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피닉스가 참신한 픽을 선보이면서 제퍼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8월 27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KDL 시즌3 8회차 경기에 출전한 MVP 피닉스는 제퍼에게 주요 캐리를 모두 내주면서 좋지 않은 출발을 보이는가 싶었다. 하지만 '마치' 박태원이 취권도사를 가져가면서 전략의 변화를 준 MVP 피닉스는 초반부터 몰아치면서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제퍼는 악착같이 버텼다. 나가 세이렌과 같은 하드 캐리가 있는 이상 성장할 시간만 번다면 승부는 모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치'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취권도사가 전 맵을 누비면서 제퍼에게 성장할 시간을 주지 않았고, 결국 우물까지 몰아넣는 경이로운 경기를 펼쳤다. 다음은 '마치' 박태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제퍼를 상대로 승리한 소감은?

연습에서 한번도 안해본 영웅으로 이겨서 기분 좋다. 공방에서만 했었던 영웅이다.


Q. 연습을 안해본 취권도사를 픽한 이유는 무엇인가?

연습을 아예 안한 것은 아니지만 뽑다보니까 그렇게 됐다. 보통 취권도사는 '큐오'나 '포렙'이 번갈아가면서 하는 편인데 '포렙'이에게 주기에는 불꽃령이 좋아보였고, '큐오'에게는 판다를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땜장이 같은 영웅도 큐오가 자신있어하다보니 내가 취권도사에 대한 숙련도가 있어서 이렇게 됐다. 뽑다보니까 내가 취권도사를 하게 된 셈이다.


Q. 말은 그렇게 해도 엄청나게 잘 풀렸다. 승리의 요인은?

내가 오프 레인에 경험이 많다. 주 포지션이기도 하고 따로 '포렙'과 1:1 연습을 하기도 한다. 근데 '블리츠'선수가 미드 레이너고 레인스왑을 하다보니 아이템 빌드 같은 경우도 꼬였다고 본다. 심지어 내가 크리티컬도 많이 터졌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Q. 제퍼가 악착같이 버티면서 경기가 장기전이 됐다. 일부러 후반 지향 운영을 한 것인지?

제퍼가 잘 버텼다. 너무 잘 버텨서 살짝 당황했다. 로샨을 먹지 않더라도 끝낼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실수도 있었고 딜 계산의 실패도 있었다. 점점 역전당할 것 같아서 로샨을 먹고 가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상대가 너무 잘 버텨서 경기가 오래 걸렸다. 저쪽도 나가 세이렌 같은 캐리가 있어서 이길 수 있었기에 버텼던 것이고 그렇기에 우리도 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픽밴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정도 생긴 편인가?

위기감을 느낀 것이 동남아 예선 끝나고 팀원들과 픽밴에 트러블이 있었다. 성공적인 픽밴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늘 하던 영웅에서 정체되는 느낌이 있었다. 최근 타이탄 전을 계기로 특정 영웅이 밴되면 약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요즘은 팀원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픽밴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땜장이 같은 영웅이 나오고 불꽃령같은 영웅이 나온다. 매번 그냥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정체되지 않으려한다. 약점을 고치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이다.


Q. 오늘 MVP 형제 팀이 모두 승리를 거뒀다. 한국 도타를 이끈다는 점에서 부담감은 없나?

굉장히 잘하려고 성장하려고 노력한다. 레이브도 한국 팀이고 핫식스도 한국 팀이지만 WEG와 i-league에서 네 팀중 세 팀이 한국 팀이었다. 좋은 성적이 계속된다면 한국 예선도 생길것으로 본다. 외국대회에서도 잘하는 모습 보여주고 다른 한국팀들도 선전하길 바란다.

당장 포커페이스도 대회가 있는지 몰랐다고 하더라. 포커페이스에게도 스케쥴을 공유해서 같이 참여하고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본다.


Q. 벤큐 쇼매치에서 타이탄과의 일전이 있다. 각오는?

타이탄이 우리랑 하면 전력으로 하는 것 같아 억울하다(웃음). 자신있게 픽밴을 해도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낀다. 팀원들에게 미안하다. 개인 기량은 뒤쳐지지 않지만 픽밴, 심리전에서는 부족한 것 같다.많이 연구하고 따라잡으려 노력할 것이다.

타이탄이 우리보다 강하지만 타이탄이 우리를 분석하는 능력이 우리가 타이탄을 분석하는 능력보다 더 뛰어난 것 같다.


Q. 현재 7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상(?) 목표는 전승인가?

목표는 전승 우승인데, 매경기가 많이 부담스럽다. 한 경기라도 무너지면 충격이 있을 것 같다. 초반에는 정말 쉽게 이겼는데 점점 힘들어지는 느낌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팀을 도와주시는 스폰서 핫식스, 조텍, 그리고 집 앞에 있는 누나홀닭(웃음)에게 감사드리고 응원해주시는 임현석 감독님, 윤덕수 코치님께 감사드린다.