠죠. 4강에 진출했고, 4R 결승은 그야말로 캐리했죠

방태수에게 큰 기대는 안했어요. 스타일은 있는데 높은 커리어를 찍을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거든요. 스타일은 특이하지만 본인이 얻어가는 것은 없는 그런 선수였는데 연습을 많이 한다는 것도 보여졌고 조성주 최고의 테란, 김유진 최고의 프로토스, 이런 동료들과 함께하다보니까 타종족전에 대한 발전이 눈부셨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해병왕 이정훈이 팬을 불러오는 플레이를 하잖아요. 팬들을 매료시키는 플레이를 하는데 저그는 이런 플레이를 하기 어려워요. 테란은 조성주가 있겠고 프로토스는 정윤종, 김유진이 있는데 저그는 스타일리스트가 그다지 없거든요. 방태수가 자신의 스타일을 잘 보여주면서 플레이하는 것을 보니까 선수의 능력인 것 같아요.

방태수의 경우 '방명록' 때 이슈가 되고 잠잠했단 말이에요. 이때는 한계가 보이는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프로리그에서 자신의 한계를 제대로 깨버렸어요.


Q. 4R 결승에서 SKT가 무너졌던 패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저그에 대한 비중을 많이 두지 않았을 거에요. 기다리는 시간을 조성주와 김유진을 위해 썼지, 방태수와 이병렬을 위해 쓰지는 않았을 것이거든요. 조성주와 김유진에 대한 맞춤에 80%를 집중하고 나머지는 20%로 놓아도 될 만큼 저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을 거에요. 또 방태수가 잡았던 것이 어윤수였던 것도 있어요.

방태수가 나오는 순간 '멀티킬'이다란 생각을 했을 거에요. 방태수란 선수를 너무 간과했죠. 어윤수가 동족전이니까 무너진다고 해도 김도우까지 무너질 것이라고는 생각치 못했을 거에요. 김도우는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나서 클래스가 올라갔단 말이에요.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경기 내에서 김도우 다운 모습을 보여주질 못 했어요. 개인리그는 개인리그고 프로리그는 프로리그니까요. 모든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프로리그가 부담이 된다고 해요. 그날은 개인리그 우승자라고 해도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거죠.


Q. 4라운드를 평가하자면 CJ의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겠죠? 어떻게 보시나요?

이번 프로리그가 재미있는 것이 이변의 연속이에요. CJ가 졌던 팀이 IM에게 0:3, T1에게 0:3인데 T1에겐 질 수 있어요. 제가 박용운 감독님하고 친분이 있으니까 물어봤었어요. 당시에 "이길 것 같다."라고 했는데 IM에게 지면서 박용운 감독님도 흔들린 것 같아요. 크게 맞았거든요. 급소를 찔렸죠.

IM을 이겼으면 T1에게 져도 결승 진출하는 상황이었어요. 경기도 정말 신기했어요. 김준호와 정우용이 다 졌어요. 이 둘이 다 나왔는데 지고 김영일이 신동원에게 잡히고, 정우용이 최용화에게 잡힐 줄은 누가 상상했겠어요. 그 날이 IM이 미쳤던 것 같아요. 그게 라운드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질 수밖에 없었죠.


Q. 삼성이 가능성은 낮았지만 최종 포스트시즌 진출가능성이 있었어요. 이 점에 대해서는?

삼성은 최종 포스트 시즌에 가게 됐다면 동기부여가 됐을텐데 보여준 게 없었어요. 이런 점은 아쉬워요. 그래도 신노열, 송병구, 강민수 이 세 장의 카드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다음 시즌이 기다려지는 것 같아요. 그 세 명의 선수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선수가 없었죠.

특히 김유진에게 3킬을 당할 때 경기내용이 너무 안 좋았어요. 솔직히 1라운드 때만 잘했죠. 2, 3라운드에서 반타작만 해줬어도 최종 포스트시즌에는 갔을 것인데,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보는 재미는 있었어요. 마지막까지 삼성이 올라갈지도 모른다란 가능성이 있었는데 상대가 T1이라서요. 여러모로 아쉬워요. 삼성 선수들이 이 인터뷰를 본다면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최종 포스트시즌 요약 - SKT의 무서운 기본기, KT의 전략적 승부수 돋보여



Q. 최종 포스트시즌 4강 1경기 SKT T1과 CJ 엔투스의 경기는 어떻게 보셨나요?

첫날 경기는 CJ의 준비성이 돋보였던 경기였습니다. T1과 CJ가 경기를 하게된다면 T1의 승리를 예상하는게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었죠. 이유는 에이스 카드의 수에요. T1에서는 개인리그 8강에 올라간 선수의 숫자만 무려 7명이 있었던 반면 CJ는 김준호,정우용 이라는 카드를 제외하면 그다지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박용운 감독이 이끄는 팀은 달라도 뭔가 달랐습니다. 신동원이 김민철을 상대로 보여준 사소하지만 강력한 심리전, 아웃복서에서 정우용의 메카닉, 에이스결정전 맵이 회전목마 임에도 불구하고 프로토스 김준호 카드를 앞세워 T1을 격파. 지금 생각해도 정말 대단했어요.

승자연전 방식부터는 T1이 자신의 진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하죠.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준비시간이 길다고 할지라도 전략을 많이 가져오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빌드가 거의 고착화가 되고 일회성 빌드는 찾아보기가 상당히 힘들어졌기 때문이죠. 박용운 감독님에게도 승자연전 할때 가서 이야기를 들었지만 전략이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선수들의 실력을 믿고 2:0으로 무조건 경기를 끝내야한다고 했었죠.

여기서부턴 T1 선수들의 원래 가지고 있던 기본기가 CJ 선수들보다 위에 있다는 걸 느꼈어요. 전략이 다 떨어진 CJ 쪽은 패배하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빛났던 것은 3차전에서 에이스결정전까지 끌고간 CJ의 저력이었죠.

다음 시즌 프로리그가 열리게 되면 CJ는 강력한 우승후보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Q. KT와 진에어전은 어떻게 보셨나요? 진에어가 쉽지 않은 상대였을텐데 KT가 이겼습니다

양 팀의 대결은 시작하기 전부터 5:5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준비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결승 진출 팀이 갈릴 것이라 생각을 했죠. 재밌게 본 점은 거의 기본기 위주로 승부를 볼 것이라 생각했던 두 팀인데 첫 날 경기에서 KT가 대부분 전략적인 플레이로 진에어를 손쉽게 이겼다는 점입니다. 김대엽이 아웃복서에서 섬멀티를 활용한 점이나 정석 위주의 이영호가 지뢰 드랍을 펼친 점이 그 예죠.

이번 시즌 통합 포스트시즌을 처음 치르게 된 감독은 총 세 명인데 최연성, 차지훈 감독은 거의 정석위주로 전략을 준비 했다면 강도경 감독은 전략-기본기를 번갈아 가면서 준비를 해서 초임 감독 답지 않은 상당한 노련함을 보여준 것 같기도 했습니다. 승자연전은 조성주 선수의 활약으로 진에어가 승리했는데요. 보면서 느꼈습니다. 이번 시즌 프로리그 최고의 테란은 조성주 선수인게 확실하고 그 실력은 어찌보면 프로리그 테란 3대장이라 볼수 있는 이영호-전태양 선수보다 지금 이 시점에선 확실히 실력에서 차이가 나는구나! 라구요.

마지막 날 경기에서는 이영호 선수가 김유진 선수를 이기면서 모든 분위기가 KT 쪽으로 넘어왔습니다. 에이스의 중요성을 정말 제대로 보여준 경기에요. 이영호 선수의 준비성은 단연 돋보였습니다. 원래 이영호 선수가 프로토스를 상대로 할때 약간의 고집같은게 있었죠. 항상 상대 앞마당에 공학 연구소 러시 이후에 빠른 공업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렇다보니 모든 프로토스들이 이영호와 상대하게 되면 머리 속에 생각하는 첫 번째 빌드가 바로 이 빌드에요. 하지만 그 고집이나 평소 패턴을 이 날 완벽히 깨버렸죠. 하재상 과의 경기에서 공학 연구소 러시 이후 지뢰 드랍, 김유진과의 경기에선 진짜 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3병영 자극제 러시를 했어요. 자신의 스타일을 바꿀 정도로 많은 준비를 했었던 이영호가 승리할 수밖에 없었던 경기였습니다.


■ 통신사 라이벌전으로 결정된 최종 결승 - 승부는 예측 불허!



Q. 우여곡절끝에 통신사 라이벌 매치로 결승전이 성사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스타2로 치러지는 최초의 통신사 결승인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최고의 결승 대진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Q. 전력이 강한 T1이 아무래도 엔트리서 우세해 보입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엔트리가 경기의 전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엔트리만으로 우승 팀을 고르면 되는데 뭐하러 결승전을 하겠어요. 동족전이 세 경기라는게 KT가 우승할수 있는 확률을 분명 올려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T1 기준으로 정윤종 선수는 상대가 주성욱 선수라서 양 선수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봐요. 그런데 어윤수, 박령우는 동족전이 아니었을때 더 빛이 나는 선수들이라 아쉬움은 분명 있죠.

KT는 김성대, 김성한 이 두 명의 저그 카드가 동족전인 점이 오히려 승률을 높여줄 수 있을 만한 좋은 변수라 할 수 있겠죠. 최연성 감독이 통합 플레이오프 4강 3차전에서 "동족전을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성적은 5할이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 제가 알고 있는 최연성 감독이라면 비책을 준비해 올 것으로 생각해요. CJ전에서 김민철-어윤수 라인이 5전 5패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기 때문에 그 두 선수가 얼마나 폼을 끌어올렸느냐가 중요하겠네요.

강도경 감독은 세 종족을 고루 출전시키면서 "T1보다 우리가 위다" 라고 인터뷰에서 언급 했었는데 저는 세종족의 밸런스가 좋다 라는 것보다 KT가 무서운 점은 기본기는 원래 좋은 팀인데 거기에 전략성까지 겸비했다는 점이에요. 강도경 감독의 지략이 결승전에서 어떻게 빛을 발하게 될 것인지 기대됩니다.


Q. 원이삭 이영호의 매치가 흥미로운데, 이외에도 관심있는 매치업이 있나요?

동족전이지만 정윤종 주성욱이 붙게되는 3세트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네요. 통합 플레이오프 4강에서 김유진 주성욱이 붙은 적이 있었죠? 그 경기는 스타2 역대 최고의 프프전이 아니었나 싶어요. 많은 분들이 최근 프로토스 새로운 육룡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그 육룡에 들어가는 선수들이 경기를 하게 되면 소위 말하는 '미친 경기'가 나온다고 봐요. 김유진 주성욱에 버금가는 매치가 펼쳐질 것이란 생각에 동족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Q. 결승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세트는?

단연 원이삭 이영호죠. 결승전 엔트리가 공개되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매치는 이것 뿐이었습니다. 통합 플레이오프 승자 인터뷰에서 이영호 선수가 밝혔듯 자신이 인정하는 가장 까다로운 프로토스는 원이삭이라고 했었어요. 이영호가 프로게이머 생활을 정말 오래하면서 정상의 자리에 꾸준히 있었지만 까다로운 선수가 있었나? 생각을 해봤어요. 제가 볼땐 이 정도 임팩트를 가진 선수는 원이삭이 처음이라고 보거든요. 두 선수의 경기결과가 팀의 승패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이삭이 최근에 보여주고 있는 소수의 파수기와 거신 두 기를 위주로한 압박 플레이에 많은 테란들이 좌절하고 있는데요. 이영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정말 허무하게 패배한 적도 있고, 원이삭만 만나면 작아지는 이영호라서 이번에도 모두의 예상대로 될 것인지 아니면 최종병기 이영호라는 닉네임에 어울리는 그런 완벽한 경기가 나올지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통합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이영호가 보여준 프로토스전을 봤을때 원이삭에게는 어찌보면 여지껏 상대해 본 이영호 경기중 가장 힘든 경기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 정도로 이영호 선수 전략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았거든요.


■ 8개월 프로리그 전체 평가 - 네 번의 라운드는 성공적



Q. 네 번의 시즌제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그렇죠, 4라운드까지 끝났으니까. 이제는 평가할 수가 있겠네요. 누가 봐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중간에 사람이 많이 빠지는 기간이 있어요. 시험기간도 있고요. 관객들이 많이 안 왔을 때는 (김)철민형하게 물어봐요. 그럼 시험기간엔 관객이 빠진다고 하더라고요. 중간에 라운드 결승이 끼다보니 사람들이 시험기간이 끝나고 바로 찾아오고 그러더군요.

방식으로만 따지면 10년 역사 프로리그 중 최고인 것 같아요. 많이 떠난 팬들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고, 4번의 주인공이 생기고 그 주인공들이 모여 최종 결승에서 왕이 되는 방식이라 전체적으로 잘 만든 방식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대성공이라고 생각해요.


Q. 최근 프로리그의 역동성이 개인리그를 뛰어넘었다란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절대로 개인리그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튜디오 결승이 크긴 컸죠. 선수들의 경기력은 물이 오를대로 올랐고, 경기력에 상금적인 부분도 좋아졌지만 어디까지나 팬들의 희망사항인 것 같아요. 항상 '스타리그'라고 한다면 야외무대에서 한다는 것이 기정 사실화 되어있고, 당연하다고 생각하잖아요. 야외무대 집객이 안된다면 스튜디오에서 하는 게 맞아요. 하지만 실망감은 없을 수 없어요. 그 부분이 영향이 있었던 것 같네요.

프로리그는 워낙 협회쪽에서 피드백도 많이 받고 그만큼 추진력있게 처리하다보니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프로리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작년까지만 해도 '최악'이었어요. 하지만 조금씩 올라오는 분위기고, 반면 GSL은 지금까지 보여준 것이 많았고 그만큼 기대치가 크기 때문에 여기에 만족 못하면 쌓아놓은 이미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단 말이에요. 그 부분에서 좀 손해를 본 것 같아요. 프로리그를 진행하는 관계자분들이 노력을 진짜 많이 하셨고, 그분들이 프로리그를 살렸죠.


Q. 프로리그와 함께하는 입장에서 프로리그의 성장이 놀랍지는 않으신가요?

이번 시즌 프로리그가 들어가기 전에, 저 같은 경우는 스타밖에 모르고 스타해설을 하기 위해 스포TV와 인연을 맺게 됐거든요. 하지만 리그 들어가기 직전까지 결정이 안 나서 해설을 누가할지 몰랐어요. 담당 PD님도 그렇고 협회에서도 그렇고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때에는 아무도 하려고 안 했거든요. 새로운 사람을 섭외해야하는데 사람이 없는거에요. 그정도로 스타2 프로리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어요. '끝난 게임 아니냐?'란 의견까지 나왔어서 이렇게 될 것이라고는 저도 생각 못했죠. 저는 일단 해설을 해야하니까 프로리그로 경험을 쌓고 기회를 봐서 다른 게임을 해야겠다란 생각을 할 정도였다니까요? 그런데 이 정도로 반응이 커져버리니까 전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Q. 지난 결산들을 보면 관심을 끌기 위해 초반에 중계를 맵게 했었다고도 했습니다. 차기시즌이 열리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했었죠. 지금은?

그게 아마 제가 관계자는 아니니까, 당연히 한다고는 못 하겠지만 지금 분위기라면 차기 시즌을 하는 것이 맞을 것 같고요. 협회장님도 오셔서 다음 시즌을 긍정적으로 전망해주셨기 때문에 한다고는 알고 있지만, 결승을 잘 마무리 해야겠죠. 방심하지 말고요.

국내에서는 LOL을 제외하고는 야외 결승이 보기 힘든 행사가 되었어요. 타종목은 타종목대로 잘 나가면 되는거고, 우리도 자리를 잘 잡는게 중요해요. 팬 분들도 야외 결승전 현장에 많이 와주셔야 할 거에요.


Q. 올해 첫 스타2 야외 결승 행사가 됐습니다. 감회가 남다르시겠어요

저는 지금까지 분위기를 놓고 보면 집객이 된다고 보는데 팬 여러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안온다고 사람이 다 안 오겠나"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8개월간 리그를 지켜보셨다면 마지막이니까 8개월간의 농사의 결실을 맺는 이 자리에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어요.

협회나 스포티비쪽에서도 결승전 장소를 정하는 데 매우 신중했다고 알고 있거든요. 기존 스타2를 즐겼던 분도 중요하겠지만 한강에서 열리고, 주말이다보니 현장을 그냥 지나가는 많은 분들도 오실텐데 스타2라는 종목을 알리는 데 있어 좋은 장소라고 생각해요. 기대는 커요. 올해 첫 야외 행사잖아요. 걸린 것이 많아서 정말 떨려요.


Q. 케스파컵 결승이 야외에서 진행될 것인지 실내에서 진행될 것인지도 판가름하지 않을까요?

그렇죠. 예산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프로리그 결승이 흥하면 스튜디오에서 할 것도 밖에서 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이번 결승에 걸린 것이 많아요. 스타2 리그가 국내에서 얼마나 야외에서 할 수 있느냐가 이번 결승전을 기점으로 많이 갈릴 것 같아요. 제발 많이 좀 와주세요!


■ 프로리그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모두 여러분의 덕분입니다



Q. 고인규에겐 프로리그란 무엇인가요?

밥줄! (하하하하하) 지금의 저를 있게 했죠. 10년 됐거든요. 2004년에 커리지 매치를 따고 2004년 8월에 승격되서 프로리그에 참여할 자격이 생겼어요. 그로부터 딱 10년이 지났죠. 저는 개인리그에서 빛을 못 본 선수이긴 하지만, 프로리그에서 잘했기 때문에 지금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거고요.

다른 선수들도 그렇게 느꼈으면 해요. 프로리그가 세계 최고의 스타2 리그이기 때문에 프로의식과 자부심을 가지고 임했으면 좋겠고, 선수 생활이 끝이 아니거든요. 코칭스탭을 하거나 해설을 할 수도 있고요. 다들 애정을 가지고 프로리그를 했으면 좋겠어요.

선배로서 말하건데 최근 선수들은 프로의식이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예전과 달라요.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어요. 프로리그는 아무나 할 수 없는 리그에요. 선수들이 좀 장기적으로 프로리그를 위해서 애정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팬들도 많이 오거든요. 팬이 있어야 선수도 있으니까요. 세리머니도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해요.

선수들이 주인 의식을 가지고 많은 생각들을 해주셨으면 해요. 어떻게 해야 잘 될 것인가! 우는 소리만 해도 안 되거든요. 선수들의 경기력, 중계진이 아무리 좋아도 리그는 성공할 수 없어요. 팬들의 관심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이고, 그래서 저희가 더 노력해야해요. 여기가 끝이 아니에요. 더 올라갈 수 있어요.


Q. 결승을 앞두고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매번 감사드리고, e스포츠의 경우 누구나 즐길 수 있잖아요. 몸이 아파도 즐길 수 있어요. 제가 역량이 부족해서 오시는 많은 분들을 다 케어해드릴 수는 없어요. 다른 중계진은 그게 가능한데 저는 게임에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어요. 이런 부분도 보완해서 현장에 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노력할게요.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게 없네요. 올해 첫 스타2 야외 결승에도 많이 오셔서 프로리그가 흥하고 자극을 받아 개인리그도 선의의 경쟁으로 같이 발전해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스타2 관련해서 좋지 않은 이슈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 결승을 통해 스타2가 부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서투른 중계를 볼 팬들에게 미리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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